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세상 혼자 사냐고 하는데 내가 여태 살아온 경험에 따르면 사람은 절대 페어플레이가 아니야
물에 빠진 놈 구해줘도 보따리 내놓으라는 사람도 많아.
종종 보기 드문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말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살라 하지만
100명 중 5명 있을까 말까 한 좋은 사람을 위해서 95명한테 상처 받는 건 너무 큰 리스크 아닐까?
사람은 다 똑같지가 않아. 내가 지극정성 잘해준 사람이 나중에 연락이 안 된다고 가정해보자
기본적으로 사람은 몇년이 지나다보면 연이 끊겼다 생각할 거고, 얘도 다른 사람이랑 같다고 생각하겠지?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 사람은 정말 날 무시하듯 잊고 지내는 걸 수도 있고, 자신이 초라해서 연락을 못했을 수도 있어
하다못해 비극적인 일을 겪었는데 소식을 못들은 걸 수도 있지
근데 연락이 끊긴 사람 입장에서 굳이 하나부터 열까지 상대방을 위한 좋은 마음부터 누구나 흔히 할 생각까지 이해심 넓은 마음으로 살 필요가 있을까?
정작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잖아
그저 자기 합리화같아
의견을 수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해. 그치만 남의 의견을 수용해주면 내 의견은 언제 누가 수용해줄까?
만약에 내가 남의 의견을 수용했어. 근데 그 선택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 사람들은 나에게
'괜히 나 때문에 너가 이 고생이구나' 라는 말을 할까?
당연히 그럴리 없지.
선택한 것도 내 몫이 되고, 결과도 내가 짊어질 문제가 되는거지
>>13
내 인생에서 봤던 유일한 소시오패스가 저기에 긍정했어. 명줄 쥐는 것 이외에는 뭐든지 해도 된다고 말했지.
실제로도 그렇게 살아 왔고 그렇게 행동했고
그렇게 남들을 이용해서 자기 손은 끝끝내 안 더럽히다가 진짜 한계까지 몰아붙여 세워서
어느 것 하나도 걸고 넘어질 건덕지를 안 만들어서
결국엔 실체를 까발리게 하는데 성공했는데
수백명 가까이 그 인간을 겪으면서도 나 이외에 단 한 사람도 눈치채지 못 했어.
화술도 화려했고 언변도 화려했고 사이비와 비슷하게 그럴싸하게 사기를 치고
남들 고혈을 빨아서 자기 미래의 자양분으로 삼는 인간이었어.
다른 사람의 미래에 대한 선택지 마저도 자신의 행동으로 제약하고 어떻게든 자기를 위해 쓰게 만들었지.
동정심을 이용하고 자신의 성별을 이용하고 나약한 면을 이용해서.
네가 그만한 각오가 없다면 싸이코패스는 아닐거 같아.
>>14 차라리 아닌게 좋지. 왜냐면 나는 나 좋으라고 한 선택 때문에 사람들한테 별별 소리를 다 들었거든.
그거 알지? 사람이 남들한테 안 좋은 소리 듣게 될수록 '너 좋을 행동은 죽어도 안 한다'라는 심보가 생기는 거
사람들은 꼭 자기처럼 남들처럼 살지 않으면 훈수를 엄청 둬. 뭐라도 되는 것마냥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너는 날카롭게 벼려진거지 싸이코패스는 아닌거 같아.
100명 중 5명 있을까 말까 한 좋은 사람을 위해서 95명한테 상처 받는 건 너무 큰 리스크 아닐까?
라고 말했지.
결국 저 상처를 받는건 내 마음에서 나오는 거고 나 자신이 받게 되는거야.
격언 하나가 있지. 고통이 나를 붙잡는게 아니라 내가 고통을 붙잡고 있는거라고.
내가 상처를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상처로 받아들임으로 붙잡고 있는 걸 수도 있지.
생각을 바꿀 수 있어. 5명을 만나기 위해서 95명을 흐르듯이 보내버린다.
나에게 상처를 줄 인간들을 흘려 보내고 나에게 맞는 인연들을 기다린다.
그 과정에서 본인은 단단해지고 굳건해지며 시답잖은 바람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잠시 화가 날 순 있겠지. 무던히 참으라는 건 아니고 하지 않아도 되는 용서를 하라는 게 아냐.
단지 화를 낼 시간을 정해두고 참지 말아야 하는 시간을 정해두고 용서하기 싫은 것은 용서 하지 않으면 되지.
