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11/07 01:15:06 ID : 66o7wLbvdu8 0
그 친구는 초6때부터 친구였어. 씨엔블루를 좋아하고, 순둥한 좋은 친구였어. 하지만 뇌 종양같은게 있어서 좀 남들과 다른 걸음, 발음을 가지고 있어서 생활이 아주 조금 달랐어. 그거때문에 내가 전학 간 초6때도 아무 잘못 없는데도 자기 앞길 막는다고(충분히 욕한 당사자가 비킬 수 있을텐데) 모진 욕을 먹고, 그걸 당연히 여기며 수군대는 왕따도 당하고 있었지. 난 영웅심리도 좀 있었기도 하고, 반골기질도 있어서 화장실 간 그 친구에게 곧장 다가가서 친구하자고 했어. 자기랑 친구하면 너도 왕따 당할 수 있는데 괜찮겠냐고 하더라고. 상관 없다고 했어. 그런 애들이 이상하고 잘못된거라고. 그렇게 그 친구, 그리고 친구의 친구들과 조금씩 친구가 되어갔어. 중학교때도 같은 학교라 자주 놀았지.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갈렸어. 서로 잘 지내길 바라고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어. 난 처음으로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애들한테 먼저 다가가서 친구를 엄청 사귀게 됐어. 즐거웠어. 그래서 그 친구들과는 조금 멀어졌어. 처음엔 종종 놀았지만 점점 내 게으름이 심해졌지. 그래서 결국 놀지는 않고 연락은 이따금 주고받았어.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어느날이었어. 조금 추웠어. 가디건을 입어야할 정도였거든. 저녁이라고 생각할정도로 어두운 5시 너머에 연락이 왔어. 그 친구가 하늘로 갔대. 울면서 그 다음으로 사귄 친구가 연락했어.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는 그 종양 수술하다가 그 직후는 괜찮았는데 점점 안좋아져서 하늘로 갔대. 수술 후에 그애 생일에 다른 친구들이 보러 가자고 했었는데 난 조금 귀찮아서 안 갔어. 대충 핑계대고. 그게 난 너무너무 후회가 돼. 10년이 거의 되어가는 지금도.
2 이름없음 2022/11/07 01:21:49 ID : 66o7wLbvdu8 0
그리고 처음에는 그냥 놀았던 기억들이 단편처럼 조각처럼 조금조금 나왔어. 그립고 아프고 힘들었어. 그게 조금 무뎌지던 1년인가 전쯤의 어느날에 꿈을 꿨어. 그 친구랑 다른 친구들이랑 놀다가 식당에서 밥을 먹고있는 꿈이었어. 정말정말 복스럽게도 먹더라. 그래서 ㅎㅎ 잘먹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화감이 느껴졌어. 그때 생각이 났어. 얘는 죽었잖아. 그래서 너..너는 죽었잖아 ○○아. 응? 죽었잖아.. 하면서 거의 울듯 말했어. 놀란것도 있지만 너무..슬펐어. 내가 늦게 깨달은것도.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먹기만 하는 것도. 그리고 내 말에 아무런 반응없이 자기들끼리 하하호호하는 친구들도. 그 애는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다시 먹기 시작했어. 꼭 저승으로 도로 가기 전에 먹느라 그러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슬펐어. 꿈 밖의 내가 눈물을 줄줄 흘리고 끅끅대는게 느껴졌어. ○○아 죽었잖아..○○아... 하면서 보고 있는데 그 먹고만 있는게 꼭... 너무 힘들어하지마. 나 괜찮아. 미워하지 않아. 그러는거같았어. 그러다가 다시 나를 보는데 이내 깼어. 일어나서도 한참 눈물을 흘리다 곧 마른 얼굴을 벅벅 닦고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아침을 먹었어. 내내 기분이 이상했어.
3 이름없음 2022/11/07 01:25:53 ID : 66o7wLbvdu8 0
그게 조금씩 잊혀가던 어제인가 엊그제 즈음 또 꿈을 꿨어. 정말 너무너무 생생했어. 그 애랑 놀았어. 그 당시에는 심히 생생해서 꼭 내가 진짜 귀신 보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흐릿하네. 그냥 이런저런 대화하고 하는데 자기는 괜찮다고. 그런 말을 했어. ●●아 난 괜찮아. 그리고 힘내라거나 하는 둥의 이야기를 들은 거 같아. 그리고 그 애는 날 또 보다가 떠나갔어. 난 정말 일어나서도 한참을 울었어. 가족들 깰까봐 소리도 못내고 울었어. 난 너무 미안하고 그런데 그걸 알고 응어리를 풀어주러 온 것 같아서 생전의 그 애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정말 너무많이 울었어. 그리고 다시 한숨 더 자고 부은 눈, 소금기 버석대는 얼굴을 비비고 일어났어.
4 이름없음 2022/11/07 01:27:35 ID : 66o7wLbvdu8 0
그 애가 나한테 정말 괜찮다고 하러 온걸까? 아님 내심 서운했어서 오는걸까? 아니면 내 욕심에 용서받은 모양새라도 흉내내려고 만든 꿈일까? 머리가 아프지만 마음의 짐은 자기맘대로 덜어졌어. 그애가 누리지 못한 것을 누리는게 죄스러워. 아픈 가족 두고 누리는 것도 죄스러워. 너무너무 힘든데 그 꿈들로 인해 짐이 덜어진 듯한 내가 나쁜거같아.
5 이름없음 2022/11/07 01:29:25 ID : 66o7wLbvdu8 0
긴 레스 읽어준 너희들의 앞날에 꼭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래. 꼭 친구들도 너희도 무병장수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그냥 꼭... 지금 친구들이랑 잘 지내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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