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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12/06 21:38:25 ID : SE08lAZbfWm
이런 거 처음 써봐서 너무 어색하다 ㅠㅠ 지금 써놓으면 나중에 봤을 때 엄청 추억 될 것 같기도 해서 한 번 써보려고! 첫 만남부터 엄청 자세히 쓸 거라 좀 길고 지루할 수도 있어
이름없음 2021/12/06 21:41:38 ID : SE08lAZbfWm
일단 나는 이제 고2 올라가는 평범한 여학생이고 짝남도 나랑 동갑이야 우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학 학원에서 처음 만나서 중2까지 같은 반에서 수업을 했어 중학교는 같은 중학교 나왔고 지금 고등학교는 서로 다른 일반고등학교 다니고 있어
이름없음 2021/12/06 21:44:10 ID : SE08lAZbfWm
초등학교 5학년, 짝남을 처음 보았을 때 첫인상은 되게 하얗고 까칠하다...였어 친해지려고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도 안 해주더니 초 6 올라갈 때쯤에 정신을 차려보니 친해져있더라;; 평소에 서로 엄청 틱틱거리고 못살게 굴고 허구한 날 뻐큐 날리고... 티격태격하다가 제일 친한 불알친구...라는 것이 되어버렸어 ㅋㅋㅋㅋ
이름없음 2021/12/06 21:44:21 ID : dyE1beLanyH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12/06 21:47:23 ID : SE08lAZbfWm
초등학교 6학년이었지만 우리 둘 다 특목자사반에 다녀서 학원에 갇혀있는 시간이 또래들보다 길었어 주 5회 2시간은 수업하고 2시간은 자습실에서 자습하는 식이었거든 이 때 자습하기 전에 둘이 저녁도 먹으러 다니고~ 떠들고~ 하면서 부쩍 엄청 친해진 것 같아 뭔갈 부탁하면 엄청 틱틱거리면서 싫은 티 팍팍 내면서 못 내키는 척 들어주고 나한테 엄청 잔소리하면서 챙길 건 다 챙겨주는 츤데레 같은 애였어 초딩 주제에...
이름없음 2021/12/06 21:49:34 ID : SE08lAZbfWm
오! 보는 사람이 있구나 초등학교 6학년의 그 1년 내내 서로 치고받고 붙어다니면서 영혼의 친구가 된 짝남이랑 나는 짝남이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와서 우연히 같은 중학교에 배정이 되었어 주변 학교 중 가장 빡센 학교였기에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 그 겨울 방학 동안 우리는 자습시간이 더 늘어나면서 진짜 개개개ㅐ개개개ㅐ개개개개개개개개ㅐㄱ개친해졌어
이름없음 2021/12/06 21:51:30 ID : SE08lAZbfWm
솔직히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짝남을 남자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 그렇게 우리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나는 앞반, 짝남은 뒷반! 엄청 떨어진 반에 배정되었어 짝남은 우리 학교에 아는 애가 나밖에 없었는데 왠지 모르게 우리는 서로 갈구고 틱틱대느라고 학교에서는 6개월 동안이나 서로 쌩까고 모르는 척함... 왜... 왜그랬지...
