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7/15 23:43:39 ID : krcGrcFfXti 0
나한테 정말 잘해주던 친구고 고민도 잘 들어줬고 내가 못되게 굴 때도 항상 곁을 지켜주던 친구인데 1년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어... 친구가 자살기도를 할 때 내가 저지한 게 한 두번이 아니야. 이따금 떠올라서 괴롭기도 해. 그래서 더 죽는 순간을 막고 싶어. 친구는 그럴 때마다 날 원망했어. 죽게 냅두지 대체 왜 살리냐고 죽고 싶다고.. 사실 그 감정 모르지 않아. 나도 그랬으니까.. 아무도 날 말리지 않았을 때 정말 홀가분했어. 죽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비로소 행복했어.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몸도 못 가누는 채로 정신을 차렸을 때 큰 절망감을 느꼈어. 날 살리기 위해 119에 신고한 가족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어. 나는 죽고 싶었으니까.. 죽으려고 마음 먹고 행동으로 옮기고 죽음에 다다를 그 순간까지 가족이고 친구고 다 신경 안 쓰였어. 그냥 내가 죽고 싶으니까 어찌되든 상관 없었거든. 근데 막상 나와 제일 가까운 친구가 죽는다니까 계속 말렸어. 말리고 또 말렸어. 절대 못 죽게 했어. 우리가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지금도 나는 이 친구를 살리기 위해 119에 신고를 했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행동을 했어. 나는 친구가 쓰레기같은 연인을 만날 때 제대로 저지하지 못 했어. 친구는 연인의 존재만으로도 삶의 이유와 원동력이 돼서 지금껏 살아왔어. 벌써 300일이 넘었어. 나는 그순간을 미친듯이 후회하고 떼어놓기 위해 용을 썼지만 친구의 병이 악화되는 걸 볼 수밖에 없었어. 나는 친구의 연인이 될 수가 없었어. 친구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지 않았으니까. 그 빈자리를 채워줄 수 없었어. 친구에겐 따뜻한 사람이 필요했어. 하지만 그 자리를 역겨운 사람이 비집고 들어와서 차지해버렸어. 친구는 그 사람을 떨치지 못 하고 있어. 나는 친구를 계속 설득하기도 하고, 그 사람에게 화를 내보기도 하고, 그 사람을 바꿔보려고도 했어. 하지만 친구의 병만 가면 갈 수록 악화가 됐어. 결국 그 사람이 없으면 친구는 죽겠다고 할 정도로 친구는 그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됐어. 그 빈자리는 친구의 가족도, 나도 채워줄 수 없었어. 나는 내가 지금껏 해온 일들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내가 해온 것들이 전부 부질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 친구는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어해. 애인 따라 무작정 연고없는 곳으로 향해서 병이 더 악화됐어. 달라진 환경에서 적응하기도 힘들었지만 그 사람 탓이 많이 컸어. 전부터 화가 많은 사람이었는데 같이 살면서 더 화를 내고 급기야 친구의 트라우마까지 건드렸거든. 친구는 그럼에도 이 사람과 헤어지고 싶어하지 않아. 그래서 고향으로 혼자라도 오고 일단 다시 장거리 연애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 물었더니 서로 싫대. 그렇다고 같이 고향으로 오기엔 그사람이 싫어해. 나는 최대한 그 사람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스트레스 받네, 재촉 많네 이것 뿐이야. 결국 자기자신만 생각한다는 거지. 그 사람은 거기서 세 달 정도 돈을 모아서 이쪽(친구의 고향)으로 오고 싶대. 하지만 친구의 병이 너무 심해져서 거기서 계속 지내면 친구는 자살을 택하게 될 거야. 친구는 그곳에서 이미 세 달간 지냈어. 난 친구 때문에 본인의 병도 심해졌다는 그 사람에게 서로를 위해서 이쪽으로 오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위에서 말했듯 말이 안 통하더라. 친구가 이대로 무연고지에서 죽을까봐 너무 겁이 나. 그치만 나도 사실 조울증이 심해서 너무 힘들어. 매번 잠도 못 자고 친구의 자살을 막으려고 전화를 붙들고 있는 것도 친구가 속상해하며 고민을 털어놓는 것에 조언을 해도 항상 같은 말만 들려오는 것도 이젠 너무 지쳐. 나 없으면 친구의 자살을 막는 사람이 없어. 친구의 가족들도 친구에게 많이 신경쓰지 않아. 내가 없어진다면 친구는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지고 자살을 막을 사람도 없어져. 난 친구와 같이 병을 극복하고 같이 살아가고 싶은데 우리에게는 왜 이렇게 이게 힘든 걸까. 난 정말 어떡해야 좋을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혀...
