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5/17 17:43:47 ID : Cpff9du1bjz 5
내가 들은 이야기 중에서 가장 슬펐던 사랑 이야기. 또 그만큼 섬찟한 이야기. 미친년과 신통한 년 사이에서 울고 웃었던 우리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 이야기를 한 번 써볼까 해.
2 이름없음 2019/05/17 17:47:37 ID : Cpff9du1bjz 0
외할머니가 어렸을 때 있었던 마을은 시골 깡촌이었어. 마을사람들끼리 모두 알음알음 지내고 아이들끼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지내는 그런 작고 단란한 마을. 그런 마을에서 꼭 하나씩 껴있는 종류가 있지. 미친 사람들. 외할머니 마을에 있는 어떤 미친년 덕분에 마을은 심심할 구석이 없었지.
3 이름없음 2019/05/17 17:50:06 ID : 3Xuso7wNAoZ 0
ㅂㄱㅇㅇ!
4 이름없음 2019/05/17 17:53:46 ID : 3RBdXBta4JS 0
ㅂㄱㅇㅇ
5 ◆Bvu3viqpf88 2019/05/17 17:56:08 ID : Cpff9du1bjz 0
그 미친년은 마을 무당할머니가 데리고 있던 아이였는데 친손녀인지 모르는 애 데려온건지는 모른대. 그냥 그 아이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어. 무당할머니는 이 아이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키웠다고 해. 숙식만 제공해주고 아침에는 어딜가서 뭘 하든 거의 신경을 안썼대.. 가끔 너무 말썽피울 때만 좀 제제하는정도? 그러다보니 마을에서 이 아이에 대한 여론이 좋을 순 없었어. 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무시하거나 욕하진 못했는데, 가끔 이 아이에게 신통한 구석이 보였기 때문이야.
6 이름없음 2019/05/17 17:59:41 ID : WlA5e2LdQnD 0
ㅂㄱㅇㅇ
7 ◆Bvu3viqpf88 2019/05/17 18:01:38 ID : Cpff9du1bjz 0
더러는 할머니 친손녀인데 신내림을 받다가 미쳤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더러는 귀신들린 애를 할머니가 거워서 보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 어쨌튼 확실한건 이 아이가 가끔 무당처럼 행세를 한다는 거였어. 길가던 사람 잡아다가 대뜸 점을 쳐주질 않나, 갑자기 마을의 변고를 예언하지 않나. 그리고 그것들은 전부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지. 마을 사람들을 적어도 이 아이에게 무언가 범상치 않은게 있었다는걸 인정해야 했어. 무당할머니는 젊을적엔 무당이었지만 나이를 먹으며 신끼가 다소 사라진 것 같았고 지금은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낼려고 요양차 이마을로 온 거여서 딱히 제대로 된 무당 활동을 하는 분은 아니셨어. 그러다보니 마을사람들 사이에선 차츰 이 미친년이 짝퉁 마을 무당처럼 받아들여진 것 같아.
8 이름없음 2019/05/17 18:03:26 ID : eNvA7umsnXB 0
ㅂㄱㅇㅇ
9 ◆Bvu3viqpf88 2019/05/17 18:04:39 ID : Cpff9du1bjz 0
나잇대는 할머니랑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보였대. 여튼, 그렇게 할머니의 마을은 잘 돌아가고 있었어.
