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4/08 02:23:15 ID : Ajii9zfaoJU 4
꿈에서 내가 죽었었어. 어떻게 죽었는지는 기억이 안나. 그냥 꿈안에서 내가 죽었다는 걸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던 상태였어.
2 이름없음 2018/04/08 02:23:36 ID : unwmoGnBaoF 0
뭐야 궁금해..!
3 이름없음 2018/04/08 02:23:53 ID : AlDy3RBcJXz 0
나도 그런적 있는데! 사람의 의식이란 참 신기해.
4 이름없음 2018/04/08 02:24:37 ID : Ajii9zfaoJU 0
생각보다 레스가 달리는구나 ..!? 오래전에 스레딕 활동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들어와본건데 :) 반가워 꾼지 좀 오래된 꿈이라 기억을 되짚는 중이야.
5 이름없음 2018/04/08 02:26:10 ID : Ajii9zfaoJU 0
내가 본 사후세계를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볼게. 일단 배경은 내가 살고있는 세계 그대로였어. 나는 부산에 살기때문에 꿈의 첫 시작이 부산의 번화가였어. 시간은 밤쯤이였고, 내가 죽었다는걸 인식하고 있었지만 난 되게 의연하게 행동 했던 것 같다.
6 이름없음 2018/04/08 02:27:47 ID : Ajii9zfaoJU 0
죽은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어. 영화나 만화에서 보는것처럼 몸이 조금 희미하다고 해야하나? 손바닥을 펼쳐서 눈을 가려도 흐릿흐릿하게 앞이 보였어. 그리고 산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 한다. 물론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존재를 알아챌 순 없지만, 죽은 사람도 여기저기 가게도 둘러보고 심지어 컴퓨터까지 했었어 ㅋㅋㅋ 죽은 사람 전용 컴퓨터라는게 있었거든
7 이름없음 2018/04/08 02:28:07 ID : unwmoGnBaoF 0
뭐야 신기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8 이름없음 2018/04/08 02:29:52 ID : Ajii9zfaoJU 0
오늘 죽은 사람이 맞나 싶을정도로 난 정말 줄기차게 돌아다녔다. 잘생긴 산 사람이 지나가면 따라가보고 은근슬쩍 터치도 해보고. 물론 만져지진않았지만 근데 신기한게 생리현상(배변,재채기 등등)이 일절 없었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했어 그렇게 혼자 돌아다니다가 어떤 오빠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오빠가 이것저것 알려주었어
9 이름없음 2018/04/08 02:32:12 ID : Ajii9zfaoJU 0
제일 처음으로 간 곳이 PC방 ㅋㅋㅋㅋㅋ 생전에 내가 자주 갔던 곳이야. 난 엄청 반가워서 뛰어들어갔지! 근데 산사람들이 들어가는 문으로 들어가려니까 몸이 꽉 막히면서 진입 자체가 안되더라. 산사람과 죽은사람의 구분을 확실히 해두는것 같았어. 그래서 그 오빠가 나를 ㅉㅉ 거리는 표정으로 보다가 그 옆에 있는 문으로 데려가더라. 그게 죽은 사람 전용 통로였나봐
10 이름없음 2018/04/08 02:33:40 ID : Ajii9zfaoJU 0
그렇게 들어가서 컴퓨터를 켰다. 하지만 키보드를 칠 필요가 없었지 그냥 내가 생각하는대로 인터넷 창이 열리고 , 사이트에 접속되고, 치고 싶은 글이 저절로 써졌어. 기계식 키보드의 타자감을 맛 볼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편하다고 생각했다.
11 이름없음 2018/04/08 02:35:20 ID : Ajii9zfaoJU 0
제일 처음 들어가본게 페이스북이였어. 내가 죽은 뒤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게 제일 궁금했거든. 내 계정에 로그인을 했더니 타임라인에 지인들의 글이 빼곡하게 차있더라. 모두가 나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이였던것같아. '왜 그렇게 빨리 갔니. 그곳에서 예쁘게 지내라.' 이런 글들??
