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학교에서 혼자다님 질문받음 (14)
2.도와줘 진짜 (10)
3.혹시 서양화과 가 목표인 사람 있어? 들어간 후 -> 팁줄겡 (16)
4.한국어, 영어 빼고 할 줄 아는 언어 있어? (31)
5.애정결핍있는데 (1)
6.이게 맞나 (4)
7.아니 나 아까부터 등을 누가 쓰다듬는 거 같은데 (11)
8.그냥 하소연 글이야 무시해도돼! (4)
9.달콤한 죽음이여 내게오라 (2)
10.아주머니 도와드리고 돈 받앗서 (2)
11.한국이 진짜 더운 나라긴 더운나라이구나.. (5)
12.이 머리는 직모야? 반곱슬이야? (5)
13.돈이 너무 더럽게 느껴져 (9)
14.Chat GPT로 타로 해석해달라는데 잘한다. (2)
15.나이먹고 잠자는거 외에 알람맞추는건 좀 잼민이 같은가? (8)
16.헌포가면 구호 외치잖아 (18)
17.가정용 안드로이드 있으면 좋겠다 (13)
18.[다람쥐] 하면 생각나는 단어 적고가주라 !!!!! (17)
19.원래 연극 대본은 (2)
20.정신병 있는 사람 얘기 계속 들어주지마 (장문주의/부정적인 내용 포함) (11)
1
이름없음
2023/03/05 17:51:00
ID : y7ArxTO65gq
2
어렸을 때 경험인데 혹시라도 나같이 호구될 사람 있을까봐 써봐
안좋은 얘기니까 부정적인 거 싫어하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나가는 걸 추천할게
지금은 손절했는데 옛날에 나 감쓰로 쓴 애 얘기야
첫인상은 그냥 조용하고 착한 애였어
딱히 이상한 점도 없고 얘기하다보니까 괜찮은 애 같아서 친하게 지냈었지
근데 한달 쯤 지났을 때였나? 걔가 저녁에 나한테 갑자기 전화를 걸었어
원래 약속 없으면 전화 잘 안하는 편이라 별일이네 싶어서 받았는데 처음에는 엄청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
자기가 힘든 일이 있는데 얘기 좀 들어줄 수 있냐고
그래서 당연히 괜찮다고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니까 울면서 자기가 요즘 너무 힘들대 우울증도 심하고 뭘해도 무기력하고 인생이 재미가 없고 성적도 안나오고 스스로가 싫고 가족들이랑 사이도 안좋고 등등 우수수 쏟아냈어
솔직히 당황스러웠는데 난 이미 얘랑 많이 친해진 상태여서 아 애가 많이 힘든가보다 싶어서 최대한 위로해주고 안심시켜주다가 서너시간 지나고 전화 끊었어
학교에서 보면 신경 좀 써줘야겠다 이런 생각하다가 넘어갔지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
처음에는 이주일에 한번, 이런 식으로 전화하던 애가 어느날부터는 며칠에 한번, 그러다가 거의 하루에 한번 꼴로 전화하기 시작했어
내용은 항상 똑같아
자기비하하고 자기가 잘못한 거 얘기하고 다른 사람 탓하고 불안하다 내가 싫다 죽고싶다 등등 항상 같은 얘기만 했거든
그럼 난 그때마다 앵무새처럼 안심시켜주고 위로해주고 해결책까지 찾아줬어
그땐 워낙 어리기도 했고 걔만큼 힘들어 하는 애가 주변에 없었던 데다가 초반에는 진짜 취향도 비슷하고 잘 맞았어서 내가 옆에서 자주 대화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던 거 같아
그냥 호구였지 내가
그러다가 몇개월이 지났어
걘 여전히 바뀐 게 하나도 없었고 난 점점 지치고 힘들어졌어
항상 밝고 낙천적인 성격이었는데 조금씩 예민해졌고 우울한 날도 늘어났어 걔가 하는 얘기가 듣기 힘들어서 일부러 전화를 안받으면 더 상태가 안좋아지고 내 말 들어주는 사람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그러면 죽고 싶어진다면서 진짜로 죽을 것처럼 반응해서 죄책감 때문에 계속 걔 옆에 있었어
근데 어느날은 걔 얘기 듣는데 나도 너무 힘든 거야
숨막히고 너무 힘들어서 걔가 하소연할 때 나 너무 힘들다고 울면서 겨우 말꺼냈어
그랬더니 걔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알아?
