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0/25 23:46:22 ID : xzWksi2qZiq 0
혹시 볼 수도 있으니까 이틀안에 펑할 거야! 일로 엮인 이쪽 사람들하고 회의할 게 있어서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을 먹었어. 거의 4개월만? 오랜만에 웃고 떠들다 보니 8시가 됐더라고. 내일 출근해야 되니까 빨리 가려고 파하고 빠이빠이 하려는데 뒤에서 팔짱이 훅 들어오더니 한 분(A)이 같이 가자는 거야..? ‘아핳 저는 너무 피곤해서 택시타고 가려구요.’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는 척 하면서 슬쩍 팔짱을 뺐더니, A가 ‘이제 친해질 때도 됐잖아요? 맨날 혼자만 바쁘고 혼자만 벽치네요?’ 대충 이런 뉘앙스로 말했는데 암튼 삐진 표정으로 그러시길래 나는 너무 당황했어..... 썸도 아니고 기류도 없고 뭣도 하여간 감정 1도 없는 사이라 나는 뭘 어떻게 답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웃기만 했는데 나를 끌다시피해서 팔짱끼고 지하철역으로 갔어.
2 이름없음 2020/10/25 23:47:17 ID : bA2E3BfcGpR 0
wow 보고있어
3 이름없음 2020/10/25 23:53:34 ID : xzWksi2qZiq 0
A는 갈아탈 필요가 없고 나는 갈아타야 해서 너무 짜증이 나는 거야. 피곤해죽겠는데 반강제적으로 지하철을 타야하는 게.... ㅠㅠ 그래서 먼저 보내고 슬쩍 나와서 다시 택시를 탈 생각을 하고 빠이빠이 할 계획을 나름대로 세웠는데 실패! 팔짱은 강력했고 뿌리칠 수 없었어... 같이 가야할 정류장이 몇 개인지 머릿 속에서 세느라 정신 없었는데 지하철 기다리는 내내 어색한 팔짱은 풀리지 않았고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고 나서야 내 팔은 자유가 됐지! 얏호!
4 이름 2020/10/25 23:58:41 ID : a1fPcoIGreY 0
보고잇엉
5 이름없음 2020/10/25 23:59:25 ID : ulimJUZeFbb 0
ㅂㄱㅇㅇ!
6 이름없음 2020/10/26 00:01:05 ID : xzWksi2qZiq 0
갈아타려면 6정거장이나 같이 가야했는데 A가 ‘ㅇㅇ씨, 평소에도 길 잘 헤맨다면서요. 갈아타면 카톡해요!’ 웃으면서 말하길래 ‘아.. 제가 카톡을 잘 안 해가지고..’ 하고 대답했더니(난 이미 지하철을 탔을 때부터 일정이 계획대로 안 되니까 심기가 불편해서 말이 퉁명스럽게 나가더라고..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ㅠㅠㅠㅠ) ‘작업 얘기 할 때는 잘하면서 너무 일 밖에 모르는 거 아녜요? 연애도 좀 하고 그래요.’ A도 기분이 나빴는지 약간 틱틱대듯 말했고, 나는 한 술 더떠서 ‘A 언니 옆에 누구 있다고 그러는 거 아녜요~’ 말했어. 그 후로 작업 얘기 하다가 갈아타면서 헤어지게 됐는데, 1시간 좀 지나서 카톡이 왔어.
