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6/19 21:48:09 ID : cpSMmIFipeZ 0
미술 전공 중인 고등학생 학년이 오르며 점점 더 비교당하고 재능 있다는 말은 중학교 때 이후로 못들어봤어 예중 나오고 예고 입학하며 재능의 차이를 그렇게 느꼈는데 포기하지 못했어 미술을 좋아하니까 하고 싶으니까 근데 이제는 그런 생각만으로는 버티기 버거워 이제는 내가 이걸 좋아하나 싶고 하고 싶은게 맞나 싶어 지금 고2인데 내가 나중에 뭐가 될지도 모르겠고 꿈도 없어 이럴 바에는 아예 그림 접고 공부로 대학가는게 나으려나 재능이 없어서 슬프고 억울해 쟤는 나랑 똑같이 했는데 더 잘하고 쟤는 놀기만 하는데 막상 그리면 나보다 훨씬 잘그려 어떤 애는 선생님 취향을 기깔나게 파악하고 나는 항상 중위권이야 어쩌다 운 좋으면 상위권 한번 받는 정도 나도 이런저런 노력을 하긴 했어 죽을만큼 했다고는 못하지만 지금 고2인데도 이런 상황이 싫고 힘든데 고3은 버틸 수 있을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싶어 그런데 재능은 뭘까? 학교 선생님 취향에 맞추는 거? 아니면 대학교 취향에 잘 맞춰서 그리는 거? 일단 지금으로서는 둘다겠지 친한 친구가 재능이 뛰어난 애라 더 비교되고 우울해 나도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그냥 지치고 억울해서 글 한번 써봤어
2 이름없음 2023/06/19 21:49:18 ID : cpSMmIFipeZ 0
선생님께 피드백 받을 때마다 나 싫어하시나 싶을 정도로 내 그림 단점만 얘기해주셔 너무 우울해 난 잘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건가 싶어
3 이름없음 2023/06/20 00:25:36 ID : 05RvjvyLcFj 0
안녕. 나는 순수 미술을 전공해본 적은 없지만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동시에 다른 진로를 찾기도 하는 사람이야. 또 너처럼 예고는 아니지만 특목고 출신이고, 재능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 너는 마음이 많이 우울한 것 같아서 좀 더 먼 미래에 대해서 조언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네.. 내 생각에 네가 고민하는 재능이라는 건 육체와 뇌의 한계에서 발현된다고 생각해.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그 스트레스에 뇌 기능이 퇴화되고, 누군가는 자극을 받는 거야. 때문에 경쟁이 맞지 않는 사람의 경우 경쟁 공간인 학교에서는 최대 효율로 발전할 수 없는 거지. 이게 환경이 중요한 이유야. 이 환경은 단순히 부유하다, 빈곤하다의 문제는 아니야. 인간은 자신에게 최적화되거나, 혹은 가장 큰 장애물을 제거한 환경에서 보다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어서 그래. 내 경우에는 독보적인 화풍을 만드는 것에 집착이 있었어서 학교를 졸업하고, 의식하던 사람의 그림과 멀어진 후 그림 실력이 꾸준히 늘었어. 그러고 집착하던 화풍에 만족을 하고 나니, 이제는 다른 것을 볼 여유가 생기더라고 그래서 다른 일도 하게 되었어. 새로운 도전은 많이 힘들었지만 그 스트레스가 오히려 그림이 너무나 좋았던 시절의 마음을 불러와 주더라고. 그래서 지금도 그림 일을 병행할 수 있었어.
4 이름없음 2023/06/20 00:35:22 ID : 05RvjvyLcFj 0
남의 니즈를 맞추는 것도 대입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일이고, 이것을 해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겠지... 하지만 지금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있는지 너의 근본적인 욕망과 출발선을 다시 재확인해보면 좋겠다. 진로 자체가 문제라면 재능에 대한 고민 보다는 발전 전망이 어떻게 해야 보일지. 그것부터 한번 고민해보는 거야. 그리고 잔인한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재능이 없다고 여겨지는 상황이라고 했잖아. 그렇다면 앞으로 네 그림이나 디자인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본인의 창작 의욕이 중요하지 않을까? 물론 자아 없이 시키는 대로 만들어도 결과물이 뛰어난 디자이너나, 대중의 요구에 충족하는 예술가라면 환영받겠지. 하지만 앞으로 계속 마음이 없는 그림을 그리면서, 남에게 칭찬과 인정을 바란다면 분명 번아웃이 올 거야. 왜냐하면 열 마디 칭찬과 백 마디 비판보다 한번의 무관심이 더 고통스러운 법이니까. 그러니까 잘 그린다는 그 친구 말고, 너를 감동 시킬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봐가면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고민해봐.
5 이름없음 2023/06/20 14:52:22 ID : cpSMmIFipeZ 0
내가 원하는 화풍과 그림은 대학 간 후에야 가능할 거 같아. 나는 아직 내 스타일을 찾지 못했고 지금 하는 전공은 내 가치관과 내 스타일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생의 그림을 그려야하는 거니까. 물론 나중에 작가가 되고 나서는 누가 더 뛰어난 작가가되고 유명해질지 몰라. 그때가서 내가 서양화 동양화 디자인 뭘 할지 누가 알겠어. 나 조차도 몰라. 이 글 올릴 때는 감정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작가가 되고 그런 거는 잘 그리는 것도 필요로 하긴 하지만 그 작가만의 독창성과 가치관 그리고 그걸 복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잖아.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 당장 내가 좌절할 부분은 아닌 거 같아. 나는 내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고 대학교 가고 성인이 되면서 미술과 더 가까워질 거라고 믿고 있거든.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 학교에서 실기하며 많이 생각해봤는데 그 아이랑 나를 비교하기 보다는 내 장점에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아이도 장점이 있고 선생님이 걔를 유난히 아끼는게 눈에 보여서 솔직히 속상하고 난 왜 저런 사람이 아닐까하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이렇게 태어난 거 내 장점을 더 부각시키고 허점을 좁히는 거 밖엔 방법이 없더라고. 지금 중점으로 하는 주제가 내가 강한 부분이 아닌 것도 한 몫하기도 하고.. 주저리 주저리 나도 내가 뭐라는지 모르겠는데 여튼… 그리고 나 스트레스에 강한 타입은 아니야. 압박을 받아야 좀 더 진행하게 되는 건 팩트지만 적나라하게 비교당할 수록 기운이 빠지더라고. 더 노력해야하는 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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