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0/25 23:27:23 ID : 2L804Hu9Art 0
안녕 난 인생 경력 20년차고 내 지금까지의 짝사랑 이야기들을 해보려고해. 이걸 쓰는 이유는 간단해 이제 마지막 짝사랑한 애에 대한 감정이 전부 정리되어서 앞으로 시작할 사랑을 위해 내 서툴고 바보같았던 짝사랑들을 하나씩 되풀이해보려고하는 그냥 그런 스레임.
2 이름없음 2020/10/25 23:29:24 ID : 2L804Hu9Art 0
내 첫번째 짝사랑은 우습게도 6살이 처음이었어, 흔히들 6살이 무슨 사랑을 하냐 그건 호감의 착각이다 라고 말하는데 나한테 있어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내 인생 처음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보게 해준 사람이었음. 내 최초의 짝사랑은 내 사촌 언니였어.
3 이름없음 2020/10/25 23:30:57 ID : 2L804Hu9Art 0
그 언니가 진짜 이쁘고 향기도 좋고 상냥했거든... 6살 그때 말안듣는 악동 그자체였는데 그 언니 앞에만 스면 얌전해진다고 부모님이 뭐라 그럴정도였어 ㅋㅋ 명절때마다 보는 그언니를 보며 일년에 몇번 못보지만 거의 3년??4년을 넘게 좋아한것같아.
4 이름없음 2020/10/25 23:32:42 ID : 2L804Hu9Art 0
근데 그 언니가 성인이었거든. 내가 딱 9살이던 그때 그 언니가 임신을 했더라고. 언니 실물을 본것도 아니라 사진 속 언니가 배가 부른채로 어떤 못생긴 남자 옆에 붙어 웃는데, 그 남자분 내가 맨날 못생겼다고 싫어했는데 그 사람이랑 결혼 한거 보고 정말 눈물이 뚝뚝 흐르더라. 그렇게 내 첫사랑이 정말 아무것도 없이 허무하게 끝난거같아.
5 이름없음 2020/10/25 23:34:33 ID : E2rcMknxyJW 0
보고있어
6 이름없음 2020/10/25 23:35:22 ID : 2L804Hu9Art 0
그 언니가 나 잠들때마다 쓰다듬어준 따뜻한 손, 가끔 이상한 짓해도 웃고 상냥하게 타독여주던 목소리, 껌 씹고 잠들면 머리에 붙는다고 뱉고 자자며 살풋 웃으며 등을 토닥여주는 모든게 나한테는 너무 따스한 기억들이라 지금도 간간히 떠올리고 있음. 이 사람덕분에 내가 커서도 내 스스로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에 부끄러움이나 이상한 감정이다 라는 생각을 안하고 이 감정은 매우 자연스럽고 난 당당하다라는 사고를 심어준 계기가 된것 같아.
7 이름없음 2020/10/25 23:36:17 ID : 2L804Hu9Art 0
아무튼간에 정말 나한테 있어서 다른사람들은 착각일뿐이라 하더라도 내가 나로서 당당할 수 있었던 기억이기에 난 이게 사랑이라고 생각해. 나의 소중한 기억인걸.
8 이름없음 2020/10/25 23:38:17 ID : 2L804Hu9Art 0
물론 저 기억만 가지고 난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안했어. 왜인지 몰라도 저 기억을 잠시동안 잊고살았는데 왜냐면 우리 엄마가 내가 귀신에 들렸다고 9살때부터 12살때까지 맨날 교회에 데려가고 새벽기도 올리게하고 좀 나를 정화시켜야한다 하셨거든. 교회를 다니면서 직접 동성애는 나쁜거다라는 교육을 받거나 그런 소리를 들은건 아니지만 자연스레 여자를 좋아한 기억이 없어지고 남자애들한테 호감이 가더라고.
