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7/13 01:36:10 ID : 1xwpU1vijba 1
사실 짐작은 하고 있었어. 우리 엄마랑 아빠가 좋은 부모가 아니라는 거. 근데 친구랑 얘기 나누다가 우리 부모님이 정말 비정상적이란 걸 알게 됐어. 내가 주변 친구들 중에 우리 부모님 같은 부모님 있는 애 있냐고 물어보니까 없다더라. 솔직히 충격이었어.
2 이름없음 2020/07/13 01:36:56 ID : vclfPa2snPg 0
무슨일인데?
3 이름없음 2020/07/13 01:38:35 ID : AmHyHvfUY1b 0
ㄱㄱ
4 이름없음 2020/07/13 01:38:49 ID : 1xwpU1vijba 0
일단 최근에 있던 일만 간략하게 털어놓으면, 아빠가 정말 이게 문제라고 싶을 만큼 사소한 거에 나를 몰아붙이면서 엄청 화를 냈고, 엄마는 그저 방관했어.
5 이름없음 2020/07/13 01:39:41 ID : 8rBAmE1bbdA 0
어...좀 더 구체적으로는 안될까?
6 이름없음 2020/07/13 01:40:11 ID : Ci2nCjfSINt 0
분조장이시구나 7살배기 어린 애도 아니고...
7 이름없음 2020/07/13 01:44:20 ID : 1xwpU1vijba 0
아무래도 좀 길게 풀어야겠다.. 그날은 평소랑 다를 게 없는 날이었어.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온 아빠는 그날따라 컨디션이 안 좋으셨고, 피아노 위에 악보가 널부러져 있는 걸 보게 돼(악보집 두 권이 피아노 위에 있을 뿐이었어.). 그걸 빌미 삼아 아빠는 쌍욕을 하면서 나와 동생을 불렀고, 내 가치를 운운하며 내게 화를 냈어. 네까짓 게 뭔데 내가 치운 걸 어지럽히냐, 너랑 있으면 내가 돌아버릴 거 같다, 죽여버리고 싶다 등등의 말들을 했어. 저말들도 욕설 다 제외하고 수위도 낮춘 거였어. 그리고 과거에 내가 했던 잘못들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하나하나 다 따지기 시작했어. 장난삼아 아빠에게 농담으로 한 말까지 들먹이면서 본인의 열등감을 내게 씌웠어. 뭐라고 반박하면 정말 주먹이 날아오는 걸 아니까, 좋지 못한 소릴 들을 걸 아니까 난 아무런 반박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8 이름없음 2020/07/13 01:47:40 ID : 1xwpU1vijba 0
근데 거기서 아빠 버튼이 눌린 건지 "씨발 또 우냐? 너 진짜 안 되겠다, 짐 싸. 내 집에서 나가."라고 하셨어. 예전에 집에서 버티기 너무 힘들어서 가출을 생각한 적이 있었거든? 근데 정말 살아갈 길이 없는 거야. 그래서 결심했지, 가출을 할 바엔 그냥 자살을 하자고. 그 생각을 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 소릴 들으니까 너무 울컥하는 거야. 아, 오늘이 내가 자살하는 날이구나.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구나. 그래서 더 펑펑 울었어. 난 소리 죽이고 눈물만 흘리면서 우는 성향이라 더 시끄러워지진 않았지만.
9 이름없음 2020/07/13 01:50:12 ID : 1xwpU1vijba 0
아빠는 그걸 보더니 욕설을 몇 마디 더 내뱉고 내 문제점들을 지적하기 시작했어. 넌 가망이 없다, 너 같은 새끼들이 가장 문제다. 대충 이런 말들이었을 거야. 그러다가 자기 혼자 기분 풀려서 나보고 씻고 누워서 자라고 했지. 온라인 과제도 못 끝냈었는데 그 말 꺼내면 아빠가 말대답한다고 손을 올릴 거 같아서 바로 침대에 누웠어. 그러고 한참 울었지.
10 이름없음 2020/07/13 01:51:20 ID : 8rBAmE1bbdA 0
아빠가 그냥 미친놈이네
11 이름없음 2020/07/13 01:53:25 ID : 1xwpU1vijba 0
이렇게만 보면 우리 아빠만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난 엄마가 더 미웠어. 난 내 평생을 아빠한테 이런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고, 엄마는 단 한 번도 말려준 적이 없거든. 혼나는 위치가 안방 문 앞이었고, 내가 서있는 곳은 안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위치였어. 엄마는 폰을 하고 있더라. 문도 안 닫고 침대에 누워서 게임을 하고 있었어. 정말 원망스럽더라. 한 번쯤은 말릴 법도 한데. 지금 내가 혼나는 상황도 다 들릴 텐데. 항상 방관만 하고 오히려 "아빠가 그럴 만 했다."라고 말하는 엄마가 정말 원망스러웠어.