이름없음 2021/12/06 21:54:01 ID : SE08lAZbfWm
짝남은 중1 봄까지 진짜 공부 잘해보이는 안경알 엄청 작고 두꺼운 뿔테 안경에 아빠 양복 훔쳐입은 것 같은 핏의 교복을 입고 다녔걸랑... 근데 봄에서 여름이 되면서 애가 키가 미친 속도로 크는 거야 그 때 내 키는 155였고 봄 전까지는 짝남도 160 언저리밖에 안됐는데 여름이 되고 어느 순간 보니까 짝남이 키가 170까지 컸더라고;; 나보고 맨날 난쟁이라고 갈구고...^^...새끼가뒤질라고라는 생각이 당시엔... 컸지
이름없음 2021/12/06 21:56:40 ID : SE08lAZbfWm
여름이 되니까 짝남이 안경을 벗고 다녔거든? 근데 짝남이 코가 진짜 높은 거야 살면서 본 코 중에 제일 예쁘고 높아 약간 배우 이제훈? 콧날처럼 높고 날카로운 코 있잖아 그런 코를 여태 감추고 살았던 거야!!! 안경 벗으면서 얼굴도 변하고 짝남이 키도 커지고 어깨도 갑자기 넓어지니까 걔의 그 아빠 양복 같던 교복 바지는 걔 발목 위로 올라갔고 나는 짝남이 처음으로 남자로 느껴졌어... 셀프 싸대기 갈기면서 부정했었는데 빼도박도 못하게 짝남만 보면 심장이 그냥 미친 듯이 뛰어가지고 난 내가 부정맥인 줄 알았다
이름없음 2021/12/06 22:01:21 ID : SE08lAZbfWm
아무튼 그 해 여름, 나는 내가 짝남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말았다... 근데 그와 동시에 평생, 죽을 때까지 티도 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짝남은 내 못 볼 꼴까지 다 본 불알친구고 걔가 날 여자로 생각할 일은 없는 거야 내가 괜히 티 냈다가 제일 친한 친구 하나 잃을까봐 솔직히 좀 무서웠어 그 땐 내가 걜 그렇게 오래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
이름없음 2021/12/06 22:05:05 ID : SE08lAZbfWm
막상 짝남이 한 번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니까 걔의 모든 게 좋아지기 시작했어 짝남이 나보다 수학 잘해서 나 알려주는 것도 너무 멋있었고 짝남이 학교 대표로 육상, 축구, 농구 대회 나가서 상 휩쓰는 것도 진짜 멋있었어 그리고 걘 그냥 설레게 생겼어 피부가 엄청 하얘... 파운데이션으로 치면 17호 정도... 코는 말할 것도 없고 어깨가 넓고 팔다리가 길쭉길쭉해서 뭘 입어도 핏이 좋은 게 너무 설레는 거야
이름없음 2021/12/06 22:05:44 ID : SE08lAZbfWm
짝남 덕분에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이상형이라는 게 생겼어 피부 하얗고 코가 예쁜 사람...
이름없음 2021/12/06 22:08:29 ID : SE08lAZbfWm
2018년 가을 내내 나는 우리 반 창가에서 매 쉬는 시간마다 짝남이 축구하는 걸 구경했어 용기 내서 밖에서 볼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했어 티 안 내려고 그냥 반에서 조용히 보기만 했어 어... 이렇게 말하니까 좀 스토커 같은데...? 아니 스토커 아닙니다
이름없음 2021/12/06 22:09:37 ID : SE08lAZbfWm
짝남 뒤통수를 하도 많이 보다 보니까 강당에 1학년 전체 400명이 모였을 때도 뒤통수만 보고 어? 짝남이다! 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랐다... 나는 짝남이 특별히 나를 설레게 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냥 그 애 자체가 너무 설레고 가슴이 벅찼어
이름없음 2021/12/06 22:39:04 ID : SE08lAZbfWm
시간이 좀 지나니 미칠 것 같던 마음도 좀 가라앉고 이대로 끝이 나겠거니... 하고 생각하던 겨울 무렵 일이 터졌다 나는 그 일 이후로 짝남에게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어 왜냐면 이건 걔가 유죄거든
이름없음 2021/12/06 23:15:28 ID : bjz9a05Xta6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12/06 23:18:17 ID : xxveE5SGq3R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12/07 21:26:44 ID : SE08lAZbfWm
난 보고있다는 말이 너무 좋아!! 나 관종인가봐 왜 걔가 유죄인지 썰을 풀어보자면...(이거 전에 다른 스레에 쓴 적 있어 ㅋㅋㅋ) 겨울에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열이 펄펄 끓고 목소리도 안 나오는데도 학원에 억지로 갔던 날이 있어 그 날 자습 시간에는 도저히 못 버티겠다 싶어서 롱패딩 모자 뒤집어쓰고 엎드려서 잤는데 옆에서 뭔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더니 누가 "똑똑똑~" 이러면서 롱패딩 모자를 두드리는 거야
이름없음 2021/12/07 21:28:37 ID : SE08lAZbfWm
눈 반도 못 뜨고 ...? 이러면서 모자 벗었더니 내 얼굴 바로 앞에 짝남 얼굴이 엄청 가깝게 있는 거야 일단 여기서 1차로 개설레서 얼굴이 새빨개졌어 내가 "왜? 뭐?"를 입모양으로(목소리 안 나옴...) 말하니까 걔가 진짜 다정하고 해사하게 웃으면서 "야 김레주 내가 너 물도 떠옴 잘했지"라면서 떠온 물컵을 주더라
이름없음 2021/12/07 21:30:08 ID : SE08lAZbfWm
그러고는 왜케 골골대냐면서 또 잔소리를 한참 하길래 째려보고 물을 마셨어 뜨거운 물이었는데 딱 입천장을 데이지 않을 정도의 온도였어 짝남 쓱 쳐다보니까 엄청 뿌듯하다는 듯이 "내가 찬 물 뜨거운 물 황금비율로 맞췄어 ㅋㅋ" 하면서 씨익 웃는데 그 웃는 모습이 진짜 예뻤어...
