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1/02 08:09:51 ID : e6mHxxyFjzb 0
현재 고닥생임. 이건 코로나 터지기 전 시점에 있었던 얘기다. 같은 학교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주6일을 얼굴을 보는 친구가 있었다. 얼굴을 자주 보는 만큼 동성인데도 너네 사귀냐는 소리 들을만큼 친해졌다. 근데 나는 뭐 하나에 빠지면 주변이 안 보일 만큼 시야가 너무 좁았다. 이때 이 친구하고 너무 노느라 주변에 신경을 잘 못 썼다. 그래서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나 빼고는 다 이 친구를 싫어하고 있더라. 그것도 꽤 전부터. 이유인즉슨 이 친구가 자꾸 다른 애들을 은근히 돌려 깐다고 해야하나, 대놓고 까는 것도 아니고 꼽주고, 계속 민망하게 돌려 까고, 뒷담화도 엄청 깐다는 거였음. 무엇보다 얘는 중학생 때 한 아이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자기네 무리에서 완전 낙오시키고 따돌려서 은따핸 시킨 전적이 있다 함. 사실 이 말을 들었을 땐 그렇게까지 충격이 크진 않았다. 이 얘기가 나왔을 때 즈음엔 나도 어느정도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음. 이 친구는 날카로운 물건을 지니고 다녔는데 지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그 물건을 친구들 얼굴에 들이밀고 죽여버린다고 협박하면서 장난이라는 양 빵끗 웃는 애였다. 그리고 내가 정말 친구랑 싸우는 걸 싫어함. 어느 정도냐면 8년지기 친구와도 단 한 번도 싸워본 적 없을 정도다. 근데 이 친구랑은 만난지 1년 만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싸우게 되더라. 이러니까 나도 얘가 너무 역겨워져서 다른 친구들이랑 논의를 좀 해봤다. 다들 그 친구를 무리에서 떨구고 싶어했는데, 그렇게 하면 걔가 중학생 때 한 짓과 우리가 하는 짓이 대체 뭐가 다르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처럼 관계는 유지하되, 거리두고 싶으면 그냥 거리두고 놀아라. 뭐 이런 식으로 말이 오갔던 것 같다. 근데 그 분위기를 그 당사자가 눈치 못챘겠냐? 아니지. 걔는 눈치채고 우리한테 더 들러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색한 나날이 이어지는데 그 친구가 점심시간에 내 눈앞에서 다른 친구들을 오지게 까더라. 한 친구한테는 피부가 까무잡잡해서 필리핀 사람 같다느니, 몸무게가 5n kg이 넘는 친구 앞에서 "야 솔직히 5n kg 넘으면 돼지 아니냐?" 따위의 망발을 한다던지. 이때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은 하나 같이 표정 관리가 안 됐고 나도 존나 빡쳐서 결국 나는 이 친구랑 목소리 높여서 아득바득 싸웠다.
2 이름없음 2020/11/02 08:12:34 ID : e6mHxxyFjzb 0
이 친구는 한동안 우리랑 거리를 좀 두더라. 근데 이대로 끝내는 건 좀 아니지 않냐? 끝맺을 건 확실히 끝맺어야 할 것 아니냐. 그래서 얘한테 문자를 했더니 지는 나랑 할 말이 없단다. 허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도 끈덕지게 붙잡고 설득한 끝에 그 애랑 1시간 가량을 문자를 주고 받았다. 난 그 시기에는 그 친구에게 모든 정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로 지내던 기간은 의외로 나한테 너무 컸더라. 정이 남았더라.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 민폐임을 알면서도 다시 우리랑 놀지 않겠냐고 권했다. 몇 번이나 권했다. 근데 그 친구는 내 제안을 거절했다. 이미 돌아가기에는 늦었고 서로가 더 불편해질 뿐이니까 그냥 앞으로 서로 아는 척 하지 말자더라. 그래서 나도 그냥 알았다고 했다. 절교라는 게 마음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깔끔하게 잘 끝났다고 생각했다.
