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있잖아 소재 관련한건데 (7)
2.글 쓰다보면 완전 다른 사람이 쓴줄 (7)
3.걍 생각나면 쓰는 스레~ (1)
4.포스타입 쓰는 레스주들 있어..? (6)
5.번역체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 같은데 어쩌지 (3)
6.하 근대 판타지 소설 써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8)
7.오러가 정확히 뭐야? (8)
8.I do, I don't. (2)
9.글 쓰고 싶은 스레주가 아무거나 키워드 받습니다.. (9)
10.소설 연습하게 키워드 주라! (8)
11.장르관련 아는 책있어? (2)
12.얘들아 패러디 소설 쓰면 출처를 어떻게 밝혀야될까 (4)
13.우울한 짜투리 글 (5)
14.너희들의 소설 속 세계는 어느 나라가 배경or모티브 냐 (13)
15.뭘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어 (4)
16.솔직히 우울할때만큼 글 잘써지는 때가 없음 (3)
17.글쓰다가 개빡치는 순간 (5)
18.글쓰다가 현타올때 갱신하는 스레 (1)
19.너넨 너네가 글 잘쓴다고 생각해? (42)
20.너네는 영감 어디서 받아 (21)
글을 쓰고 싶은데 막상 쓰려니까 감도 안잡히고 힘들어서 키워드 받아서 글써보려고!!!
단어나 분위기(피폐, 무서운) 같은 키워드 주면 내가 그거 주제로 짧은 글을 쓸거야
근데 내가 컴퓨터에 자주 들어올 수 없어서 좀 밀릴 수도 있어...
방 안에 있는 것은 확실히 두 사람이었다. 얼굴에 긴 흉터가 난 키 큰 남자 하나, 긴 머리의 여자 하나. 하지만 분명 두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한 사람 것 밖에 없었다. 흉터가 난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계속 빗었다. 스윽스윽 하는 소리는 빗질 소리보다는 칼로 무언가를 자르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긴 머리 여자는 침대에 앉은 채로 생각했다. 그런 여자의 생각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남자는 계속 무언가를 말했다.
"당신은 기억나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아직까지 어제의 일처럼 계속 떠오르는걸."
긴 머리의 여자는 의자에 앉아 화장대 거울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
"어릴 때 내 어머니는 나를 엄청 싫어했잖아. 그래서 매일 욕하고, 때렸어. 난 그때 친구도 없어서 의지할 사람이 없었어. 그런데 당신만은 내 옆에 있어 줬지. 그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행복했어. 당신만 있으면 아무도 필요없다고 생각할 만큼." 남자는 빗질을 멈추고 자신의 손을 여자의 손 위로 포갰다. 손이 차가웠는지 살짝 움찔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이 독립해서 다른 곳으로 떠날 때 엄청 울었던 거야. 하지만 괜찮아.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났잖아? 당신이 없을 동안 나는 많이 망가졌지만 당신을 향한 마음은 망가지지 않았어. 그걸로 충분해."
남자는 머리빗을 내려놓고 여전히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를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창백한 입술이나 그녀의 혈액을 대신해 흐르는 포르말린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저렇게 힘껏 안는데 내 몸이 조금도 망가지지 않는다는 건 저 애가 시신에 열심히 약품 처리를 해 놓았기 때문이겠지. 이젠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긴 머리 여자는 의자의 앉혀진 자신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심장 하나는 영원히 뛰지 않지만 남아있는 또다른 심장 하나만으로도 사랑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었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침대 위의 긴 머리 여자는 긴 흉터의 남자를, 이젠 망가져버린 자신의 남동생을 그저 쳐다봤다.
피폐물은 처음 써보는데 이렇게 쓰는 거 괜찮아?
왈츠. 가장 대중적인 서양음악의 춤곡. 둥그렇게 춤을 추는 모양에서 유래했다. 라고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배웠다. 그 내용 하나만큼은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음악엔 전혀 흥미가 없는 내가 왜 그런 건 기억하고 있냐고 물으면, 나는 단풍나무라고 답할 것이다. 내가 독립하기 전, 그러니까 기숙사 딸린 대학교에 가고, 그 근처에서 회사와 자취방을 얻기 전까지 살던 집 옆에는 단풍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누가 거기다 심어 놓은지는 모른다. 그냥 거기에 자라 있었다. 왜 하필 거기에 자라났는지는 딱히 신경쓴 적은 없었다.
