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3/09 23:45:01 ID : Pck9y1yNBs8 1
대선 땜에 심장 떨려서 스스로를 좀 방해,,해야 겠어. 나는 고1이었고, 한 1년 조금 넘게 좋아했던 거 같아
2 이름없음 2022/03/09 23:49:02 ID : Pck9y1yNBs8 0
나는 사람들이 막 첫눈에 반했다, 그러는 게 이해가 가는게 그 쌤이 몇 마디 하는 거 들어보니까 바로 아, 이 사람은 내 취향이구나 라는 게 감이 왔거든. 내가 나중에 얘를 좋아하겠다는 것도. 우리 학교 시스템이 이상해서 중학교랑 고등학교가 같이 있는데, 내가 신입생이어서 친구들도 제대로 못 사귀고 혼자서 도서관 가서 옛날 학교 친구한테 이메일 쓰고 있을 때, 그 쌤 수업이랑 얼굴 보는 게 내 외로움을 달랬던 것 같아.
3 이름없음 2022/03/09 23:52:15 ID : Pck9y1yNBs8 0
그러다가 친구들이랑 친해지고 좋아하는 이상형이나 남자 애들에 대하여 얘기하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별로인 남자애들을 애들이 잘생겼다고 하는 거야. 그리고 나한테 누구한테 관심있냐고 물어보니까, 나는 그 쌤 밖에 생각이 안나고. 솔직히 내 친구들의 남자 취향도 딱히 좋은 것 같지 않은데, 내가 빡세게 유혹할 것도 아니고. 선생님을 좋아하는 게 그렇게 나쁜건가?…라는 결론에 다다랐어. 그 날부터 스스로에게 인정했고. (그 전에는 자존심 땜에 안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우겼거든.)
4 이름없음 2022/03/10 00:00:33 ID : Pck9y1yNBs8 0
좋아한다고 인정하니까 그 쌤이 더 자주 보이더라. 교실이 그 쌤 교실이랑 가까워서 마주칠 때가 많았는데, 항상 마스크 끼고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 들면 눈웃음 보이는 게 좋았어. 하루에 그렇게 몇초씩만 내 생각하고 나만 봐줬으면 되는…? 그런 형편없는 짝사랑을 했지. 친한 후배가 그 쌤 반이어서, 아침에 거기 가서 쌤 올때까지 잡담 나눴어. 그 쌤 오면 나는 가다가 마주쳐서 인사하고.
5 이름없음 2022/03/10 00:04:24 ID : Xy1Ci646jgZ 0
음 쌤 얘기를 더 해보자면… 키는 조금 커. 182인가 해. 근데 바지를 항상 약간 내려 입어서 비율이 안 좋아보이는데, 사복은 또 의외로 잘 입어서 사복입으면…설레. 안경 끼는 데, 일주일에 한번씩 렌즈를 끼고 오더라. 애들이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그냥 편해서, 그러는 데, 내가 보니까 걔도 허영심이 있는 것 같아. 그것도 귀여워. 작년에는 생물 쌤이랑 친했는데, 요즘은 같이 안 다니더라. 하긴, 이번 년에 학년부장되서 바빠서 그런 걸 수도.
6 이름없음 2022/03/10 00:08:17 ID : Xy1Ci646jgZ 0
나는 그 쌤이 학년 부장 되었을 때 너무 놀랐어. 아니, 화가 났어. 이번 년에 쌤을 조금씩 덜 좋아하게 된 계기일 수도. 아 너무 많이 건너 뛴것 같다. 그 쌤을 내가…정말 좋아했어. 내 친구가 찐사랑이라고 할 정도로. 근데 내가 걔를 좋아한 만큼에 비해, 나는 쌤이랑 대화나 접점, 그런 건 없었어. 그래서 더 한심해, 내 스스로가. 일주일에 3시간 고작 보고 사랑했으니까. 첫사랑을 낭비해버렸어.
