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스레주 얘기 궁금해!!

너무 궁금행 ! 썰 풀어줘

ㄱㄱ

궁금

레주야! 외식하고 왔어! 이제 썰 풀게ㅎㅎ 고마워ㅠㅠ

스레주 얘기 재밌어보인다! 언능 들려줘!

1. 미이라 나보다 5살 연상이였던 오빠야 내가 얼굴이랑 키를 많이 보는 편이야 내 분수에 안맞게 ㅋㅋ 대충 묘사를 해보자면 쌍커풀 없는 눈인데 약간 처져있어서 웃으면 너무 귀엽고 머리는 투블럭이였어 사진으로만 봤을 땐 걍 내 이상형이였음ㅋㅋ 나이에 비해 굉장히 동안이였어 난 그 어플을 사용한지 얼마 안되고 나서 바로 매칭된 사람이라 엄청 긴장했었어 사용해봤을지 모르겠지만 소개팅 어플에서는 서로 좋다하고 매칭돼서 바로 메세지들을 주고 받을 수 없어 여자나 남자 둘 중 한명이 그 어플 내에 있는 아이템을 써야 채팅방이 열려. 예를 들어 그 아이템을 '레몬'이라고 했을 때 레몬 20개를 써야 서로의 채팅방이 열리는거야. 처음 어플을 설치하고 나서 레몬 30개 정도를 받았던거 같아

매칭되고 나서 내가 바로 레몬쓰고 채팅방 열었어 얼마나 급했으면ㅋㅋ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채팅방 먼저 열어줘서 고마워요 -괜찮으시면 말 편하게 해두 돼요 오빠ㅎㅎ -아 그럴까?? 너도 편하게해! 나는 개인적으로 존댓말 쓰는거 불편하게 생각하거든 쨌든 이런 메세지들을 시작으로 몇 번 주고 받다가 바로 카톡아이디를 공유해서 옮겼어 왜냐하면 몇 시간 지나면 그 채팅방은 다시 닫히거든ㅠㅠ 근데 연락을 해보니까 오빠는 제법 어플을 사용한지 좀 되어보이더라고 먼가 연락하는게 굉장히 능숙했음 그래도 내가 연락할 때마다 거의 즉답해줘서 고마웠어 주로 '지금 머하냐', '나 밥 뭐 먹었다' 등등 그냥 일상적인 얘기들을 주고 받았어 나이나 키, 취미같은거는 거의 다 어플에 적혀있거든 근데 연락을 주고받은지 하루만에 나한테 보고싶다고 만나자는 거야 내 딴에서는 너무 빠른 것같지만 그냥 할 일도 없고 해서 알겠다고 했어

5시쯤에 역에서 만나서 영화보고 밥먹기로 했어 근데 처음 나가는거라 굉장히 겁났어 아마 다들 그럴꺼야 잘못하다가 나 장기팔리면 어떡하지 성폭행 당하면 어떡하지 등등 하지만 걱정보다 설렘이 더 컸다 나도 드디어 남자를 만나는 구나~~ㅠㅠㅠㅠ 진심 뻥안치고 이때 지하철 타고 가면서 머릿속에서 멜로망스 '선물'이 계속 반복재생됐음 내가 원래 서로 직접 만나기전까지는 폰번호를 교환안하거든 언제라도 내가 맘에 안들면 차단하기 쉽게 말이야 근데 만나기로 했던 역이 너무 크다보니 서로 찾기 힘들 것 같아서 번호 주고 받고 통화를 했어 와 씨 근데 목소리 ㄹㅇ 꿀떨어짐 그렇다고 중저음 목소리도 아닌데 그냥 좋았음 혹시 추억필터인가??? -레주야 어디야? 다 와가? -엇 오빻ㅎㅎㅋㅋㅋㅋ 나 이제 내릴려구 -어엉 천천히 와. 나 지금 ㅇㅇ앞이야 -엉 알겟엏ㅎㅎ 금방 가께! 나 그냥 실성한듯이 웃으면서 통화했어ㅋㅋㅋㅋ

스레주!!!그다음은 어떻게됫어!!!!

