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바텐더 하고싶은데 (4)
2.지금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야!! (5)
3.너흰 알바구인어플 뭐써? (4)
4.터키 산다, 이슬람교도이고 질문 받는다 (55)
5.교정 때문에 이빨 빼러왔다 (36)
6.알바하면서 있었던 일 (2)
7.요즘 중독된음식 말해보자 (2)
8.홀수는 동사/형용사, 짝수는 명사로 아무 말이나 만드는 스레 (16)
9.ㅤ (11)
10.편의점 알바하면서 있었던 일 (7)
11.작은화면 스마트폰 좋아하는사람? (5)
12.다들 계급이 어떻게되? (24)
13.미친 나 발바닥에 티눈 3개났어ㅋㅋㅋㅋㅋㅋ (3)
14.첫뽀뽀의 기준이 뭐야?? (3)
15.욕심 심한 친구 어떻게 생각해? (17)
16.웃픈 일화를 적어보자. (2)
17.개신교신도에게 물어봐 (47)
18.X이 너무 마려웠어... (20)
19.소설 한 편 쓸 건데 장르나 컨셉 추천 해주라~ (5)
20.나는 그녀에게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다. (14)
나는 29살의 아재다.
지금은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모텔 특성상 한낮에는 한가할 타이밍이라
가슴아팠던 최근의 일을 끄적거려볼까 해.
거짓을 말하진 않겠지만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그러녀니 하고 넘어갈께.
작년 10월경, 나는 집값이 아주 싼 동네로 이사를 오게됐다.
그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나와 지사장님 그리고 웹디자이너 셋뿐인 작은 사무실이었지만
본사의 경영악화로 지사장님 혼자만 남고 나머지 둘은 잘리게 된거다.
그전까진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했던터라 급하게 집을 구해야했고 그래서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를 오게됐다.
당장 일할 곳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직장을 알아봤지만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이라 그런지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구직활동으로 바쁘던 날중에 그녀를 만났다.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동네마트였다.
담배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러 들른 그 마트에서 그녀가 유독 눈에 띄었던 이유는
이 동네에 그 나이대의 여자를 보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동네는 보통 일용직 노동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서 학생들을 자주 볼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가 고등학생이거나 갓 대학에 들어간 정도의 나이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첫인상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실 첫인상이라고 할것도 없었던게 그녀는 그저 내가 가는 마트에서 우연히 지나친 행인1 정도의 의미였기 때문에 딱히 기억에 남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 그녀와 안면을 트고 지내게 된 계기가 생긴 것은 나의 작은 오지랖 때문이었다.
그날도 나는 무기력증에 빠진 채 마트에 담배를 사러 간 참이었다.
그녀가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 중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그 뒤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심부름을 온것이었는지 당근 양파같은 식재료들을 계산하고 있던걸로 기억한다.
문제는 그녀가 계산을 할때 였는데 몇백원 정도가 모자란 모양이었다. 나였으면 그냥 물건중 하나를 빼고 계산했을텐데 그녀는 당황했는지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천원짜리 한장을 내밀었다.
사실 다른 의미없이 빨리 담배를 사고 싶었기에 조금의 선의도 섞이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녀는 내게 몇번이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며 집에서 돈을가져와서 드리겠다고 했다.
기다리고 싶진 않아서 됐다고 하면서 그냥 집에 왔다.
솔직히 내가 무기력증에 빠진 시기가 아니었다면,
혹은 그녀가 그렇게 어려보이지 않았다면
새로운 인연이 오는게 아닌가 싶어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실직자에 29살 먹은 아저씨였고 그녀는 한창 싱그러울 나이의 어린 학생이었기에 그저 아까운 내 천원을 앗아간 존재로 밖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가 흑심이 있었어봤자 그녀가 아무 생각 없었을거다. 난 당시에 콧수염과 턱수염을 잔뜩 기른 상태였다.
훗날 그녀가 말해주길, 그러고 집에가선 수염난 아저씨가 돈을 빌려줬다고 얘기했단다.