7 이름없음 2022/03/10 00:10:12 ID : Xy1Ci646jgZ 0
아니야, 짝사랑이랑 첫사랑은 다를거야. 그렇겠지? 어쨌든, 그 쌤은 되게 말투가 더럽거든? 아니, 더럽다는 게 아니라 약간 되게 말끝마다 빈정대는 느낌? 물음표 되게 많이 쓰네.
8 이름없음 2022/03/10 00:16:43 ID : Xy1Ci646jgZ 0
반 애가 수업에 늦으면, 막 너는 너 혼자만의 시간표를 갖고 있구나? 이러고. 근데 그게 되게 매력적으로 빈정댄다고 해야하나. 그 쌤 수업에 들어가면 웃지 않을 수가 없어. 막 갑자기 허밍하다가 막 혼잣말하다가 그러다가 가르치면서는 온갖 이야기를 하는 데, 사람이 너무 웃긴거야. 웃긴 것도 그렇고 진짜 그 쌤이 아는 게 많아서, 되게 똑똑해보이고 그랬어. 실제로도 눈치도 빠르고. 쌤이 정치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데, 되게 깊이 막 정치에 대하여 열변한다, 이런거는 아니고 그냥 몇마디 웃긴 말을 툭툭 던지는 거야. 근데 나도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 반 애들 중에서 유일하게 그 말들을 이해하고 혼자서 웃고. 그러면 우리 둘만의 비밀 대화..? 같은 걸 하는 느낌이랄까. 걔도 나만 이해한다는 걸 알았던 것 같아.
9 이름없음 2022/03/10 00:19:33 ID : Xy1Ci646jgZ 0
방과후에 그 쌤이 수업하는 게 있었거든? 나는 평소 그 쌤 수업에서는 절대로 좋아하는 티를 안내겠다 마음을 먹었었는데, 뜻하지 않아도 튀어나오는 질문 여러개 같은 거는 빼고는 멀쩡히 잘 지냈어. 근데 그 방과후수업을 너무 듣고 싶은거야. 쌤이랑 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어서. 그래서 내가 정말 고민을 많이 하다가 (나는 쌤이 내가 걜 좋아한다는 걸 몰랐으면 했어. 너무 쪽팔려서.) 신청을 결국 했었어. 매주 화요일이었어.
10 이름없음 2022/03/10 00:23:58 ID : Xy1Ci646jgZ 0
쌤을 좋아하면서 기분이 굉장히 더 변덕스러워졌어. 그냥 같이 있든지, 없든지. 항상 그 쌤 생각이 나니까, 어떨 때는 그 좋아하는 감정이 좋아서 기뻤고, 어떨 때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을 혼자서 붙들고 있다는 것에 너무 자괴감이 느껴서 우울했고. 나는 걔 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것 같은데, 걔는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도 너무 억울했어. 말도 안되지만. 그리고 걔 앞에서는 내가…어른스러운? 아니면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거든. 근데 쌤 앞에 서면 제대로 말도 안 나오고, 생각이 안 돌아가는 거야. 그래서 쌤의 재치있는 말들에 순발력있게, 재밌게, 대답하지 못했고. 그럴 때마다 내가 멍청한 것 같았고, 쌤이랑은 급이 다른, 애송이 같이 느껴졌어. 쌤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
11 이름없음 2022/03/10 00:37:16 ID : Xy1Ci646jgZ 0
제일 웃긴건 걔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한게 없다는 점. 아, 솔직히 말하자면 걔 많은 거 함. 내가 편한가봐 걔는, 나랑 1년 넘게 알고 지냈으니까. 이번 년 들어서 특히. 나한테 꼽주는 말을 되게 자주 해. 근데 그 말들이 내가 기분 나빠하면 내가 이상해지는..? 그런 애매한 말들이어서. 나는 당연히 걔를 좋아하니까, 나한테 뭐라뭐라 하면 되게 상처받고. 예시를 들자면, 우리 학교가 교복 교칙은 엄격하게 잡아. 쌤이 학년부장이 된 후로 오지랖이 지랄맞게 넓어져서, 지나가는 애가 누구든지 다 혼내. 어떨 땐 옷도 뺐고. 근데 내가 그 때 셔츠를 바지에다 안 넣고 다니고 있었어. 그러다가 걔랑 마주쳤는데, 친구들 다 앞에서 나한테 옷 제대로 입으라고 하는 거야.
