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1/04 21:17:16 ID : hdU0k3wpSIH 1
알고서 이딴 짓을 하는 인간이 어디 있겠냐만은 나 이렇게 심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 변명이고. 작년에 내 친구 중에 하나가 내 뒷담화를 했어. 사실 원래부터 내가 걜 좀 막 대했거든. 친하니까 장난으로. 그러니까 걔 입에서 내 뒷담화 좀 나와도 할 말 없지. 근데 내가 그걸 들었어. 내 뒷담화를. 그냥 못 들은 척 넘기면 됐을 일을 굳이 걸고 간 거야.
2 이름없음 2020/11/04 21:21:25 ID : cGnA6lvilwo 0
ㅂㄱㅇㅇ
3 이름없음 2020/11/04 21:22:06 ID : hdU0k3wpSIH 0
그래서 싸웠어. 정확히 말하면 싸운건 아니고 그냥 내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거지. 근데 얘가 사람이 너무 착해. 나한테 먼저 화해하자더라. 그래서 화해했어. 난 이미 이걸로 쓰레기짓 할만큼 했고, 여기서 관뒀어야하는데. 나 계속 얘 뒤에서 깠어. 뒷담화가 습관이 되어가지고 악감정 없는데도 계속 하더라. 애 앞에 데려다 놓고 교묘하게 돌려까는 짓도 종종했어. 나는 내가 걔 앞담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습관이 된거야.
4 이름없음 2020/11/04 21:26:05 ID : hdU0k3wpSIH 0
알더라. 내가 본인 까고 다닌거. 당연하지 몇 달을 그랬는데. 근데도 걔는 계속 나만보면 웃고 그랬어. 장난치고. 좀 지나고 나니까 나도 정신이 슬 돌아오고 내가 뭔 짓을 했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사과를 해야겠다 싶었어. 그럴려면 얘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해야하는데 도저히 못 하겠는거야. 이제와서 싶기도 하고. 그렇게 반 년 넘게를 끌었어. 염치도 없이 걔랑 웃고 떠들면서
5 이름없음 2020/11/04 21:31:26 ID : hdU0k3wpSIH 0
그러다가 최근에서야 사과했어. 일이 시작되고 1년 반이 넘게 지나서야. 걔가 내 뒷담화 하기 전에 내 행동부터, 최근 일까지. 그랬더니 얘가 본인 얘기 해주더라. 걔 폐쇄 병동 다녀왔대. 나 때문에. 걔 나름 공부 열심히 하는 애였는데 폐쇄 병동에 있느라 학교도 거의 반 학기를 통으로 빠졌어. 내가 이상한 습관 들여서 애들이랑 깔깔대던 사이에 걔 인생을 망친거야.
6 이름없음 2020/11/04 21:36:48 ID : jwMo6nSFa07 0
보고있어
7 이름없음 2020/11/04 21:37:08 ID : hdU0k3wpSIH 0
가해자 주제에 힘들답시고 이러고 있는 나도 웃기지. 내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차라리 학폭위라도 열리면 좋겠어. 진짜 미안한건 걔는 나를 아직 친구로 두고 있다는거야. 걔 속내가 어떻든 간에 겉으로라도.
8 이름없음 2020/11/04 21:41:06 ID : hdU0k3wpSIH 0
이 때까지 있었던 일은 이게 다야. 걔가 날 끝까지 이용해먹으면 좋겠어. 근데 걔는 그럴 성정이 못 되거든. 내가 너무 꼬여서 걔의 친절을 가식으로 받아드렸을 뿐. 솔직히 말하면 이 글도 욕 먹으려고 쓰는거야. 가해자 새끼 나가 뒤지라고 욕이라도 들으면 좀 나을까 봐. 죽지는 못하겠는데 벌을 받아야 편할 것 같아서. 이기적이지.
9 이름없음 2020/11/04 21:42:19 ID : jwMo6nSFa07 0
그 친구 정말 힘들었겠네. 근데 좀 늦더라도 사과할 용기를 낸 레주도 칭찬해주고 싶어. 지난 너의 행동들은 너무 잘못됐고 그 친구에겐 정말 큰 상처로, 트라우마로 남겠지만 레주가 그걸 반성하고 있고 충분히 뉘우치고 있는 것 같아서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 그리고 레주야 나쁜 행동을 해왔다고 해서 죽을 때까지 너가 나쁜 사람인 건 아니야. 이제라도 그런 행동을 멈추고 사람을 좋은 마음으로 대하고 착하게 살면 돼. 누가 그러더라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하지 않은 이상 갱생은 가능하다고. 우리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살자. 그렇게 살면 돼. 그리고 폐쇄 병동까지 갔다온 거면 정말 속이 말이 아니였을 텐데 그 친구가 나쁜 생각 하지 않고 이 세상에 잘 버텨준 거에 감사하자.
10 이름없음 2020/11/04 21:46:43 ID : jwMo6nSFa07 0
그리고 그 친구가 널 정말 친구로 생각한다며. 끝까지 다시는 배신하는 일 없어야 해. 난 레주한테 그 친구가 과분하다, 레주가 쓰레기니까 그 친구를 위해서라도 관계를 끊어줘라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난 그 친구의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네. 그냥 꼭 끝까지 그 친구와의 관계를 예쁘게 잘 지켜줘. 그리고 혹여나 그 친구가 언젠가 너와의 관계가 버겁다거나 힘들다고 한다면 그 땐 그 친구의 뜻대로 해주면 돼.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땐 그 친구는 아직 레주를 믿고 좋은 친구로 남고 싶은 것 같으니까 레주가 지난 날 그 친구를 괴롭게 한 만큼, 죄책감으로 불편하게 대하는 것보단 정말 잘해주고 그 믿음 저버리지 말고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어.
11 이름없음 2020/11/04 21:51:41 ID : hdU0k3wpSIH 0
그래야겠어.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 해서 잘 해줘야지. 내가 해야할 걸 정확하게 짚어줘서 고마워.
12 이름없음 2020/11/04 21:54:19 ID : jwMo6nSFa07 0
나는 레주보다 더 심하게 다수에게 더 오랜 기간 비슷한 일을 겪은 피해자이자 그 상황에서 벗어났을 땐 다른 누군가에게 내 가벼운 말로, 행동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 가해자였어. 내 행동의 경중을 따지고 싶진 않아. 그냥 조금이라도 상처가 됐다면, 그건 다 내 잘못이고 내 실수야. 다른 사람에게 줘버린 작은 상처부터 큰 상처까지 모두 내 업보고 내가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든, 그 일로 어떤 영향을 받았든 그건 핑계일 뿐 다 내 문제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한동안 나에게 상처를 줬던 그 친구들과 똑같은 사람이 된 것만 같아서 너무 괴롭고 죄책감에 시달려서 죽고 싶었어. 근데 죽어서도 끝까지 벌 받을까봐 그것도 무섭더라. 참 이기적인 인간이지. 나는 나한테 끈질기게도 정말 오랫동안 큰 상처를 줬던 그 친구들에게 지나가는 말로라도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 좀 커서도 여전히 날 욕하고 비웃더라. 난 그 친구들이 지금이라도 후회를 하고 진심으로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용서해줄 거야. 그리고 나도 앞으로는 더 좋은 인생을 살고싶어. 내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레주한테 다 하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우리 인생이 지금 끝난 게 아니니까 지금부터라도 잘 하면 돼. 좋은 사람이 되자.
13 이름없음 2020/11/04 22:05:14 ID : hdU0k3wpSIH 0
레더도 너무 수고했어.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고마워,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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