10 ◆Bvu3viqpf88 2019/05/17 18:10:13 ID : Cpff9du1bjz 0
외할머니의 중학교 시절이랬으니까 한 15 16살쯤 됐을려나? 그 때 할머니 인생에서, 또 마을에서 큰 사건이 하나 생겨나. 바로 지금의 외할아버지가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오신거야. 가족 중 어머니가 몸이 허약해서 시골로 내려왔었다나 봐. 외지인이 다소 폐쇄적일 수 있는 마을에 내려오자 마을은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대. 다른 지역도 아닌 서울이잖아? 더군다나 그 때는 전쟁이 끝난지도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 외부인에 대한 경계가 매우 심하던 시절이었어. 자칫하면 마을에서 배척당할 수도 있고 죽을 수 도 있는 상황이었지. 하지만, 외할아버지를 본 미친년은 눈을 빛냈어,
11 ◆Bvu3viqpf88 2019/05/17 18:14:20 ID : Cpff9du1bjz 0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짐 풀고 있는 외할아버지댁을 주시할 때, 미친년은 와다다다 마을을 달리면서 이렇게 소리쳤대 "왔다, 왔어! 짝이 왔어! 다들 반갑게 맞이 하구라, 다들 반갑게 굴어! 이제야 자리찾아 온거니께!" 솔직히 내가 사투리를 잘 쓰는건진 모르겠지만ㅋㅋㅋ 여튼 이 가족을 환영하는 내용이란건 확실해. 미친년이지만 신통한 미친년인지라 사람들은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이 외할아버지네에 대한 경계를 풀 수 있었다고 해.
12 ◆Bvu3viqpf88 2019/05/17 18:17:30 ID : Cpff9du1bjz 0
미친년은 외할아버지를 대놓고 좋아하는 티를 냈어. 동네 미친년이었지만 자신네 집을 정착하는데 도움을 준 사람이었기에 외할아버지도 아주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아. 외할머니는 서울아라 그런지 훤칠하네, 이정도로만 생각하고 큰 의의를 두진 않으셨다나 봐. 여튼 그렇게 외할아버지네는 마을에 정착하게 됐고 외할아버지는 그 마을 아이들과 함께 약 1시간 정도를 걸으면 도착하는 학교에 다니게 됐지. 외할머니와 같은 학교이기도 했고 말이야.
13 이름없음 2019/05/17 18:21:17 ID : Y4IKY4NwK2L 0
ㅂㄱㅇㅇ
14 이름없음 2019/05/17 18:21:44 ID : mk3zRyIE9zg 0
신기해
15 ◆Bvu3viqpf88 2019/05/17 18:23:57 ID : Cpff9du1bjz 0
다행인지 외할머니네는 그 시대에 다소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가족이어서 두 딸 한 아들을 다 학교에 보내셨다나봐. 그 중, 아들 하나가 외할아버지랑 친해지면서 오가며 자주 마주치기도 했지. 외할아버지랑은 말도 자주 섞으면서 나쁘지 않은 친구관계를 유지했던 것 같아. 그런데 미친년은 그게 아니꼬왔던 모양이야. 미친년은 학교에 다니진 않았지만 매번 학교에 다녀오는 외할아버지를 반기는 둥 대놓고 자신이 호감 있다는걸 어필하고 다녔는데 어느날 부턴가 그 외할아버지 옆에 외할머니가 근근히 보였단 말이지? 미친년에게는 외할머니가 눈엣가시처럼 다가왔나봐. 어느날 부터 자기랑 외할아버지가 붙어있으면 흘기면서 둘 사이를 끊어놓으려고 안달이더래.
16 이름없음 2019/05/17 18:28:07 ID : mk3zRyIE9zg 0
서로 운명이라는 게 보였나 보네
17 이름없음 2019/05/17 18:44:43 ID : mk3zRyIE9zg 0
혹시 내가 리액션을 너무 많이 했니? 그렇다면 조용히 있을께 ㅜㅜ 방해될 줄 몰랐어ㅜㅜ
18 ◆Bvu3viqpf88 2019/05/17 19:18:45 ID : Cpff9du1bjz 0
아니야! 각자 스타일대로 편하게 봐주면 돼 저녁쯤에 다시 올게!
19 이름없음 2019/05/17 20:04:11 ID : mk3zRyIE9zg 0
다행이다 ㅜㅜ
20 이름없음 2019/05/18 16:41:37 ID : 2L85QlhdWi2 0
재밌어
21 이름없음 2019/05/18 16:45:02 ID : FfXwK3SFjvx 0
오 옛날 얘기 듣는 것 같아 재밌오!
22 이름없음 2019/05/19 19:35:26 ID : Mry6pcFcnBe 0
아 언제와 벌써 재밌고 슬퍼 ㅜㅜㅜㅜㅜ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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