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2/07 18:42:02 ID : 0pO61wk7cE9 0
난 스스로 생각해도 열등감이 심해. 자존심도 강해서 누구한테 지는 걸 엄청 싫어하고... 어렸을 땐 모두가 나를 칭찬하기만 했어. 우리 아빠 쪽 형제중에서 아들이 우리 아빠밖에 없는데 게다가 아빠가 막내거든. 옛날은 남아선호사상이 엄청 심하기도 했고 우리 할아버지는 아직도 조금 그런 사상을 갖고 계셔. 근데 나는 딸인데도 불구하고 단지 장남이 낳은 첫 번째 자손이라는 이유만으로 할아버지께 큰 사랑을 받았어. 가끔은 부모님이 내 버릇 나빠질까봐 잘못한 건 크게 혼내기도 했는데 그래도 남들에 비하면 사랑만 가득 받았던 것 같아
2 이름없음 2020/12/07 18:47:49 ID : 0pO61wk7cE9 0
그리고 말이 빠르기도 했고 한글도 빨리 깨우친 편이라고 들었어. 초등학생때도 시험에서 한 개 틀렸다고 울고... 당연히 부모님의 기대는 날로 커져가더라. 처음엔 부모님이 나한테 뭔가 기대를 건다는 게 마냥 좋았어.
3 이름없음 2020/12/07 18:51:08 ID : 0pO61wk7cE9 0
근데 부모님이 기대를 하는게 좋기도 한데 점점 집착처럼 보이더라고. 친구들이랑 놀다가 저녁 5시쯤이 되면 전화에 불이 나. 너 어디냐고, 빨리 오라고... 계속 엄마한테 전화오니까 애들은 나랑 노는걸 조금 꺼려했어. 근데 내가 막 엄청 멀리 나가서 논 것도 아니고 그냥 집 앞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거야. 엄마가 현관 밖으러 나와서 내다보면 내가 훤히 보이는데도 그러셨어. 나는 자연스럽게 남들과 어울리는 법을 잊어갔던 것 같아.
4 이름없음 2020/12/07 18:55:49 ID : 0pO61wk7cE9 0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어 첫 번째 시험을 쳤어.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는 노력대비 처참하더라. 그때 엄마가 나한테 투자할 가치도 없다고 했어... 되게 충격이더라. 나는 그 말이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어... 근데 나중엔 성적도 많이 올리기도 했고 엄마가 진짜 미안하다고 해서 그냥저냥 넘어갔어. 중학생 때 친구관계로도 많이 힘들었어서 더이상 애들이랑 놀 땐 터치 안 하셨고...
5 이름없음 2020/12/07 18:57:46 ID : 0pO61wk7cE9 0
아 중학생 때, 다행히 중2때 좋은 선생님 만나서 성적이 기적으로 올랐어. 중3때도 비슷한 성적 유지했고. 그래서 중학생 때 항상 장학금이나 뭐 담임 추천 이런거 있으면 항상 내가 그 후보안에 들었어. 부모님도 당연히 기뻐하셨고 나는 말로만 듣던 그 엄친딸이 된 것 같아서 기뻤지
6 이름없음 2020/12/07 19:02:04 ID : 02pU7xSNy3T 0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레주가 너무 신경쓰인다...ㅜ
7 이름없음 2020/12/07 19:02:37 ID : 0pO61wk7cE9 0
자 드디어 고딩이 됐어. 고등학교 올라오고 나면 바로 3월 모의고사를 치잖아??? 결과를 말하자면 대차게 망했어. 근데 난 정시보단 수시 위주로 준비할 생각이어서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는데 문제는 중간고사였어. 고등학교랑 중학교랑 난이도 차이가 크더라고... 그리고 공부법도 중학생 때 했던것처럼 하면 안 되더라. 그래서 고등학교 내신 시험을 몇 번이나 망했어.
8 이름없음 2020/12/07 19:02:56 ID : 0pO61wk7cE9 0
생각보다 이런 경험한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ㅠㅠ
9 이름없음 2020/12/07 19:04:43 ID : 0pO61wk7cE9 0
시험을 몇 번 망치니까 부모님 기대치가 확 떨어지더라. 나는 그게 두렵기도 했는데 차라리 나한테 아무 기대도 안 하다가 내가 갑자기 성적을 올리면 그게 더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뭐 기대치 낮아진 건 신경도 안 써. 애초에 부모님이랑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도 해서...
10 이름없음 2020/12/07 19:08:15 ID : 0pO61wk7cE9 0
제일 큰 문제는 동생이나 주변 엄친아, 엄친딸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는 거야. 특히 동생이랑 비교가 심해. 동생은 중1인데 학원에서 테스트 하면 맨날 만점이래. 근데 진짜 학교 시험도 아니고 중학교 성적이랑 고등학교 성적이 차이나는건 내가 경험해서 알고 있으니까... 상처를 받긴 받았지만 그냥 웃고 넘어가. 근데 성적도 모자라서 나한테 “너는 얼굴에 왜 이렇게 여드름이 많냐, 니 동생 얼굴봐라 얼마나 깨끗하냐”, “넌 동생보다 키가 작아서 시집이냐 가겠냐” 등등 외모로까지 비교를 해대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는거지.
11 이름없음 2020/12/07 19:13:22 ID : 0pO61wk7cE9 0
나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자존심이 세서 누구랑 비교하는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해. 그걸 부모님이 아시는데도 저러셔. 내가 열등감을 심하게 느끼는 걸 제일 잘 아는 분들이 계속 저러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 그냥 이젠 모르겠어. 나를 믿어주는 사람도 없고 내 편도 없는 것 같다...
12 이름없음 2020/12/07 19:14:11 ID : 0pO61wk7cE9 0
미안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들만 주저리 했네... 공부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어디에든 털어놓고 싶었어...
13 이름없음 2020/12/07 23:20:46 ID : WoZfQr9a3xw 0
아냐 레주 보고있어 여기에라도 털어놔야지
14 이름없음 2020/12/07 23:21:02 ID : WoZfQr9a3xw 0
또 다른 속상한 일 있었어??
15 이름없음 2020/12/08 01:01:06 ID : 0pO61wk7cE9 0
속상한 일은 여기에 털어놓은 게 다야. 그런데 저런 일상이 매일 반복되니까 지친 것 같아... 내 이야기 보고 관심 가져줘서 고마워...!!
16 이름없음 2020/12/08 01:09:57 ID : WoZfQr9a3xw 0
에휴 한번사는 세상 다들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줘야지. 속상한일 생기는건 어쩔수없으니 이렇게 들어주고 위로해주는수밖에.. 레주도 왠만하면 긍정적이고 행복한 생각만 했음 좋겠고 그게 도저히 안되는 상황이면 이또한 지나가리 하는 정신으로 곧 다가올 행복을 기다리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나중에 죽기전에 주마등에 행복한 기억만 가득하도록! 레주 행복해야해
17 이름없음 2020/12/08 01:11:49 ID : eFg3XBArvu5 0
헐 이게모얌 초콜릿 먹을 시간도없잠ㅎ아 ㅠㅜㅜ
18 이름없음 2020/12/08 08:05:59 ID : 0pO61wk7cE9 0
고마워 정말.... 그래 언젠간 지나가겠지ㅎㅎ 항상 행복할게 레더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래 고마워😊 요즘엔 아주 조금 잠잠해졌지만 예전엔 정말 초콜릿이 뭐야... 숨쉴 틈도 없었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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