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7/09 21:38:27 ID : jyZirurdPg4 0
이게 벌써 8년 전이라 가물가물한데 이사 가기 전까지 어린 시절은 보낸 그 집에서 유독 이상한 꿈 꾸고 그랬다. 이사간 날 첫날 낮잠 빼고는 그런 적 없는데 암튼 일기에 적을까하다 꿈 내용이 주라서 여기다 주절주절 기억나는대로 적어 본다.
2 이름없음 2019/07/09 21:40:07 ID : jyZirurdPg4 0
일단 집 구조가 나름 특이한 편이였다. 집 3채가 마을에서 동 떨어져서 마당 공유하는 집이었는데 내가 살 때는 그 중 가장 큰 우리 집에만 사람이 살고 나머지 2채는 가족 창고로 쓰고 있었다.
3 이름없음 2019/07/09 21:43:00 ID : jyZirurdPg4 0
집으로 가는 비포장 도로로 들어오면 가장 처음 마주하게 되는 집은 새하얀 합판이라고 해야하나 컨테이너 비슷한 느낌의 벽으로 만들어진 집이었고 3채 중 가장 사람이 살지 않은 기간이 길었기 때문인지 정면에 나있는 2개의 문 중 하나를 열고 들어가면 항상 관리가 덜 되어있고 습한 공기, 녹색, 검은색 곰팡이? 이끼 같은 게 슬금슬금 구석에 자리잡아있는 그런 집이었다.
4 이름없음 2019/07/09 21:46:41 ID : jyZirurdPg4 0
나머지 2개의 집은 한쪽 벽에 약간의 틈을 두고 마주한 형태였는데 이 틈에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가장 큰 벽돌집은 우리집이고 그 건너집은 평범한 벽에 평범하게 생긴 그런 집이었다. 가끔 다른 가족이나 지나가는 양봉업자에게 빌려주기도 했는데 창고로 쓰기는 다른 집과 마찬가지라 쌓아놓은 쌀포대를 갉아먹으려는 쥐 출몰이 잦아서 항상 공기 중에 비에 젖은 듯한? 쥐 냄새가 났다.
5 이름없음 2019/07/09 21:48:37 ID : jyZirurdPg4 0
그 외에 돌담 타고 내려가면 넓은 공터있고 집 뒤쪽으로 빠지면 산으로 이어지는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강아지들과 자주 놀곤 했다. 뱀 나온다는 말에 겁 먹기도 했지만 개와 다니는 시골 아이는 은근 무서운 게 없다.
6 이름없음 2019/07/09 21:50:13 ID : jyZirurdPg4 0
ㄱ자로 모인 집의 안쪽 마당에는 커다란 나무와 평상 하나 놓여있고 넓고 식물 많고 달릴 공간도 많고 잔디밭에서 뒹굴 수도 있는 좋은 집이었다. 집 구조는 이 정도면 됐고 꿈 이야기로 넘어가야겠다.
7 이름없음 2019/07/09 21:52:24 ID : jyZirurdPg4 0
지금 기억나는 건 우물 꿈인데 위의 설명에선 일부러 빼먹었지만 평상 근처에 낮은 우물? 같은 것이 있었다. 말이 우물이지 자갈들로 얕게 포장된 곳에 항상 물이 고여있는 그런 작은 구덩이 같은 곳인데 살면서 아빠가 묻어버렸다.
8 이름없음 2019/07/09 21:53:50 ID : jyZirurdPg4 0
보기는 싫지만 무당 개구리나 가끔은 청개구리가 알을 낳고 올챙이가 태어날 때가 있어서 찾아가는 것 빼고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우물의 존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은 분명 이 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9 이름없음 2019/07/09 21:56:33 ID : jyZirurdPg4 0
가까운 집 친구랑 놀기라도 했을까? 어렸을 때니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와 나는 잠을 청했을 것이다. 그 때는 세발 자전거를 타고 뽈뽈 거리던 꼬맹이던 나는 아직 부모님 품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예전부터 잠에 들기가 어려웠지 잠에서 잘 깨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유난히 시끄러운 티비 잡음 소리에 깼다. 물론 꿈 속이겠지만
10 이름없음 2019/07/09 22:00:05 ID : jyZirurdPg4 0
거실에서 들려오는 티비 소리에 나는 리모컨을 찾아 티비를 끄려는 생각으로 살금 거실로 빠져나왔다. 어둡지만 익숙하고도 짧은 길이었으니 별다른 어려움 없이 티비로 다가갔지만 티비 화면보다 더 특이한 것에 눈이 갔다. 티비 뒷쪽에 놓인 커다란 창문 너머로 웬 그림자가 왔다갔다하는 게 보인 것이다.
11 이름없음 2019/07/09 22:04:46 ID : jyZirurdPg4 0
당시 나는 꼬맹이고 꿈 속에서도 그건 변하지 않으니까 티비가 놓인 테이블 위로 두 발을 올려 살며시 창문 고리를 풀었다. 손톱까지 동원해서 옅은 틈을 밀어서 2중 창문을 열었을 때, 마당에 자라난 토끼풀 사이로 문제의 우물이 보였다. 그림자를 본 게 무색하게도 주변에 어떤 사람도 없었지만 우물 안에 고인 작은 웅덩이 사이로 돌맹이를 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12 이름없음 2019/07/09 22:07:34 ID : jyZirurdPg4 0
몇 뼘만한 물이 촐랑이는 소리랑 작게 웅얼거리는 말소리도 들렸는데 꿈 속의 나는 어찌나 용감한지 왁 소리를 질렀다. "그냥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한창 속담 배우던 때였다...
13 이름없음 2019/07/09 22:16:22 ID : jyZirurdPg4 0
내가 소리 지른 것과 동시에 돌을 던지는 소리는 멎었지만 작게 속삭이던 말소리는 작게 한숨을 쉬는 듯하더니 "여기 살던 개구리는 뭘해도 죽지 않는다"인가 그런 투로 몇번 나에게 불만을 토로했던 것 같다. 솔직히 이 부분은 기억이 조금... 언제 깼는지도 모르겠고...? 이 꿈을 꾸고 난 후에는 우물 근처에서 기웃거리거나 돌 대신 꽃송이 던지면서 놀았지만 비슷한 꿈은 다시 꾼 적 없는 것 같다. 다시 꾸기도 전에 마당에서 사라졌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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