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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죄송해요.........
(스레딕 오다가다 본 적은 있는데 뭐 쓰는 건 처음이라 이곳 문화에 잘 안 맞을 수도 있고 존댓말 반말 잘 모르겠습니다/도저히 쫄려서 반말 못 쓰겠어)
일단 멋대로 지껄여 보겠습니다..진짜 구구절절..
저는 고1이고 최근에 모 펜팔 사이트에 프로필을 새로 올렸습니다. 제가 이미 2년 전에 펜팔을 처음 하려 했을 때 사진을 올렸더니 어떤 아저씨에게 이상한 메일이 와서 내렸었거든요...그러다 올해 다시 사진을 올렸어요. 물론 2년 전에 그 이상한 아저씨 말고도 착한 일본 누나한테 연락이 와서 잘 지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막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동성 친구도 사귀고 싶어지더라고요. 누나가 불편한 건 아닌데 일본어 아니면 한국어로만 대화하니까 서로 깊은 말을 할 수가 없어서요..그렇게 또래들의 프로필을 뒤지다가 형을 만났어요..처음에는 진짜 사심없이 또래고 한국에 관심있다고 써 있어서 메일을 보낸 거였어요. 웃긴 게 형 프로필에 변태 사절이라고 써 있는 거예요. 그거 보고 이상한 아저씨 만났던 거 생각나서 뭔 동질감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답장 안 올 각오도 했고요..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답이 오고 카톡 알려달라길래 카톡으로 넘어가서 대화했어요. 진짜 그때는 별 생각 없었어요. 막 너희 격리되었냐 그래서 뭐야 이 사람(연상인 거 알고 있었는데 외국인이라 딱히 이 땐 형이라 생각 안 했음) 한국은 학교만 안 가지 자유롭다고(그래도 막 돌아다니면 안 되는 건데 그걸 무시하는 사람이 많네요ㅜ)했어요. 그런 식으로 그냥 제가 원했던대로 평범한 얘기 하고 있었어요. 진짜 아무 얘기나요. 삼성 애플 토론 벌이고 막..그냥 좋은 건 영어로 대화하니까 확실히 너무 편하고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장래에 대한 얘기하면서 확 진지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너무 횡설수설이네요;그리고 어쩌다 얘기가 새서 둘이 뭐 털어놓다가 형이 먼저 뭘 말했는데 제가 제 이야기로 위로?해주고 싶어서 제가 범성애자라고 턱 말해버렸어요. 만난지 며칠 안 됐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남자가 뭐 좀만 해도 자기가 게이같냐고 걱정하잖아요. 형은 유럽사람이지만..마음이 그냥 편하더라고요. 끝나면 끝나는 거지..그런데 그냥 오 그거 쿨하다! 이러는 거예요. 그리고 한국어 배우는 거 도와줘야 된다는 사명감에 질문 있으면 언제든지 하라고 했는데 없다고 하고 다음날이 되었어요. 약간 불안한 거예요. 어제 일에 조금이라도 동요하지 않았을까 싶고....질문은 왜 없을까. 그래서 알았어 라고 보내고 오늘 연락은 이쯤 끝낼까 귀찮게 하지 말아야지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뭐하냐고 좋은 하루 보내고 있냐는 거예요. 그렇게 마구 얘기하다 이 형이 영어어 ㅋㅋㅋ섞어 쓰는 게 너무 웃겨서 형을 김뭐뭐라고 불렀어요. (이름이 한국어로 쓰면 두글자)그게 맘에 든 김뭐뭐 형은 앞으로 자기 별명이 그거냐 나는 별명 생각하는 데 재주가 없는데 네 별명은 어쩌냐 귀여운 걱정을 하는 거예요. 아니 외국 사람 이름에 한국 한한 성씨인 김 씨를 붙이는 건 농담같은 거다 막 변명했는데 저에게 귀엽다 못해 오글거리는 별칭을 내놓더군요. 대충 제 이름이 영식(가명인데 많이 구리네요)이라고 지어내봅시다. 형은 그럼 절 영시기라고 불러요. 말도안돼.
솔직히 형이 좋아도 이건 맘에 안 들어요. 이 땐 별로 안 좋아했고. 그냥 오글거리기만 했어요. 근데 외국인인데 어쩌겠어요...그러다 나이 얘기가 나왔어요. 형은 자기가 저보다 어린 줄 알았대요. 망할 한국 나이. 두 살 차이고 형은 한국 나이로 고3입니다. 이때부터 형을 뭐뭐형이라고 불렀어요. 브라더 뭐뭐 이러는 게 아니라 그냥 영어로 말하다 뭐뭐 형이라고 불러요. 영어권에 형도 누나도 보통 이름으로만 부르잖아요. 제가 형이라고 부르니까 형이 한국어로 내 귀여운 동생 영시기 이라는 거예요!! 대체 어떤 형이 아는 동생을 그렇게 오글거리게...! 순화해서 오 형은 내가 지금껏 본 형들 중 가장 친절해 이렇게 넘겼어요...
