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2/07 23:43:15 ID : ZdzWi9y1Cpe 5
나는 일평생 약자로 살아왔다. 태어났을때는 여자아이라며 필요없다고 죽으면 내다버려라. 먹는것도 아깝다고 들으며 살아왔고. 친가에서 제사를 치르는 날이면 나는 그 먼 왕복 7시간을 가서도 김치에 밥공기를 들고 서서 먹어야했고 눈치보며 밥먹고나면 일을 도와야 했다. 여자라는 이유에서였다. 집에서는 그런 집안에서 자라던 아버지가 당연히 나를 대우해줄리 없었고 허구헌날 하는 폭행을 당해가며 난 왜 남자로 태어나지 못했는지 고민했다. 특히 내가 중학생무렵 이제 막 2차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나를 신난다는듯이 팬티까지 벗겨서 바깥에 내쫒았을때는 시선조차 역겹더라. 첫 생리를 했을때는 생리대를 처리하는 방법을 몰라서? 휴지통에 생리대 티가나게 접어놨다는 이유로 엄마한테도 맞았다. 여성청결제를 쓰는 일이나 산부인과를 가는 일도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안된다고 했다. 친구손에 끌려 처음 산부인과를 방문했을땐 울었다. 결혼을 안했으니 가면 안된다고 버팅기기도 했다. 청결제 대신 비누를 쓰다가 중요부위가 전부 짓무르고 피가 날 지경이었는데도 아무에게도 말도 못하고 있었다가 혼났는데 '여자라면' 이 말에 집에서 늘 듣던 타박이 생각나서 무서웠다. 또 울었다. 여자라서 약자라는 소리가 하고싶은건 아니다. 잘못된 사상을 가지고 있는 가정에서 자라면 남녀를 불문하고 이상한 사상이 자리잡힐게 눈에 선해서 걱정이 될 뿐이다. 그냥 난 가부장적이며 정상적이지 않은 가치관을 가진 가정이 이리 위험하다고 벗어나라고 혹시라도 나랑 같은 일을 겪고있는 여자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을 뿐이다. 잘못된 가정에서 컸는데 나는 전혀 그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자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여자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랄까. 나는 그게 당연하고 여자기에 눈치를 보며 사는게 맞는줄 알고 컸다. 남자에게는 늘 복종해야하며 맞거나 험한일을 당해도 여자주제에 똑바로 하고다니지 못해서였다. 심지어는 어린나이에 강간을 당한걸 엄마에게 상의했을때도 내 행실이 잘못되어서 당한거라며 나를 질챽했고 시집은 다 갔다며 또 맞았다. 그리고 나는 이제 여자로서의 가치가 없어졌기때문에 강제로 공장에 보내졌다. 학교는 더이상 다닐수 없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슨 조선시대 이야기를 하고있냐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난 1980년대 생이다. 강간 이후 산부인과를 방문했을때도 엄마가 따라왔다. 그리고 나를 질책하듯이 얘가 강간을 당했다며 말한다고 의사에게 나를 걸레같은 년이라고 설명했고 의사는 그 말만 곧이곧대로 믿고는 나에게 무분별한 성관계가 있었냐며 무시하듯 이야기했다. 졸지에 나는 강간피해자가 아니라 성욕에 못이겨 여기저기 다리를 벌리는 쓰레기같은 여자로 포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딱지는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녔다. 남자친구를 사귀고 결혼 약속을 잡았을때도 엄마는 그 남자에게 내가 강간을 당한 사실이 있다는게 아니라 모르는 남자에게도 몸을 내어주는 여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남자친구는 떠나갔고 엄마는 너 그 잘하는 다리벌리기를 그 남자에겐 안했는가보다며 비웃었다. 엄마의 기준은 내가 강제로 성관계를 했는지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했는지가 중요한게 아니었다. 결혼을 안한 여자가 함부로 알몸을 보였다는거 자체가 여자가 잘못된거라고 인식을 가지고 있던거였다. 물론 내가 자의로 알몸을 보인것도 아니었고 말 자체도 잘못됐었다. 그러나 나는 그게 잘못된것인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당연히 신고는 할수 없었고 그 가해자가 된 남성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나는 소위 말하는 메갈리안이나 워마드의 인간들이랑은 다르다. 그들은 무분별하고 확실시 되지않은 상상의 일만으로 남자들을 매도하고 혐오한다. 그런데 내가 이런일을 당했기에 남자를 싫어하는것도 그들과 같은 취급을 받고있다. 