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1/22 00:33:05 ID : nSGrhs7e2JU 0
지난 2년동안 초6부터 한 미술쪽고등학교를 가고싶어서 미친듯이 노력했어 그림그리다가 토하고 토하고나서도 계속 그리고 작년에는 스트레스로 장이 꼬여서 쓰러질정도로 피터지게 노력했어 지난 2년동안 식사를 제대로해본게 50번도 안되는거같아 밥먹는 시간동안 내가 크로키를 더 해볼수있지않을까 스토리를 생각할수있어 부족한 과목을 공부할수있어,이러면서 맨날 두유먹고 삼갑김밥으로 배채우면서 그리고 공부했어 그런데 이젠 못하겠다.아마추어가 나보다 더 잘그려 새로 들어온학생이 나보다 구도라든지 아이디어가 뛰어나 힘들어 하기싫은 이유도 너무 많아 제일 큰 이유는 정말 예술가가 되어보고싶다고 입시만 주구장창하고 선생님이 너무 느슨하다,입시반에서 너무 친한사람들이 많아져서 방해된다 싶으면 바로 빡센 학원으로 옮겨서 싸대기 맞으면서 그렸는데도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내가치가 너무 낮아보여 이렇게 입시만 하다보면 내가 뭘 할수있지?입시그림체에 다 찌들어서 내 그림체를 모르겠어 입시물을 뺄수있을까?입시물 못 빼면 그냥 그림이 다 촌스러워보일거야 내가 나를 표현 못하겠고 백날 예술인들이 뮤즈니 삶의 고찰이니 표현이니뭐니 떠드는걸 듣고 너무 멋있고 똑같아지고싶어서 시작했는데 오히려 더 멀어지고있어 공허하다 아무것도 모르겠어 다 포기할래
2 이름없음 2020/01/22 00:40:46 ID : i79h9hf9jAp 0
난 레주가 조금은 멈춰서 하늘을 봤으면 좋겠어, 하늘에 별이 몇개나 보일까. 그렇다면 저 어두운 부분은 그저 공허일까? 빛나지 않는 별은 없어. 어딘가에서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게 하늘을 밝혀주고 있다는거야, 레주 또한 재능이 출중하다고 난 생각해.
3 이름없음 2020/01/22 00:43:12 ID : i79h9hf9jAp 0
과연 네가 빛나는데 있어 그런 잔혹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난 의문을 가져봐. 내 친구는 결국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 몇 주전에 두 팔을 못써서 그림도 못그리고 다른 길로 가버렸는걸.
4 이름없음 2020/01/22 00:45:49 ID : i79h9hf9jAp 0
하지만 그 친구는 그림을 사랑할줄 알았기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어도 실력으로 다른 곳에서 빛을 내었어. 레주야 난 그 비정한 경쟁 사이에서 네 건강을 잃을까 너무 걱정이 돼. 날개를 피고 비상하는데 있어 정해진 길은 없는데, 너가 날개를 다치면 어딜가려고 시도하든 무슨 소용이겠어.
5 이름없음 2020/01/22 00:49:13 ID : i79h9hf9jAp 0
난 네가 조금의 시간을 떼어내 잠깐이라도 쉬었으면 좋겠어, 음식도 여러가지 먹어보고. 그리고 난 네 글을 읽으면서도 너가 지금까지 키운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가. 항상 고생이 많았고, 누구 보다 열심히 산 우리 레주는 분명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으리라 난 믿어.
6 이름없음 2020/01/24 00:46:55 ID : jbcts8nRu1a 0
레주야 나도 미술이 너무 하고 싶어서 입시를 했어. 레주처럼 그렇게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입시때는 스트레스때문에 토했었고 대학입시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원서에 과도 아무렇게 넣고 시험 칠때마다 배랑 머리가 아프고 설사하고 그랬어. 태풍왔던 날이 그렇게 가고싶었던 대학 시험날이었어. 시험 도중 배 아파서 화장실로 뛰어가고 종이는 습기에 축축히 젖어있고 가장 중요한 물체를 거꾸로 그려버렸어. 여차저차 다른 대학에 붙고 아무생각없이 그림도 안그리고 그냥 계속 누워있었어. 나에게는 그림이 전부였어. 나는 그림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인데 그것마저도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내가 사랑했던 그림그리는게 어느순간 너무 싫더라 그런데 또 포기는 못하겠어. 나도 레주처럼 입시물에 찌들어있고 너무 멀어져있더라. 내가 생각했던 그림은 이런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됐을까? 포기해야지 생각하면서도 포기는 또 못하겠더라. 어느순간 내 시선은 미술서적이나 화방, 그림도구에 가 있고 손에는 쓰지도 않을 노트와 화구들이 들려있었어. 아마 레주도 무슨 마음일지 알거라 생각해. 레주야 잠시 멈추자. 병원도 가보자. 나도 병원에 다니고 있고 상담도 받고 있어. 조각난 마음과 상처는 잘 치료되지 않지만 너가 조금이나마 털어놓고 쉬었으면해. 나는 요즘 복싱을 배우고 있어. 몸치에 체력도 저질체력이라 못하지만 미술말고 다른걸 내 의지로 배운게 처음이라 신기하더라. 나는 미술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할 수 있더라. 천천히 바꾸어 나가자. 나는 내가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스물하나더라. 레주야 우리는 아직 어려.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어. 레주야 우리 행복하게 웃으며 그림 그릴 수 있는 날을 고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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