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12/30 17:00:53 ID : k8o5eZfXxQt 1
내 첫사랑이었는데. 걔한텐 다른 사람이 첫사랑이라고 했었어. 걘 자기가 내 첫사랑인지 평생 모르겠지? 친구로 지낸 기간이 길었고, 짝사랑도 좀 길게 했었고 그러다 내가 갑자기 해버린 고백을 받아줘서 사귀게 됐어. 사귄 기간은 얼마 안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난 친구일 때가 너무 그립다. 진짜 난 걔 밖에 없었고, 처음으로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사람이었어. 걔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을 것 같았어. 걔를 실망시킨 적도 많긴 하지만 난 걔를 위해서라면 다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어. 우리는 미래 약속도 많았어. 당장 다음주에도 뭔가 하기로 했었고, 다음 달에도, 내년에도, 성인이 된 후에는 같이 살기로도 했었어. 무슨 자신감이었는진 모르겠지만 난 당연히 내 미래에 걔가 있을 줄 알았어. 꿈이 컸던 것 같아. 근데 걔를 만나기 전까진 진짜 안 그랬거든.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도 몰랐어 근데 마음 정리가 너무 안 되고, 다른 사람한테 말할 수도 없어서 질질 짜면서 이러고 있다… 아무튼 난 걔를 정말 사랑했고 문제는 여전히 사랑한다는거야.
2 이름없음 2022/12/30 17:07:01 ID : k8o5eZfXxQt 0
목표하는 대학도, 직업도 다 걔와의 미래를 상상하며 정했어. 이제 내가 꿈꿔왔던 건 모두 무의미해져버렸어. 내가 그 잘못을 하기 전 날 나한테 선물이랑 편지를 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줬던 기억이 너무 꿈같아. 아냐 지금이 꿈 같아. 깨면 다시 걔가 있었으면 좋겠어. 교실도 급식실도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도 집 근처 카페들도 식당도 다 걔가 생각나서 너무 힘들어. 내 플레이리스트의 80퍼센트는 걔가 추천해준 노래고 20퍼센트는 걔랑 같이 있을 때, 걔를 생각하면서 들었던거라 너무 힘들어. 디엠이든 카톡이든 걔랑 연락했던 게 자꾸 생각나서 답장도 못 하겠고, 걔가 골라준 커플프사 맞췄던 기억 때문에 프로필도 못 바꾸겠어. 걔가 밥 좀 먹으라고 했던게 생각나서 의사 선생님 앞에서 울어버려서 너무 부끄러워. 걔랑 게임했던 기억 때문에 동생 앞에서 운것도 부끄럽고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어.
3 이름없음 2022/12/30 17:10:42 ID : k8o5eZfXxQt 0
빨리 겨울이 지나갔으면 좋겠어. 겨울이 너무 행복했기도 하고 내가 겨울을 제일 좋아했기도 하고. 근데 걔가 나보고 겨울이 잘 어울린다고, 눈 맞은 게 너무 예쁘다고 했던 기억 때문에 겨울이 싫어. 아무도 안 밟은 눈만 보면 날 데려가서 밟게 해줬던 걔가 자꾸 생각나서 눈이 싫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처음으로 몰래 걔 사진도 찍었었어. 걔가 자긴 무슨 계절이 어울리냐고 했을 때 모르겠다고 했는데 사실 걔는 모든 계절이 다 잘 어울려. 봄이랑 여름이랑 가을이랑 겨울이랑 난 다 걔랑 함께한 기억밖에 없어. 그리고 겨울에는 걔가 자꾸 넘어져서 싫어. 이젠 옆에서 잡아주면서 네가 아기 기린이냐고 놀릴 수 없어서 싫어.
