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 증상 아는사람? (7)
2.여러명 있을텐 분위기 메이커 단둘이 있을땐 침묵ㅋㅋ (2)
3.이거 내가 너무 예민하고 이상적인거지? (2)
4.무능한 나 (1)
5.너희도 그래? (9)
6.갑자기 톡 보내는거 이상한가 (3)
7.다른 사람 반응에 일일이 신경 쓰고 일희일비하는거 어떻게 고쳐야 할까 (1)
8.층간소음 미쳐버리겠다 (27)
9.부모님이 고등학교 자퇴시키려함... (6)
10.나라 망하면 어떻게 될까? (6)
11.. (2)
12.우리 집 진짜 돈없는거야?? 알려줘 (9)
13.봇... 대화 이어나가기가 힘들어 (5)
14.ㄹㅇ 진지하게 고민 상담좀 나 직장 문제야 (5)
15.. (3)
16.펑 (2)
17.아니 내가 상담을 다녀 왔는데 (1)
18.. (3)
19.톡 잘 안 읽는 애가 있는데 (7)
20.내성적인 성격땜에 사회생활 고민(20대 후반부터 봐줘) (3)
1
꼬꼬마 직장인
2022/02/21 21:00:24
ID : krcHCo7wKY0
0
일단 난 갓 성인된 꼬꼬마 직장인이야. 운이 좋아서 지금 직장에 들어왔는데, 설계 쪽 일 하고 있어.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고.
기술계고 졸업했는데 거기서 여러 회사들이랑 학생들이랑 이어주고 그러잖아. 그거 통해서 된거거든.
근데 내가 졸업하기 전에 고교 졸업자 전형으로 된 9급 공무원 시험을 봤다? 과목 딱 3개 있고 1시간 안에 60문제 푸는 거였어. 과목당 3분의 1이상 못 맞추면 과락이었고, 총합계가 60점 이하면 불합격이었어.
내가 진짜 공부하기 싫어하는데 좋은 기회라고 주변에서 밀어버리니까 꾸역꾸역 하게 됐거든. 아 근데 진짜 하기 싫더라. 완전 재미 없어. 어쨌든, 과락은 다 넘겼는데 두세 문제 차이로 필기 불합했어.
여기서 화나는 게 내가 두 과목의 책을 이상한 걸로 공부하고 있다는 걸 시험 며칠 전에 알아버린거야...
(길어지니까 끊고 아래로 계속 쓸게.)
2
꼬꼬마 직장인
2022/02/21 21:04:38
ID : krcHCo7wKY0
0
근데 이제와서 제대로 된 책으로 공부한다고 잘 될 리가 없잖아... 그때 멘탈 와장창나서 반쯤 해탈했거든... 그리고 시험을 친거지... 시험 끝나고 나니까 막 내가 잘못한 건데도 괜히 억울하고, 회나고, 후회되고... 차라리 시작하지 않는 게 좋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랬어. 지금껏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못할 건 시도도 안 하고 살았거든. 이 나이 먹고는 첫 실패였지.
얼마 그러고 나니까 그냥 편해지고 싶더라. 아직 기회가 한 번 더 남았는데 그냥 다 포기하고 다른 거 하고 싶었어. 그래서 바로 취직한거거든.
3
꼬꼬마 직장인
2022/02/21 21:11:35
ID : krcHCo7wKY0
0
근데 자꾸 집에서 직장 얘기가 나오는 거야.
부모님이 자꾸 겨우 4명 같은 시험치는데 그것도 못해서 어떡하냐, 공부 안 할 때부터 알아봤다, 니가 그럴 줄 알았다, 그런 소리해서 상처받았는데도 다음 시험 칠 거냐고 물어봤을 때 밉기도 밉고 벗어나고 싶어서 안 한다고 말하고 욕 좀 더 들었어.
그리고 지금인데... 시험 치고도 몇 달은 지났거든? 난 지금 회사에 대학 생각도 없고 다른 거 할 생각도 없다고 하고 들어왔어. 진짜 난 그냥 이거 계속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거든. 내 처지가 많이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말이야.
일도 나름 괜찮아. 워낙 가만히 있는 거 좋아하고 사교성도 좋지는 않아서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있는 게 힘들지 않거든. 가끔 화도 나고 머리 아프기는 해도.
근데 오늘 저녁 먹는데 이야기가 나온 거야.
4
꼬꼬마 직장인
2022/02/21 21:15:14
ID : krcHCo7wKY0
0
아빠 친구가 나랑 같은 과 쪽에서 일하시는데 최저시급으로 5년동안 굴리면 제대로 제 몫 할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하셨데. 근데 이건 열정이 없으면 못 한다는 거야. 그래서 나한테 그걸 물어보셨어. 지금 일을 좋아서 하는 거냐고. 난 솔직히 어릴 때 가볍게 난 뭐가 해보고 싶다! 한 것 말고는 꿈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거든? 그냥 생각 없이 지냈어. 어떻게든 되겠지, 마인드로. 솔직히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지 않아도 괜찮았어. 그저 내가 돈을 벌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되기만을 바랐지.
5
꼬꼬마 직장인
2022/02/21 21:26:28
ID : krcHCo7wKY0
0
근데 여기서 또 공무원 이야기가 나오면서... 너 너무 아깝게 떨어졌다고 다시 시험 쳐보면 어떻겠냐는 거야.
그걸 다시 하라고? 내가? 지금 직장 놔두고? 솔직히 너무 도박이잖아.
처음 딱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냥 하기 싫었어. 좋은 기회인 거 알아도 공부는 나랑 안 맞았고, 아깝게 떨어졌어도 이미 떨쳐버린 일 다시 반복하고 싶지도 않았어. 해도 안될 것 같았어.
그러고 나서는 회사는 어쩌고? 라는 생각이 들더라. 안 그래도 지금 일 많아서 매주마다 7시까지 일하고 토요일에도 나와서 오전 근무 하고 있는데 아무리 신입이고 뭘 몰라도 내가 여기서 빠지만 애꿎은 회사만 손해 보는 거잖아. 두 달동안 실컷 가르켜놨더니 공무원 시험쳐서 나가겠다니, 도둑놈 심보 같지 않아? 양심 찔려서 난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부모님은 일단 되든 안 되든 시험을 쳐보래. 그래야 후회가 안 남지 않겠냐고. 살면서 그때 진짜 아까웠지, 그런 생각이 들 것 같기는 해도 지금은 잊고 있어서 괜찮았단 말이야. 괜히 다시 떠올린 것 같은데...
어쨌든, 너희라면 어떻게 할 거야? 시험을 쳐볼래? 합격하든 안 하든 내 양심은 저 세상 갈 것 같아. 안 치면 그냥 지금처럼 회사 다니겠지. 근데 만약에, 진짜 만약에 합격하면 대체 뭐라고 해?
회사 들어올 때 요즘 사람들 몇 달 일하다가 다른데 가는 일이 많다는 소리 듣고 일하면서 사람 부족하다는 거 느껴보고도 저는 공무원이라는 좋은 선택지를 고를 수 있었으니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이렇게 말해? 너무 김칫국 같아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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