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rs8o1CmNze 2021/01/28 18:47:09 ID : tdxCpcMrzhx 2
존재들이라고 해봤자 둘이지만! 우당탕탕 난리면서도 나름 잘 굴러가는 중이라 써봐. 나중에 보면 이것도 추억이겠다 싶어서.
2 ◆Mrs8o1CmNze 2021/01/28 18:49:23 ID : tdxCpcMrzhx 0
나는 어릴 때부터 종종 귀신을 봤어. 보고싶어서 본 건 아니지만 그냥 보이니까 그렇구나, 했지. 불편하긴 했지만ㅠ 그래서 부모님한테도 이상한 게 보인다는 걸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었어.
3 ◆Mrs8o1CmNze 2021/01/28 18:51:07 ID : tdxCpcMrzhx 0
내가 귀신 보고, 목소리를 듣는다는 걸 알게 된 부모님은 날 바로 정신병원으로 데려갔어. 나도 내가 보고 듣는 것들이 정상이 아니다 싶었고, 심리 문제인가 싶어서 군말 없이 따라갔지. 한편으론 그때부터 심리문제가 아니라는 걸 잘 알았지만.
4 이름없음 2021/01/28 18:51:46 ID : 02oIIFfSHzP 0
ㅂㄱㅇㅇ
5 이름없음 2021/01/28 18:52:52 ID : nXwNunBhyY6 0
병원에서 뭐라고했길래 심리 문제가 아닌걸 알았어?
6 ◆Mrs8o1CmNze 2021/01/28 18:54:52 ID : tdxCpcMrzhx 0
병원을 다니면서 그때 처음으로 빙의에 걸렸다? 빙의당했어. 분명 운동장에 있었는데 눈 떠보면 한참 걸어가야 하는 교무실에 서 있다던지, 기억을 잃었을 때 나도 모르는 말들을 막 한다던지(이건 부모님이 말씀해주셨어.) 내 의지로 행동하는 일이 아닌 게 점점 많아졌어.
7 ◆Mrs8o1CmNze 2021/01/28 18:55:59 ID : tdxCpcMrzhx 0
첫날에 선생님이 같이 갔던 엄마한테 너무 멀쩡하다고, 그래도 아직 안 드러난 걸 수도 있으니 지켜보자고도 했고... 나 자신도 심리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거든!
8 이름없음 2021/01/28 18:58:06 ID : nXwNunBhyY6 0
응? 무슨검사를 했는데 그렇게 말해?정신과 의사가 너무 멀쩡하다고 했다고?
9 ◆Mrs8o1CmNze 2021/01/28 18:58:15 ID : tdxCpcMrzhx 0
막 정신잃고 칼 들고 가위 들고 설치는 날이 많아지니 나는 학교도 못가고 집에서만 살았어. 잠깐 제정신일 때 할 일 하다가, 기억 잃고. 지금 생각해도 빙의 당했던 3년은 기억이 많이 없어. 제정신일 때는 최대한 열심히 살아보려고 책을 읽거나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했는데, 그것만 조금 기억나.
10 ◆Mrs8o1CmNze 2021/01/28 18:58:28 ID : tdxCpcMrzhx 0
상담 받았어!
11 이름없음 2021/01/28 18:59:03 ID : nXwNunBhyY6 0
ㅋㅋㅋㅋㅋ아니... 너 정신과 가본 적 없어...? 단순 상담만 하는거 아니잖아
12 이름없음 2021/01/28 18:59:24 ID : nXwNunBhyY6 0
약은 처방 뭐받았었어?
13 ◆Mrs8o1CmNze 2021/01/28 19:02:58 ID : tdxCpcMrzhx 0
그러다가 내가 멀쩡해진 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어느날부터 조금씩 제정신인 시간이 많아지면서 밖에 나가도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고, 나는 교회 다니면 뭐든 다 해결될 거라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교회를 갔어. 물론 처음에는 교회도 적응하긴 힘들었지만 그래도 성경책을 읽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 차분해지고. 종교 발언은 좀 조심스러우니까 여기까지! 어쨌든 지금은 교회 안 나가지만 그때 이후로는 멀쩡하게 살았어. 귀신 보이는 것도 없어졌었거든!