9 이름없음 2020/10/25 23:39:30 ID : 2L804Hu9Art 0
참고로 교회를 욕할 생각은 아니야. 난 아직 기독교인이고 독실한 신자(?)라고 생각해. 교회는 안가지만ㅋㅋ
10 이름없음 2020/10/25 23:44:50 ID : 2L804Hu9Art 0
일단 2번째 사랑은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가야해. 내가 유치원때 다닌 애랑 똑같이 생긴 친구를 초등학교때 만나서 친해졌는데 걔랑 진짜 최고의 단짝 너무너무 좋아하는 친구 나의 반쪽 영혼이라 할 만큼 정말 친하고 서로 좋아했음. 물론 친애적인 의미로야. 반년밖에 못만났지만 너를 정말 좋아했어. 그런데 방학식 이후 어느날 아파트 언덕 위에서 걔가 내려오는거야. 그때는 핸드폰도 없고 그냥 놀이터가서 뛰어 놀 때라서 방학인 그 시점에서 우연히 걜 만난게 너무 기뻐서 걔 이름을 부르고 달려갔는데 걔가 나를 보더니 도망치는거야. 그래서 걔가 못들은줄 알고 계속 부르고 따라가다가 결국 넘어져서 온몸이 까진채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있어. 그렇게 개학때 화내야지 하고 씩씩대면서 마음 속에 품고 잇었다?ㅋㅋㅋ
11 이름없음 2020/10/25 23:45:13 ID : 2L804Hu9Art 0
근데 그 친구가 전학을 간거야. 아무한테도 말도 없이. 전화번호도 이메일도 아무것도 남기지않고
12 이름없음 2020/10/25 23:46:10 ID : 2L804Hu9Art 0
그 기억을 품은채로 9살이 되고 내가 유치원때 다닌 친구랑 똑같이 생격서 다닌 친구가 전학을 갓다고 했잖아? 근데 그 유치원때 친구를 만난거야
13 이름없음 2020/10/25 23:47:26 ID : 2L804Hu9Art 0
그때 걔랑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너무 애착이 간거지. 걔가 너무 나의 친구와 똑같이 생겨가지구 맨날 집데려가서 누구누구 닮지않았어요?하고 엄마한테 확인받고. 암튼 그친구랑 그렇게 친해져서 중학교 이후로도 지냈는데.
14 이름없음 2020/10/25 23:49:04 ID : 2L804Hu9Art 0
14살 쯔음인가 이젠 걘 나의 친구를 닮은 친구가 아닌 내 유치원부터 기억을 어느정도 공유한 내 소중한 친구중 하나가 되어있었어. 근데 소꿉친구라기엔 내가 전학을 자주가서 중간중간 연락이 끊꼇다. 다시 친해졌다 이랬거든. 결국 중학교는 같이 가게 되었지만
15 이름없음 2020/10/25 23:50:21 ID : 2L804Hu9Art 0
이때 확실히 난 여자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차근차근 꺠달은거 같아. 내가 평소에 걔가 하교하고 남아서 청소하는곳에 찾아가서 놀다가 어느순간부터 걔한테 장난으로 사랑해라고 말하는데 맛이 들린거야. 이유야 걔 반응이 웃겨서고 ㅋㅋ
16 이름없음 2020/10/25 23:52:22 ID : 2L804Hu9Art 0
근데 그거를 며칠 반복하다보니 내가 진짜로 걔를 좋아하게된거야. 그래서 전부 망친거같아. 좋아한다는 내 감정만 보고 표출도 안하면서 괜스레 혼자 서운해하고 힘들어하다가 내가 실수로 말을 함부로하고 걔랑 연이 끊긴거야. 그 뒤로 결국 나도 다시 전학을가서 걔와의 이야기는 진짜 혼자 멋대로 짝사랑하다가 끝난 얘기밖에 없어.
17 이름없음 2020/10/25 23:54:29 ID : 2L804Hu9Art 0
중학교를 전학가고났을떈 내가 딱 15살이었을때인데. 그때가 중2병 심할때라 막 오타쿠애들이랑 어울리면서 점점 덕후가 되었어. 지금이야 장르 불문 다좋아하고 오히려 이젠 애니, 만화보다 게임, 연예인, 소설쪽이 취향이지만 그때는 진짜 흔히들 말하는 '찐' 그 자체였어.
18 이름없음 2020/10/25 23:56:36 ID : 2L804Hu9Art 0
그렇게 덕후로 살다가 내가 친구들 미술학원 입시하는거 보면서 나도 풍경화 취미로 배우고싶다 하니까 내 친구들이 자기 학원을 추천해준거야. 그래서 아 친구들도 있겟다 그쪽으로 가야지 하고 갔는데 초장부터 나보고 실력테스트를 하겠다고 4시간동안 병과 벽돌을 그리라더라. 그때까지만해도 어리둥절해하면서 취미반도 실력을 보냐하고 덜덜떨면서 그렸어.