이름없음 2021/12/07 21:31:15 ID : SE08lAZbfWm
그 날 완전 내가 짝남한테 반해버려서 그 뒤로도 계속 그 일만 생각하면 얼굴부터 목까지 시뻘개지고 심장이 녹아버릴 것 같아 이 때부터 완전 본격적으로 짝사랑이 시작됐다 중1 끝나갈 무렵의 추운 겨울이었어.
이름없음 2021/12/07 21:33:52 ID : SE08lAZbfWm
그 겨울 방학 나는 짝남과 연락하기 위해 페북 페메를 깔았어 그 전까지는 따로 연락을 자주 하진 않았어 그 겨울방학 때부터 다음 해 여름까지 짝남이랑 나는 아침에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끊기지 않고 연락을 했던 것 같아 여기서 조금 설레는 일화들과 굵직한 사건들이 많아서 짚고 넘어갈게
이름없음 2021/12/07 21:35:25 ID : SE08lAZbfWm
페메를 깐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 짝남은 나한테 연애가 하고 싶다고 엄청 징징거렸어 페메 내용 절반이 연애하고 싶다 였을 지경 나는 맨날 '너가 무슨 연애야 거울 좀 봐' 막 이러면서 장난치고 그랬어 ㅋㅋ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짝남이 내 이상형을 물어보더라고! 나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있는 그대로 피부 하얗고 코 예쁜 사람이 좋다고 보냈어
이름없음 2021/12/07 21:37:45 ID : SE08lAZbfWm
그러고는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 이상형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더라고 근데 되게 구체적이었어 키 160 이상에 피부 하얗고 유쌍에 나랑 잘 맞고 오래 본 편한 친구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더라 그거 다 나거든... 근데 중요한 건 그 뒤에 붙인 말이야 정확하게 '딱 너 정도로 친한 사람이 좋아'라고 페메가 온 거야 아니 이건 솔직히 내가 헷갈릴 만했다고 생각해
이름없음 2021/12/07 21:38:30 ID : SE08lAZbfWm
나는 그 순간 어라? 어? 하면서 헷갈리기도 했지만 금방 마음을 다잡았어 짝남은 날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왜? 우린 친구여도 너무 친구였으니까
이름없음 2021/12/07 21:42:01 ID : SE08lAZbfWm
그런 일이 있고 중2 봄이 되었어 우리는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평소같이 자습시간에 서로 극딜을 박고 있었어...^^... 짝남이 맨날 나보고 난쟁이라고 놀렸거든? 내가 그 당시 키가 160이었어 아니 솔직히 160이면 평균 키 아니냐 그래서 내가 나는 평균 키라고 맨날 반박했는데 짝남이 엄청 얄미운 표정 지으면서 하는 말은 "어쩌라고 니 나보다 작잖아 난쟁아'였다... (그 당시 짝남 키는 174였어 아니 뭐 내가 180일 순 없잖아!!!!!!아직도분하다)
이름없음 2021/12/07 21:43:37 ID : SE08lAZbfWm
그러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내 손에 자기 손을 갖다대면서 손 크기도 재보는 거야.!.!!...!.!.! 그 와중에 손도 진짜 크고 하얘서 나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어 맨날 갈구기만 하다가 훅 들어오니까 진짜 어질어질...하더라 그러면서 "손도 작냐 난쟁아?"라고 하더라......................