스승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이 네 인생에 어떤 것도 영향을 주면 안 되지.
그러라 그래 하고 넘겨버리고
개가 짖나 하고 웃어버리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그게 옳다고 봐. 최소한 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네가 했던 모든 것에 부정당할 이유는 없지.
>>18 그런가..난 굳이 95명 때문에 일일이 짜증날 바에 굳이 착한 사람이 아니라 이득 챙기는 사람으로 살다가 우연히 좋은 사람 만나는게 편한 것 같아
살다보면 좋은줄 알았어도 통수를 꼭 맞는다? 몇년을 알고지냈어도 뒤에서는 내 욕을 하고 필요할 때는 친한 척을 하더라
좋은줄 알던 사람이 평생 좋은게 아닌데 꼭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잘해줄 이유가 있나싶어
전에도 일하면서 참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나중에는 내 애인의 행동 중 하나를 꼬집어서
애인이 마치 고지식하고 세상을 따라갈줄 모르며 사회생활에는 재주가 없다는듯이 말하더라.
근데 웃긴 건 애인의 그 행동은 주변 사람들한테 평판을 높일 수도 있고 남들이 이성으로 보기에도 매력적인 부분이거든.
인간관계는 영원하지가 않아.....
>>20
경험적으로 겪다보면 분별력이 생기긴 해.
말을 더 나눠도 되는 사람 아니면 안해야 하는 사람 그런게 이젠 슬슬 보이기 시작하더라고.
그러다보니 상대가 실수나 통수를 치기 전에 연락을 끊는게 가능해지고
심한 경우는 그냥 한 두번 얘기 하고 아, 저 인간은 글러 먹었구나 아니면 나와는 안 맞는 인간이구나 하고 알게 되더라고.
한 두번만 봐도 이상한 인간은 보여. 진짜 사소한것 하나로 보이지만 같이 있어야 하는 사람 말아야 하는 사람이 보이거든.
난 살면서 나까지 속인 인간은 딱 위에 말한 싸이코패스 한 명 본 거 같어.
저 사건 겪은 이후로 외려 분별력이 늘어났고 그냥 순수한 악의라는게 있구나라고 체득하게 됐지.
아니면 좋은 사람의 기준이 다른걸 지도 몰라.
내 기준으로 좋은 사람은 내가 하는 것엔 함부로 첨언하지 않는 사람임.
니가 알아서 잘 하겠지.
딱 저 정도가 좋은 듯.
역지사지라고 해야 되나. 생각보다 저걸 체득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긴 하더라고.
내가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서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 하는 것.
저게 안되는 사람들이 있어. 행동을 이해하는 것 까지는 하지만 내가 그 상황이 되어서 행동을 이해하는 거하고
그 사람이 되어서 그 상황을 이해하는 거하곤 다르거든.
저걸 놓고 보면 저 사람이 어느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으로 상황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100% 싸움이 나거나 결말이 좋지 않드라고.
평생 좋은 사람은 드물지. 하지만 결말이 최악이었어도 과정은 재밌었잖아. 그러니 그런 건 흐르듯이 넘기긴 힘든 걸까.
나도 별별 사람 다 봤지만 진짜 최악의 경우가 있었고 내가 최악의 실수를 한 적도 있었거든.
이제는 이런 거 저런 거 다 떠나서 초연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데도 나도 힘들긴 힘들더라.
그래도 이젠 돌릴 수 있다는 집착. 그 순간에 그 사람이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됐어라는 착각.
거기에서 점점 멀어지긴 하드라.
터질 사람이었으면 언젠간 터질거였고 단순히 그게 늦춰진 것 뿐이지.
만만하게만 굴면 세상 사는 거 힘들어 스레주처럼 살아야 뒤통수 안맞고 어떻게 보면 그게 현명한 거야
나도 잘해줄 사람이랑 그냥 지나칠 사람 구분하는 편이고 호의를 베풀 때 별다른 기대를 안하긴 하지만 대신 나한테서 받기만 하는 사람은 그 다음부터는 인간관계에서 어느정도 배제해
내가 호의를 베풀 때 그걸 신경쓰고 나중에라도 뭔가를 준다는 건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미고 반대로 나한테 받기만 하는 사람은 간접적으로 나랑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걸 표현하는 거랑 똑같으니까
요즘같이 삭막한 사회에서 이정도 처세술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이젠 20세기처럼 정으로 끊임없이 베푸는 그런 문화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