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5/11/25 06:13:39 ID : fbvfXBwGpPg 1
아무도 우울한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중2병의 이유는 존재가치에 대한 물음이었다. 나는 가진 것도 없고 못나기만 했다. 유튜브 인스타 각종 SNS 스크롤질을 반복할 때마다 모두가 나보다 행복하고 우월해서 슬펐다. 고1때는 매일 폭식하고 매일 자책하고 혐오하고 회피하고 우는게 일상이었다. 수학 2등급따리는 사람 취급 안해주는 은은한 무시가 깔려있는 학원도 너무 싫었다. 열등함을 인정하기 싫었다. 그냥 그때 죽어버릴걸 죽을걸 적어도 입시 스트레스라는 명분이 있었을 텐데.
2 이름없음 2025/11/25 06:14:23 ID : fbvfXBwGpPg 0
대학만 붙으면.. 허황된 목표였고 믿음이었다. 대학교에는 촌구석 학교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뛰어난 실력자들이 많았다. 국제고 외고 국제학교 해외유학생 그냥 다 부럽다. 나 같은 일반고 농어촌 따리가 해본 경험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멋진 스펙을 가져서. 내가 보기엔 매우 잘 쓴 글 같았는데 공개 피드백 자리에서 한 문장마다 코멘트를 다시는 교수님의 식견에 충격 받았다. 내 글은 논의선상에조차 오르지 못할 초라한 글이겠구나. 학기 말 영작문 수업에서 원어민 교수님이 내 글을 칭찬할 때는 몰래 카메라인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글 못 쓰는 무능력한 학생인데 과도할 정도의 칭찬은 오히려 부끄러웠다. 나를 엿먹이려는 건가 싶기도. 있어보이려고 추가한 사르트르 존재론에 대한 교수님의 언급은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나는 사르트르 철학은 알지도 못하며 비문학 지문 어딘가에서 주워들은게 전부인데 마치 그의 철학을 꿰뚫은냥 멋드러지게 썼다. 우습게도 말이다. 내 글을 강의실 스크린에 띄울 때마다 발가벗겨진 기분이 든다.
3 이름없음 2025/11/25 06:14:37 ID : fbvfXBwGpPg 0
영어가 더 이상 멋있어보이지 않는다. 영어가 진심으로 좋았고 2등급을 맞아도 영어 공부에 매진해야겠다는 자책 섞인 애정뿐이었는데 이젠 싫증이 난다. 토론에 되도 않는 영어를 망설이는 나를 무시한 유학생 언니가 너무 밉다. 스피킹 수업도 아니고 독해 수업이었단말야. 단어의 미묘한 어감 차이도 당최 모르겠다. 원어민 교수님은 단어 선택이 이상하다고 매번 지적하시지만 나는 원어민 화자와 수능 영어의 간극을 도저히 못 채울 것 같다. 영어를 잘하면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했는데 영어 잘하는 사람은 이 학교에 널렸을 뿐더러 나는 그다지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고2때 나름의 성공경험이 인생의 발판이 될 것이라 자부했다. 그때 그 노력을 발판삼아 더 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게 나를 더 갉아먹는 것 같다. 미친듯이 공부했던 나를 지금의 내가 따라잡지 못할 것 같아서. 머리가 빠지고 이명이 들리고 매일 불안감에 시달려도 대학이라는 목표 때문에 버텼다. 대학에서도 공부해야한다는 걸 왜 몰랐지. 어쩌면 나는 인정욕구 때문에 공부했다. 알량한 자존심과 인정욕구 때문에 보여주기식 공부를 했다. 대학에서 비로소 학문을 접한 뒤 나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임을 뒤늦게 깨달았나보다.
4 이름없음 2025/11/25 06:14:41 ID : fbvfXBwGpPg 0
정신과 의사조차 나를 한심하게 여기는 것 같다. 자기혐오를 줄줄이 읊어대니 상태가 심각하다며 더 센 약을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거짓 위로라도 받고 싶었다. 내가 끝없는 우울감을 내비쳐보이기라도 하면 모두가 나를 싫어할 것 같아서. 가뜩이나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몇 없는데. 엄마에게만 우울감을 고백했던 것 같다. 근데 엄마도 지쳤는지 나의 투정을 들어주지 않는다. 엄마를 인간적으로 매우 존경하고 사랑했다. 동생이 나가 죽으라고 나에게 막말한 그 장면을 엄마가 철저히 묵인하고 방관하기 전까진. 후에 엄마는 동생과 나 그리고 엄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처사였다고 말한다. 그딴거 모르겠고 상처받은 나만 남았을 뿐이다.