19 이름없음 2020/10/25 23:59:23 ID : 2L804Hu9Art 0
근데 시발 그렇게 다니다가 나중에 내가 입시반 테스트를 치르고 입시중이라는 것을 다닌지 3개월만에 알게되었어. 친구들이 날 속인거였지. 어쨋든 이제 슬슬 7월에 입시 특강반을 여니까 들어오라는 원장쌤말에 저 입시반..에...입...??.......???? 이러면서 어영부영 반박도 문의도 못하다가 결국 진짜 입시에 돌입해버리고 말았어
20 이름없음 2020/10/26 00:01:18 ID : 2L804Hu9Art 0
어쩐지 풍경화 배우고싶다했는데 3개월 내내 소묘만 시키더라 ㅅㅂ ㅠㅠㅠㅠㅠㅠ 암튼 특강반에 들어갈때 쯤 우리 학원에 새로운 애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때 들어온 애들중 한명이 내 친구들이랑 급속도로 친해지는거야. 그때 내가 중3이었는데 오소마츠상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덕후 사이에서 엄청 인기었거든. 그래서 그걸로 물꼬를 틀고 얘기장을 펼치는데 문제는 내가 그 애니메이션을 매우 굉장히 싫어했어.
21 이름없음 2020/10/26 00:02:39 ID : 2L804Hu9Art 0
나는 사실 bl물을 별로 안좋아하거든. 애들 말하는거나 보여주는거 보면 성행위에만 집착하고, 그런게 더럽고 이상하다기보단 그런거에 집착하고 그런 장면들에 흥분하는게 너무 기분이 나빳어. 심지어 그 캐릭터들은 친형제들인데! 그걸 엮으면서 좋아하고 시시덕거리는게 어찌나 꺼려지는지.
22 이름없음 2020/10/26 00:06:18 ID : 2L804Hu9Art 0
그런데 그 애니메이션 얘기로 애들과 급속도로 친해지는거 보고 나도 모르게 걔에대한 편견이 잡혀서 초반엔 그 애를 좀 남모르게 꺼려했어. 근데 내 친한 애들이 전부 친해져버려서 어찌할바 없이 결국 나도 그 아이와 친해지게 되었고, 이내 난 그 아이가 내 편견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란걸 알게되었어. 어린 시절 그 말한마디에 사로잡혔던 편견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괜스레 착잡해지더라. 오히려 그 애는 좀 연예인이나 만화 상관없이 좋아하고 좀 다양하게 좋아하는 타입이라는걸 알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애한테 관심 생기더라.
23 이름없음 2020/10/26 00:06:57 ID : lu5Pba9wMjd 0
ㅂㄱㅇㅇ!
24 이름없음 2020/10/26 00:08:23 ID : 2L804Hu9Art 0
언제부터 좋아했는진 모르겠지만 정말 좋아했던건 기억나. 입시철중 시범을 보면서 걔가 나한테 하는 스킨십들이 얼마나 살떨리게 하던지, 정말 숨도 맘대로 못쉬었어. 시범을 봐야하는데 자꾸 그 애의 향기때문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다시 돌리려고 얼마나 애썻는지 아직도 그 기억들이 떠올라 ㅋㅋㅋㅋㅋ
25 이름없음 2020/10/26 00:10:06 ID : 2L804Hu9Art 0
그렇게 한동안 그애를 좋아하다가. 걔가 내가 자기를 좋아한것을 알게된거야. 어느 순간부터 나를 밀어내려하더라고. 그것을 깨닫고부터는 나도 모르게 걔한테 집착하고 아 좀 아무튼 어린애같이 굴었어. 으ㅜㅇ누므.....넘 흑역사라 자세히 꺼내고싶진 않다. 근데 막 밀어내는건아니고 스킨쉽만 줄이고 여전히도 친구로서 가까이도 멀리도 아니게 지내주더라.
