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슴지방이식 해본사람잇어? 제발알려줘러어엉 (1)
2.고민 들어주는 스레! (1)
3.딸꾹질 그만 딸국ㄷ딸꾹딸꾹딸꾹ㄷ럳깓ㄱㄷㄹ닥다ㅣㄹㄷ나ㅣ (3)
4.혼자가 편해졌어... 왜 그러지? (8)
5.아 걍 다 짜증난다 (1)
6.엄마가 시험 잘보면 아이폰 11 pro 사준다 했는데 (5)
7.제발 도와줘 (4)
8.내 뒷담 애지게 까는 친구 (2)
9.엄마가 자꾸 괜찮냐고 물어봐 (4)
10.아빠의 기대를 못미치는것같아 (6)
11.꼭 들어와줘 (7)
12.짝사랑 포기 (3)
13.나 많이 잘못한걸까 (4)
14.에어팟 잃어버렸다.. (3)
15.영어 등급 왜이래 (11)
16.아 너무 화난다; (10)
17.나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데 자신감 생기는 방법 좀 알려줘.. (7)
18.가끔 진짜 우울할때 (4)
19.고등학교 자퇴상담해주라.. (10)
20.코 성형 하고 싶은데 (3)
1
이름없음
2019/09/21 23:00:39
ID : o0oGmre6rxV
0
난 원래 친구가 거의 없었거든. 그래서 교우관계로 내가 상처받을만한 큰 일이 있었던 적이 없는데 중학교때 친하게 지내단 애들한데 데이게 되었고 (누가 잘못한건 아니였어)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과 우울감이 많이 더 심해지면서 엄마도 알게 되셨어. 그 이후로 신경이 쓰였는지 자주 쳐다보시는것 같더라고.
그 일이 크게 트라우마로 남은것도 있긴 하지만 그 전에도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하긴 했었는데, 이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잘 숨겼어. 엄마는 내가 그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게 좀 충격적이셨나봐. 친구 없이도 잘 지내는 무덤덤한 애라고 생각했을텐데 교우관계 때문에 매일 펑펑 우니까 그럴만도 하지.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밖에 있거나 주변에 누가 있을때는 갑자기 심하게 감정이 동요하지는 않게 되었는데, 우울감과 불안함은 더 커졌어. 무기력함도 더 심해지고 하다보니까 학업은 커녕 방 치우는것 조차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는데 엄마는 그게 스트레스였나봐.
계속 엄마랑 성적 때문에 자잘하게 부딪혔고 그때마다 엄마는 내가 개돼지만도 못한 게으른 인간이라고, 너 때문에 내가 속이 터져서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다고, 너 하나때문에 많은걸 희생한 엄마한테 배려심은 전혀 없냐고 하시더라.
엄마한테 내가 목숨 하나 건사하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죽고싶은 기분이 어떤건지 알기는 하냐고, 내가 죽고 싶고 엄마가 날 낳지 않았다면 좋았을거라고 말하면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얼마나 참아왔는지 모르지 않냐고 소리 지르고 싶은거 꾹꾹 눌러면서 죄송하다고 그랬었어.
그러다가 어느날 엄마가 크게 화내면서 집 밖으로 쫓아내는데, 너무 비위가 상하고 엄마가 증오스러운거야. 내가 아무 잘못을 안한건 아니지만, 엄마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정말 비열했거든.
엄마가 나보고 나가라고 그렇게 살거면 나가서 너 혼자 살라고 하면서 나를 끌고 현관앞으로 밀쳤어. 계속 안나가려고 (엄마가 표현하기를) 뻗대다가 엄마가 너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안나갈거면 거기 계속 서있으라고 소리 지르고는 집 문 앞에 누워서 날 계속 쳐다봤어. 이불까지 가져와서 덮고는. 비아냥 대는 말투랑 행동이랑 눈빛 하나하나가 다 너무 혐오스러웠어.
화난다고 집을 뛰쳐나가거나 엄마 말을 무시하고 방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이때까지 그렇게 막되게 굴어본적도 없고 그럴 만한 담력도 없어서 계속 서있었지. 그러다가 한 4시간쯤 지나니까 엄마가 너무 싫어지더라. 내가 왜 이사람이 상처 받을까봐 나 하고싶은 말도 못하고 이러고 살아야하지 싶었고.
