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10/09 15:26:54 ID : fbu9wGk7dO6 0
지금 쓰는 내용은 나에게 있었던 일들 중 기묘한 것들 몇 가지에 대해서 적고 추론하는 것들이다. 몇 가지는 이전에 다른 판에서 다른 제목의 스레를 통해서 푼 적이 있기 때문에 다소 중복되는 내용이 있겠지만, 누군가 보라고 쓴다기 보다는 생각을 정리하는 겸 기록으로 남겨둔다는 느낌이기 때문에 상관 없다. 어느 판에 올려도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여기에 올리기로 했다. 대개 사람이 죽기 직전에 '살아온 생애가 빠르게 주마등처럼 스친다' 는 말을 하곤 한다. 정말인지는 나로선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와 비슷한 건 본 적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처음에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떠보니 침대 위에 누워있었으니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잠을 잤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때 보았던 것들은 어떻게 생각해도 일반적인 꿈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 후로 점차 알게 되었지만 그 때 내가 보았던 것은 다름아닌 그 때까지 내가 살아온 기억 그 자체였다. 물론 꿈이란 기억을 재료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보통의 꿈이라면 온갖 기억이 섞여서 기괴한 형태로 왜곡된다. 그리고 불안정하기에 오래 지속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순간 내가 보았던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내 과거였다. 모든 게 기묘했다. 제삼자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나 자신이 그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5차원 시공간 (현실의 3차원공간+1차원 시간 보다 1차원 높은) 에서 본다면 그렇게 느껴질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글쎄 가설이긴 하지만 4차원 공간에서는 시각적으로 그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도 한다.) 시간 역시 아주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으면서도, 각각의 장면이나 순간은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야말로 모순적이었다. 그렇게 어렸을 적의 기억을 눈으로 생생하게 보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순간적으로 (그래봐야 몇 초 정도지만) 내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방금 봤던 그 애랑 동일인물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내가 깜빡 잠들어 꿈을 꿨는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잠을 잔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더구나 어쩌다가 잠들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생각해도 뾰족한 답은 없는 것 같아서 관뒀었다. 그리고 그 후로 나는 계속 뭔가를 잊고 있다는 느낌을 은근히 가진 채로 살고 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역시 섬뜩한 점은, 유치원 때의 기억은 비교적 생생한 것에 반해 오히려 유치원을 졸업하고 나서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까지의 기억은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게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꿈에 대해서도 심리에 대해서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기도 하고 서점에서 사기도 하면서 나름 공부했지만, 그럴수록 '그건 역시 절대 꿈이 아니었다' 는 것만 확실해질 뿐이다. 꿈은 그렇게 사실과 일치하며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어긋나지 않으면서 시간 순으로 일관성 있게 이어질 수 없다. 꿈은 매우 불안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게 꿈이 아닌 무엇이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대체 그건 뭐였을까?
2 이름없음 2023/10/09 15:42:27 ID : fbu9wGk7dO6 0
예지몽을 꾼다고 하면 대부분은 '아 그런 거 있어' 하면서 '데자뷰 같은 거 있잖아, 어떤 걸 꿈에서 본 적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하는 식으로 말한다. 혹은 대놓고 말하지 않더라도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상식적이고 정설이다. 적어도 지금 시대에는 그게 맞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데자뷰가 아닌 예지몽을 꾼다. 그 사실을 나 스스로가 납득하는 데에만 1년이 걸렸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데자뷰거나 무언가 착각한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원인이나 원리 같은 건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꿈을 통해 내가 경험하게 될 미래 그 자체를 볼 수 있다. (전에도 이걸 가지고 몇 번 길게 스레를 세웠어서 이 이야기는 그 쪽에도 많이 적혀있다.) (뭐, 여기는 익명이 절대적인 모양이니 어디라곤 말할 수 없겠지만) 나는 그 일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공부해왔는데, 가장 궁금한 것들은 크게 보자면 1. 애초에 예지몽 같은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2. 예지몽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추론할 수 있는지) 3. 나는 왜 예지몽을 꾸는 것인지 4. 만약 미래와 과거가 정해진 것이라면 나는 왜 이런(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사람으로 태어난 것인지 등이었다. 지금도 나는 거기에 대해선 확실히 답을 알지 못한다. 애초에 답이 있기는 한지도 알 수 없다.