14 ◆Mrs8o1CmNze 2021/01/28 19:04:34 ID : tdxCpcMrzhx 0
엥 나 그 첫날은 선생님이랑 상담만 했어. 그리고 그 후에 빙의 증상 심해지면서 MRI 찍고 뭐 이런저런 검사 많이 했지. 나는 처음 병원 갔을 때 선생님이랑 뭐 좋아하는 게 뭐예요, 취미는, 학교 생활은 등등 얘기만 잘 하고 나왔다!
15 ◆Mrs8o1CmNze 2021/01/28 19:06:53 ID : tdxCpcMrzhx 0
선생님이 내 증상 자체를 정확히 할 수가 없다고 했어. 환청 환각, 가끔 기억도 잃는데 내가 제정신일 땐 또 불안에 떤다거나 우울해하지 않고 밝았으니까. 약은 대충 들어보면 항우울제?랑 뭐 졸린 약 등등 5~6개 먹은 것 같아. 약 먹었을 쯤에는 나도 제정신은 아니었다는 거!
16 ◆Mrs8o1CmNze 2021/01/28 19:09:30 ID : tdxCpcMrzhx 0
그 이후로 2년 정도 멀쩡히 살다가, 어느날 또 어떤 귀신이 보이더라. 항상 똑같은 자리에 서 있는 어린 남자아이였는데 5~7살 정도 되어보였어. 뭐라 말도 하던데...나는 빙의 사건이 있고 난 후 2년간 귀신이라면 치를 떨 정도로 무서워해서, 그냥 최선을 다해 무시했지.
17 ◆Mrs8o1CmNze 2021/01/28 19:12:20 ID : tdxCpcMrzhx 0
그 애가 보이기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또 천천히 귀신이 보이더라. 난 귀신이 개무서웠고, 답은 밝고 활기차게 살기밖에 없었어. 이게 답이 되나 싶지만...! 내가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규칙적인 생활습관, 적당한 운동, 긍정적인 마인드 만들기 이런 거였으니까! 아주 열심히 살았지..
18 ◆Mrs8o1CmNze 2021/01/28 19:14:26 ID : tdxCpcMrzhx 0
걔네는 무시하기 힘들지만 무시하면 나한테도 큰 관심 없더라. 문제가 있다면 나는 보고 듣는 것보다 기운을 느끼는 게 심해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심령 스팟이나 영화관 같은 곳만 가도 엄청 힘들었어. 끔찍...😱
19 ◆Mrs8o1CmNze 2021/01/28 19:19:42 ID : tdxCpcMrzhx 0
평소에도 쎄한 느낌 많이 받고, 항상 예민해져 있으니까 나도 힘들고 주변인들도 힘들어 해서 인터넷, 책 등등 도움이 될 만한 것들도 많이 찾아봤어. 무당한테 가보라는 말도 몇번 들었는데 무당은 내가 무서워서 못 갔어. 어쨌든 되게 힘들지만 나름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어. 보이고 들리는 건 많이 사라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존재감 오지는 귀신 정도만 느낄 정도로 괜찮아졌거든.
20 ◆Mrs8o1CmNze 2021/01/28 19:20:59 ID : tdxCpcMrzhx 0
아주 멀쩡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잘 살다가 최근에 내가 같이 사는 존재들은 만났어. 진짜 얼마 안 됐거든. 두 달 지났나?
21 ◆Mrs8o1CmNze 2021/01/28 19:22:19 ID : tdxCpcMrzhx 0
어느 날 자는데 누가 내 침대로 올라오더라고. 반려동물 없고 내 침대에 야밤에 기어올라올 사람도 없어서 어우 뭐야;;; 하고 눈 떴는데 한 남자가 내 옆에 누워 있더라.
22 ◆Mrs8o1CmNze 2021/01/28 19:26:34 ID : tdxCpcMrzhx 0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고 귀신 자체도 오랜만이라 한참 멍하니 들여다만 봤어. 어떤 귀신이고 남자고 여자고 이름은 뭐고 이런 것보다 왜 하필이면 이 밤에? 당장 누구를 깨우기도 그렇잖아. 심지어는 무섭지도 않았어. 너무 멀쩡하게 생겨서. 그리고 지금 누구를 깨워봤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다시 눈 감았어. 자려고 노력을 해보긴 했는데, 너무 놀라서인지 잠은 안 오고, 옆에서는 누가 자꾸 쳐다보고...내 인생에서 제일 긴 밤이었어.
