나랑 내 애인 첫 커밍아웃이

우리 친구들 두 명한테였음. 편의상 내 애인은 애인, 친구들은 A랑 B로 표기헐게. 넷이 A 집에 모여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A가 존나 진지하게 너네 사귀지, 이러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랑 애인은 당황해서 뭔 소리냐고 아니라고 하는데 A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만 잡아떼라 그러고 B는 암말도 안 하더라고. 그래서 애인이랑 쥰나게 눈치 보다가 결국 우리 사귄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A가 B 등짝 때리더니 "봐 내가 말했지! 얘네 사귄다 했지!?!?! 내 촉은 틀리는 일이 없다니까!!" 이러더라... 당황해서 동공지진 나고 암말 못한채 벙쪄 있었어...

2020/07/01 14:21:56 ID : Vfanvbhasp9

A랑 B는(특히 A)가 나랑 애인이 아무리 봐도 친구는 아닌 것 같고 그 좀 연애하는 애들 특유의 분위기? 같은 게 있나봐... ㅋㅋㅋㅋㅋㅋ(난 뭔지 모름) A는 원래 애가 감이 좀 좋아서 그걸 느꼈는데 아무래도 예민한 문제기도 하고 우리가 말해주려면 말해주겠지~ 하고 처음엔 모른 척 했대.

2020/07/01 14:23:22 ID : Vfanvbhasp9

근데 아무래도 A랑 B는 이성애자고 퀴어 문화를 잘 모르잖아? 그래서 만약 나랑 애인이 정말로 사귀는 사이인데 본인들이 실수해서 뭐 잘못 말하고 상처 받을까 봐 혹시나 싶어서 그동안 좀 조심스러웠다는 거야... 우리는 당연히 말할 낌새도 안 보이고. 본인들도 불편하고 아마 우리도 들킬까봐 불편했을 것 같아서 예의 아닌 거 알지만 결국 본인들이 먼저 말 꺼내기로 했대. 서로 줄타기 하는 것보단 확실히 해두는 게 나을 것 같아서.

2020/07/01 14:26:22 ID : Vfanvbhasp9

우리가 사귀는 게 맞아도 이런 걸 묻는 게 어찌보면 예의에 어긋난 거니까(A 본인이 이렇게 말함) 원래 그냥 우리가 먼저 말해주길 기다렸는데 몇 달 동안이나 이런 게 지속되면 그냥 서로 불편해지기만 할 것 같아서 본인이 먼저 말 꺼내버렸다고 미안해 하던데 나랑 애인은 오히려 언젠가 말하려고 생각중이었던데다가 A랑 B 둘 다 잘 받아들여줘서 오히려 좋더라...

2020/07/01 14:27:55 ID : Vfanvbhasp9

그거랑은 별개로 만약 우리가 사실 사귀는 거 아니었음 어쩔라 그랬냐 그랬더니 A가 단호하게 그럴수는 없다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지금까지 어? 쟤네 사귀는 거 같은데? 싶었던 애들은 모두 100% 확률로 실제로 사귀고 있었다고... 한 번도 틀린 적 없었고 사귀는 애들은 아무리 숨겨도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그러던데... 암튼 A랑 B가 어떻게 그걸 계속 그렇게 숨겼냐, 서운하다면서 서로 장난치고 무던히 넘어갔던 것 같아 ㅋㅋㅋㅋㅋ

2020/07/01 14:28:14 ID : Vfanvbhasp9

오늘 애들끼리 단톡방에서 떠들다가 문득 생각나서 써봐... ㅎㅎ....

2020/07/01 14:32:16 ID : xSFjtiktz89

ㅋㅋㅋㅋㅋㅋ 부럽다 그런 친구들 있는 스레주도 부럽고 커플 촉 좋은 A도 부러워... ㅋㅋㅋㅋㅋ

2020/07/01 14:36:10 ID : Vfanvbhasp9

나도 저런 친구들 둔 게 참 큰 복이라고 생각해 ㅠㅠ 그리고 그거랑 별개로 나도 A 촉은 부럽더라... 우린 나름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우째 알았능가 몰라 ㅋㅋㅋㅋㅋㅋ

2020/07/05 22:55:31 ID : e1A47y42K6r

A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