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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덧 열아홉...우리 집은 유명 브랜드 그런거 모르고
부모님은 나랑 내 동생이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브랜드 관심 없는 줄 아셨어
뭐 틀린건 아닌데 사춘기 되고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니까 브랜드도 알게되고 욕심도 생기긴 하더라
그런데 부모님께 티내기가 어려웠어 우리 가족 재정 상황이 어려운건 아닌데 굳이 사치하긴 싫었거든
이어서 말할게
나는 유명 브랜드 = 무조건 비싼거 = 사치라고 생각했어 근데 좀 더 크고 보니 꼭 그런건 아니더라 물론 유명 브랜드가 일반 보세보단 비싼건 맞는데 몇 개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더라구
내가 고1부터 패션에 관심갖고 그 쪽으로 작은 사업도 준비하면서 각종 브랜드에 눈 트이기 시작할 때 동생만큼은 애들 입는거, 신는거, 갖는거는 꼭 갖게 하고 싶었어 뭔가 이렇게 쓰니까 가족 형편 부족해보이지만 그런건 아니구 그저 부모님이 브랜드 각별하게 생각 안하시는 정도라 다만 나는 사춘기 때 예민해서 유명하지 않은 곳 패딩이나 그런게 창피했어 그래서 패딩도 안입고 다니고 철 없었지
아무튼 동생이 이제 고1이 되고 우리 학교로 입학하게 됐어 동생은 나랑 다르게 인싸에다가 시원시원한 느낌 (돌려말했지만 좀 잘나가는 느낌) 이거든 그래서 동생이 안 꿀렸으면 했어 나야 이제 신경 안쓰지만 동생은 고교생활 이제 시작이니까
내가 준비한건 큰건 아니구 부모님이랑도 많이 이야기했어 일단 동생 없을 때 동생 슬리퍼는 무조건 브랜드 있는거여야 한다고 말씀드렸어 나는 그냥 문구점 슬리퍼 신었거든 근데 친구꺼 빌려신으니까 발이 그렇게 편하더라 이건 유명 브랜드 그 이미지를 떠나서 동생 발이 편했으면 했어
요즘 남자애들은 스파이더 슬리퍼도 많이 신더라고 근데 그건 가격대가 좀 있더라 그래서 그 가격으로 다른걸 사는게 낫겠다 싶어서 다른 브랜드 부모님께 추천 드렸어 그랬더니 얼마 후에 뉴발 슬리퍼가 택배로 오더라
동생 평소에 과묵하고 표현없는 앤데 그거 보고 집 안에서만 몇 번을 신었는지...동생 좋아하는거 보니까 괜히 안쓰럽고 그러더라
그리고 부모님이 나 노트북 사주셨거든 나 입시 준비할 때 필요하기도 하고 대학생되면 필요할 것 같아서 근데 워낙 비싼걸 사셨나봐 동생한테 너무 미안한거야...
노트북 전에 있던거 망가져서 새로 산건데 전에 있던거 고져지면 새로 오는거 동생 줄 수 있을까봐 열심히 고쳐봤는데 결국 실패했어
그래서 노트북을 내가 갖게 됐는데 엄마가 이어폰도 온다더라구 비싼거라 사은품같은건가봐 나는 이어폰이라길래 유선인줄 알고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뭐야 버즈 플러스더라?? 너무 기뻐서 동생 주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니까 그냥 나 가지래 부모님은 그냥 이어폰 정도로 생각하셔서
그래서 내가 안된다고 이거 동생 줄거라고 이거 좋은거라구 내 또래 애들 다 이런거 쓴다고 그러면서 동생 책상에 올려놨어 그때 동생 학원 가고 없었거든 근데 문득 생각해보니까 동생은 포장지 뜯는 그걸 좋아하거든
그래서 부리나케 방으로 가서 내가 모아둔 포장지로 포장하고 내가 쓰는 스티커 예쁘게 붙여놨어 엄마보구 엄마가 포장했다고 말씀하시라 하구 동생이 사춘기 되고 나 별로 안좋아하거든
동생 학원 끝나고 와서 포장 뜯는데만 15분 걸렸다 조심스럽게 뜯는다구...그거 보고 기분 좋으면서도 포장 하길 잘했다 싶고 괜히 짠하고 그러더라
동생은 포장 다 뜯고 이거 갖고 싶었다고 입이 한바가지더라 좋아해주니까 너무 기뻤어 부모님도 동생 좋아하는거 보고 주길 잘했다 하시고 아무튼 동생은 유선 이어폰 안쓰고 무선 쓰게 됐어 괜히 뿌듯
이거 완전 고심 끝에 고른건데 어때? 주변에 스타일 좋은 인싸 남자애가 캉골 쓰길래 키톡해서 물어봤어... 그 사이즈가 동생이랑 맞을 것 같아서 상황 설명했더니 그 친구가 이름이랑 사이즈는 모르는데 사진은 찍어줄 수 있다 그래서 사진 찍어주더라고 그래서 그 제품 온라인 샵에서 찾고 그 제품 사이즈 알아낸 다음에 사이즈 비교해가면서 고른거야
처음에는 칼하트랑 캉골, 다이나핏, 뉴발, 커버낫 등등 다 고려해봤는데 가방 오래 쓸 것 같아서 그냥 제일 괜찮아 보이는거 골랐어 캉골 신상이더라구
메신저백 한 쪽으로 매면 어깨 아플까봐 어깨패드 있는거로 고르고 크기도 보고 꼼꼼하게 따졌어 동생한테 이거 어떠냐고 사진 보여주니까 웃참하더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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