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2/09 13:50:01 ID : 40leE7e1wpV 0
이제 고3 올라가는 여고생이야.. 작년, 그러니까 18년도 중후반쯤부터 인사하고 지내기 시작한 애가 있어. 사실 같은 초등학교 나왔었는데 서로 이름이랑 얼굴만 알고 친하진 않았었거든.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게 됐다는 것도 입학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는 척 한 번 해본 적도 없었어. 그렇게 서로 존재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걔한테 눈길이 가더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먼저 다가갔어. 그래서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가 됐고. 더 나아가서 같이 자는 사이도 됐어. 아, 우리 학교가 기숙사 있는 데거든. 방이탈 하면 벌점 받긴 하지만,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보려고 걔네 방으로 방이탈 했었어. 늘 피곤하다고 그냥 자버려서 아직 영화는 안 봤지만ㅋㅋㅋ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 우리 학교에 심야자습이라는 게 있는데(시험 기간에 새벽 두 시까지 자습하는 거야 물론 두 시까지 하는 건 선택이야), 심야자습 끝나고 방으로 올라갈 때 마주치면 같이 방까지 가기도 했고(적고 보니 별거 아닌 것 같네ㅋㅋㅋ) 걔가 시험 끝나면 자기 방으로 자러 오라고도 했었어. 나는 걔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같이 잘 때 느껴지는 특유의 향도, 장난 치면 짓는 삐진 표정도,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며 밝게 웃는 모습도, 다 좋고 귀엽게 보였어.
2 이름없음 2019/02/09 13:50:51 ID : 40leE7e1wpV 0
문제는 지금부터야. 어느 순간부터 얘가 인사를 안 하더라고. 마주치면 꼭 인사는 하고 지나갔는데, 나를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거야. 당황하긴 했는데, 못 봤나 싶어서 그냥 넘어갔어. 근데 그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 딱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겨우 인사하는 정도가 된 거야. 얘가 왜 이러나 싶어서 그냥 지나치려 해도 내가 인사를 굳이 하기도 했어. 그런데 반응이 영 시원찮더라. 내가 계속 아는 체하고 먼저 인사를 해도 반갑게 맞아주질 않으니 나도 할 마음이 사라졌었어. 기분이 팍 상하더라고. 그렇게 왠지 모르게 데면데면한 사이가 돼버렸어. 영화 보러 가겠다는 내 쪽지에는 내가 요즘 밤마다 피곤해서 안 되겠다, 룸메이트가 방이탈 불편해한다, 미안하다, 이렇게 답장을 보내왔어. 어쩔 수 없는 이유인데도 기분이 묘하게 안 좋더라. 내가 부담스러운가 싶기도 하고, 혹시나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차린 건 아닌가 걱정도 된다. 이런 쪽에 선입견은 없는 것 같아. 걔가 퀴어 영화도 많이 봤거든. 같이 보기로 한 영화도 퀴어 영화였어.
3 이름없음 2019/02/09 13:55:19 ID : 40leE7e1wpV 0
내가 잘못한 게 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어.. 걔랑 친한 친구한테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는데(내가 이쪽인 거 아는 아는 친구야), 그 친구가 애한테 물어보니까 내가 너무 잘해주는데, 내가 잘해주는 만큼 자기가 나한테 잘해줄 자신이 없어서 미안해서 그렇다고 했대.
4 이름없음 2019/02/09 13:57:59 ID : 40leE7e1wpV 0
미치겠어 진짜.. 걔가 바운더리가 좀 있긴 한데 그래도 나는 좀 편해졌다고 생각했거든? 그게 내 착각이었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어 진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들은 나보고 걔한테 좀 그만 잘해주라는데, 난 뭘 잘해준 기억도 없어ㅋㅋㅋ 그냥 좀 더 관심을 가진 것뿐인데..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려줘 ㅠㅠ
5 이름없음 2019/02/09 14:09:17 ID : 61yFjzgqja2 0
스레주가 엄청 좋아했나봐! 근데 내 생각이지만 스레주 짝녀가 좀 미안하다기보단 부담스러운 것 같아 보통 짝녀 말이 정말 진심이고 미안하면 스레주한테 내가 이러이러한 건 못해주서 미안하다 그래도~ 이런식인데 인사도 안하고 널 무시했바는건 스레주를 위한다기는 보다는 피하는거고 친구한테는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아니면 스레주가 짝녀글 좋아하는걸 짝녀가 아는데 그걸 친구한테 말아기 곤란해서? 이정도아닐까? 근데 정말 스레주가 티낸건 아니지? 뭔가 찝찝해,, 짝녀가 스레주가 짝사랑하는거 아는거아닐까..?
6 이름없음 2019/02/09 14:26:54 ID : 40leE7e1wpV 0
나도 그 생각 많이 했어.. 혹시나 눈치 챈 건 아닐까 하고.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티가 좀 나거든ㅠㅠㅠ 걔를 대하는 태도나 눈빛부터가 달라져서 그래.. 내 친구는 눈치 챈 건 아닌 것 같다는데, 역시 걔가 아니고선 걔 마음을 절대 모를 것 같아.
7 이름없음 2019/02/09 14:29:16 ID : dO1dA1woK40 0
음 내 생각엔... 스레주 짝녀가 스레주의 사랑을 과분하다 혹은 부담스럽다 하고 생각하고있는것같아 근데 내 경험상 한번 이렇게 느끼기 시작하면 정말 끝이 없거든...? 이 상황에선 스레주가 다가가려고 하면 할수록 짝녀가 밀어낼것같아 그리고 퀴어영화 보자고 했던거 보면 이쪽인거 짝녀한테 티가 났을 것 같은데 눈치챘을것같아 차마 포기하라는 말은 못하겠는데 이 이상 했다간 스레주도 짝녀도 상처만 받을것같아
8 이름없음 2019/02/09 14:36:49 ID : 40leE7e1wpV 0
그런 걸까.. 안 그래도 요즘은 나도 그냥 거리를 두고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건 맞는 것 같아서 최대한 아무것도 안 하려고 노력 중이야. 이쪽인 거 티낸 적은 없었어. 그 퀴어영화도 걔가 보고 싶다고 했던 거였거든. 아예 동성애 얘기는 한 번도 안 해본 것 같아. 영화 얘기하다가 캐롤 얘기를 한 적이 있긴 한데.. 티가 났으려나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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