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06 12:09:47 ID : AY2k4Gr83DA 0
아픈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성격이 더러움. 몸이 워낙 힘들고 치료하고 다니느라 기운빠지고 생계 곤란해서 그런 것도 있는데, 겪어본 바로는 사회가 내 성격을 더럽게 만들더라. 일단 아프면 오만 시비가 다 걸림. 엘리베이터 타는 걸로 지랄. 학교 늦게 오는 걸로 지랄. 결석 잦은 걸로 지랄. 뭔가 불만을 표시하면 자기들 입장에선 전혀 와닿는 게 아니니까(경사로 없어서 매점 가기 힘든 걸 걔네가 알겠냐고) 무시. 심지어 아픈 걸 두고 ‘부럽다’라고 하는 인간들도 있음. 실화임. 의사도 아니면서 그 같잖은 지식으로 내 몸 상태 궁예질하는 건 혐오스럽기까지 함. 그리고 특정 병에 어떠한 이미지 덧씌우는 짓 좀 작작 했으면 함. 그나마 고등학교 들어갈 때 쯤에는 철들어서 좀 나아지긴 한데 꼭 정신연령이 느리게 성장하는 애들이 있지. 사실 그냥 인성이 쓰레기라고 보는 게 맞을 거임. 아픈 사람들 세금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거 두고 돈아깝다고 하면서, 지들은 늙은 부모 요양원 보내서 의료보험료 빨아먹는 이중성도 역겹고. 그리고 아픈 사람이 그렇게 살기 싫어서 열심히 살면 독종이네, 어쩌네. 단순 환자인 내가 이 정도인데 장애인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 위에 열거한 행동 다 해놓고 피해의식 가진 거 욕하는 것도 지겨움. 피해의식을 가지게 하는 게 바로 지들인데.
2 이름없음 2020/03/06 12:29:39 ID : a8i66o1AZdu 0
안녕. 스레주. 나도 환자다. 환자라기보단 몸이 존나게 허약하다. 뭘 해도 안 되고 몸뚱이가 정말 맛탱이가 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건강상으로 이상이라고 할 만한 문제는 그 허약한 것 뿐이다. 허약해서 코피도 잦게 흘리고 뭐 조금 잘못 먹어도 금방 역겨워서 토한다. 근데도 병이 없다. 존나 괴롭고 힘든데 사람들은 내가 병이라도 있는 줄 알다가 뭐야 너 건강한데 왜 맨날 토함? 이러면서 자기가 멋대로 오해한 걸 갖고 시비를 건다. 몸이 허약하고 여러모로 상태도 안 좋고 해서 밖에 나가거나 운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몸은 더 망가져갔다. 그런 탓에 찐따 취급 받으면서 병신이라고 놀림만 받았다. 결국 정신과적 문제가 생겼다. 내가 그 건강하신 분들 때문에 왜 이따구로 살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좀 덜 허약하게 태어나고 싶었다. 근데 원래부터 이 모양 이 꼴이었는 걸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키도 작고 자세도 구부정하고 점점 사람이 맛이 가는 게 느껴진다. 건강하지 않은 내가 싫어진다. 나는 이제 남들 앞에서는 제대로 웃지도 못하겠다. 원래는 그냥 허약하기만 했는데 이젠 건강한 새끼들이, 그리고 그 새끼들의 행동이 마냥 역겨워서 구토가 나왔다. 결국 역류성 식도염에 위염이랜다. 점점 병이 늘어간다. 정신병, 스트레스성 탈모, 10대의 나이에 수많은 새치가 생기고, 체중은 늘었다. 점점 몸이 망가지는 게 느껴진다. 레주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보다 훨씬 힘들었을 스레주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사회가 너무나도 역겨워서 못 견디게 싫지만 적어도 스레주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스레주의 마음에 공감하고 있어. 행복했으면 좋겠다.
3 이름없음 2020/03/06 12:39:37 ID : AY2k4Gr83DA 0
레더도 정말 힘들었겠구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들의 더 역겨운 점은 아픈 사람에게 ‘약자’ ‘힘든 사람’ ‘불쌍한 사람’ ‘불행한 사람’ 프레임을 못 씌워서 안달이란 거야. 물론 내 인생이 그리 행복한 편은 아니었지. 하지만 나는 당신들 생각처럼 최악으로 점철된 삶을 산 것도 아니었고, 모든 걸 포기하고 죽고 싶을 정도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었어. 나는 내 인생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 하고 싶은 일도 있고. 그런데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는 그저 ‘아픈 사람’, ‘불행한 사람일 뿐인 거고, 내 삶의 목표, 인생관, 내가 살아온 시간, 내 인간관계, 내 장단점, 그것들은 그저 허상이야. 나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고 병과 관련 없는 그 어떠한 것도 가져서는 안 되며 그저 내 처지를 비관하는 걸로 시간을 죽여야 하는 존재인 거지. 그게 사람이냐. 버튼 누르면 힘들다는 소리 재생하는 인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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