심장 엄청 빠운쓰 빠운쓰거리면서 교통카드를 딱 찍고 앞에 보는 순간 어떤 남자 사람과 뙇 눈이 마주쳤다. 대충 생각해보자면 흰색과 검정 가로무늬 스트라이프 5부 티셔츠와 검정 슬랙스를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에잇세컨즈 종이가방을 들고 있었어 나는 수줍게 오빠의 곁으로 갔지 내 키가 167인데 내가 살짝 올려다 볼 정도였으면 180초반으로 예상된다. 얼굴은 사진에서 봤던거랑 거의 똑같았어 그냥 완.벽.한.내.이.상.형

-어엇 오..오빠 안녕! ㅋㅋㅋ참고로 나는 언니밖에 없어서 '오빠'라는 단어가 굉장히 어색할 때였다. -엌ㅋ 안녕 그 오빠도 상당히 어색해 보였음 근데 역시는 역시나 내 얼굴을 빠안히 보더라고 나도 봤지만 아 잠시만, 그렇다고 내가 사진 뽀샵을 떡칠했다는거 아니다! 진짜 찔려서 말하는거 아니고 진짜야!! 그..그냥 턱만 살짝 깎았어!!!! 쨌든 오빠는 연락했을때보다 소심한게 엄청 느껴졌었다 근데 여기서 서로 어색해하면 그냥 끝날때까지 어색이기 때문에 -우리 영화 예매하려면 ㅇ층에 가야돼 얼렁 가장ㅎㅎ 난 최대한 안 어색한척 얘기했다 올라가는 엘베안에서 내가 물어봤어 -오빠 이거 어플로 몇 명 만나봤어?? -난 너가 처음인데?? -ㅋㅋㅋㅋㅋㅋ에이 뻥치지마 -진짜야ㅋㅋ 처음이 아니면 이렇게 어색하게 있을리가 없잖아ㅋㅋ 처음엔 구라같았지만 저 말을 듣고 나니 왠지 수긍하게 됐다

보고있어

영화는 원래 보기로 했던 '미이라'를 예매하려고 했어 오빠랑 나는 티켓부스 앞에 같이 섰고 오빠가 결제하려고 하길래 내가 막고 내 카드를 직원에게 건넸어 -헉 고마워.. -ㅎㅎ괜차나 대신에 오빠가 밥 사ㅎㅎ -ㅎㅋㅋ알겠어 알겠어 근데 오빠가 내가 계산한게 마음에 걸렸는지 먹을거 파는 곳에 날 데려가더니 자기가 마실거 사주겠다고 했어 하.. 진짜 마음도 착해 어쩜어쩜

오빠가 사준 자몽에이드 들고 미이라 상영관에가서 자리 잡고 앉았어 내가 후각이 좀 많이 예민하거든? 그래서 향수 진짜 좋아해서 수집하고, 엄마도 아셔서 빨래하실때 내가 좋아하는 다우니향만 사용하셔 사람한테 좋은 향기가 나면 호감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 보면 됨 근데 이 오빠한테서 엄청 엄청 좋은 향기가 나는거야 -오빠. 오빠한테 엄청 좋은 냄새나는데 무슨 향수 뿌렸어?? -응?? 나 일하다 와서 탈취제 뿌렸는데? 화이트 머스크향? -아..그래? 냄새 엄청 좋다.. 내가 얼마나 이 향을 잊지못하냐면 이 향 찾으려고 올리브영가서 탈취제랑 화이트머스크향 있는거 없는거 다 찾아보고 다님 로드샵 들어가면 무조건 바디미스트찾아서 냄새 맡으러다니고.. 근데 여전히 못 찾고 있으뮤ㅠㅠㅠㅠㅠ

예전에 어떤 오빠가 향수 뿌리고와서 내가 향기 좋다고 무슨 향수냐고 물어보니까 키엘 화이트머스크 향수라고 그랬어!

