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그 친구랑 처음 알게된곤 고3때였어. 입시준비하는데 너무 힘들고 말할데가 없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돌아다니면서 1:1로 채팅을 하는데에 재미를 붙인 시기였지.

보통은 하루이틀 카톡하다가 할말이 없어지곤 했는데 유독 한 친구랑은 말도 잘 통하고 대화가 끊기지 않아서 신기했어. 그렇게 카톡한지 3주쯤 됐을 때, 문득 궁금해서 어디사는지 물어봤지.

3주동안은 서로 어디사는지 안물어봤었거든. 그냥 지금 뭐하는지, 밥은 먹었는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들어주거나, 고민거리 있으면 같이 고민도 해줬었어.

근데 신기하게도 같은 지역에 살고 있더라고. 진짜 신기했어. 내가 학교를 멀리 다녔는데, 학교가는 버스를 타면 지나가는 동네 중에 그 친구가 살고있었어.

괜히 돌아다니다 마주칠까 싶어서 때때로 지금 어디있는지 물어보는게 일상적이었어 ㅋㅋㅋㅋ 그런 일은 없었지만!

연락한지 한달 반쯤 됐었을 때, 만나자는 얘기가 나왔어. 물론 내가 먼저 만나자고 했어!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데 만나면 어떨지 너무너무 궁금했거든.

10월 초에 처음 만나서 놀았는데, 고3 스트레스를 그 친구 덕에 풀었다 싶을 정도로 즐겁게 놀았었어.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얠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ㅋㅋㅋㅋㅋ

처음만난 이후로 일주일에 2~3번씩 만났고, 급속도로 친해졌어. 그동안 연락해왔던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나서 노니까 더 친해지기 쉽더라고

너무 자주 만나기도 했고, 내 얘기를 들은 주변 친구들이 곧 사귀는 거 아니냐는 듯 바람을 넣어서 모솔인 내 귀가 팔랑팔랑 거렸어. 그래서 그 친구에게 우린 계속 친구만 하냐는 말을 해버렸지.

지금 생각하면 내가 진짜 성급했던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깊이 아는 것도 아닌데 당돌하게 우린 친구만 하냐니.. 한 눈에 보기에도 당황스러워하는 그 친구의 카톡을 보고나서 한동안 우울했던것같아.

엎친데 덮친 격으로 11월이 되면서, 수능이 다가오니까 수능을 열심히 준비하던 그 친구는 나를 멀리할수밖에 없었겠지!

그렇게 그 친구랑 거리가 조금 생겼을 때쯤, 학교친구를 통해 알게된 다른 친구가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고, 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고백을 받아버렸어

그렇게 남자친구가 생겼고 그 친구랑은 더이상 만날 수 없게 됐어

내가 남자친구를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당연히 오래 사귈 수 없었고 3주만에 헤어졌어. 나는 이때도 그 친구를 더 좋아했었나봐. 진짜 나쁜짓이지..

그 친구는 나한테 남자친구가 생겼던 사실을 알고서 내가 더이상 본인을 좋아하지않는다고 생각했었대. 당연히 !

그 친구는 사실 본인도 날 좋아했었는데 입시때문에 너무 바빠서 미뤄왔고, 그 사이에 나한테 남자친구가 생길 줄 몰랐대. 난 날 아예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고.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늘 그러던데 이런 상황에 쓰는 말인가봐

난 그친구한테 너무 미안했지만 이젠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어.. 다른 지역으로 대학갈 친구에게 내 존재가 짐인것같아서 사귀기부담스럽더라고ㅠㅠ

사실 난 아직 좋아하거든 ㅋㅋㅋㅋ,,, 너무 찌질하고 바보같지만 ! 아직 좋아해!!

대학 가서 즐겁게 학교생활 하길 바랄게! 진짜로! 앞으로는 만날일이 거의 없겠지만 학창시절에 짝사랑 한번쯤 한다던데 나한텐 그게 너라서 너무 다행이야.

아직은 연락하는 사이야. 근데 곧 끊기지 않을까 싶다 . . 카톡으로는 자기야 라고 부르거나 하트도 붙이긴 하지만 그냥 진심없는 장난일 뿐이니까. ㅜㅜ 7개월동안 너무 고마웠어

헉 뭔가 애잔해,.. 둘다 좋은 인연 만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