12 이름없음 2022/03/10 00:43:24 ID : Xy1Ci646jgZ 0
거기까지는 이해되거든? 옷 제대로 입으라고 하면 되는 거 잖아. 근데 갑자기, 너는 특별하지 않아, 이러는 거야. 그 때 너무 상처 받았던게, 얘가 내가 걔를 좋아하는 걸 아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아무리 나를 좋아해도 너는 결국 수많은 학생 중 하나야,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과대해석인 거는 아는데,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야. 뭔 말만 하면 내가 시니컬 하다고 하고, 피곤하다고 하면 니가 언제는 안 피곤하냐, 이러고. 나한테 질문을 하거나 막 그러면 대답을 할 기회도 안 주고 자기가 말해버리고. 어떤 때는 갑자기 나한테, 나는 너를 다 파악했어, 이런 말까지 하고. 진짜 어이없더라. 니가 나에 대하여 뭐를 아는데.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도 아냐, ㅅㅂ. 그리고는 나보고 내가 걔 어릴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되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더라. 근데도 이런 모든 말을 들으면서도, 얘의 관심을 일초 더 받을 수 있다는 거에서 스스로 좋아하는 걸 발견하고, 그래서 너무…싫었어, 그냥. 걔는 좋았지만 나는 싫었어.
13 이름없음 2022/03/10 00:48:32 ID : Xy1Ci646jgZ 0
그래도 걔가 나한테 욕만 한건 아니야. 언제 내가 계절성 비염 때문에 너무 귀가 아파서,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지 휴대폰으로 수업시간에 찾아본적이 있거든? 원래 휴대폰 쓰면 안되는 데. 내가 귀를 잡고 있어서 아무 소리를 못 들었는데, 내가 검색 결과를 보고 있었는 데 걔가 뒤에서 말을 하더라. 아프면 나한테 물어보지. 나도 대답해줄 수 있는데. 그리고 보건실 보내줬어. 그 때 설렜어, 스윗해서. 혼도 안 내고, 뒤에서 잠자코 내가 뭘 검색하는 지 확인했다는 게.
14 이름없음 2022/03/10 00:54:47 ID : Xy1Ci646jgZ 0
학교에서 이벤트로 보물 찾기를 한 적이 있었어. 그 때 그 쌤이 달걀들을 숨겼는데, 나는 못 찾겠어서 그냥 우두커니 서 있었어. 그러니까 걔가 오더라. 나는 아직도 걔랑 단둘이 있으면 어색해서, 쭈뼛쭈뼛 인사를 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쌤이 갑자기 웃었어. 불쌍하니까 알려준다고. 저기 밑에 소화전 쪽에 보면 내가 하나 숨겨 놨다고.
15 이름없음 2022/03/10 00:57:54 ID : Xy1Ci646jgZ 0
언제는 선생님을 위해서 편지를 쓰는 게 있었는데, 나는 고민 많이 하다가 걔한테 썼어. 그냥 재밌게 가르쳐 줘서 고맙다고. 그러니까 성적 좀만 더 잘 주라고. (내가 그 쌤 과목은 반에서 성적 탑인데, 사랑의 힘으로.) 그거를 가져가서 그냥 수업 도중에 애들 앞에서 줬는데, 나랑 별로 안 친한 애가 오오오 거리면서 사랑편지~~~막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어, 맞아, 당연히 사랑편지지 뭐겠어, 이런 식으로 반응하니까 걔도 웃더라. 그게 내가 쓴 편지들 중에, 유일하게 주인을 찾은 편지랄까.