그 이후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희미해질때쯤 우연히 또 그녀와 마주쳤다.
솔직히 난 처음에 그녀를 알아보지도 못했다.
마트에서 담배를 사려는데 누가 와서 밝게 인사를 해서 돌아보니 그녀였다.
언제 마주칠지 몰라서 항상 천원짜리를 가지고 다녔다면서 주머니에서 천원짜리를 꺼내서 나에게 건네는 그녀를 보면서 참 예의바른 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였다면 그냥 모른척 지나쳤을텐데, 그 나이에 용돈도 많지 않을텐데 그냥 써도 될텐데 같은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간간히 그녀와 동네에서 마주칠때마다 인사 정도는 하고 지냈다. 그전까진 마주치지도 못했던 그녀를 어째서 그 이후론 간간히 마주쳤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 이전에도 그녀와는 가끔 마주쳤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그제서야 마주쳤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을지도.
그 즈음에 나는 지금의 모텔에서 일하게 되었다.
모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다행히 진상손님도 거의 없었고 나와 교대로 일하는 분과 사장님은 굉장히 좋은 분들이셨다.
아침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24시간 근무라는 점을 빼면 특별히 힘들건 없었다.
어쨌든 일을 시작한 덕분에 나도 조금은 마음의 여유랄게 생겼다.
늘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던 생활은 접고 퇴근후 저녁에는 슬슬 산책도 다녔다.
날씨가 추워서 오래 걷지는 못했지만 집 근처에 공원이 하나 있었고 잠깐 걷고 오기엔 딱 좋은 곳이었다.
세번째로 그 공원에 산책을 나갔을때 그곳에서 또 그녀와 마주쳤다.
나는 저질스러운 체력으로 인해 공원을 한바퀴 돌고는 벤치에 앉아 쉬는 중이었다.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누군가 앞에 와서 인사를 하길래 올려보니 그녀였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그녀는 옆에 앉아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 근처에 사는지, 공원에는 자주 오는지 등등.
붙임성이 좋은 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날 이후로 그녀와 나는 그저 인사만 하는 관계를 넘어 이런저런 잡담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서로의 연락처는 몰랐기에 친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알고 지내는 동네 아저씨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루를 풀로 일하고 하루를 풀로 쉬다보니
쉬는 날은 자고 일어나면 딱히 할것도 없었다.
그전까진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되도록이면 바깥으로 나돌았다.
그래서 그녀와 좀 더 자주 마주치게 되었던 것 같다.
음...여기선 상관없나...?
어쨌던 뭔가 스레주임을 표시할 게 필요하다면 인증코드를 사용하는 게 어떨까.
↓사용법은 여기에 나와있다.
https://thredic.com/rule
그녀와 조금씩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것들 몇가지.
그녀는 19살이었다. 나와 정확히 10살 차이.
아버지가 엄격하시고 이제 공부에 집중해야 될 시기라고 집에서 티비도 못보게 하신다고 했다.
그래서 도서관가서 공부한다는 핑계를 대고 자주 밖에 산책을 나왔단다.
굳이 친해지려고 노력한건 아니었지만
자주 마주치고 얘기하다보니 조금씩 친해지고 장난도 치기 시작했다.
주변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묵언수행을 하는 것보단
공원을 산책할때 말동무가 있다는건 괜찮은 일이었다.
그녀는 주로 고3이 되는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엄한 아버지 때문에 남들처럼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불만으로 툴툴거렸다.
그 외에도 시시콜콜한 얘기들, 학교친구얘기, 선생님 험담 등
그녀는 내게 많은 얘기를 종알거렸고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었다.
레스 작성
지금 읽히는 스레드
연애할때 이런 타입인 사람…?
프헤메에 깨알 스필버그 오마주 있던 거 알아?
퀴어판 일기판 대나무숲이 실시간 레스에 보이기 시작함
이런거 이해 돼? 아니면 이해 안 돼?
혹시 여기 교정한 레더 있어? 유지장치 적응 다들 잘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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