2 이름없음 2021/07/15 23:50:30 ID : krcGrcFfXti 0
당장 내 정신건강을 생각한다고 친구랑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면 한순간의 실수로 친구를 잃을까봐 너무 겁이 나...
3 이름없음 2021/07/15 23:58:30 ID : krcGrcFfXti 0
지금도 전화하는 중인데 안 받고 있어서 너무 걱정된다 이대로 자버리면 새벽에 연락 한 통 와있고 그대로 두절될까봐 너무 무서워
4 이름없음 2021/07/16 00:04:48 ID : RA0moIFcr9c 0
레주 글 잘 읽었어. 글을 읽어보니까 너도 많이 힘든 거 같은데 그 친구가 너에게 많이 소중해? 본인을 더 챙겨야하지 않을까. 아니면 레주가 친구를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
5 이름없음 2021/07/16 01:13:29 ID : krcGrcFfXti 0
나한텐 정말 많이 소중해... 반평생을 함께 해왔고 내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준 친구거든... 내가 노력하면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조금씩 나아지는 친구의 심리상태를 보면 안심이 됐어. 근데 그걸 친구의 애인이 계속 작살냈어. 조금 나아지면 짓밟고, 나아지면 짓밟고, 계속 반복했어... 친구는 친구의 애인이 아니면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이 없대. 이게 친구의 첫 연애이기도 하고 친구가 자존감이 많이 낮아서 그런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절대 아니라고 헛소리하지 말라 했어. 친구도 애인을 사랑한다기보단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맘이 큰 것 같아. 방금까지 연락했는데 차라리 바람이라도 나서 헤어지고 싶다더라. 지금 애인 말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바로 갈아탈 거래. 친구는 사실 친구 애인이 누구보다도 친구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본인이 알고 있어... 나는 주변에 이성친구가 없어서 소개를 시켜줄 능력이 없어. 하지만 친구는 누구보다도 매력이 큰 애야. 환경이 안 따라줘서 자존감이 정말 낮아서 그렇지 지금 헤어진다면 다른 사람 누구든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해. 그래서 말을 해봤는데 아직 고민이 되나봐... 난 우리가 이 병을 극복해서 같이 살아가고 싶은데 너무 큰 꿈인 걸까... 친구가 얼른 헤어지고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내 건강을 챙기는 게 우선이라는 건 머리로는 아는데 자꾸 친구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와서 너무 힘들어...
6 이름없음 2021/07/16 01:25:56 ID : RA0moIFcr9c 0
소중한 사람이 괴로워하면 힘들지.. 하지만 레스주 본인의 건강을 챙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대단한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친구가 소중하다면 그런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생각해. 어려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본인과 그 친구를 조금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어때? 그리고 친구가 사랑을 받는 걸 원하지만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충족해주지도 못하고, 사랑이 꼭 이성간의 성애적인 것만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 레스주 본인이 친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그리고 더 좋은 사람을 꼭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걸 알려주면 좋을 거 같아. 사람이 많은데 그런 유해한 관계로 위안을 얻는 건 장기적으로 좋지 못하고, 레스주의 친구가 아깝잖아.
7 이름없음 2021/07/16 01:27:17 ID : RA0moIFcr9c 0
큰 꿈이 아니고 당연히 바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이런 걱정을 하는 것도, 공감하는 것도 레스주의 마음이 따뜻한 탓이고. 큰 재능이야. 안 되는 사람도 많은걸.