3 이름없음 2023/10/09 16:11:57 ID : fbu9wGk7dO6 0
나는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읽는 것도 좋아한다. 뭐든지 영상화가 장땡이고 게임도 그래픽이 구리면 비싸게 못파는 이 시대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성향인지도 모른다. 달리 말하자면 시대를 잘못 타고 난 걸까. 아, 참고로 이건 기묘하니 어쩌니 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하기야 나 자체가 기묘하니 그게 그거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초등학교 때는 전혀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책을 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미래에 책을 좋아하게 되고, 심지어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고 오히려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우연한 계기로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나도 뭔가를 잘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 알을 깨고 나와서 본 것을 어미로 인식한다는, 이른바 '각인 효과' 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게 충분한 재능과 능력이 있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내겐 자신감도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이지만 자신감 역시 중요한 재능과 능력 중 하나다) 없고, 묘하게 이과적인 사고방식이 (문과인 주제에) 있는데다, 고지식한 면도 있어서 작가가 되지는 못했다. 이것도 변명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4 이름없음 2023/10/09 16:13:09 ID : fbu9wGk7dO6 0
제목을 조금 잘못 쓴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사실 '내가 누구인가' 에 더 가깝지 않은지. 뭐, 제목을 고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궂이 수정할 필요는 없겠지.
5 이름없음 2023/10/09 16:27:45 ID : fbu9wGk7dO6 0
이건 좀 바보판 스러운 말이지만 사실 나는 군머에서 군가를 너무 열심히 불러서 폐렴에 걸렸었다. 지금 노래 부르면 기침이 조지게 난다.
6 이름없음 2023/10/09 16:29:50 ID : BcNy46mNtha 0
ㅂㄱㅇㅇ
7 이름없음 2023/10/09 16:31:30 ID : fbu9wGk7dO6 0
자신감에 대해서 (뜬금없이) 짤막하게 이야기하자면, 대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감은 중요한 덕목이다. '이유 없는 자신감' 이라는 말도 있다지만, 진짜 자신감은 원래 이유가 없는 법이다. 가령 돈이 조지게 썩어넘칠 정도로 많아서 자신감도 넘친다고 치자. 그 돈이 싸그리 없어져도 과연 그 자신감이 남아있을까. 그런 자신감이 과연 정말 자신감인가. 나는 오래전에 작고 볼품없는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카메라가 부끄러웠다. '겨우 이런 쥐좆만한 걸 가지고 사진을 찍는다고...'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훗날 돈을 모아 DSLR을 장만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끄러웠다. '내가 뭐라고 줜나 큰 걸 가지고 사진을 찍는다고...' 그때 깨달았다. 자신감은 내가 뭘 가지고 있는지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이유 없는 자신감이 진짜 자신감이다
8 이름없음 2023/10/09 16:50:00 ID : fbu9wGk7dO6 0
기왕 말 나온 김에 자신감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 하자면, 사실 흔히 말하는 '자신감이 없다' 는 것도 사실은 여러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어떤 콤플렉스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위축되는 것인지, 무의식적인 두려움이나 강박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서인지, 등등 그 이유나 맥락에 따라서, 똑같이 '자신감이 없다' 고 말하더라도 깊이 들여다보면 사실은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고민에 대해서 가장 일상적인 대처는 기껏해야 "자신감을 가져!" 인데, 그런다고 자신감이 생기면 애초에 고민거리도 되지 않는다.
레스 작성
잡담 실시간
12레스플랭크 하던 남자애ㅋㅎㅋㅎㅋㅎ 617 Hit
잡담 이름없음 23.10.10 2
6레스이건 솔직히 학교 잘못 아니야? 223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5레스고민 들어주라 126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7레스친구 카톡 프사를 그만 보고 싶어 140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4레스여친이 과거 속옷모델한 과거가 있다면? 343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레스 96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8레스이거 봐라 154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1
8레스» 나에게 있었던 기묘한 일들 123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4레스수학여행 때 이 가방 가져가면 많이 촌스러울까? 442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2
5레스다들 자기 나이랑 한달에 얼마쓰는지 적고가~ 141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0레스추억팔이 스레 378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3레스배워서 제대로 쓸 수 있는 언어는 몇개가 한계일까? 119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3레스중국어 잘 하는 사람~~~~??!! 377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1
10레스너네 엄마랑 단둘이 하루 놀면 어디 가? 281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레스 105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24레스코스프레 할만한 캐 추천좀 해줘라 553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1레스다들 속상했는데 말 못했던 일 여기서 털어놔도 돼 296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레스나같은 사람 있니 60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5레스내 친구가 넷상에서 만난 사람이랑 사귀는데 147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
12레스너네들은 개인적으로 419 Hit
잡담 이름없음 23.10.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