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2.서울살이 어떠냐 얘들아 (3)
3.재택 근무 가능한 직업이 뭐가 있을까? (10)
4.내가 피해잔데 부모님이 학폭 열지말래 (2)
5.쟤는 왜 쟤랑 다니나 싶은 친구가 있다 (4)
6.펑 (2)
7.우리 집 바로 옆에 생강밭에서 (6)
8.나처럼 소심해서 대중교통 많이 놓치는 사람 있어...? (10)
9.엄마는 항상 기대해 (2)
10.내가 마기꾼이래 (4)
11.너무 무기력하고 슬프고 죽고싶은데 누구한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12)
12.그때 그냥 죽을걸 (1)
13.얘들아 도와줘,,, (3)
14.친구 생일선물 추천 좀 해주라 (6)
15.친구랑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2)
16.사는거 진짜 ㅈ같다 (4)
17.나도 친구들이랑 맛있는거 먹으면서 다 날려보고 싶다 (1)
18.친구랑 너무 안 맞아서 답답해 (4)
19.죽고싶을 때 유서 쓰면 도움이 된다길래 (1)
20.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2)
1
살아보자
2021/10/29 22:40:34
ID : vjAi3vhbCkk
1
그래서 한번 적어보려고.
안녕.
이걸 읽고 있다면 난 이제 그곳에 없는거겠지. 울지말고 읽어줬음 해. 내 마지막이 그리 예쁘진 않았어. 어쩌면 비참했고, 어쩌면 굉장히 고통스러웠어. 힘들었던 나의 시기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싶진 않아. 적어도 내가 죽고 나선 다들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 꽤나 열심히 살았어.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생각했지만 결국 원하는건 얻지 못하고 간다. 꿈도, 목표도 결국 다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린 것만 같지만 난 괜찮아. 적어도 지금은 홀가분해졌어. 내가 어디로 갔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 무엇도 아닌 무언가가 되어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떠돌길 바랄뿐이야.
엄마. 꽃다운 나이에 나를 낳고 엄마의 모든 시간을 포기한 채 날 위해 살았단걸 알아. 내가 엄마의 꿈이 되어버려서 미안해. 그 꿈을 끝마치지 못하고 이렇게 가버려서 미안해. 너무 많이 울지는 말고. 그냥 가끔 생각나면 꽃이나 사다주라. 말은 안 했지만 나 꽃을 좋아해. 향보단 보기 예뻐서. 시드는 모습도 그리 못나지 않아서. 엄마도 좋아하잖아. 아마 난 그걸 닮았었나봐.
아빠. 청춘을 포기한채 날 위해 모든걸 바쳤단걸 알고 있어. 항상 최고를 가져다주고싶어했고 맛있는건 나부터 먹길 바랐지. 아빠의 내일은 나였는데 내가 그걸 포기해버려서 미안해. 행복을 슬픔으로 갚아서 미안해. 엄마 잘 부탁해. 또 둘이서 얘기하다가 목놓아 울지 말고. 이 글이 눈물이 아닌 미소를 가져다주길 진심으로 바래. 나 잊지만 말아줘. 아빠의 예쁜 딸로 남고 싶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는지 몰라 어떻게 고쳐야할지 갈피도 채 못잡은 채 이렇게 떠나가는 날 너무 원망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남은 생, 날 위해 살아주지 말고 각자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주길 바라. 사실, 최선을 다하진 마. 결국 그렇게 가치있진 않더라. 그냥 매일이 첫날인것처럼 살아. 마치 내일이 언제나 존재할 것처럼. 조금의 미련을 두고, 가끔 후회도 해보고. 과거의 날 미워도해보고. 그냥 감정을 담아두지 말고 마음껏 쏟아내며 살길. 내가 하지 못했던거, 그거 하나거든. 슬플 때 울어보지 못한거. 행복할 때 마음껏 웃어보지 못한거. 내 세상이 벼랑 끝으로 몰렸을 때 그렇다고 말하지 못한거. 못한것들이 한가득이라 난 이제 할 수 있는걸 하기 위한 길로 간거야.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마. 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이제서야 행복해졌다. 이젠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안녕. 꼬깃꼬깃한 이 종이가 당신에게 닿지 않길 바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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