>>17 헉 진짜 진짜 고마워ㅠㅠㅠㅠㅠ 꼭 찾아볼게ㅠㅠㅠㅠㅠ 천사로구나!ㅠㅠㅠ

쨌든 영화가 시작하고 보는데 솔직히 관심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영화에 집중이 되겠냐고!! 그래서 일단 열심히 보는 척이라도 했어 근데 영화 거의 1/3정도 봤을 때 옆에서 오빠가 졸고 있는 거야 ㅅㅂ 고개가 슬슬 꺾이기 시작했어ㅋㅋㅋ 살짝 실망함. 나만 긴장하는 건가 싶어서.. 그래서 내가 오빠 팔을 잡고 흔들면서 깨웠지 -오빠! 졸면 어떡해ㅋㅋㅋ 일어나! -..아아 미안미안ㅠ 그러고나서 영화 끝날때까지 졸지 않고 다 보더라고 -레주야 영화 잘 봤어? -으응~ 잘 봤지ㅎㅎ 오빤 조느라 못봤지?^^ -앟ㅋㅋ 미안해 일때문에 피곤해서 졸았나봐ㅠ -아냐~ 괜차낳ㅎ 그럴수도 있지ㅎㅎ 배고프다 -배고파? 빨리 밥먹으러 가자ㅎ 나 살면서 이런 달다구리한 대화 처음해봤어 내 딴에선 엄청 달다구리하다고. 모든게 용서가 되고 오빠에 대한 호감이 더 쌓임

밥은 니뽕내뽕에서 먹었어 세트메뉴(얇은피자 한 판, 각자 뽕하나씩)로 시켰던거 같아 -오빠 나 형제 누구 있을 거 같아?? -음.. 남동생? -엥? 아닌데? -그럼 오빠..? -와 뭐야 왜 다 피해가ㅋㅋ -여동생?? -나 언니있어.. -아..미안 내가 막내지만 별로 애교 없고 살갑게 굴지 못한다는거 알지만.. 이건 너무 심했잖아! 나 혼자 자책함ㅠㅠ 그리고 대화 나누다가 왼쪽인가 오른쪽 팔 접히는 부분 아래에 고래?무늬 타투를 발견했어 아니 아기상어같이 귀여운 것들이 아니라ㅋㅋ 사실적이고 뭔가 레터링도 살짝 있었던거 같음 -엇 오빠 타투있네? -응 이건 아는 타투이스트가 해준거야. 난 나중에 타투이스트가 되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나중에 어디어디에 할건지 얘기해줬어 난 솔직히 내가 타투하는건 좀 그런데 남자가 타투있을때 막 용무늬나 호랭이무늬 처럼 너무 심하지 않은 경우 빼고는 굉장히 매력있게 보거든? 근데 오빠는 내가 생각한 타투 정도의 한계치를 넘으려고 하더라 여기서 살짝 호감이 떨어짐

그리고 오빠가 하는 일이 에잇세컨즈 직원인데 알바가 아닌 직원이라서 그런지 일주일에 6번 근무한다하더라 이건 뭐 만나자는거야 안만나자는 거야 근데 오빠가 '우리 다음에 또 언제 만날까?'하고 먼저 물어보는거야 존나 땡큐함 난 대학생이지만 알바를 하고 있어서 둘이 시간을 맞추야 되는 상황이였어 -나 근데 다음주에 예비군 훈련있어.. -아 진짜?ㅠㅠ 언제 만날 수 있는데?? 오빠는 직접 핸드폰으로 달력을 보여주면서 수요일날에 만나자고 했어 나는 기쁜 마음으로 알겠다고 했지ㅎㅎ 그러다가 게임얘기 나옴 -너 오버워치 해?? -응? 오버워치 전에 했었는데 내가 워낙 못해서 이제 거의 안해 -아 그래? 뭔가 아쉬워 하는 듯한 표정이였음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내 통금시간이 거의 다 돼가서 같이 지하철역으로 갔어 근데 서로 집 가는 방향은 정반대였다 오빠가 고맙게도 나 지하철 타는 문 앞까지 데려다주면서 같이 지하철도 기다려줬어 유리에 비친 오빠와 나의 모습이 그냥 너무 좋았음 몇 분 안지나서 지하철이 도착했고 내가 오빠한테 고맙다면서 지하철 안의 문 앞에 탔어 문 닫힐때 까지 우린 서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손흔들면서 인사했어 근데 지하철 타고 가는데 오빠한테 연락이 없는거야