5 이름없음 2025/11/25 18:30:34 ID : Gtvwso1va5V 1
여기저기에 나 우울증이야. 같이 쥭자고 하하하하하하하하 하고 돌아다녀도 돼. 난 나 우울증 심해지면서 인터넷에서 본게 있어가지고 뭐 그런거.... 심란할때 뜨끈한 국밥, 햄버거 셋트보다 싸던 국밥! 먹고 속 시원해지면 좀 풀린다고 해서 사람들 볼때마다 국밥사달라 그랬는데 요샌 국밥이 더 비싸져서 사달라고 하기도 뭐하다. 죽고싶을 때마다 국밥집을 갔는데 효과는 없드라. 차라리 죽으러 가다가 하던 드라이브에 풀려서 집에 돌아오곤 했어. 나도 자기혐오에 매몰된 우울증이야. 후회가 어마어마하지? 잘난이와 비교하면 태어난 건 자체가 고통인걸. 그래도 힘내봐 스레주 아직 젊어. 청춘은 아직 재미있으니까 사람도 사귀어보고 이것저것 학문과 거리가 멀다면 다른것에 관심없는지 찾아보자. 내가 아는 어떤 변호사분은 부모의 꿈이 변호사였기에 변호하를 하다가 30대에 봉사활동을 해보고 행복감을 느껴 변호사를 때리치신 분도 있었는데 티비 함 나오시고 이후 어떻게 됐는진 모르겠네. 더 고통스러운 게 나이 들어서 온다? 지금 지난 순간을 후회하는 동안을 또 후회하게 되고 그게 반복되어 쌓여간다. 그때 되서 후회 없게 자신에 꿈을 찾아보자.
6 이름없음 2025/11/27 14:13:40 ID : fbvfXBwGpPg 0
폭식증 컵라면 과자 서너봉 아이스크림 빵 디저트 미친듯이 배를 부여잡고 올라간 체중계는 가혹했다. 팔뚝 허벅지 턱 온몸 전체가 살덩이에 짖눌린 듯 무거웠다. 중학교 모든 시험을 끝마친 후 헬스장에 등록하여 7키로가량 감량했다. 가벼운 몸과 헐렁한 청바지 거기서 멈췄어야했는데..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마카롱 카스테라 롤케이크 아이스크림 단당류를 미친듯이 먹어댔고 먹었다는 자책감에 운동했다. 그 어마무시한 칼로리를 운동으로 상쇄한다는 생각은 미련했다. 병원에 가고싶다고 울고불고 얘기해도 엄마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그냥 이때 식억제든 위고비든 꼽았어야했다.
7 이름없음 2025/11/27 14:14:13 ID : fbvfXBwGpPg 0
고등학교 진학 이후 자기파괴적인 폭식을 이어갔다. 좁아터진 독서실에서 돌아온 새벽시간에 그렇게나 허기가 졌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몰랐다. 미친듯이 욱여넣고 자책했다. 먹고나면 또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에 배불러도 먹었다. 끊임없이 먹었다. 살이 6n 가까이 찌고 심각성을 인지했을때 쯤 선생님의 몸에 대한 지적에 충격받아 고2 올라가는 겨울방학엔 50언저리까지 뺐다. 고2때는 성적을 복구하느라 살은 신경쓸틈 없었다. 제육 갈비찜 불고기 등 고기류가 나올때면 식판 밥그릇에 담아 엄청나게 먹어댔지만 공부량이 많아서인지 살은 그럭저럭 유지했다. 몇 번 제거도 시도해봤지만 나는 도저히 못했다. 비위가 너무 좋은가.
8 이름없음 2025/11/27 14:14:22 ID : fbvfXBwGpPg 0
고3 마지막 시험전에는 최후의 폭식이라며 먹어댔던 생각이 난다. 김밥 맛동산(과자를 다신 맛보지 못할테니 칼로리 가장 높은걸로 골랐다) 미숫가루라떼 닭갈비 샌드위치2개 이것보다 더 먹어댔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렇게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싶어 기숙사 올라가는 촉박한 시간에 편의점 갔던 것까지 참 보잘 것 없이 한심하다. 그날은 더부룩한 배가 신경쓰여 공부가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았다.