내 말 한두마디 듣더니 자기가 지금은 힘들어서 못듣겠대
나중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그러고는 뚝 끊어버렸어
평소에는 몇시간이고 폰 붙들고 나한테 그렇게 하소연을 쏟아붓던 애가 내가 겨우 몇분 말했다고 모르는 척 하더라
그정도 되니까 화도 안났어 그냥... 너무 허무했고 내가 바보같았어
학교에 갔는데 걔가 먼저 와있더라
지딴에는 양심에 찔리기라도 했는지 내 눈치를 좀 보더니 점심시간 되니까 얘기 좀 하자고 나가자고 그랬어
그러더니 나가서 하는 말이 어제는 미안했대 자기가 힘들어서 그랬다고 이해해달래
근데 말만 미안하다고 하지 진짜로 미안해서 하는 소리처럼 들리지를 않았어
안그래도 걔한테 정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나도 이번에는 대놓고 물어봤다? 너가 힘들 때 난 항상 네 얘기 들어줬는데 어떻게 넌 한 번을 들어주지도 않냐고
그랬더니 걔가 그러더라
넌 성적도 좋고 가족들이랑 사이도 좋고 잘 지내잖아 우울증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힘들어?
걔는 자기 때문에 내가 힘들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어
그게 말이 돼? 사람이 부정적인 얘기만 몇개월씩 세뇌 당하듯이 들어주고 공감해줬는데 어떻게 안힘들수가 있어?
심지어 계속 참는 것도 힘들어서 점점 어두워져서 전에 알던 친구가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본 적도 있는데
걘 그냥 내 감정이나 생각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던 거야
그냥 자기 곁에서 공감 기계 노릇 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거지 내가 어떤 식으로 망가지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나봐
나도 순간 너무 화가 나서 네가 그럴 때마다 나도 힘들었다고 네 부정적인 얘기 들어주는 것도 이젠 지쳐서 못하겠다고 말했어
심지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문제들을 계속 놔두고 내가 왜 그랬지 난 쓰레기야 나 너무 불안해 죽고싶어 끝까지 그런 식이었으니까
걔한테 내 위로는 그냥 순간 감정 해소하는 용도밖에 안됐었던 것 같아 필요하면 언제든 끌어다가 쓸 수 있는 그런 거
근데 걔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내가 그걸 힘들어 할 줄 몰랐대
사람이 감정쓰레기통이 됐는데 그게 힘들거라는 생각을 조금도 못했다는 게 어이가 없더라
생각해보면 걘 나한테 그거에 대해서 단 한 번도 고맙다고 한 적도 없는데 나 혼자 걔도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거라고 여기고 있었어
내가 내 정신 깎아가면서 몇 개월동안 계속 도와준 게 걔한테는 그냥 누구한테나 쉽게 해줄만한 가벼운 호의밖에 안됐다는 게 너무 상처였고 걔한테도 진짜 오만 정이 다 떨어졌지
그래서 넌 나한테 고마워한 적도 없고 그냥 네 감정에 취해서 내가 어떤지는 관심도 없었는데 나 혼자 너를 좋은 친구로 생각했나보다, 앞으로 아는 척 하지 말고 사람 공감 기계로 쓰는 쓰레기짓도 하지 말라고 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손절했어
이젠 걔가 어떻게 되든 아무 죄책감도 안들더라
그뒤에 걔 연락 다 차단하고 다른 무리에 들어가서 그럭저럭 잘 보냈고 걘 계속 혼자 다니다가 다른 반 돼서 그 뒤로는 거의 마주칠 일이 없어졌어
결론은… 정신병이 있다고 해서 다들 걔처럼 굴지는 않겠지만 정신병 있는 사람이 본격적으로 하소연하기 시작하면 바로 선 긋는 게 이롭다는 거야
만약 죽을 것 같다고 협박해도 절대 듣지마 자기 목숨으로 다른 사람 가지고 노는 악질이니까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자기 생각에 갇혀 살고 내가 희생해가면서 들어줘도 지들 감정이 더 중요해서 금방 잊어버리거든
어릴 때 일이지만 솔직히 난 아직도 그때 일이 어이가 없어 덕분에 성격도 좀 바뀌었고
정신병은 약이랑 상담을 통해서 해결할 일이지 주변 사람한테 그렇게 하소연하면 절대 안된다는 거 하나는 진짜 제대로 알았어
다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진짜 나처럼 호구같이 굴지말고 행복하게 인생 즐기면서 살아
2
이름없음
2023/03/05 17:54:17
ID : gY2rgkq1A3R
0
문제는 이런애들이 정신못차리고 연애로 현실도피해서 자기애인도 피해주는 상황이 간혹가다 있다는거임.
3
이름없음
2023/03/05 18:10:11
ID : y7ArxTO65gq
0
진짜 끔찍하다… 난 그때 받았던 스트레스 생각하면 아직도 머리가 아픈데 연인관계에서 그러면 진짜 돌아버릴듯 게다가 끊기도 더 힘들텐데
4
이름없음
2023/03/05 18:23:36
ID : 0k3veHzVfe1
0
난 누가 하소연 하면 거기에 감정이입 세게 하는 편이라 다 들어주면 내가 너무 힘들어져서 진짜 친한 친구여도 3일 이상 나한테 하소연 하면 힘들어서 더이상은 못들어주겠다고 하는 편이야. 레주 정말 수고많았어. 몇개월이나 참아주기 쉽지 않은데 너가 너무 다정한 사람이었나보다..
