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2/14 13:58:55 ID : Le6lCo7zdUY 0
말그대로 이건 내가 3년 정도를 산 집에 대해서 적어볼 거야. 작은 사건사고가 몇 번 있었거든.
2 이름없음 2018/12/14 14:00:29 ID : Le6lCo7zdUY 0
일단 스레주는 전혀 귀신 못 봐. 영안이나 그런 거는 물론 없음! 그 비슷한 거나 기척도 못 봐. 본 적도 없고! 가위 눌린 적 한 번도 없고 악몽을 꿔도 살인범한테 쫓기거나 하지 귀신 악몽은 여간하면 안 꾼다! 오컬트나 민속신앙으로도 아는 거 없음! 그런 거 하거나 본다는 친구가 있던 적도 없음! 아는 지인 중에 무당도 없음! 나는 외동에 가족은 무교고 친하게 지내는 외할머니가 독실한 불교신자인데 가끔 사주만 보러다니시는 정도. 그런데 오컬트적으로 완벽히 연이 없는 나도 가끔 내가 살던 옛날 집을 떠올리면 조금 싸해져.
3 이름없음 2018/12/14 14:04:48 ID : Le6lCo7zdUY 0
근데 이렇게 미리 쓴 거 보면 알겠지만, 뭐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에 기승전결도 없어. 이런 일들이 있었다~ 정도고 이미 그 집에서 이사한지 5년이 넘어간다. 그래서 되게 별거 아닌 이야기일 거야. 근데 굳이 적어보는 이유는 다른 주택들에서도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건지 궁금해서야. 이 집 빼고 난 주택에서 산 적이 없었고 쭉 없거든. 혹시 이런 류로 잘 알거나 짐작가는 사람들은 괜찮으면 의견 알려주면 기뻐!
4 이름없음 2018/12/14 14:06:52 ID : Le6lCo7zdUY 0
일단 내가 여기 살았던 건 중학교 입학~고등학교 1학년 정도였을 거야. 나는 학교를 3시에 마치면 친구랑 잠시 집에 왔다가 밥만 먹고 학원에 가서 밤 10시에 오는 패턴이었기 때문에 집에 대한 기억도 거의 드문드문하게 밖에 없어. 정말 기억이 잘 안 나. 당장 거실에 냉장고가 있었는지 부엌에 있었는지도 몽롱하게 기억이 안 나. 몇 년은 산 집인데 그래도.
5 이름없음 2018/12/14 14:10:10 ID : Le6lCo7zdUY 0
우리집은 보통 있는 주택가 근처 상가거리, 시내로 나가는 입구쯤의 위치에. 상가 바로 뒤에 붙어있는 시장통 거리에, 가게 위에 붙어있는 2층집이었어. 1층은 가게였고, 그 가게는 우리 부모님이 아니라 이사와서 처음 본 아줌마 아저씨가 운영하는 방앗간이었다. 고추 빻아서 팔고 그러는 가게였어. 가게에 붙어서 대문이 있고 그 대문 열면 바로 계단이 나와서 올라오면 2층집이 우리집. 가게 아줌마 아저씨는 아마 그 1층에 살았던가 가게 안쪽에 있는 방이 있던가 그랬을 거야.
6 이름없음 2018/12/14 14:12:35 ID : Le6lCo7zdUY 0
나는 여기로 이사오기 전까진 아파트에 할머니랑 살았고, 가정 친척 문제로 급하게 이사를 오게 됐는데, 나는 어렸어서 이 집에는 이사를 오는 날 직전에 처음 본 거였었다. 부모님은 이삿짐 같은 걸 어떻게 둘지 고민하고 나는 혼자서 집을 둘러봤었어. 내가 아파트에 살다와서 그런가 뭔가 집이 처음부터 차갑더라.