8 이름없음 2021/07/16 01:43:32 ID : krcGrcFfXti 0
정말 고마워... 내가 지금까지 하던대로 계속 친구한테 힘이 돼주고 지금 만나는 애인보다도 더 좋은 사람 만날 기회는 분명히 있다고 꾸준히 강조해볼게!! 그리고 내 건강도 챙겨볼게... 나부터 건강해져야 친구를 도울 때 더 힘이 될테니까! 내가 힘들어하면 친구도 나한테 도움받기 힘들어하는 거.. 사실 지금도 조금 느껴지곤 했거든... 물론 내가 항상 절대 아니라곤 했는데 티는 났을테니까...ㅠㅠ 내 마음이 따뜻하고..이런 걱정을 하는 것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큰 재능이라니까 이렇게 태어났다는 게 하늘에 새삼 감사하고 그러네...ㅎㅎ 이렇게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 취업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을 치료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데, 심리치료도 필요해서 조금 걱정이 됐어...인내심이 많이 필요해서 인내심이 부족한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거든... 근데 천성이 이렇다니까 조금은 근심이 덜어졌어ㅎㅎ 고마워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어! 좋은 밤 보내길 바랄게
9 이름없음 2021/07/16 01:46:57 ID : krcGrcFfXti 0
아 맞다 친구한테는 자고 일어나서 대답 듣기로 했어...ㅎㅎ 헤어지고 고향으로 올라올지, 아니면 두 달간 버티고 같이 올라올지 말야... 만약 후자를 택한다면 난 반드시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못 하도록 막을 거야. 내 대학생활에 조금 스크래치가 난다고 해도 친구를 살리는 게 우선이고 나머지로 공부할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까..(아!! 그래도 절대 C 밑으로는 못 가!! 국장은 꼭 타낼 거야)
10 이름없음 2021/07/16 03:31:19 ID : RA0moIFcr9c 0
어떻게 말이 잘 된 거 같아서 너무 다행이야! 많이 진정된 거 같기도 하고, 내 의견을 받아들여줘서 고맙다ㅎㅎ 레스주는 본인이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친구에게 하는 걸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걸. 레스주같이 이타적인 사람들 덕에 세상이 그나마 원활히 돌아가는 거라고 생각해. 그치만 앞서 말했듯이 힘들면 푹 쉬고, 부담은 가지지 않길 바라. 공부도 열심히하고, 좋은 성적 받길 바랄게. 앞으로 인생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도할게..!(무교지만)
11 이름없음 2021/07/16 04:32:53 ID : krcGrcFfXti 0
흐흐 고마워...ㅠㅠ 레더도 정말 마음이 따뜻한 것 같아 나한테 이렇게까지 덕담해준 건 레더가 처음이야... 되게 행복하다 ㅎㅎㅎ 나도 레더의 행복을 꼭 바랄게!!!
12 이름없음 2021/07/16 14:25:08 ID : 6o7xXwE5UZe 0
지금 친구랑 대화 중이야. 친구가 양극성 장애인데 지금 조증 상태라서 헤어질 마음이 커졌나봐...ㅎㅎ 우울모드로 들어가면 다시 힘들어할테지만 이번에 꼭 헤어지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오늘 대화해보니 정말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됐거든. 친구가 성적으로도 굉장히 범죄적인 고문을 심하게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13 이름없음 2021/07/16 19:33:55 ID : RA0moIFcr9c 0
ㅠㅜㅜㅜㅠㅜㅜ정신적으로 힘든 선한 사람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늘 있지.. 나도 양극성 장애를 조금 앓은 적이 있어서 알 거 같아.. 너무 괴롭다.. 꼭 잘 되길 바랄게!! 그치만 늘 레스주의 행복이 우선인 거 알지? 괜찮으면 이렇게 종종 상황보고 부탁할게.
14 이름없음 2021/07/16 19:47:47 ID : 6o7xXwE5UZe 0
고마워 정말...ㅠㅠ 친구는 이미 친구애인한테 맘 거의 떨어진 것 같아 둘이 싸우고서 헤어지자 하고 짐 챙겨서 나왔는데 친구애인이 계속 붙잡는다더라...ㅋㅋㅋ 친구가 끊어내는 걸 너무 어려워해서 지금 차단을 못 하겠대서 내가 맘 다 잡고 굳히라고 절대 그 사람이 하란대로 하지 말고 질척이는 거 끊어내기 힘들면 방치하라고, 꼭 친구한테 네가 주도권을 잡으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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