이름없음 2021/12/07 21:46:03 ID : SE08lAZbfWm
후... 짝남은 그 무렵 더더더더더 잘생겨졌어 애가 갑자기 패션에 눈을 떠서 옷을 진짜 잘 입고 다녔거든 핏도 좋으니까 아무거나 입어도 잘 어울리는 거 있지... 좋아하는 사람이 날이 갈수록 더 잘생겨진다고 생각해봐 나는 짝남이 너무 좋아서 짝남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지경에 이르렀어... 짝남이 사람을 되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버릇이 있어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냥 나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래) 나는 항상 짝남이랑 눈 마주치면 짝남 눈을 피했거든...
이름없음 2021/12/07 22:18:43 ID : SE08lAZbfWm
하루는 내가 일부러 짝남한테 말 걸려고 아는 수학 문제를 물어봤어 걔가 생색 엄청 내면서 알려줬거든 막 "이것도 못 푸냐 바보야 너 진짜 바보지" 이러면서... 그래서 내가 "나 바보 아니거든? 아니 모를 수도 있지!"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짝남을 딱 쳐다봤어 근데 짝남도 날 쳐다봐서 눈이 마주친 거야 내가 그 전까지는 눈을 다 피했는데 왠지 눈 피하면 지는 느낌이라 오기로 그 날만 눈을 안 피했다? 근데 짝남도 눈을 안 피하는 거야 그래서 둘 다 무슨 눈싸움 하는 것도 아니고 20초 동안 아무 말 없이 눈만 쳐다보고 있었어
이름없음 2021/12/07 22:20:50 ID : SE08lAZbfWm
20초 동안 짝남 눈을 보는데 짝남 눈동자가 자세히 보니까 갈색이더라고... 여기서 나는 얼굴이 진짜 무슨 토마토마냥 새빨개지는데 짝남 귀도 엄청 빨개지는 거야... 난 또 그거 때문에 괜히 설레발치고... 짝남이 먼저 눈 피하면서 "눈이 뭐 저렇게 커..." 하면서 말끝 흐리는데 내가 되물어보니까 "아냐 됐음 신경 ㄴㄴ 공부나 해"라고 하더라 근데 바보같이 나는 또 친구끼리 눈싸움할 수도 있지~ 이러면서 설레지 말자고 다짐했어
이름없음 2021/12/07 22:21:41 ID : SE08lAZbfWm
여름까지는 계속 저런 일들의 반복이었어 나는 짝남 때문에 엄청 설레하다가 아... 그냥 친구라서 그런 거겠지 하면서 마음 다잡고... 근데 이런 일도 계속 반복되니까 기복 때문에 감정 소모가 너무 심해져서 힘들더라고
이름없음 2021/12/08 12:56:27 ID : fU2FdBcHu3z
ㅂㄱㅇㅇ 설렌다
이름없음 2021/12/08 15:24:43 ID : 8pdU3TTTSHy
ㅠㅠ ㅂㄱㅇㅇ 레주 어디가써..