23 ◆Mrs8o1CmNze 2021/01/28 19:31:43 ID : tdxCpcMrzhx 0
그렇다고 밤을 새진 못함. 차라리 잠들 거였으면 빨리 잘 걸. 늦은 오후에 눈을 뜨자마자 내 옆을 봤어. 없더라고. 그래서 아 그냥 지나가다가 피곤해서 잠깐 누운 귀신이었구나! 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지. 오래 자서 그런가 너무 상쾌하고 좋아서 뭐 멍 때리고 그런 것도 없이 세수나 하러 화장실에 들어가려 했다?
24 ◆Mrs8o1CmNze 2021/01/28 19:34:29 ID : tdxCpcMrzhx 0
딱 들어가려고 발을 뻗었는데 뒤에서 누가 ‘잠 진짜 많다.’ 하는거야. 남자 목소린데 중저음보다 아주 쬐끔 더 높은 목소리? 어쨌든. 나는 본능적으로 그 남자라는 걸 알았고, 빡이 쳤지.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늦게 일어났는데? 짜증이 확 나서 뒤를 돌았어.
25 ◆Mrs8o1CmNze 2021/01/28 19:36:42 ID : tdxCpcMrzhx 0
뭐냐고, 자고 갈거면 얌전히 자고 가지 왜 사람을 깨워서는 짜증나게 하냐고. 차마 가족들 거실에 있을텐데 소리는 못 지르고 속으로 화를 냈어. 와중에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보고만 있어서, 그것도 농락당하는 기분이라 짜증났음.
26 ◆Mrs8o1CmNze 2021/01/28 19:41:54 ID : tdxCpcMrzhx 0
한참 뭐라뭐라 내 할말만 하다가 계속 서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화장실 들어왔다가는 진짜 성경책 읽고 기도할 거라고 화내고 들어가서 문 닫음. 귀신이 문 잠가봤자 못 들어올리 없겠지만 문도 잠궜어. 그리고 나오니까 그 자리에 똑같이 서 있더라
27 이름없음 2021/01/28 19:46:36 ID : GpUZa2q2L9f 0
ㅂㄱㅇㅇ
28 ◆Mrs8o1CmNze 2021/01/28 19:48:02 ID : tdxCpcMrzhx 0
분명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흔한 부유령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말은 저렇게 해도 막상 성경책 읽고 불경 필사했을 때 안 없어지면 어쩌나 좀 무섭기도 했음. 그래서 나는 차분하게 보란 듯이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티비도 봄. 예능 하나 보다보니까 나도 걔를 잠깐 잊는 바람에 정신 차리고 걔가 있었던 화장실 앞에 가보니까 없더라고. 그 잠깐동안 역시 귀신은 귀신이구나 ㅇㅈㄹ...
29 ◆Mrs8o1CmNze 2021/01/28 19:52:24 ID : tdxCpcMrzhx 0
참고로 나는 식물을 굉장히 좋아해. 그 당시에 나는 조그마하게 내 방에 꽃 하나를 키우고 있었어. 그놈이 가고 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오구 우리 꽃아가 이상한 놈 와서 무서워쪄 이러면서 한참 구경하다가 주변도 좀 정리해주고 그랬지. 속으로 걔 욕하면서. 나는 진짜 간 줄 알았어. 안 보였단 말이야? 진짜 걔가 들을 줄 몰랐다고...
30 ◆Mrs8o1CmNze 2021/01/28 19:55:35 ID : tdxCpcMrzhx 0
어디서 나왔는지 이놈이 또 내 침대에 앉아서 ‘욕 진짜 많이한다 너.’ 이러는거야. 진짜 너무 무서웠는데,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이렇게 욕하는 거 듣고 쫓아내려는 거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놈이면 나한테 악감정 품은 놈은 아닌가보다...였어. 그래서 진짜 미친놈같지만 또 커피 하나를 타와서 방문을 닫고, 걔랑 마주볼 수 있게 의자에 앉아서 대화를 시도함.