16 이름없음 2022/03/10 01:01:00 ID : Xy1Ci646jgZ 0
이번 년 초에 내가 진짜, 진짜, 힘들었어.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는 것도 그렇고, 학교에 달라진 게 많았거든. 생물 시간에 울면서 뛰쳐나가기까지 하고. 내가 평소에는 그럴 성격이 아니어서, 애들이 많이 놀라기도 함
17 이름없음 2022/03/10 01:08:24 ID : Xy1Ci646jgZ 0
그리고 내가 힘들었던 거의 지분의 한 80%는 걔가 차지하는 것 같아. 요즘 수업듣고 있으면 놀란다? 내가 작년에 도대체 뭘했던 거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우울감 때문에 기억들이 다 희미함. 어쨌든 걔 때문에 내가 고생을 조금 굉장히 많이 했는데, 걔가 말을 함부로 할 때마다 나는 그걸 쌓아두고, 그걸 쌓아두는 자신이 싫고, 근데 쌤은 또 날 갈구고. 뭐 말을 함부로 했다고 할 수도 없지, 그렇지. 근데 상처받는 말들. 굉장히 많이 들었어. 그래서 내가 결국에, 아 나는 쟤를 그만 좋아해야겠다, 생각했어. 앞으로 걔 수업 들을 때 딱 고개 처박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거에 집중을 해야겠다고..
18 이름없음 2022/03/10 01:09:35 ID : Xy1Ci646jgZ 0
딱 그 결심을 한 그 날이었어. 우울해서 졸렸고, 졸려서 우울했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면 되게 안전한 느낌이 있거든? 아무도 나를 볼 수 없다, 이런 느낌?ㅋㅋ 근데 걔가 수업이 끝나니까 갑자기 나보고 남으라는 거야. 바로 불안했어. 또 나한테 무슨 말을 할까. 나는 또 상처받을까?
19 이름없음 2024/11/18 23:35:12 ID : WnXy6kq4Zco 0
2년전 이야기이긴 한데 지금 읽으니까 개웃기며 개쪽팔린다... 무서운건 저기서 더욱더 정신병에 걸려서 고백을 했다는 거.. 애 둘 있는 유부남한테... 와우 지금 생각해도 악몽같네 난 이제 대학와서 평범하게 삽니다 여러분 쌤 좋아하는 사람들 기억하세요 시간이 모든걸 지웁니다 (근데 무서운 건 저 사람 이후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는 거...아니야 아직 안 생긴거지 곧 생길거야)
20 이름없음 2024/11/18 23:38:34 ID : WnXy6kq4Zco 0
이 타래 이름도 사기임 절대 저렇게 썰풀고 접지 않았어 한 최소 1년은 더 좋아했다 시바... 개웃기네 진짜
21 이름없음 2024/11/19 23:52:13 ID : dTPgZa2leMi 0
..??? 아니 대체 무슨 일이 ..?
22 이름없음 2024/11/20 15:55:04 ID : 4Gk1fQq3WmN 0
와우... 더 풀어주면 안 돼?
23 이름없음 2024/11/21 14:38:02 ID : lfWqpcGtums 0
내가 올해 1년간 좋아해온 쌤이랑 비슷한것 같은데 혹시 선생님 성함 초성만 알려줄 수 있을까..?나도 뭐에 홀린 것 같이 너무 힘들어…유부남은 아니겠지..?진짜 그만두고싶은데 못그만두겠어….
24 이름없음 2024/12/30 16:38:24 ID : rtiphzdVfe0 0
초성을 알려줄수 없는 그런 사람임...당연히 아닐거야
25 이름없음 2025/02/16 01:49:19 ID : ff88nRxCqlu 0
혹시 하늘색과 파랑색으로반반 나뉘어 있는 스트라이프 셔츠 자주 입고 다니시는 쌤은 아니시지..?아니 라고 해 줄 수 있니…?핳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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