26 이름없음 2020/10/26 00:13:13 ID : 2L804Hu9Art 0
그렇게 입시가 끝나고 내가 지원한 고등학교에 붙은 걸 확인하고 그 애가 다른 학교에 붙은 것까지 확인 한 뒤 어차피 앞으로 안볼거 고백하자는 결심을하고 카톡으로 전화좀 하자 보낸다음에 고백을 했어. 그리고 빠르게 차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암튼 그뒤로도 그 친구랑은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내다가 내가 내 상황만 급하다고 그애한테 하면 안되는 실수를해서 연락이 끊겼는데, 어쩌다보니 성인되서 겜친되었음ㅋㅋㅋ
27 이름없음 2020/10/26 00:17:03 ID : 2L804Hu9Art 0
28 이름없음 2020/10/26 00:19:19 ID : 2L804Hu9Art 0
29 이름없음 2020/10/26 00:21:19 ID : 2L804Hu9Art 0
30 이름없음 2020/10/26 00:25:25 ID : 2L804Hu9Art 0
31 이름없음 2020/10/26 00:30:19 ID : 2L804Hu9Art 0
32 이름없음 2020/10/26 00:32:40 ID : 2L804Hu9Art 0
33 이름없음 2020/10/26 00:35:48 ID : 2L804Hu9Art 0
34 이름없음 2020/10/26 00:38:31 ID : 2L804Hu9Art 0
v
35 이름없음 2020/10/26 00:45:46 ID : 2L804Hu9Art 0
36 이름없음 2020/10/26 00:48:04 ID : 2L804Hu9Art 0
37 이름없음 2020/10/26 00:55:00 ID : 2L804Hu9Art 0
38 이름없음 2020/10/26 01:05:12 ID : 2L804Hu9Art 0
사실 너가 첫사랑같이 느껴졌어. 제일 좋아했고 웃음이 기억에 도장처럼 찍혀 남아있고, 향기는 길거리를 걷다 어렴풋 비슷한 향이라도 맡으면 설레이고, 말들은 어찌그리 이쁜지 그 말들중 하나를 가져와 쓰고있을 정도니깐. 너를 매우 심하게 욕하진 않더라도 꾸준히 욕한것도 너와의 관계를 좁히기 위해 남의 상처를 벌리며 걸어간 그 거리가 너무 역겨워서, 내가 역겨워서 다시 멀어져야만 하는데 자꾸 니가 스치고 물 아래로 상자들을 던져도 계속 떠올라오기만 해서 너가 떠오를때마다 너의 욕을 했어. 나의 고통을 잘 이해해줄거라 생각한 그 두 친구들한테만 욕했는데, 생각해보니 그중 한 친구는 너의 고통도 생각할 너의 친구이기도 했었지. 사실 그 전화의 마지막에는 나만의 감정이 아닌 우리의 관계에 사과했어야했는데 난 끝까지 나만 우선시했어. 내 감정만 바라보고 내 생각만 하다가 너에게 큰 상처를 준 것같아. 우리는 좋은 친구일 수도 있었을텐데 그냥 주변에 들은걸로 너에게 묻지도 않고 널 판단해서 미안해. 그 친구들도 그때는 소중했기에 그 친구들을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러면서 너는 쉽게 입에 올렸던 것들이 미안해. 너와 몇개월간 서로 연락하고 웃으며 쌓아올린 관계를 내 죄책감때문에 한숨에 찢어버렸지. 그래놓고 뻔뻔하게도 다시 다가가서 미안해. 바꾸고싶은 말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땐 몰랐었어. 그런 모든 기억들을 난 잊지않고 기억할테니 너는 잊었으면 좋겠다.
39 이름없음 2020/10/26 01:15:25 ID : 2L804Hu9Art 0
이제 앞으로는 내 사랑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을 상처주지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려고 할게. 사랑만 보는게 아닌 시야를 넓혀 계속해서 모든것을 신경쓰고, 전처럼 아둔하고 미련한 인간이 되지 않을거야. 난 여전히 뭣도 모르고 어리지만, 이제 어린 사랑들은 다 지나보았다고 생각해. 어리고 따스한 기억, 당시에는 열정적이었지만 이제와선 웃긴 기억, 이젠 정말 다신 할 수 없을거라 생각되는 가장 뜨거운 기억이었지만 무엇보다 아픈 기억. 이젠 그 모든 짝사랑들을 업고서 앞으로 나아가려고해. 아직 인생 경력 20년차인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지만 짝사랑만큼은 마스터한 바보라고 생각해. 이제야 모든걸 털어냈어. 이제 앞으로 시작하는 사랑이 있다면 그때는 반드시 전의 기억을들 발판삼아 바보같은 사랑은 안하게 노력할려고. 지금까지가 내 짝사랑들 이야기였고 만약 다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 다들 짝사랑한 기억들이 있겠지만 다 뛰어넘고 멋진 사랑을 하길 응원할게.
40 이름없음 2020/10/26 01:21:26 ID : 2L804Hu9Art 0
아 참고로 마지막 짝사랑 이야기는 나중에 지울거야ㅋㅋ 볼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아는 누군가가 본다 생각하면 오금이 지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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