31 ◆Mrs8o1CmNze 2021/01/28 19:59:46 ID : tdxCpcMrzhx 0
별 건 없지만 당신은 누구인가요? 부터 나이, 이름이 있다면 뭔지, 왜 왔는지 등등 물었는데 답 들은 건 몇 개 없음. 누구인지 안 알려줬지, 나이는 나보다 한참 많을거라 하지 (생긴 것만 보면 나보다 어리거나 또래같은데...), 이름은 안 알려줌, 왜 왔는지도 안 알려줌. 도대체 뭐야? 말하다 보니 짜증나서 커피나 마시라고, 마시라고 가져왔는데 왜 안 마시냐 그러니까 자긴 커피 안 좋아한다더라^^
32 ◆Mrs8o1CmNze 2021/01/28 20:03:21 ID : tdxCpcMrzhx 0
그래서 결국엔 나 괴롭히려고 왔냐, 물어보니까 그건 절대 아니래. 근데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기운부터 일반 귀신이 아닌 건 맞지만 나는 아는 게 많이 없으니까. 뭐든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의심을 진짜 존나했어. 증거나 대봐라, 안 괴롭히겠다고 각서나 쓰자...말도 안되는 아무말만 해댔지...
33 ◆Mrs8o1CmNze 2021/01/28 20:05:47 ID : tdxCpcMrzhx 0
근데 이게 다 속으로 얘기하는거잖아? 그 남자 목소리는 잘 들리지만 내가 얘기하는 건 입 밖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니까, 답답했는지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소곤소곤 그니까하-! 나랑 각서 쓰자고요호...! 이딴 식으로 말하고 있었나봐. 걔는 거만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입 닫아, 문 열린다.’ 이러는거야.
34 ◆Mrs8o1CmNze 2021/01/28 20:09:27 ID : tdxCpcMrzhx 0
뜬금없이 뭐래? 하고 문 쳐다보자마자 문이 벌컥 열림. 우리 아부지... 이 야밤에 커피 가지고 들어가서 뭐하냐고 나와서 영화나 하나 보자고 그러더라. 솔직히 좀 많이 놀랐어. 얘가 자기 있는 거 들키기 싫어서 그러나, 싶었어.
35 이름없음 2021/01/28 20:18:51 ID : lbhdTQpQoNw 0
ㅂㄱㅇㅇ!
36 ◆Mrs8o1CmNze 2021/01/28 20:25:27 ID : tdxCpcMrzhx 0
잠깐 밥 먹고 올게! 봐줘서 고마워:)
37 ◆Mrs8o1CmNze 2021/01/28 20:55:05 ID : tdxCpcMrzhx 0
ㅎㅎㅎ 라면 먹었당! 어쨌든 아빠한테 영화 골라놓고 있으라고, 금방 나가겠다고 하고 문을 닫았어. 고개를 돌리니까 좋다고 웃고 있더라. 좀 자존심 상하는데 고마운 건 맞잖아? 안 알려줄 수도 있었을텐데 알려준 거니까. 그래서 그냥 속으로 고마워!!! 하니까 고개 끄덕이면서 웃는데 귀신은 아닌 것 같다고 그때 좀 확신했어.
38 ◆Mrs8o1CmNze 2021/01/28 20:59:47 ID : tdxCpcMrzhx 0
좀 민망해지기도 하고 쪽팔려서 영화 볼 거니까 볼 거면 보고, 갈거면 가라! 이런 식으로 통보하고 방을 나왔어. 문을 꼭 닫고 나왔는데 영화 보려고 쇼파에 앉으니까 언제 왔는지 내 앞에 서서 ‘내 자리는?’ 이라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거야; 그래서 엄마아빠 둘이 꼭 붙어 앉았길래 내가 조금 더 가운데로 가고 걔 자리 만들어줬지. 애초에 영적 존재가 뭔 자리가 필요하다고 자리를 요구하는지... 그냥 사람 위에 앉아도 아무도 모를텐데.좀 언짢아져서 더 엄빠쪽으로 붙은채로 영화 관람을 시작했어.