12 이름없음 2020/07/13 01:54:14 ID : 1xwpU1vijba 0
나도 그렇게 생각해..
13 이름없음 2020/07/13 01:55:15 ID : 8rBAmE1bbdA 0
아빠도 엄마도 그냥 답이 없네
14 이름없음 2020/07/13 01:57:19 ID : 1xwpU1vijba 0
아무튼 저게 대략 3주 전쯤에 있던 일이고, 난 저일로 가족들에 대한 정이 완전히 떨어졌어. 같은 집에서 밥을 먹고 생활하지만 떨어진 정이 다신 붙진 않더라. 또 대놓고 그런 거 티내면 정말 아빠한테 맞아서 죽을까봐, 엄마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내고 다닐까봐 억지로 웃으면서 지내고 있어. 마음에도 없는 장난치고, 말도 걸고. 내가 그 사람들을 동거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라고 여기는 걸 알긴 알까?
15 이름없음 2020/07/13 01:58:50 ID : 1xwpU1vijba 0
여기에 털어놓다보니 기분이 울적해진다. 이젠 눈물도 안 나. 이미 익숙해졌나봐, 진짜 익숙해지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16 이름없음 2020/07/13 02:01:28 ID : 8rBAmE1bbdA 0
힘내...힘내라는 말밖에 건낼 수 없어 미안하지만 정말 힘내...그리고 나이 되자마자 독립해
17 이름없음 2020/07/13 02:01:47 ID : 1xwpU1vijba 0
이거 말고도 사건사고가 많긴 한데 그거 일일이 다 쓰다간 정말 1000스레 넘어갈 거 같아서 굳이 말하진 않을게. 암튼 난 이 얘길 친구에게 털어놨고, 친구는 그냥 빨리 집을 나가라, 우리 가족은 답이 없다라고 말했어. 뭐.. 내가 생각해도 그렇긴 해. 이미 예전부터 용돈을 조금씩 모아두고 있어. 그래봤자 찜질방에서 한달 있을 돈도 안 되지만.. 조금이라도 모아서 자취할 때 보태야지.
18 이름없음 2020/07/13 02:02:20 ID : pXulio0tvzP 0
진짜 욕나온다.....
19 이름없음 2020/07/13 02:03:04 ID : 1xwpU1vijba 0
아냐, 정말 고마워ㅎㅎㅎㅎ 정말 친한 친구들 한두명 밖에 못 털어놓은 얘긴데 그렇게 말해줘서 큰 위로가 됐어.
20 이름없음 2020/07/13 02:04:26 ID : 1xwpU1vijba 0
나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우리 부모님 이러는 거 정상이 아닌 거 맞지? 사실 난 내 평생을 이렇게 취급받고 자라와서 남들도 다 그러는 줄 알았거든. 그리고 그렇지 않다는 걸 정말 최근에 알게 됐어.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21 이름없음 2020/07/13 02:07:07 ID : 8rBAmE1bbdA 0
당연히 아니지 스레주의 동거인은 또라이 중에서도 상또라이야
22 이름없음 2020/07/13 02:33:22 ID : 1xwpU1vijba 0
그렇구나.. 한 사람도 아니고 두 명이 그렇게 말하면 그게 사실이겠지. 확실히 인정하니까 속은 편하다.
23 이름없음 2020/07/13 02:46:38 ID : MnU5bzTRBe3 0
쉼터같은곳 알아보라 하고도 싶지만 사실 다시 집에 돌아오게 된다면 더 큰일이지... 차라리 가출보단 성인될때까지 버티는게 나을 것 같아. 스레주 힘내고...ㅠㅠ 꼭 버텨서 행복하게 살아 그사람들은 그게 제일 꼬와 폭언 들어도 그냥 흘러듣고 화이팅 하고....ㅠㅠ
24 이름없음 2020/07/13 02:52:27 ID : xB866rwJSE9 0
답이 없는 사람이 자신을 몰아붙이고 죄여와 버티지 못하겠다면 나대로 주변의 도움을 받고 직설적이게 받아쳐야 되는 것 같아 물론 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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