그런 출처 모르는 나무였지만 그래도 좋은 점은 꽤나 있었다.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주었고, 붉은 단풍잎이 가득 돋은 모습은 꽤나 예뻤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가끔 창문을 열었을때 바람과 함께 단풍잎 몇 장이 우수수 밀려들어오는 건 싫었다. 창문을 열어놓는 것을 좋아했던 나에게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 때도 다른 때와 같이 바람과 함께 밀려온 이파리를 손바닥으로 쓸어내 창 밖에 버리던 도중, 무언가가 손바닥에 걸렸다. 벌레같은 게 아니길 빌며 손을 치워봤더니 거기엔 단풍나무 씨앗 하나가 있었다. 단풍잎은 직접 눈으로 많이 봤지만 단풍 씨앗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본 것이 유일했기 때문에 나는 조금 신기했다. 교과서에 따르면 단풍나무의 씨앗은 헬리콥터 프로펠러 모양으로 빙글빙글 돌며 날아간다고 한다. 초등학생이던 난 그게 진짜인지 보고 싶었었다. 그 기억이 떠오른 나는 그 씨앗을 창 밖에 던져 보았다.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단풍나무 씨앗은 빙글빙글 돌며 날아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갑자기 왈츠가 생각났다. 어제 학교 음악 시간에 배운 단어였다. 왜 사람도 아닌 씨앗에서 왈츠를 떠올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씨앗이 둥그렇게 회전하는 모습에서 둥그렇게 춤을 추는 모양이 연상되었던 것 같다.
그런 작은 일이 있었고 나중에도 몇 번씩 잎과 함께 들어온 단풍나무 씨앗을 창 밖에 버리는 일이 있었다. 둥그렇게 왈츠를 추며 떨어지는 씨앗은 흐늘거리며 떨어지던 잎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나이가 들고 입시 공부를 하느라 바빠 씨앗 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씨앗에서 고등학교 음악 내용을 떠올렸던 작은 일 따윈 잊혀지기 마련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무슨 인부 같은 사람이 단풍나무를 잘라내고 있었다. 왜 잘랐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끝내 나무가 꺾여 쓰러질 때 무엇인가가 나무에서 떨어졌다. 처음엔 무엇인지 몰랐지만 곧 그것이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단풍나무의 씨앗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때는 가을도 아니었으니 아마 오래 전에 떨어지려다가 가지에 걸려 내내 방치되다 지금이야 떨어진 것 같았다.
그 마지막 씨앗은 옛날 처음 봤을 때와 똑같이, 빙글빙글 왈츠를 추며, 떨어졌다. 그 날은 내 고등학교 졸업식날이기도 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사원들의 단체 활동을 중시하기에 가을엔 단풍구경을 한다며 끌려갈 때도 많다. 가면 색색의 단풍이 잔뜩 있고 굳이 찾아보진 않았지만 가끔 씨앗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 고등학교 졸업식 때 본 그 최후의 왈츠만이 기억 속에 계속 남았다.
나는 우리가 끝까지 연인으로 남을지 어떨지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내가 기쁘다는 것, 당신이 나에게 고백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단편적인 사실만 가지고 미래를 판단하는 게 과연 좋은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난 당신의 고백을 행복하게 받아들였다. 내가 지금 우리가 몇십 년이 지나도 사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것처럼, 당신도 내가 받아들일지 어떨지 모르면서 고백한 것이겠지.
나는 우리의 자식이 어떻게 자랄지 모른다. 그저 순간순간의 판단을 통해 좋은 짓을 하면 칭찬하고, 나쁜 짓을 하면 꾸짖고 있다. 아이가 정말로 아파할지 어쩔지 모르면서 눈을 부릅뜨고 이유식과 목욕용품의 성분을 체크하고 아이가 나쁜 일에 휘말릴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리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특정 성분에 알러지가 있을지, 나쁜 일이 생기면 그것에 신경쓸지 안 쓸지 알 수 없다. 그래도 계속 신경쓸 것이다.
나는 당신이 먼저 죽게 될지 아니면 내가 먼저 죽게 될지를 모른다. 우리는 충분히 늙었으니 확률은 아마 둘 다 비슷비슷할 것이다. 자기가 먼저 죽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당신이 넘어져 뼈나 상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당신은 내가 춥게 자다 병이 들지 모른다며 온수매트를 폈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지금의 마음에 따라 판단할 뿐이다. 이런 것도 도박의 일종이겠지만, 나와 당신은 행복하니 그거면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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