12 이름없음 2018/04/08 02:37:04 ID : Ajii9zfaoJU 0
본래 내가 죽었다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글을 보니까 너무 슬퍼지더라. 뭔가 확인사살 당한느낌? 너무너무 슬펐는데 신기하게 눈물은 안나왔어. 대변 소변도 안보는 걸 보니 살아있는 사람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아예 안나타나더라고.
13 이름없음 2018/04/08 02:38:38 ID : Ajii9zfaoJU 0
그러다 밤12시쯤이 되었던 것 같아. 신기한게 배고픈건 느껴지지않는데 졸린건 느껴지더라. 근데 나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어. 우리집에 가면 살아있는 내 가족들이 있을텐데, 너무 보고싶었지만 마음속에서 가면 안될것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그래서 아까 만난 오빠한테 물어보니까 죽은 사람이 생활하는곳이 따로 있대. 그래서 따라갔지
14 이름없음 2018/04/08 02:40:12 ID : Ajii9zfaoJU 0
부산엔 바다가 많은거 알지? 해운대까지 그냥 하늘에 둥둥떠서 날아갔어 날면서 밑을 보면, 산 사람들이 그대로 보여 정말 지금 내가 살고있는 일상. 차들이 지나다니고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그들은 나를 볼 수 없다는게 또 한번 날 슬프게했지만
15 이름없음 2018/04/08 02:40:41 ID : unwmoGnBaoF 0
디테일하네..
16 이름없음 2018/04/08 02:41:31 ID : Ajii9zfaoJU 0
그렇게 조금 날아가다가 바다 한가운데에 유리로 된 다리가 있더라. 엄청 예뻤어. 겨울왕국에 엘사가 궁전 지어놓은 것 처럼? 반짝반짝 거리고 파스텔 톤으로 엄청 예쁜 다리가 놓여져있는데 거길 따라갔더니 하늘에 큰 건물이 하나 떠 있었어.
17 이름없음 2018/04/08 02:42:29 ID : Ajii9zfaoJU 0
그 꿈을 꾼게 너무 신기했고 생생해서 폰 바꾸기전 메모장에 기록도 했었다! 가끔 그 꿈을 절대 잊지않으려 다시 기억하곤해 ㅋㅋㅋ 여기다가 기록하면 기억하는게 쉬워질거같아서.
18 이름없음 2018/04/08 02:44:31 ID : Ajii9zfaoJU 0
그 건물엔 큰 글씨로 '부산본부'라고 적혀있었어. 산 사람들의 건물과 겹치지 않게, 말그대로 그냥 허공에 큰 건물이 떠있었어. 진짜 엄청엄청 컸어 층수도 많았고. 1층 로비 같은곳에 가니까 그 오빠가 나를 '등록센터'에 데려다주고 자기는 자러간다고 가버리더라. 어리버리까면서 서있으니까 프론트에 있는 이쁜 언니가 날 불렀다. 오늘이 처음이냐면서 ㅋ
19 이름없음 2018/04/08 02:45:22 ID : 1g4Y3wtwGoE 0
오..나도 꾸고싶다..뭔가
20 이름없음 2018/04/08 02:46:29 ID : Ajii9zfaoJU 0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까 등록증을 발급받아야한대. 민증처럼 ㅋㅋㅋ 그게 있어야 이 건물에있는 모든 시설을 사용할 수 있대. 그래서 신청서 종이를 한 장 받았어 거기다가 이름,생전 주소, 생년월일, 사망일, 사망원인을 기록하게 되어있었는데 사망원인 빼고 다 적어서 냈어. 그 이쁜언니가 의아해하면서 사망원인은 이쪽에서 조사후에 통보해주겠다고 하더라.
21 이름없음 2018/04/08 02:47:49 ID : Ajii9zfaoJU 0
그렇게 두리번대면서 그 건물 구경을 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층들엔 식당,휘트니스 클럽,PC방 등 여가시설이 있었고 높은 층 부터는 1001~1100호 이렇게 적혀있었는데 아마 기숙사 같은 그런 느낌이였어.