4 이름없음 2022/12/30 17:19:49 ID : a4JU3TQoIK0 0
솔직히 가끔은 걔가 밉다. 제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평생 보자고 해놓고 아무리 사과하고 매달려도 절대 돌아올 생각이 없는게 가끔 미워. 난 걔가 별로인 행동을 해도 걔가 너무 좋아서 그냥 넘어갔었는데 나한테 어떻게 이럴수있지라는 유치한 생각도 들어. 난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 난 다 망가져서 병원만 다니고 있는데 계속 눈물만 나는데 걔는 친구랑 놀고 있다는게 너무 미워. 근데 걔가 미운 것보다도 상황을 이렇게 만든 내가 더 미워. 그 한 마디 안 내뱉었으면 이럴 일이 없었는데. 시간을 돌리고 싶어. 날 죽이고 싶어. 진짜 너무 힘들어 내가 너무 싫어서 너무너무 힘들어. 걔가 미웠으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 것 같은데 걔가 밉다가도 너무 좋고 나 스스로가 너무 싫어.
5 이름없음 2022/12/30 17:57:33 ID : a4JU3TQoIK0 0
목표 대학도 진로도 모든 인생 계획이 다 걔한테 맞춰져 있었는데 걔 없이 사는 인생이 의미가 있을까?
6 이름없음 2022/12/31 13:35:16 ID : k8o5eZfXxQt 0
일주일만에 5키로나 빠졌어 짱이지 오늘 일주일만에 밥을 먹었어.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해주셨어 엄마가. 근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꼭 내 접시에 올려주던게 생각이 나서 반찬엔 손을 못 댔어. 밥만 한 입 먹었는데 배가 불렀어. 걔가 봤으면 넌 좀 먹어야 돼 하면서 뭐라 했을텐데. 나 아직도 젓가락질을 잘 못 해. 네가 도와줬었잖아. 이제 괜찮아 어차피 이제 뭐 먹고 싶지도 않아. 근데 넌 어떡하냐 칼질도 못 하는데. 아빠가 실연 당한 사람처럼 굴지 말라고 화를 냈어. 아무한테도 헤어졌단 얘기를 못 하니까 다들 나를 이해 못 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해하는 사람 취급 받고 살지 뭐
7 이름없음 2022/12/31 13:41:55 ID : k8o5eZfXxQt 0
그냥 걔랑 행복했던 순간이 다 꿈이라고 믿을래. 내가 철이 너무 없었나봐. 걔가 전에 그랬었는데. 넌 너무 과분한 사람이고 난 망상에 빠져 사는 것 같아라고. 망상에서 빨리 빠져나와서 좋겠다. 내가 네가 떠날까봐 무섭다고 했을 때 너를 못 믿는다는 뜻이냐고 화를 냈잖아. 넌 안 떠난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같은 꿈 속에 있었어? 그럼 넌 이 망상을 깨는 게 쉬웠나보다.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8 이름없음 2022/12/31 13:45:34 ID : k8o5eZfXxQt 0
전에 같이 읽은 책에서 나온 말이었잖아.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세계를 줄거야. 너는 세계가 되는 거에 비해 세계를 주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했잖아. 그 때 난 아니라고 했는데 맞는 말인 것 같아. 내 세계는 너였는데 네가 그 세계를 깨고 떠나버려서 내가 줄 수 있는 게 없어.
9 이름없음 2022/12/31 22:10:26 ID : a4JU3TQoIK0 0
우울해서 책을 빌렸어. 걔랑 서점에 가기로 했었는데 결국 못 갔네. 걔는 비문학을 좋아해. 그리고 에세이를 싫어하고 난 문학을 좋아해. 걘 에세이를 정말 싫어해 그래서 에세이를 빌렸어
10 이름없음 2023/01/01 21:08:17 ID : a4JU3TQoIK0 0
잊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안 잊힐까? 잠만 자면 자꾸 걔가 나오는데 꿈에서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인건가 싶다가도 눈 뜰 때마다 너무 허탈하다
11 이름없음 2023/01/03 08:34:07 ID : jcoHzRvg6jj 0
12 이름없음 2023/01/03 18:18:48 ID : lbgZfPg0mnx 0
보고있어. 2021년도의 내가 생각나서 더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네. 나도 그 사람과 함께했던 겨울이 너무 행복했어서 겨울이 어서 지나가길 바랐었는데 지금은 그 사람 생각이 추억으로만 떠올라. 레주도 언젠간 나처럼 느낄 수 있는 날이 올 거니까 이렇게 조금만 더 토로해 보자. 그럼 나아질 거야.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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