결국 자는 엄마를 깨워서 속에 담긴 말을 했어. 전부 다는 아니였지만, 죽고싶다 죽으려고도 해봤다 자해도 했다 아침에 눈을 뜬다는게 얼마나 절망스러운지 아냐.
엄마가 자기도 내가 정신적으로 심하게 불안정한거 알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고. 모를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었어. 진짜 많이 울었거든. 아빠랑 통화하면서 이러다 얘 죽을것 같다 이런 말도 했었대. 근데 이제는 나 죽기 전에 본인이 먼저 홧병으로 죽겠다는거야. 어릴땐 안그러더니 이제는 자기가 감당하기 힘들다고. 너 동생은 이런식으로 나 힘들게 안한다고. 키우기 너무 까다롭다고.
들을수록 더 열이 올랐어. 감당 못할거면 낳질 말지 그랬냐니까 낳지 말걸 그랬다, 미안하다 이러시더라. 진짜 너무 미안해서 그런건 아니고 미안한 마음 반, 내가 소리 지르는거에 짜증이 난 마음 반 정도였던것 같아.
결국 한시간 반 정도 후에 엄마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공부 진짜 죽어도 하기 싫으면 하지 말자, 그래도 인간된 도리로 정돈된 생활은 해야한다 하고 울면서 끝이 났어. 나도 울면서 죄송하다고 노력하겠다고 그랬고.
그 일 이후로 이제 1년 정도 지났고 지금은 잘 지내는 친구들도 있고 내 방도 깨끗해.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일들도 있고. 하지만 내 우울함과 불안감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 엄마가 나한테 비아냥 대며 한 말들은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고, 나는 엄마가 여전히 가끔씩 미워. 티는 못내지만.
엄마가 한번씩 괜찮냐고 물어보셔, 힘든 일은 없냐고. 아는 사람 자식이 친구랑 싸웠거나, 티비에서 누가 자살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하면. 그때마다 아닌척, 모르겠다는 척, 나 뭐? 힘든거? 집에 늦게 들어오는거? 급식이 맛 없는거? 나 완전 괜찮아 뭐 이런식으로 대답하고 있어.
가끔은 상담 같은거 받으러 가볼거냐고 물어보시기도 해. 내가 그때 싸울때 필요 하다고 했었거든. 하지만 평소에 정신과 상담 같은 말이 대화중에 나오면,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올 것 같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엄마가 가지고 있는게 필터 없이 느껴져.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어떻게 상담을 받으러 가겠어.
우리 엄마가 엄청 나쁜, 자식을 모질게 학대하는 부모라고 생각하진 않아. 집에서 나만큼 부모님한테 감정적으로 상처 받는 사람들, 우리나라에는 쌔고 쌨잖아. 내가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단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아빠보다 낫긴 하고. 하지만 엄마 본인이 생각하는것 만큼 나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부모는 분명히 아닐거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언젠가는 집을 나가서 살게 되겠지. 그때는 나 스스로에게 많은 휴식과 안정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우리 엄마를 사랑해. 하지만, 같은 집에서 오래 살고싶진 않아. 집을 나가게 됐을 때, 자주 만날지도 잘 모르겠어.
2
이름없음
2019/09/21 23:11:14
ID : o0oGmre6rxV
0
늘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말이지만, 부담스럽고 내 우울함에 폭력적으로 노출시키는 일이 될까봐, 날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될까봐 말하지 않았어. 글은 읽다가 불편하면 그대로 덮을 수 있잖아.
3
이름없음
2019/09/21 23:34:16
ID : o0oGmre6rxV
0
아마 평생토록 그 누구에게도 모든걸 다 말하지는 못할것 같아. 이런 익명 사이트에도 다 올리질 못하는데, 얼굴 마주보고 말하는건 언감생심이지. 언젠가는 정신과나 심리상담을 받으러 가긴 할거지만, 그때도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놓지 않을거야. 생각을 할수록, 머릿속에서 꺼낼수록 더 세밀하게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고, 다시 한번 그때의 상처를 더듬는다면 한번은 괜찮아졌지만 이 다음에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거든.
4
이름없음
2019/09/21 23:46:42
ID : o0oGmre6rxV
0
가끔가다 무기력해지면 무서워질때도 있어. 이러다가 또 그때처럼 걷잡을 수 없이 무력해지고 우울해지는건 아닐까, 어쩌면 이번이 내가 결단을 내리는 타이밍이 되지 않을까. 아니길 바라는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도 더 힘들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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