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여자 이과생이야 수시 준비했고 1학년 2.1-2학년 2.8-3학년 2.5 다 합치니까 2.5 나오더라 비평준화 일반곤데 과학고 떨어진 애들이 많이 와서 이과생이 문과생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수준이 높아 내 목표는 입학 때부터 의대였어 1학년 때 2점 극초반이 나오고 담임 선생님이 2학년 때 죽어라 올려서 1점 후반대라도 만들면 가망 있다고 하셨어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 다들 놀 때 쉬는 시간조차 항상 공부하기도 했었고 시험 기간 최소 한 달 내내 네 시간 이상을 잔 적이 없었어 학교에서는 친구들이랑 말 한 마디 안 했어 엄청난 공부 강박에 시달렸거든 그러다 2학년 1학기 때 우울증이 왔어 왜냐면 첫 중간고사 준비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또 시험 보면서도 너무 떨기도 했고 시험만 보면 머리가 하얘져서 내 실력보다 훨~씬 망쳐버렸거든 그렇게 수학이나 과탐처럼 주요 과목들이 3등급이 나와 버리고 1등급이 하나도 안 나왔어. 나보다 공부 안 한 친구들이 (시험 보기 며칠 전까지 시험 범위에 있는 내용 얘기 몇 마디만 나눠도 정말 공부 많이 안 한 게 티났어) 나보다 몇 점 높은 성적으로 1,2등급 받는 거 보니까 진짜 미치겠는 거야 심지어 찍어서 맞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애들 보면 미쳐버릴 것 같았어 진짜 솔직히 말하면 어디 가서 나 노력했다고 말하는 애들치고 나보다 열심히 한 애는 없는 걸로 보였어 내 옆자리 친구가 한 번 보고 있는 내용이 나는 이미 열다섯 번을 본 거였어 누가 뭐가 힘들다 해도 나보다 힘들겠니… 이런 생각뿐이었어 ㅠㅠㅋㅋ 그렇게 기말고사에 매달려 보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우울증에 와 버린 거야 아무 이유도 없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시험 전날 하나도 공부되어 있지 않은 과목 벼락치기할 때처럼 머리가 윙윙거리면서 끔찍하게 아팠어 눈물도 그냥 정수기처럼 나왔어 거의 하루에 20번(…)ㅠ 학교에서는 반장이다 보니까 티도 못 내고 몰래 화장실에서 잠깐씩 울어가면서 열심히 일했어 공부 좀만 하려 하면 선생님이 애들이 교무실에서 날 불렀고 중간고사 끝나자마자 닥쳐온 기말고사 기간에는 각종 수행평가와 미친 시험범위 때문에 미칠 지경이더라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싶어서 담임선생님과 부모님께 도움 요청하고 좀만 더 심해지면 정신과 간다는 조건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래도 조금은 공부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쉬엄쉬엄 공부하게 됐어 마음에 여유를 갖고 한 달쯤 지나니 다행히도 정말 끔찍하던 감각들이 정상으로 돌아오더라 근데 그 이후로 2학년 2학기부터 공부만 하면 잠이 쏟아지고 이미 흐려진 판단력, 인지기능, 기억력 때문에 학습이 안 되는 거야 결국 2학기 내신이 3.6이 나왔어 뭐 엄청 힘들었던 나니까 이 정도는 자책하지 말고 넘어가자고 다짐했지 그리고 그 이후로 계속 집중이 30분 이상을 넘기지 못했던 것 같아 지금까지도 그래서 3학년 모의고사 성적은 23233… 이걸 못 넘기고 있어 2학년 때는 그래도 항상 12112 정도 유지했었거든 그리고 이제 수시철이라 수시라도 매달려 보려고 상담을 여러 차례 했어 우리 학교 특성상 내신이 높은 사람들이 별로 없고 거의 정시러라 표준편차도 막상 그리 낮지 않고 생기부는 일반고 수준이다 보니까 중앙대 경희대도 상향이라는 거야 가장 현실성 있는 게 지거국 다이아 공대래 ㅅㅂ… 진짜 지금 생각해도 울고 싶음 그동안 고생한 건 뭐지 싶어서 현타가 오더라…ㅋㅋ 솔직히 그동안 수시에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만 안 쏟았어도 모의고사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아 이보단 나았겠지 그 생각뿐이었어 그래서 남은 시간이라도 정시 준비에 최선을 다해 보려구 수시로는… 중앙대만 붙어도 엎드려서 절할 정도로 엄청 만족할 것 같아 이렇게라도 안 쓰면 내 생각이 정리가 안 될 것 같아서 한번 주절주절 써 봤어 들어줘서 고마워 질문 있으면 받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