이름없음 2021/12/08 18:05:41 ID : dyE1beLanyH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12/08 22:18:35 ID : SE08lAZbfWm
나 학교 갔다왔어 ㅎㅎ... 저렇게 짝남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일희일비하면서 감정 기복도 너무 심해지고 실제로 저 때 나는 가능성이 0퍼센트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그냥 내가 짝남을 포기하고 다시 친구로 지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 이게 중2 초가을, 좋아한 지 1년 정도 됐을 때의 일이야
이름없음 2021/12/08 22:20:14 ID : SE08lAZbfWm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 저렇게 결심하면 본격적으로 행동으로 바로바로 실행하는 스타일이야 그래서 일단 짝남을 포기하려면 접점을 다 없애야 된다고 생각했어 먼저 매일매일 하던 연락을 일절 다 끊었어 연락 오면 단답하거나 씹기도 하고... 무식하게 멀어졌어 학원도 그만뒀어 원래 옮기려고 했는데 짝남 때문에 계속 다니던 거였거든 학교에서도 짝남이 보이면 일부러 돌아서 다니고... 그냥 짝남을 아예 안 보려고 했어
이름없음 2021/12/08 22:22:31 ID : SE08lAZbfWm
짝남 입장에선 어리둥절 했겠지 계속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연락도 다 끊고 학원도 끊고 자길 피해다니니까... 그래도 그렇게 나는 짝남을 포기한 것 같았어! 하루는 학교에 갔는데 짝남이 우리 반에 와서 날 불렀어 학교에서 원래 아는 척 잘 안 한다고 했잖아 근데 짝남이 우리 반에 날 찾으러 온 거야....! 나는 진짜 너무 놀래서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어
이름없음 2021/12/08 22:26:01 ID : SE08lAZbfWm
짝남이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날 불러서 할 말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복도 한 쪽에서 이야기를 했어 짝남이 그 심각한 표정으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야 김레주 내가 너한테 혹시 뭐 잘못한 거 있냐? 나는 왜 너가 날 피하는 것 같지?"라고 하는 거야... 나는 나름 다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게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야기 하니까 여전히 짝남 눈도 못 쳐다보겠고 그 상황에서도 짝남을 만나서 설레는 내가 싫었다...하하... 난 그냥 대충 "뭔 소리야 내가 닐 왜 피해ㅋㅋ 그냥 학원 끊어서 교류가 좀 끊긴 거 아니냐"라고 했는데 짝남이 전혀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으로 "지랄하지마 니 나 피하잖아 아니 왜 피하는데" 이러면서 무섭게 말하는 거야 아 쫄았어 솔직히 그 때
이름없음 2021/12/08 22:28:06 ID : SE08lAZbfWm
그래서 걍 아 아니라고 ㅋㅋ뭔소리야~ 빨리 너네 반 가~ 이런 식으로 얘기 했는데 걔가 진짜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나 피하지 마라 내가 화나서 그러는 게 아니라 속상해서 그래 피하지 마 진짜" 이러더라고... 짝남이 다시 반으로 돌아가고 나서 나는 내가 아직도 짝남을 포기 못했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도 내가 다시 정상적으로 짝남이랑 친구로 지내려면 일단 거리를 좀 두고 완전히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다짐했어
이름없음 2021/12/08 22:31:00 ID : SE08lAZbfWm
그 이후로는 짝남도 나한테 화가 난 건지 말을 걸지 않았고 나는 감정이 다 사라지면 그 때 다시 가까워져야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솔직히 맨날 포기하자고 다짐하면서도 매일같이 짝남 생각하고 그랬던 것 같아 걔가 좋아하는 음식 보면 막 '아... 짝남 이거 좋아하는데...' 막 이런 생각 하고 ㅠㅠㅠㅠ 그 땐 내가 포기한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개뻥이야 하~나도 못 잊었어
이름없음 2021/12/08 22:32:51 ID : SE08lAZbfWm
그렇게 그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어 시험도 다 끝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짜 오랜만에 짝남한테 연락이 왔더라 같이 학원 다닐 때 나랑 친했던 또 다른 남사친이 있는데 그 친구가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어서 송별회를 해야한다는 내용이었어 그래서 단체 채팅방을 파서 애들이랑 스케줄을 맞추는데 애들이 다 시간이 안 맞아서 무려 크리스마스에 만나기로 한 거야...
