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쌤 어제 봤는데 또 보고싶네요. 어떻게 저랑 취향이 그렇게 똑같아요?? 저는 아직도 쌤만 보면 할말을 잊어요. 어제 손도 잡고 싶었는데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조금만 더 직진해주면 안될까요? 저 헷갈려요.

나 고1 인데 쌤이 나보고 "이제 2년 반 남았다" 이러셨어ㅠㅠㅠ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만에 인사 전합니다. 더위에 약하시던 선생님께서는 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맞이하셨는지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께서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쳐 주신 것에 반해 무더위의 중간에서도 선생님을 먼저 떠올리는 제자라 죄송합니다. 이런 마음 때문에 졸업 후 연락 한 통 못 드리는 제자라 죄송합니다. 용기도, 배짱도 없어 연락 한 통 안 하면서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이런 못난 제자를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기억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그저 잘 따르던 제자 중 한 명이었을까요. 애교를 잘 피우던 제자 중 한 명이었을까요. 어떤 쪽이던 선생님 기억 속 한켠에 자리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열아홉인 저에게 이제 애 아니라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스물 중반의 저는 아직도 애처럼 선생님을 생각하면 열아홉의 저처럼 가슴이 아려요. 심장이 따끔해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이 마음을 선생님은 모르시길, 하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아직 어리죠, 쌤. 선생님을 잊기 전까지 어른이 되기는 틀린 것 같아요. 여전히 열아홉의 제자처럼 문제는 아는데 답을 못 찾고 있습니다. 틀리면 오답 노트 제출하라고 해 주실 건가요? 그럼 기꺼이 틀리겠습니다. 선생님을 잊고 어른이 된다면 꼭 찾아뵐게요. 그 전까지 천천히 남아주세요. 저는 그때까지는 천방지축 열아홉으로 남아있을게요. 그리고 선생님,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사랑해요. 여전히.

쌤 나오신 대학 가고 싶은데 어떻게 예의바르게 물어보지... 내일부터 원서 쓰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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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냥 존경이라 생각했는데 쌤 남친 생긴 거 같아서 개착잡하다...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네 좋아했던 건가? 근데 구짝녀가 남친 생겼대도 좀 착잡할 거 같긴 하네... 모르겠다... 행복하세요...

돌이켜보면 커밍아웃도 했었고 다가가기도 엄청 다가가고 좋아하는 게 티 안 났을 리가 없는데... 학생으로 예뻐해주시면서 정말 선 잘 그으신 거 같다. 좋은 어른을 사랑했던 것 같네... 이런 어른 좋아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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