7 이름없음 2020/10/26 00:08:29 ID : mE04K4ZeNzc 0
ㅂㄱㅇㅇ
8 이름없음 2020/10/26 00:10:54 ID : xzWksi2qZiq 0
- ㅇㅇ씨 나 솔론데? 잘 들어갔어요? ㅋㅋㅋ - 아아!! 네네! 잘 들어왔어요! (죠르디 이모티콘) - 단톡방에도 말해요 안읽씹이 습관이네요? ㅋㅋㅋㅋ - 아아 넵넵! A언니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_ _) 근데 메시지 보내자마자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언니? 저 맘에 안 들죠? 시리즈도 아니고 A가 대뜸 ‘ㅇㅇ씨 나 ㅇㅇ씨 좋아한지 오래됐어요. 오늘 꼭 얼굴보고 말하려고 했더니 ㅇㅇ씨 철벽 장난 아니네요?’ 나는 갑작스런 고백에 뭘 어째야 하나 이건 아닌데 나랑 접점이 큰 것도 아니고 안지는 오래됐지만, 내가 예쁜 것도 아니고 여친 있으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정말 갑자기 날 좋아한지 오래됐다고 하니까 머리가 하얘지더라고. 그래도 대답은 해야 하니까 뭔가를 말해주고 싶은데.. 그와중에 나도 사람인지라 누가 이렇게 훅 들어오는 거에 대해서 박력있고 세상 멋지게 느껴졌어. 그게 전화 고백이든 얼굴보고 하는 고백이든..
9 이름없음 2020/10/26 00:17:38 ID : xzWksi2qZiq 0
‘네? 언니가 저를 왜요?’ 물었더니 그냥 좋다는 거야. 오늘 얼굴보고 접을까 말까 했는데 보니까 더 확신이 들었다고 말하는데 A 언니 목소리가 그때 굉장히 떨리는 걸 느꼈어. 그치만..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바로 거절은 않고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그치만 저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정리할 시간을 주시면 제가 더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대충 이런 느낌으로 생각할 시간을 달랬고 A는 ‘사랑도 일처럼 얘기하네요. 알겠어요. 기다리진 않을게요. 원래 연락도 늦게 보니까. 대신 까먹지만 말아요.’ 하고 끊었어. 이 5분 남짓한 통화 때문에 고민을 하고 스레딕에 글쓴 거야 ㅠㅠㅠㅠㅠㅠ
10 이름없음 2020/10/26 00:24:03 ID : lDwIGlg3TSN 0
음 그럼 레주는 그 언니한테 어느정도의 호감이 있는거야?
11 이름없음 2020/10/26 00:28:56 ID : xzWksi2qZiq 0
고민을 하는 이유는 뭐냐면, 1. 이쪽에서의 만남이란 게 자만추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내가 고백을 받은 지금의 상황에서 사귀는 건 아니더라도 일 외적인 면으로 알아가보다 보면 A가 나에 대해 느꼈던 감정이 바뀔 수도 있고 반대로 나도 A가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A에게 ‘먼저 친해져 봐요’라고 이야기 한다! > 이경우 내가 어장관리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일이 틀어질 수도 있음 ㅠㅠ 2. 바로 거절한다! > A가 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혹시라도 그만두게 되면 그건 그것대로 큰일이지만, 제일 깔끔 3.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 사실 내가.. 이성애자 친구를 짝사랑.. 사랑이라 표현하면 그정도 까진 아니지만, 하여튼 짝녀가 있어. 전화 끊고나서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짝녀야. 미쳤지? ㅠㅠㅠㅠ 괜히 짝녀한테 미안하고 죄짓는 기분이 들더라고. 쓰다 보니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짝녀를 좋아하고 있는 거 같은데, 현실적으로 A의 고백을 받는 편이 미래를 위해 더 나은 ? 아니면 내 마음 그대로 굴하지 않고 짝녀를 좋아할 때까지 좋아해보는 게 더 나은 선택일까? 어떤 선택이든 A언니한테는 미안하긴 하네..
12 이름없음 2020/10/26 00:38:14 ID : xzWksi2qZiq 0
후 하 후 하 ㅠㅠㅠㅠ 마음을 속이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솔직하게 ‘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언니 마음 받아줄 수 없어서 미안해요.’ 보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하.. 마음 아파.. 출근하기 싫다....
13 이름없음 2020/10/26 00:40:19 ID : a1fPcoIGreY 0
ㅠㅠ잘했어,, 이해해주실거야!
14 이름없음 2020/10/26 00:41:00 ID : 42Gk2q3XxWp 0
나중에 후기 알려져
15 이름없음 2020/10/26 00:51:01 ID : xzWksi2qZiq 0
응. 마음이 불편하네.. 나는 A언니처럼 짝녀한테 말할 용기도 차일 용기도 없는데 잘한 걸까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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