이름없음 2021/12/08 22:34:07 ID : SE08lAZbfWm
크리스마스를 전짝남(그 땐 다 잊었다고 생각했으니까)이랑 같이 보낸다는 건 진짜... 기분이 너무 이상했어 근데 오히려 그래 이제 나도 다 포기했으니까 가서 친구로 다시 가까워지자!라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대망의 크리스마스날이 왔다
이름없음 2021/12/08 22:40:33 ID : SE08lAZbfWm
크리스마스 날 약속 장소에서 짝남을 진짜 오랜만에 봤어 키가 더 컸더라(178쯤) 짝남은 여전했어 여전히 나한테 난쟁이라고 갈구고 노래도 진짜 못 부르더라 먹는 건 여전히 잘 먹고...! 어쩌다 노래방에 가서 짝남 옆에 앉게 됐거든? 나는 진짜 다 포기한지 알았는데 옆에 앉았다는 이유 하나로 심장이 너무 뛰고 노래 부르는데 너무 너무넘누너무 떨리고 얼굴이 펑 터져버릴 것 같은 거야 여기서 그냥 나는 짝남을 포기하는 걸 포기했어
이름없음 2021/12/08 22:41:37 ID : SE08lAZbfWm
그 날 크리스마스 때 모인 애들은 한 명도 안 빼고 다 솔로였어... 애들끼리 진실게임을 하게 됐는데 짝남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속으로 욕을 실컷 했지 나는 티를 안 내려고 그냥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어 그렇게 그 날 재밌게 놀고 별 성과 없이? 그냥 집으로 돌아갔어
이름없음 2021/12/08 22:42:16 ID : SE08lAZbfWm
근데 그 날을 계기로 다시 짝남과 연락을 하게 되었어 크리스마스 날 집에 도착해서 폰을 보니까 잘 들어갔냐고 연락이 와있길래 주저리주저리 이 말 저 말 하다보니 다시 옛날 바이브로 연락을 하게 되더라고
이름없음 2021/12/08 22:43:16 ID : SE08lAZbfWm
그리고 2020년 새해가 밝았어 그 해 1월 2일, 날짜도 정확히 기억해 짝남이 갑자기 나한테 고백을 했어
이름없음 2021/12/08 22:46:20 ID : SE08lAZbfWm
썰을 좀 풀어보자면 크리스마스 이후로 일주일 동안 쭉 연락을 했거든? 근데 자꾸 나한테 연애상담을 하더라고... 나는 항상 짝남이랑 사귈 가능성이 0이라고 생각했고 짝남이랑 사귀는 상상 자체도 감히 해본 적 없어 그래서 짝남이 다른 애를 좋아한다고 해도 별 타격이 없었어 언젠간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나한테 맨날 아 오늘 짝녀한테 고백할까? 이런 거 물어보길래 심드렁하게 아 오늘 차이나 내일 차이나 똑같잖아 차피 니는 차일 거니까 걍 하지마 평생 이런 식으로 대충...대답했단 말이지 걔는 ㅗㅗㅗㅗㅗ 이런 거나 보내고...
이름없음 2021/12/08 22:47:14 ID : SE08lAZbfWm
근데 짝남이 '너라면 고백 받을 거야?'라고 물어보는 거야 난 눈치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 여기서 눈치를 1도 못 까고 '받겠냐? ㅉㅉ'라고.................보냈.............어.................... 아니 그 고백의 주인공이 나일줄 알았겠냐고...................
이름없음 2021/12/08 22:47:42 ID : SE08lAZbfWm
내가 저렇게 모진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ㅇ며칠 후에 짝남한테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진짜 상상도 못한 고백을 하더라
이름없음 2021/12/08 22:50:21 ID : SE08lAZbfWm
기억나는 그대로 써볼게 "야 레주야 내가 요즘 너한테 좋아하는 애 얘기 엄청 많이 한 거 알지? 근데 그 애가 사실 너야... 무작정 전화한 거라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나 사실 오래 전부터 너가 친구가 아니라 여자로 보여서 그 때부터 쭉 좋아하고 있었어 갑작스러울진 모르는데 나랑 사귈래...?" 이렇게 엄청 서툴게 고백을 하는 거야
이름없음 2021/12/08 22:52:38 ID : SE08lAZbfWm
나는 저걸 듣고 그 자리에서 얼어서 "이게 뭔 소리야 내가 뭘 들은 거야 아니 너 진심이야? 진짜 나 좋아해? 아니 미쳤나봐 아니잠만" 이러면서 당황한 티를 그대로 내버렸다...... 둘 다 진짜 서툴렀지... 내가 저러니까 짝남이 막 웃으면서 그럼 가짜냐 멍청아 이러는 거야 저 말이 진짜라는 걸 실감하니까 너무 그냥 순간 벅차올라서 눈물이 줄줄줄 흐르더라 내가 질질 짜면서 짝남한테 어디냐고 물어봤어 피방이라길래 단숨에 거기까지 달려가서 짝남 얼굴 보고 대화를 했어 근데 이제 눈물......을 곁들인...