'슈발 머지..? 원래 잘 가고 있냐는 둥 연락이 있어야 되는거 아냐?' '나 까인건가? 나 뭐 잘못한거 있나?' 내 마음과 머릿속은 혼돈의 카오스였음 그래서 집가면서 그냥 내가 먼저 연락했어; -오빠 바래다줘서 고마워ㅠㅠ -아냐 괜찮아ㅎ 집 잘 들어갔어? -웅웅 오빠두 집 잘 들어갔지?? -난 아직 지하철안이야ㅠ 근데 먼가 전보다 즉답이 아니였어 -오빠 담주에 예비군 훈련 어떡해ㅠ 힘들겠다 -괜찮아ㅎㅎ 우리 다음주에 어디갈래? -음.. 오빠 가고 싶은 데 있어?? -너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말해 나 남자랑 한강가보는거 꼭 하고싶었거든? -나 한강가보고 싶어! 이 이후로 오빠의 답은 없었어. ㅅㅂ

아 ㅁㅊ 그 마음 아주 잘 알아...

난 그렇게 어물쩡하게 까였다. 그리고나서 한 한달쯤? 후에 어플에서 우연히 이 사람을 발견했는데 닉넴만 바뀌고 첨부된 사진은 똑같았어 근데 '하고싶은 말' 칸에 '같이 오버워치 해요!'라고 적혀있었음 ㅅㅂ새키.. -'미이라'편 끝-

>>24 후우... 잘 되는가 싶더니... 같이 공감해줘서 고맙다....

세상..... 답장 안해줄거면 가고싶은 데는 왜 물어봤어 나쁜사람... 나쁜사람...

>>27 내 말이.. 내 톡 보지도 않더라 아마 그 전에 차단한거 같아ㅋㅋ 난 '너무 멀리 가자고 했나ㅠㅠ'이러고 자책했었음..

ㅋㅋㅋㅋㅋ머냐길개

>>25 이 무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저런게 다 있냐ㅋㅋㅋㅋㅋㅋㅋ

와 뭐야 이거 엄청 옛날 스레인뎅!!ㅋㅋㅋㅋㅋ

웃긴게 어플로 남친생겨서 잘 사귀는중

헐ㄹ헐 또 풀어 줄 수 있어?

>>32 헐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풀어 줘 풀어 줘

아고ㅋㅋㅋㅋ 호기롭게 13명 써놓고 한명 썰풀고 런친 나도 웃기다야

지금 남친 만난지는 이제 33일!ㅋㅋㅋㅋㅋㅋㅋ 응애 그전까지 어플을 하다말다 하긴했지만 거의 5~6년 했네 아무래도 어플이라 그런지 쓰레기같은 사람들도 진짜 많이 만나봤는데 어떤 쉑을 풀어야할까..--

한번 만나고 연락하다가 두번째 때 만나기로한 당일 잠수탄 쉑.. 손잡고, 빨대 공유하고, 5번째 만나는날 고백 궁극기 썼더니 갑자기 자기 편입한다고 무지개 반사한 쉑.. 처음 만난 날 나한테 첫눈에 반하셨는지 사귀지도 않는데 3번째 만남에 나보고 여름휴가 언제냐고 자기랑 같이 제주도 여행가자고 하더니 갑자기 자기 고향가야된다고 런치고 차단박은 쉑..

내 소개글에 가벼운 만남 싫다고 분명하게 썼는데 개무시하고 첫만남에 아닌척 하더니 술 들어가니까 어떻게 함 해볼라고 들이대던 쉑들..(이건 진짜 수두룩 빽빽)

앱 통해서 만날 때 쓰레기 같은 사람 진짜 많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