7 이름없음 2018/12/14 14:17:10 ID : MlwsrupVdV8 0
집은 한옥 느낌으로 나무 같은 벽면이랑 천장이었고, 현관을 들어서면 좁은 거실, 현관이랑 마주보고 내 방, 현관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안방 위치였어. 한국 주택이 다 설계가 엉망이듯이 안방 모양은 안으로 갈수록 좀 좁아지는 느낌이었고(사각형 이름을 모르겠다) 현관이 있는 쪽 거실 벽면은 통유리, 안방의 현관이 있는 쪽 벽면은 그보다 좀 폭이 좁은 긴 직사각형 유리. 집 설계로 보면 [거 실 창 문 ] [현관] [안방창문] 이런 식으로 같은 라인에 주르륵 있었어. 그리고 바닥은 다 장판. 햇빛이 그렇게 안 드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싸늘한 집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8 이름없음 2018/12/14 14:25:39 ID : Le6lCo7zdUY 0
아 그리고 놀랄 정도로 추웠었어.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 비교도 안되게 추웠었어. 단열 시트를 창문마다 다 붙였는데도 너무 추웠다. 한기라는 게 이런 거겠다 싶더라. 여름에도 항상 집이 서늘했어. 에어컨이 집에 있는데도 틀어본 적이 없을 정도. 영의 ㅇ도 모르는 나도 집의 인상이 처음부터 좋지 않았었다. 감이 안 좋았어. 뭔가 그냥 무작정 싫었어. 무섭고. 그냥 그땐 처음 보는 주택이라 그렇겠거니 했었지만. 말하다보니 다시 떠올라서 우리집이라 하기 그렇네. 이 집이라고 할게. 이 집에는 그리고 2층 내부에서 3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거의 그냥 다락방 수준이라 2.5 층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 나는 거길 꽤 무서워하고 꺼림칙해해서 살면서 올라간 게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라 잘 기억이 안 나. 올라가도 공간은 꽤 좁았고, 방의 천장은 성인 머리가 닿을 것 같이 낮았고 창문은... 창문은 아마 있었던 것 같아. 작게. 방으로 가거나 옥상으로 갈 수 있었고. 옥상문은 굉장히 작았다. 어린 나한테도 작다 싶을 정도로. 옥상은 그냥 평범했어. 다락방은 우리 식구가 3명이라 사람은 쓰지 않고 그냥 옷방으로만 뒀다. 한쪽에 옷을 거는 행거를 두고 빈 방.
9 이름없음 2018/12/14 14:30:43 ID : Le6lCo7zdUY 0
아, 그리고 그 2.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왜 있는 건진 모르겠는데 닫았다 열었다 하는... 그 카우보이 영화에 나오는 술집 입구에 있는 그 출입막 비슷한 나무 판자? 같은 그게 있었다. 양방향이 아니라 일반 문처럼 그냥 닫았다 열었다 할 수 있었는데 잠금쇠 같은 건 안 달려있었어. 그래서 더 이게 왜 있는 건지가 이상했지; 내가 이 집을 본격적으로 무서워하기 시작한 건 소리 때문이었어. 나는 귀신도 안 믿고 영적 능력도 전ㄴㄴㄴㄴㄴ혀 없는 애였지만 소리에는 굉장히 민감한 애였거든. 거실에 있는데도 밖 베란다의 바선생님 발걸음 소리나 기척을 느낄 정도야. 집 구조상 부엌 바로 위가 그 다락방이었어. 부모님은 항상 저녁 10시 귀가시거나 그랬고. 나는 보통 학교를 다녀와서 부엌에서 혼자 밥을 차려 먹었다. 심심해서 친구랑 전화, 카톡을 하면서 준비하고 먹는 게 기본이었어.