39 ◆Mrs8o1CmNze 2021/01/28 21:08:51 ID : tdxCpcMrzhx 0
영화는 넷플릭스에 있는 6언더그라운드... 19금인데 워낙 부모님이 개방적이시고 그래서 그냥 봤거든. 엄빠랑 나야 뭐 이상한 장면 나와도 그냥 민망하고먼~ 하고 넘겼지만^^ 나랑 그 놈은 아니였다. 알면 뭘 알겠어 싶으면서도 굉장히 민망해서 속으로 ‘보고 계세요...?’ 했는데 응ㅋ 이러는거야... 그래서 오우 존나 쪽팔려 기절하고 싶다 뭐 이런 생각 했는데 갑자기 사라지더라.
40 이름없음 2021/01/28 21:10:25 ID : y1wq1u8kk7e 0
ㅋㅋㅋㅋㅋ 귀엽다
41 ◆Mrs8o1CmNze 2021/01/28 21:15:17 ID : tdxCpcMrzhx 0
그날은 그놈 찾을 것도 없이 서로 민망한데 그냥 신경쓰지 말자~ 하고 거실에서 잠. 영화 다 보니까 늦은 새벽이었는데 잘 때까지 안 보이더라. 그날 늦게 잠들어서 조금 일찍 깸. 오전이었을 걸. 일어나자마자 꽃부터 보려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놈이 앉아있는거야. 이건 나중에 안 건데 우리 음식 걔네가 먹는 것처럼 의자같은 것도 실제로 움직이진 않지만 우리 음식 먹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앉아있을 수 있다더라. 어쨌든 의자에 앉아서 꽃을 보고 있길래 뭔 컨셉질이야? 싶어서 존나 앙칼지게 뭐해요↗️ 하니까 천연덕스럽게 웃으면서 ‘예쁘잖아. 은근 잘 키웠네.’ 이러는거야. 뭐 예쁜 건 맞으니까 ㅇㅇ 하는데 은근은 뭐야? 사람 존나 잘 멕인다 이 생각 함.
42 ◆Mrs8o1CmNze 2021/01/28 21:18:59 ID : tdxCpcMrzhx 0
ㅎㅎㅎㅎ😏😊 그때는 좀 미웠어서 마냥 다 짜증났었어.. 지금은 귀엽고만
43 ◆Mrs8o1CmNze 2021/01/28 21:24:55 ID : tdxCpcMrzhx 0
귀신인지도 모를 놈이랑 꽃아가랑 붙어있으면 꽃한테 안 좋을까봐 훠이훠이 했는데도 나 그런 놈 아니야~ 하고 개무시함. 그런 놈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요^^ 결국엔 그 놈한테 제대로 물어봤어. 너 여기서 살거예요? 하니까 살거래. 그러면 다른 거 다 필요없고 나랑 내 주변에 해만 끼치지 말라고 했어. 조금이라도 낌새 보이면 바로 무당한테 갈거라고. 사실 무당한테 찾아갈 깡도 없으면서...ㅎ 그놈한테 같이 사는 거 ㅇㅋ한 거 자체가 좀 미친 것 같지만 진짜 나쁜 존재는 아닌 것 같아서 서로 사이좋게 지냅시다! 하고 집주인과 세입자 같은 관계가 됨.
44 ◆Mrs8o1CmNze 2021/01/28 21:32:07 ID : tdxCpcMrzhx 0
그리고 지금은 친해져서 애기야애기야 하는 사이가 됨. 물론 애기야는 내가 그냥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애칭임. 진짜 친한 내 지인들은 다 나한테 애기라 불림. 이건 그냥 딴소린데 애기애기 하면 나중에는 자기가 알아서 ‘애기 이제 학교 끝남’ 이러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졸귀 계속 저기요 하기도 좀 그래서 생긴 거 보고 나이추측함. 나이 많다는데 생긴 건 나랑 비슷해보이니까 그냥 애기라고 부름. 나보다 걔가 나보다 어려보여. 일단 성인은 무조건 넘는 것 같으면서도...애매해. 애기라고 부르게 된 건 만난지 이주 정도 넘어서? 그때 말도 놓고 호칭정리까지 다 했어.