3 이름없음 2020/11/02 08:14:07 ID : E03BanA3O03 0
퓨ㅜㅜㅜㅠㅠ
4 이름없음 2020/11/02 08:14:48 ID : e6mHxxyFjzb 0
근데 이 친구가 전학을 갔다. 선생님들도 그렇고, 주위 애들이 그 친구와 내가 싸운 걸 알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교회에서도 소문이 퍼졌더라. 이것까진 이해를 했다. 친구들 전부랑 갑자기 손절을 하게 되었으니 그야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기 힘들었겠지. 근데 어이가 없는 건 그 이후였다. 걔가 전학을 간 이후, 선생님들이 내게 조심스럽게 이것저것 물으시는데, 내 이미지가 죽창이 나있더라. 그 친구랑 존나게 싸우게 전학까지 가게 한, 거의 학폭 가해자를 방불케 하는 쓰레기가 되어있더라. 내 친구들과 기타 인맥을 이용해서 알아보니 그 친구가 자기 유리하게 이야기를 짜집기해서 어른들한테 이야기를 퍼뜨렸더라.
5 이름없음 2020/11/02 08:17:05 ID : e6mHxxyFjzb 0
이 당시에 나는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인상도 사나웠고, 머리도 염색모였고, 성격도 나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내 이런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는 어른들도 분명 계셨다. 하지망 적어도 어른들께 예의 없는 행동은 하지 않았음. 그냥 꾸미는 걸 좀 좋아하고 목청 큰 성격일 뿐인데 어느새 개씹양아치가 되어있더라? 그 친구는 평소에 조용하고 조곤하고, 착한 아이로 어른들이 알고 있어서 나는 쓰레기로 낙인이 찍혔더라 씨발. 심지어 그 애랑 마지막으로 싸운 것도, 대화를 한 것도 나였기 때문에 사건의 중심이 나로 돌아갔다. 그 애는 평소에 착하게 잘만 지내다가 대뜸 나와 싸우고 전학까지 가게 된 피해자가 되어 있었고, 나는 평소에 남에게 피해 한 번 주지 않는 착한 애한테 싸움을 걸어 절교한 뒤에 전학 보낸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6 이름없음 2020/11/02 08:18:56 ID : e6mHxxyFjzb 0
내 친구들 전부가 어이 없어 했다. 그럼 지금까지 그 친구가 한 일은? 친구들에게 날붙이를 들이밀면서 장난이랍시고 협박하고,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때리고, 마음에 안 드는 애는 교묘하게 따돌려서 친구들 무리에서 소외 시켜 버리고. 나는 우리끼리 우르르 몰려 다니는 애들의 수가 좀 커서 잘 몰랐는데, 내 바로 주변에도 그 친구 때문에 소외 당한 아이가 있더라. 심지어 나도 그 친구에게 선동 당해서 그 소외당한 애의 말을 들을 생각도 안 했더라. 씨발. 그래서 그 소외 당한 친구에게도 사과하고, 다시 잘 지내게 되었고, 우리 친구들도 그 애가 가서 맘 편이 지내고 있는데 난 왜 쓰레기가 되어 있는데.
7 이름없음 2020/11/02 08:19:46 ID : e6mHxxyFjzb 0
어이가 없었고 우리 부모님도 엄청 화 내셨다. 너무 억울해서 교회 담당 선생님 한 분께만 사정을 솔직히 말씀 드리고 조금 더 버티다가 그냥 교회를 나와 버렸다. 생각보다도 소문이 크게 퍼져 있어서 교회에서 나랑 그 친구 일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더라.
8 이름없음 2020/11/02 08:21:40 ID : e6mHxxyFjzb 0
학교에선 그래도 내가 내 친구들과 꾸준히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어느정도 그런 소문이나 이미지가 수그러 들긴 했더라. 교회도 나왔고, 학교에서도 별 문제 없어서 당시에는 잊고 지냈다. 그냥 생각응 하고 싶지 않았다는 말이 더 맞을 수도 있음.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오히려 그때 일이 또 떠오르면서 열불이 난다.
9 이름없음 2020/11/02 08:22:34 ID : e6mHxxyFjzb 0
조금 지난 일이라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뭐하고, 어디 풀 곳이 없어서 여기에 주저리 주저리 써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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