이것은 내 선택이고 나는 이런 가정에서 살아왔기에 남자들이 내 개인적으로 싫은거라고 말할 뿐이다. 그리고 난 그 사상에 물들은 여자도 싫다. 그런 엄마로 인해 내가 매도당하고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당수의 이들은 그런일은 본인이 당해보지 않았기에 상상속의 이야기 아니냐며 나를 매도하고 믿지않고 그런 집단의 인간들과 나를 동일선상에 놓는다. 요즘 시대에 그런일이 실제로 있냐고? 있다. 내가 당했으니까.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생각보다 나보다도 훨씬 어린나이에도 비슷한 일을 당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배울수 있는게 더 많은 나이에 이미 적응이 되었기에 무엇이 잘못된건지는 한참 늦은 다음에야 깨닫고는 했다.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끼는 아이가 있으면 제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런 글을 남긴다. 나는 이상함을 깨닫고 벗어나려고 발버둥칠 무렵엔 이미 늦어있었다. 내 정신은 피폐해졌고 정신과 치료로도 손쓸 상황이 아니었다. 최면치료를 하겠다며 어떤 선생이 나서서 행했을때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내가 당하고 산 세월이 삼십년이 넘는다. 그리고 정신과에서는 나에게 손을 쓸 방법이 없다며 포기하고 그 문제가 되는 사람들을 데려오라한다. 그래야 어느정도 길이 보인다고 하더라. 근데 그들이 올리가 없다. 말을 꺼내봤을때 역시 본인은 정상인데 왜 그런곳을 가냐며 반항하기 시작했을때 알아봤다면서 내가 미친거라고 한다. 반항=미친게 되더라. 나는 지금 정신과 치료도 손을 놓고있다. 내 기저에 쌓여있는 사상으로는 사람을 보는 눈조차 길러지지 않아서 나쁜사람을 걸러내지 못하고 계속 상처를 입기만 할거란다. 이미 자격없는 정신과 의사에게도 한번 당해서 의사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떨어졌다. 이걸 일반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 했다. 치료가 끝날쯤이면 난 오십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가 된다. 그 나이에라도 치료가 된다면 다시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질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나같은 사람이 더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2 이름없음 2020/12/12 04:15:36 ID : 9xTQtwGmpO0 0
응원할게
3 이름없음 2020/12/12 07:27:36 ID : GmtvA1Bbwlh 0
그동안 고생했다. 나도 80년대 초반생이고 현재 30대 후반이라 레주랑 비슷한 또래거나 조금 많지 싶은데 우리 때도 저런 가정이 있었다는게 놀랄노자네. 그래도 늦게나마 그런 가풍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완전히 벗어나 제3자의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 점은 정말 다행이야. 저게 비정상인 줄 모르고 평생을 살면 대물림할 가능성이 큰데. 사실 가정교육과 가스라이팅은 한 끝 차이지. 어릴 때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데 가정교육이랍시고 자녀에게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순간 부모한테는 그게 가정교육일지 몰라도 당하는 자식 입장에선 가스라이팅이 되는거니까. 요즘도 옛날보다 많이 없어지긴 했겠지만 별의 별 부모 군상들이 다 있기 때문에 저런 가정이 없을거라는 생각은 안 든다. 부모 되는데 자격증 있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성관계해서 임신하고 낳으면 그게 바로 부모니까 임신 가능한 사람은 아무나 될 수 있는게 부모잖아. 현재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 많이 될 것 같아. 레주도 저런 환경에서 잘 버텨 줘서 고맙고, 여태까지 힘들게 버텨 온 만큼 앞으로는 남들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래. 내가 이 스레 기억하고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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