45 ◆Mrs8o1CmNze 2021/01/28 21:35:51 ID : tdxCpcMrzhx 0
그렇게 평화롭게 한달을 넘게 잘 지냈는데... 분명 그랬는데...!!!! 내가 이 글을 쓰게 한 주범이 내 앞에 나타나버림. ㅇㄴ 귀신이 서로 친분도 있음? 아니.. 귀신은 아니지만 어쨌든! 애기랑 아는 사인지 둘이 말은 안 해도 뭔가 편해보인다? 그랬어. 나는 아침에 눈 뜨니까 보이는 게 애기랑 다른 놈이니까 당황;
46 이름없음 2021/01/28 21:37:54 ID : lbhdTQpQoNw 0
신기하다...친구도 데려온거야?
47 ◆Mrs8o1CmNze 2021/01/28 21:40:05 ID : tdxCpcMrzhx 0
‘누구세요...?’ 하니까 알 것 없잖아. 하면서 새침떼기깍쟁이처럼 말하는데 말투가 이상해. 우리 일반 말투랑 옛날 말이랑 섞인 것 같은. 진짜 요상한 말투라 짜증나서 뭔 이상한 분을 데려왔냐고 애기한테 낑낑대니까 옆에서 끼어들어서는 자기가 찾아온거라네?
48 ◆Mrs8o1CmNze 2021/01/28 21:40:50 ID : tdxCpcMrzhx 0
뭐 자기가 찾아왔다고는 하지만 굳이? 나한테? 즈그 친구 있으니까 온 거라고 반 이상 확신하고 있어
49 이름없음 2021/01/28 21:43:07 ID : lbhdTQpQoNw 0
흐음 그렇구만
50 ◆Mrs8o1CmNze 2021/01/28 21:45:56 ID : tdxCpcMrzhx 0
하지만 나는 애기 친구라고 또 내 집에서 살게 해줄 생각이 없었어.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정신이 없는데...말은 안 했지만 딱 봐도 눌러앉을 게 보여서 단호하게 안돼요싫어요저리가세요 시전. 귀신 아니라고 해도 인간 아닌 존재가 옆에 있어서 좋을 게 뭐 있겠어? 근데 이놈이 ‘예의를 어디다 갖다 버렸는지 찾아볼 수가 없구나~’ 이러면서 막 속을 벅벅 긁어놓는거야ㅠ 내가 얘한테 예의차려서ㅜ뭐해? 예의 차려야 하는 건 자기 아니야? 지가 내 집 쳐들어왔으면서?
51 이름없음 2021/01/28 21:48:00 ID : lbhdTQpQoNw 0
띠용...누가 보면 가주신인 줄 알겠네 참나
52 ◆Mrs8o1CmNze 2021/01/28 21:49:36 ID : tdxCpcMrzhx 0
지금 생각해도 빡치지만 잠도 확 깨버려서 너무 놀란 상태였고 거기다가 비꼬는 것까지 들어버려서 너무 화가 났는지 눈물이 다 나더라. 좀 웃긴데 진짜 움. 와중에 엄마아빠가 일어났는지 안 일어났는지 시간도 몰라서 그냥 애처롭게 입 다물고 울었어... 내가 생각해도 너무 불쌍해....
53 이름없음 2021/01/28 21:50:37 ID : lbhdTQpQoNw 0
에구....그때의 스레주 토닥토닥 해 주고 싶네
54 ◆Mrs8o1CmNze 2021/01/28 21:51:14 ID : tdxCpcMrzhx 0
ㅇㅇㅇ그니까 어이가 없잖아
55 ◆Mrs8o1CmNze 2021/01/28 21:51:33 ID : tdxCpcMrzhx 0
ㅠㅠㅠㅠㅜㅜㅜㅠ따숩다 고마워
56 이름없음 2021/01/28 21:51:56 ID : lbhdTQpQoNw 0
꼰머혼령 그 자체다
57 이름없음 2021/01/28 21:52:21 ID : lbhdTQpQoNw 0
٩( ᐛ )و
58 ◆Mrs8o1CmNze 2021/01/28 21:58:58 ID : tdxCpcMrzhx 0
뭐 그냥 울다가 둘이 쳐다보는게 개짜증나서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어. 뒤돌아 누워있었는데 누가 내 등을 톡톡 치는거야. 근데 또 이렇게 치는 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고 뭔가 좀 소름끼치면서도 따뜻한 것 같아서 더 서러워짐. 속으로 나쁜넘들 무당 부를거야 부적 붙힌다 욕 퍼부었는데 애기가 ‘야 얘가 미안하대’ 이런 식으로 기분 풀어주려 하더라. 나는 너놈이 전해주는 말이 아니라 새로온 놈한테 사과를 들어야겠어! 다짐함.