형이랑 또 얘기하는데 제가 좀 감성적인 타입이에요.(오글거리는 거 싫다면서)그냥 잘 울고 왜 태어났지 이런 생각을 좀 해요. 그러다 형한테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들이 소중하고 유일한 존재인 걸 알았다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엄청 공감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도 지금까지 자기가 소중한지 몰랐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지금은 아는 거잖아? 다행이다 이렇게 말했더니 네가 말해줘서 알았다고 하는 거예요. 그걸 듣고 뭔가 설레면서도 짠했어요....그러다 갑자기 너무 영어로만 대화한 것 같아서 제가 형한테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거예요. 저는 영어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서 한국어하는 거 도와주고 싶었거든요. 마침 형도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가끔씩 일상적인 대화 한국어로 하면 좋겠다 해서 한국어로 좀 대화를 했어요. 저는 존댓말 쓰는데(만난지 그렇게 오래된 일본 누나랑도 서로 존댓말 써요. 일본이라 그런가?)형이 존댯말인 거 알아채고 편하게 말하래서 반말 쓰게 됐어요. 그래서 다음 날에 한국어로 인사하고 뭐 그랬어요. 형 사는 데가 저희보다 7시간 느려요. 그래서 제가 일어나면 형은 자고 있고 한국 시간 오후 4시가 형 기상시간이에요. 그래서 서로 깨어있는 한 그쪽 시간에 맞춰서 인사를 하거든요. 별로 의식 안 하고 있었는데 형한테 톡이 와서 보니 어제 바빠서 굿나잇 못해줬어ㅠㅜ이러는 거예요ㅠㅠㅜ그리고 카톡 친구 이름 설정 있잖아요 그거 바꿨다면서 캡쳐화면 보내는데 내 귀여운 동생 영시기라는 거예요....(그나저나 제 가명 너무 구식이고 구리네요)
어제는 형이 sns 있냐고 해서 저는 없지만 계정 만들어서 형 팔로하러 갔어요. 저 sns하는 거 귀찮아하고 홈화면에 앱 하나 더 생기는 것도 싫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깔기 잘했어요. 형 카톡 프사도 뭔 한국 아이돌이라 얼굴 잘 모르거든요. 형 계정에 딱히 셀카나 그런 건 없는데(게시물 자체가 열 개 이하)형이 케이팝 남자 아이돌 노래에 맞춰서 춤추는 동영상이 있는 거예요!!! 미쳤어요. 형은 제 아이돌이에요. 형은 막 대박 잘생긴 건 아닌데 잘생겼어요. 아 진짜ㅠ앞으로도 형이 동영상 좀 많이 올려줬으면 좋겠어요.
다시 톡으로 돌아와서 제가 형 팔로했다고 춤 추는 영상 멋있다고 그랬더니 형이 부끄럽다고 너는 춤추는 거 좋아하냐 물어봐서......그렇게 저는 남돌 안무를 연습하고 있고요...잘 추게 되면(형 보라고)계정에 올릴 거예요. 어제 학원에서도 공부하는데 자꾸 형이 생각나서 고생했어요. 형이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 잘 보라고 한국어로 그랬는데ㅠㅜㅜ한편으로는 형이 너무 보고 싶고...
진짜 형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제가 펜팔 사이트에 사진 올리고 메일을 엄청 많이 받았거든요...처음에는 메일을 받고도 거절하기 힘들어서 친구가 5명 정도 있어요. 그 이상 친구를 만들면 그 하나하나에게 신경을 잘 못 쓸 것 같아서 나머지는 거절했고요. 형 만나고나서도 계속 보통 남자들이라면 진짜 거절 못할(?)여성 분들한테도 메일 왔는데 형 이외에는 아무한테도 관심이 없어진 거예요....그래서 오늘 사진 내렸어요. 사진 내리면 신뢰도가 떨어져서 더 이상 메일 안 받을 거예요.
제가 어제 그렇게 잠 못 이루다 형 sns에 들어가서 좋아요?를 눌렀어요.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형이 너 새벽 2시에 sns서 뭐하는 거냐고 그러면 네 수면에 좋지 않다고 톡을 보내놨다라고요....(사실 제가 제 계정에 한국에서 형 사는 곳까지 8500km...막 이런 거 올렸다 내렸단 말이에요ㅜ형이 그거 봤어도 쪽팔린데ㅠㅜㅜㅜㅜ)전 이제 그것마저 좋아서ㅠㅜㅠㅠㅜㅜㅜ앞으로는 일찍 자겠다 그러고ㅠㅠㅜ네 이게 현재에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요. 고백할 생각 따윈 없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ㅜ
걍 어쩌다보니 다 읽어버렸네
음..잘해봐
나도 범성애자야:))
그냥 이대로 서로 귀엽게 대하다
분위기 타면서 플러팅도 해봐
이걸 다 읽는 분이 계실 줄이야....학교 때문에 염색 못한다고 했더니 형이 졸업할 때까지 기다려준대요..플러팅은 어떻게.......? 3년이면 뭔가 되려나...플러팅 고수분들 이 글 봐도 길어서 으왁 뭐야 하고 나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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