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7/23 23:15:00 ID : cNs5Xuq2K6j 0
기말 일주일 남은 고3 스레주가 풀어보는 학교 이야기 (☞゚ヮ゚)☞☜(゚ヮ゚☜) 그냥 학교에 돌고 있는 이런 저런 소문들이나,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야기들을 조금 해보려고 해. 마냥 웃기고 재밌는 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분위기는 밝을 예정... (?) 첫 번째 이야기는 마약 탐지견과 러브레터. 제목은 모 현대소설을 패러디해봤어 ㅋㅋ 스레주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11반 담임선생님은 정말 악명이 높으셨어. 아침 자습 시간에 하이큐 만화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가방을 뒤져 있던 만화책과 그 아이가 소지하고 있던 화장품 같은 것을 싹싹 다 긁어 버린 사건으로 엄청나게 유명해졌지. 학교에서 부르는 별명은 좀 다르지만 여기서는 마약 탐지견으로 할게. 오죽 유명했으면 1학년 때 4반이었던 나조차도 11반에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마약 탐지견은 만화책에 무슨 한이라도 맺힌 것처럼 만화책 읽는 아이를 쥐 잡듯 수색했고, 걸린 아이들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군사정권 시절의 검문 급으로 철저한 가방 수색과 함께 혹독한 정신교육을 받아야만 했지. 이런 나날들이 약 2개월간 지속되었어. 그러던 어느 날, 11반 반장은 담임선생님께 뭔가 말하기 위해 교무실에 찾아갔다가 선생님이 자기 자리의 서랍 (우리 학교는 각 자리마다 좁고 긴 직사각형의 서랍이 있어) 앞을 책과 쇼핑백 같은 것으로 억지로 지탱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 그 전까지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날따라 그게 마음에 걸렸던 11반 반장은 주변을 슬쩍 둘러본 후 서랍을 가로막은 쇼핑백을 치웠어. 서랍이 열리고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예상했던 것처럼 그동안 마약 탐지견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며 뺏엇던 만화책들이었어. 우연히 펼쳐든 책에는 열심히 읽은 흔적이 가득했지. 자신이 뭔가 수습 불가능한 일을 저질렀음을 직감한 반장은 자연스럽게 옆으로 비켜 서서 쏟아져 나온 만화책을 못 본 척 했고. 담임선생님이 자리로 돌아오고 난 뒤에서야 "헐?! 쌤!! 서랍 열렸나봐요!!! 뭐 쏟아졌는데...?" 라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쳤어. 이 아이는 연영과 지망생이었거든. 이게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대형 사건이야.
2 이름없음 2020/07/23 23:26:09 ID : cNs5Xuq2K6j 0
그리고 두 번째 사건은 마약 탐지견 사건과 맞물려서 일어났었는데... 시기는 바야흐로 2018년 4월쯤이었던 것 같아.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은 과학 선생님이셨고 굉장히 엄격하셨어. 덕분에 아침 자습 분위기는 쥐 죽은 듯 조용했고 그때가 마침 시험기간인지라 아이들은 각자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나처럼 선생님 눈을 피해 몰래 졸고(...) 있었어. 그런데 우리 학교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과학과 선생님들끼리 유대감이 엄청 강해. 본인들끼리 뭉쳐 다니는 경향이 강하고, 다른 과목 선생님들끼리는 과목이 같아도 그냥 사무적으로만 친하게 지내는데 과학과 선생님들은 생활지도부에 계시든, 진학지도부에 계시든, 어디에 계시든 과학을 가르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위아더 과학티쳐 느낌이 굉장히 강하셔서 할 말이 있으면 그냥 그 선생님이 계신 교실 문을 무작정 열고 들어가서 불러내곤 했어. 덕분에 우리 담임 선생님 수업시간에 생물 선생님, 지구과학 선생님, 2학년 화학 선생님... 정말 많은 분들이 난입하시곤 했지. 그날 아침에는 물리 선생님이 뒷문을 열어젖히셨어. 참고로 우리 담임 선생님은 여자분이셨고 물리 선생님은 남자분이신데 두 분은 과학과이신데다가 교무실도 바로 옆자리여서 굉장히 친하게 지내셨어. 우리 담임 선생님이 매번 물리를 가르치실 때마다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물리 선생님 피셜). 사실 두 분 다 30대에 미혼이셔서 아이들끼리 안 그래도 혹시 둘이 뭔가 something 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혹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어. 뒷문이 열리고 물리 선생님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담임 선생님은 그쪽으로 걸어가셨어. 난 그때 뒷문 자리에 앉아서 반쯤 정줄놓고 졸고 있었어. 그런데 세상에 맙소사, 물리 선생님이 갑자기 우리 담임 선생님 손목을 잡으면서 "보고 싶었어요" 라고 말하는 게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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