59 ◆Mrs8o1CmNze 2021/01/28 22:05:28 ID : tdxCpcMrzhx 0
그래서 그놈(뭐라부를까 지금은 그냥 이름으로 부르는데...송이라고 하자.) 송이한테 너 미안하면 사과해! 진심을 담아서! 빽빽 이불 안에서 속으로 얘기하니까 ‘미안해...울 줄은..’ 주절주절. 가만히 듣던 애기가 ‘똑바로 해!’ 하니까 미안해 진짜 미안해 사과하더라고! ㅎㅎ
60 ◆Mrs8o1CmNze 2021/01/28 22:08:08 ID : tdxCpcMrzhx 0
단순한 나야 뭐 그 사과에 풀려버렸고... 애기 친구라고 앉아있는 놈이랑도 집주인과 세입자 관계가 되어벌임...^^ 스트레스 받아.. 만난 썰이야 여기서 끝이지만 진짜 의문인 건 귀신은 여전히 느껴지는데, 왜 이놈들은 유난히 잘 보이고 잘 들리는지... 사실 이게 제일 궁금해. 무당한테 가면 알 수 있을까?
61 이름없음 2021/01/28 22:15:58 ID : rfdU3O5TU1B 0
내가 그쪽방면에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무당한테 가면 비슷하게 추측이라도 해볼수있지 않을까??
62 이름없음 2021/01/28 23:05:23 ID : lbhdTQpQoNw 0
호오...그래도 이상한 악귀가 꼬이진 않아서 다행이다
63 ◆Mrs8o1CmNze 2021/01/29 00:10:51 ID : tdxCpcMrzhx 0
그러려나? 한번 무당집을 가볼까... 일단 고마워!!! 맞아..사실 잡귀 꼬일까봐 걱정했는데 느껴지는 게 조금 더 잘 느껴지는 거 빼고는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 😆
64 이름없음 2021/01/29 16:04:49 ID : rgkk2nvg7Bs 0
수호령인거 같네 수호령보인다는 사람들하고 좀 비슷한듯?
65 이름없음 2021/07/08 12:14:51 ID : ta1jy5hs9th 0
어떻게 됐어?
레스 작성
괴담 실시간
3레스그런 드라마틱한 상황이 펼쳐지면 좋겠다 186 Hit
괴담 이름없음 21.01.30 0
113레스🐚 마법의 소라고동 [1판] 🐚 1167 Hit
괴담 마법의 소라고동 주인 21.01.30 5
3레스예전에 소원성취법으로 제단 만들라는 것 하신 분들께 385 Hit
괴담 이름없음 21.01.30 0
3레스어제밤 피곤해서 쇼파에 앉아있는데... 174 Hit
괴담 이름없음 21.01.30 0
27레스강원도 동해 폐가가는데 같이갈 사람 있냐 768 Hit
괴담 이름없음 21.01.30 4
3레스홀린건지 내가 미친건지 모르겠어 240 Hit
괴담 작성자 21.01.30 0
5레스. 103 Hit
괴담 . 21.01.30 0
884레스내가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진짜 지금 너무 무서워 4978 Hit
괴담 너무무서워 21.01.30 19
5레스심심한데 저주받은사이트 같은거 없어? 383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0
18레스밤마다 누가 문을 두드립니다 490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1
2레스불면증 133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0
65레스» 어떤 존재들과 같이 살고 있어 335 Hit
괴담 ◆Mrs8o1CmNze 21.01.29 2
16레스고도의 심리전으로 이득 챙긴 왕따 이야기 461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0
6레스예전에 인스타에서 이상한 계정 발견했다는 733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1
20레스귀신에 대해서 197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0
21레스불가사의 제조법 399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1
12레스괴담 기록서📜 211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9 1
13레스이거 귀신이랑 나랑 지금 같이 있는거야? 362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8 2
11레스자면서 평행세계가는거 440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8 0
12레스거지같은 아파트 199 Hit
괴담 이름없음 21.01.2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