10 이름없음 2018/12/14 14:32:32 ID : Le6lCo7zdUY 0
그런데 어느날부터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는 거야. 말했듯이 그 집은 시장가에다가 아랫층이 방앗간이라서 매일 뭐 빻는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사람들 말하고 지나다니는 소리 등등등으로 시끄러웠거든. 그래서 엄마아빠도 굳이 그 집을 골랐던 것 같고. 무슨 일 생기면 도움 받기 편하니까. 그런데 기본적으로 우리집에서 나는 소리랑 밖에서 나는 소리는 구분이 되는 법이잖아... 근데 나더라고. 머리 위에서 뭔가 질질 끄는 소리가.
11 이름없음 2018/12/14 14:35:54 ID : Le6lCo7zdUY 0
발 같은 걸 질질 끄는 게 아니라 둔탁한 포대기 같은 걸 질질 끄는 소리였어. 질질질질... 스스스스... 그 바닥에 쓸리는 소리랑 더불어서 기척 같은 거 있잖아. 이건 뭘 끄는 기척이라는 게 확실히 느껴질 정도로 둔탁한... 나는 정말 겁이 많은데 그 소리가 잊을만하면 들리더라고. 처음에는 고양이나 쥐나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 어떤 고양이나 쥐가 그렇게 둔탁하고 몸을 끌고다니지 싶어서. 하루는 너무 무서워서 맨날 이런 소리 하면 엄마나 친구들은 예민하다 하니까, 농담식으로 아 집에서 끄는 소리 들려ㅋㅋ 진짜 귀신인가 하고 친구랑 카톡하고 있었어. 그랬더니 친구가 야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 사실은 사람이 있어봐 그게 더 무섭지 이러는 대화를 몇 번 했었어.
12 이름없음 2018/12/14 14:41:29 ID : Le6lCo7zdUY 0
엄마는 그냥 쥐가 돌아다니겠지, 아니면 원래 예민하고 겁 엄청 많은 내가 오버하는 거다라는 말로 무시했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딱 하필 천장이었던 게 설마 싶어. 나무 천장에 벽이랬잖아. 이 집이. 그런데 내 방이랑 안방은 평범한 벽지 바른 벽에 천장이었어. 그래서 처음엔 거실이나 부엌이랑 똑같은 나무에다가 벽지를 바른건가보다 했는데 아니었어. 그 두 방만 따로 만들어진 건지 뭔지 정말. 그 둘만 일반적인 건물에서 짓는 방이랑 똑같은 구조더라. 왜냐면 벽지로 덮은 나무가 아니라고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되는 일이 생기거든...
13 이름없음 2018/12/14 14:44:24 ID : Le6lCo7zdUY 0
엄청 더운 여름이었어. 그런데 이 집은 아까도 말했지만 여름에도 여름치고는 서늘한 편이었어. 다시 말하지만 햇빛이 안 드는 편도 아니었는데 말야. 특히 내 방에도 통유리는 아니지만 창문이 있었고 아침이면 엄청 햇살이 쏟아져들어왔었어. 내 방의 구조는 창문 침 책상 책 대 장 문 책장 옷장 구조였어.
14 이름없음 2018/12/14 14:47:00 ID : Le6lCo7zdUY 0
침대랑 책장은 내가 서서 들어가면 딱 채워질 정도의 사이만 남겨두고 거의 침대 머리맡이랑 책상이 붙어있는 수준이었고... 내 방 벽지는 하얀색이었어. 그런데 어느날부터 뭔가 천장에 얼룩이 생기는 거야. 내가 잘못보는 게 아니라면 옅은 흙색깔 얼룩이. 점점 옅은 색에서 설설 퍼져가면서 얼룩이 생겼었어. 나는 그냥 그땐 떼가 타는 건가보다 했었지. 얼룩이라고 할 정도로 그렇게 진하진 않았거든. 방에서 누워서 올려다보면 딱 내 머리맡 쯤이 점점 뭔가 흙색깔로 변해갔었어.