9 이름없음 2025/12/03 06:58:58 ID : Mi7cE6ZjvzU 0
의사가 되었는데 시골로 돌아가서 농부가 된다거나 가수가 되었는데 시골로 돌아간다거나 하는 사람들 있지 ? 그런 선택을 왜 했을까 ? 무언가를 생각할때 .. 타인과의 비교 를 배제하고 생각해봐 그렇게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다보면 너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고 너만의 특별한 삶을 살 수 있게 돼 중학교2 학년 사춘기 시절에 가졌던 의문 존재가치에 대한 답을 지금쯤이면 내었겠지 ? 존재의 가치란 따로 존재하지 않아 . 예쁜강아지가 고양이가 애교를 부리고 주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 우리도 마찬가지야 세상의 모든 감각과 감정 즐거움 괴로움 있는그대로 보고 듣고 맛보기 위해 존재할 뿐이야 그렇기에 너는 타인과 비교해서 나를 찾기보다 나를 탐구하여 너 스스로를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해
10 이름없음 2025/12/16 04:21:47 ID : fbvfXBwGpPg 0
답글 다는 법을 모르겠는데 비루한 글에 진심어린 조언 남겨줘서 너무 고마워 힘이 됐어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행운 가득하길!!
11 이름없음 2025/12/16 04:28:47 ID : fbvfXBwGpPg 0
샤갈 갑자기 슬픈 생각이 든다. 영어 독해 수업에서 교수님은 토론을 요구하셨다. 난 영어 못하는데.. 보잘 것 없는 단어를 늘어놓고 있으니 외국인 유학생 언니가 걍 무시해버렸다. 영어 되는 조원끼리만 얘기하고 나는 바보처럼 있었다. 영어못하는나도 싫고 영어도 싫고 소위 말하는 명문대도 아닌데 여기서조차 열등하다니 울아빠는 내가 아직도 영어 젤 잘하는줄아는데
12 이름없음 2025/12/16 04:31:39 ID : fbvfXBwGpPg 0
걍고딩때주겄으면 학업 스트레스라는 명분이라도 있었지 지금주그면 우리과에 편입 티오생기는거밖에 안됨 안주글거임
13 이름없음 2025/12/21 04:22:48 ID : fbvfXBwGpPg 0
고3 시절을 각설한 이유는 분명 내 트라우마라서 일 것이다. 3월 중순 무렵 담임선생님과 상담 아닌 상담을 한다. 지난 고교 성적과 등급을 종합해 대학을 정한다. 성적을 9등급으로 매길 때 마치 소고기 등급을 매기는 것 같다며 친구들과 자조하곤 했는데 이는 현실이었다. 현실과 이상향의 괴리에 우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고 현자가 된 것 마냥 체념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 같은 경우는 전자였다. 선생님께서는 A대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며. A대학 말고는 더 볼 것도 없다고 단정하셨다. (후일담이지만 그 대학엔 광탈했다.ㅋㅋ) 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최저를 맞추겠다고 정시까지 공부하겠다고 박박 우겨도 내게 돌아온 답변은 너는 할 수 없다는 냉랭함뿐이었다. 사실 맞다. 1등을 놓친 적 없던 국어는 3월 모의고사에서 3등급으로 추락했고 다른 과목은 말 할 것도 없이 저조한 성적. 고3 마지막 시험에서 과목 1등도 하고 꽤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 이명이 들리고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3학년 1학기 수시가 끝난 후엔 고삐 풀린 것 마냥 놀았다. 엄마는 이때의 내가 나사 하나 빠진 사람 같았다고 한다. 보상심리란 참 무섭다. 방학이 끝나고 돌아온 학교에서 은연하게 느껴지는 견제가 너무 싫었다. 정원도 몇 안되는 수시 카드에 예민해졌다. (…) 면접 준비도 하고 나름 그렇게 살았다.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죄수 같았다. 집에서는 쓰레기가 된 것 같았고 온종일을 보내는 학교에서는 벌써부터 축하소식에 들떠 있었다. 친구의 합격 소식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다. 불합격 세 글자에 죽고 싶었던 기분. 세상이 나를 버린 것 같았다. 마지막날 끝내 조기발표를 하지 않던 대학에 최초합했다. 6지망이었지만 정말 숨통이 틔었다. 그때 떨어졌으면 어땠을까.
14 이름없음 2025/12/21 04:24:16 ID : fbvfXBwGpPg 0
살은 3n까지 빠지고 무월경 2년반에 우울정병 샤갈!!!!!!!!!! 입시가 나에게 남긴 건 뭐였을까 그리고 대학교 입학 후에도 입시정병 학벌정병에 매달리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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