이름없음 2021/12/10 00:46:43 ID : xxveE5SGq3R
헐 개설레
이름없음 2021/12/10 01:16:36 ID : SE08lAZbfWm
막상 당시에는 막 설레기보다 얼떨떨했음 ㅋ쿠ㅜ 그 때 나는 첫 연애였고 짝남도 제대로 된 연애 해 본 적 없는 애라 서로 뻘쭘하고 서로 표현도 못했어 막 언제부터 좋아했고 뭐가 어떻게 된 거고 그런 거 물어볼 새도 없이 나는 그냥 눈물만 줄줄줄 흘렀고 짝남은 날 달래기 바빴어 ㅋㅋㅋㅋ 엄청 서툴렀던 거야 둘 다 그냥 그렇게 진상 규명(?)은 흐지부지 되고 혼란 속에 우리는 사귀게 되었어
이름없음 2021/12/10 01:18:29 ID : SE08lAZbfWm
그 날은 진짜 뭐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기억도 안 나 정신이 하도 없어서
이름없음 2021/12/10 01:19:30 ID : SE08lAZbfWm
내 기억은 그 다음 주에 있었던 첫 데이트부터 시작돼... 이게 중3 막 코로나 터지기 직전이었어 친구로만 몇 년을 지내다가 갑자기 연인으로 보려니까 둘 다 엄청 머쓱한 거 있지...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만나자마자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이름없음 2021/12/11 22:12:43 ID : SE08lAZbfWm
만나기 전에 내가 너무 떨려서 손 바들바들 떨고 짝남은 그거 보고 지도 얼굴 개빨가면서 나보고 바보라고 웃고 ㅋㅋㅋㅋ 내 광대는 수직 상승 평소에 짝남이랑 눈 잘 못 마주친다고 했잖아 그 날은 아예 고개도 못 들겠어서 푹 숙이고 있었더니 걔가 고개를 숙여서 내 눈을 봐주더라 둘 다 얼굴 새빨개져서 영화관으로 들어갔어
이름없음 2021/12/11 22:14:07 ID : SE08lAZbfWm
영화관으로 들어가는데 문이 3번 정도 있었거든? 3번 다 내가 열 때 뒤에서 잡고 문 밀어줘서 약간 백허그...응...비슷한 자세 돼서 되게 부끄러웠어 심장이 펑 터져버릴 것 같았어 영화에 하나도 집중 못 하고 다 보고 나왔는데 비가 엄청 오더라
이름없음 2021/12/11 22:16:25 ID : SE08lAZbfWm
편의점에서 우산 사가자! 해서 아무생각 없이 두 개 집었는데 짝남이 배시시 웃으면서 우산이 너무 비싸다~ 두 개 다 못 사겠는데~? 이러면서 하나 내려놓는 거야 ㅋㅋ큐ㅠㅠㅠ 나는 막 당황해서 어버버ㅓ하고 짝남은 능청스럽게 웃으면서 결국 우산 하나만 샀어... 그 우산 하나에 둘이 붙어서 가는데 겨울이었으니까 패딩 부피가 크잖아 그래서 더 꼭 붙어서 가야했어
이름없음 2021/12/11 22:17:50 ID : SE08lAZbfWm
서로 우산 들어주겠다고 하면서 손이 스쳤는데 가슴이 찌릿찌릿할 정도로 설레더라 둘 다 그 때 눈 마주쳤는데 짝남이 나보고 웃으면서 왜 뭐 설레냐?ㅋㅋㅋ 이러는ㄷㅔ 진짜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어어어어어억
이름없음 2021/12/11 23:42:31 ID : SE08lAZbfWm
집ㄴ에 도착하니까 그새 장문으로 편지가 와있더라 자기랑 사귀어줘서 너무 고맙고 오늘 너무 재밌었다면서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내용이었어 그런 내용은 오래 좋아하던 사람에게 받는 그 심정이란.. 진짜 감동 받았었지
이름없음 2021/12/12 03:32:33 ID : eJO5XwJVe7s
ㅂㄱㅇㅇ 설렌다..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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