15 이름없음 2018/12/14 14:52:39 ID : Le6lCo7zdUY 0
내가 잘못보는 게 아니라 진짜 물리적으로 변해갔었다. 엄마한테도 몇 번 말했는데 곰팡이겠지 같은 말을 하면서 그냥 뒀었어. 이 집에 이사오면서 도배를 새로한 것도 아닌데 왜 대체 갑자기 없던 곰팡이가 새로 생기느냔 말이야 지은지 최소 10년은 됐을 주택인데;;;; 근데 뭐 엄마가 그렇다는데 애가 뭐라고 그래... 그렇구나... 하고 넘기는 거지... 습기 많아서 피는 곰팡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다지 무섭지도 않아졌고.
16 이름없음 2018/12/14 14:52:43 ID : Vgkq6oZck5U 0
보고있어!!
17 이름없음 2018/12/14 14:54:18 ID : r81jy0raoFd 0
보고있어
18 이름없음 2018/12/14 14:56:50 ID : Le6lCo7zdUY 0
여름방학 밤이었을 거야. 아마. 아니면 주말 밤이던가. 나는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부모님은 장을 보러 나갔다 오겠다고 하고 외출하셨었다. 아마도 저녁 7~8시 이상의 밤에 가까웠을 거야. 혼자서 집에 남아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보통은 핸드폰하고 노는데 누웠으면 누웠지 굳이 책상에 앉을 이유가 없잖아? 나도 무조건 누워서 핸드폰 했었고. 그런데 뭔가 앉고 싶은 거야. 허리가 아픈 것도 아니고 배기는 것도 아닌데 뭔가 앉고 싶었어. 그렇게 나는 뭐 이유도 필요없이,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누워있다 갑자기 일어나서 책상 앞 의자에 앉았다. 근데 내가 의자에 앉고 한 몇 분 게임하고 있으니까 쩌적 쩌적 소리가 들리는 거야. 천장에서.
19 이름없음 2018/12/14 15:03:31 ID : Le6lCo7zdUY 0
처음엔 내가 이어폰을 끼고 있기도 했고 내가 하도 이 집에 와서 이상한 소리를 많이 들어서 또 그냥 나는 거겠지~ 하고 무시를 했다? 그런데 무시를 하자 라고 생각하면서 신경을 끈지 10초 뒤에 천장이 무너져내렸어.
20 이름없음 2018/12/14 15:05:40 ID : Le6lCo7zdUY 0
쩌적 쩌적 그 뭐라고 해야할까 금가는 소리? 버티던 무언가가 못 버텨서 뚜둑뚜둑 하는 소리? 그런 소리가 한 10초간 들리다가 무너진거야. 천장이 무너졌대도 천장 전체가 무너진 건 아니고, 책상이랑 침대 사이에 나 하나 들어갈 만큼 공간 있댔지. 거기랑 책상 끝이랑 아슬하게 걸쳐질 정도의 크기로 천장이 무너지면서 그 공간에서 구정물이 촤아아악 쏟아져내렸다.
21 이름없음 2018/12/14 15:10:50 ID : Le6lCo7zdUY 0
그 왜 장마 엄청 오는 날에 지붕이나 처마 끝에서 촤아아악 쏟아지는 물줄기 있잖아. 그거 생각하면 돼. 촤아아악 한번 쏟아지고 끝이 아니라, 구정물은 천장 위에 많이 쌓여있었던 건지 후두두둑 떨어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촤아악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당황했어. 하필 책상이 하얀색인데 거기에 새까만 흙색의 구정물이 쏟아지는 거야. 바닥에도 금방 넘쳐서 흘러내리고 천장에서 쏟아지는 거니까 마구 튀겨서 침대에도 엄청 튀기고 묻고. 내가 아까까지 누워있던 머리맡 위치에 정확하게.
22 이름없음 2018/12/14 19:31:13 ID : bii7hs5U589 0
몰입도 최고야! 위험을 느끼고 의자에 앉은걸까? 신기하네.
23 이름없음 2018/12/15 10:17:52 ID : 07e7z83yNy7 0
헐ㄹ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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