5
이름없음
2023/03/05 19:15:17
ID : y7ArxTO65gq
0
성격도 잘 맞았고 처음부터 이유없이 마음에 들었던 친구라 잘 해주고 싶었거든 그정도로 힘들어하는 친구는 처음이라서 우유부단하게 끊어내지 못한 것도 있고 아픈 애를 매몰차게 내치는 게 맞는 건지 고민도 됐었어 다정하다기보다는 그동안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있었어서 내가 받은만큼 가까운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 그래도 위로해줘서 고마워 레더도 상담이나 하소연 듣는 거 절대 쉽지 않을텐데 친구도 중요하지만 항상 자기 감정부터 꼭 살펴봐! 누구 신경 써주다가 내가 힘든지 잘 모를 때도 있더라 다른 사람 위로해주고 얘기 들어주는 거 심적으로 많이 지치던데 꾸준히 그렇게 하는 거 보면 레더도 진짜 대단해 주변에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어도 고맙지
6
이름없음
2023/03/05 19:29:22
ID : 7anCo5ak4K5
0
와 ㅇㅈ 레주 진짜 힘든 상황을 보냈구나
나도 그런 적이 있어서 공감됨
7
이름없음
2023/03/05 19:41:36
ID : y7ArxTO65gq
0
레더도 진짜… 진짜 고생 많았어 갈수록 너무 지치는데 상대방이 악한 의도로 그러는 게 아니라 힘들어서 그런 거라는 걸 아니까 이게 아닌데도 점점 더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무섭더라 걔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크고ㅜ 한 번 그런 일 겪으면 정신이 피폐해지는데 레더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겠다 잘 버텼어 진짜로
8
이름없음
2023/03/06 02:28:14
ID : HBgjfTWjdB9
0
레주 그래도 빨리 끊어내고 얼른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다... 걔가 ㄹㅇ 동정의 여지도 없는 폐급이어서 오히려 앞으로 그런애들 거를수있게됐네 나는 20대인데 작년쯤에야 겨우 깨달았어ㅋㅋㅋㅋㅠ 이미 10년쯤 된 친구 무리 중 한명이라서 끊어내기도 쉽지 않고 ^-^ 그냥 연락 형식적으로 하고 만날 일 없게 하고 있어 아무튼 레주 잘 탈출한거 축하해..! 그런애들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다가 나까지 정신적으로 탈진하는거임.. 병원이랑 상담소 제깍제깍 가게 돕는게 해줄수있는 최선의 행동이야 진짜
9
이름없음
2023/03/06 06:34:06
ID : y7ArxTO65gq
0
맞아 한 번 크게 데여봐서 그런가 그 뒤로는 그런 사람 만나면 바로 거리 둔 덕분에 그때같은 일 안겪고 잘 살고 있어! 잘못엮이면 끊어내기가 정말 힘들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 말은 병 때문이라지만 결국 내 호의를 권리처럼 휘두르고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태도인 애인데 말야 레더 말처럼 꼬박꼬박 병원이랑 상담소 갈 수 있게 돕는 거 이상은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봐 레더는 아예 끊을 수도 없고 진짜 난감하겠어… 그래도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고 적정거리 두고 선을 그으면 그 친구도 함부로 대하진 못할 거야 그런 애들이 노리는 건 단호하게 거절못하고 얘기 들어주는 사람이니까 혹시라도 마음 약해지면 안돼 아무튼 레더도 정신건강 잘 챙기고 행복하자
10
이름없음
2023/03/06 07:36:10
ID : 1wnBarhBur8
0
➖ 삭제된 레스입니다
11
이름없음
2023/03/06 08:02:21
ID : y7ArxTO65gq
0
그러게 다른 사람한테 폐 끼치기 싫어서 숨기고 참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런 사람은 솔직히 누구라도 나서서 도와주고 싶을 거야 근데 누가 뭘 어떻게 한다고 해서 낫는 것도 아니니까 레더 말대로 그 사람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놔두는 게 최선일지도 몰라 반대로 정신병 있는 거 티 내고 주변 사람들한테 의존하려는 사람은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증세가 너무 심해서 정상적인 판단이 안 되거나 다른 사람한테 폐 끼치는 걸 원래부터 신경 쓰지 않았거나 둘 다 일반인이 뭔가를 도울 수 있는 상태라고는 보기 힘든 것 같아 가족이 아니라면 멀리할 수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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