22 이름없음 2018/04/08 02:49:12 ID : dSJQmsnQtzc 0
세상 마상. 그래도 전생이 현대구나 ㅜㅜㅜㅜㅜㅜㅜ 난 삼국시대 전쟁터였는데
23 이름없음 2018/04/08 02:49:51 ID : Ajii9zfaoJU 0
조금 기다리니까 이쁜언니가 내 등록증을 주더라. 민증처럼 이름이랑 사진이 있었고 다른 점이라면 생년월일대신 사망년월일이 적혀있었어. 뭔가 떨떠름해서 그냥 그거 손에 들고 멍때리고 있었는데 이쁜 언니가 "가족들한테 인사는 하고 왔나요?" 라고 묻더라. 가족얘기에 갑자기 눈물이 터지면서 못했다고 했더니 오늘 하루 외박허가증을 줄테니 다녀오라고했어.
24 이름없음 2018/04/08 02:51:08 ID : Ajii9zfaoJU 0
알겠다고 하니까 무슨 포탈? 같은 걸 열어주더라 ㅋㅋㅋㅋ 메이플 스토리도 아니고 짱 신기했어. 그곳에 들어가니까 우리집 부엌 천장에 내가 둥둥 떠있었어. 내려다보는 시점이였는데 우리엄마가 식탁에 혼자 앉아서 양초 하나를 켜놓고 울고 계시더라. 그거보고 마음이 찢어졌지.
25 이름없음 2018/04/08 02:53:06 ID : Ajii9zfaoJU 0
그래서 나도 울었어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으어엉ㅇ 으어엉 이렇게.) 엄마한테 내 존재를 알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만져봤는데 내 손이 물체를 통과하더라. 그렇게 망연자실했었는데 엄마가 켜놓은 양초를 후- 불어봤어. 그랬더니 양초가 꺼지고 엄마가 화들짝 놀래더라. 엄마 얼굴 한번 더 보고싶었는데 난 갑자기 텔레포트 한 것 처럼 다시 그 건물안으로 와있었어.
26 이름없음 2018/04/08 02:54:15 ID : Ajii9zfaoJU 0
그랬더니 이쁜 언니가 곤란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있고, 검은 수트를 입은 덩치아저씨가 나를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있더라. 그 아저씨한테 끌려가서 교육센터? 라는 곳에 갔다. 거기서 죽은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규칙과, 이 건물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들었던 것 같다.
27 이름없음 2018/04/08 02:55:24 ID : 9z82twNAlxC 0
보고이썹!!! 나도 부산살아!!!
28 이름없음 2018/04/08 02:56:28 ID : Ajii9zfaoJU 0
두루뭉실하게 기억나는걸 정리해보자면 1. 죽은사람은 산 사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산 사람은 죽은 사람을 보지 못한다. 2. 죽은사람은 산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서는 안된다. 만약 알리게 된다면 죽은 사람은 패널티로 이 세계에서도 사라지게 된다. ( 내가 느낀거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가 확실해야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서로한테 개입이 절대로 불가능)
29 이름없음 2018/04/08 02:56:55 ID : Ajii9zfaoJU 0
반가워 :) 날씨가 미쳐서 그런지 많이 춥더라. 감기 조심해!
30 이름없음 2018/04/08 02:59:11 ID : Ajii9zfaoJU 0
3. 먹는 것과 자는 것은 필수가 아니고 선택이다. 아무리 먹어도 몸의 체형이 변하지 않지만, 그냥 '맛'을 즐기기위해 먹는 것이다. (아직 나는 죽은지 하루밖에 안되서 졸릴 수 있다고 했어. 적응이 되면 졸린 것도 못 느낀다고 하더라. 그냥 할거없고 심심한 사람들은 잔다고 하더라.)
31 이름없음 2018/04/08 03:01:31 ID : Ajii9zfaoJU 0
4. 성별과 나이 순으로 호실이 배정되고, 통금시간은 새벽 3시. 무단 외박 시에도 마찬가지로 이 세계에서 사라져버리는 패널티. 그 전까진 산 사람들의 세계에서 놀아도 되지만 산 사람들이 휴식하는 늦은 시간엔 되도록이면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더라. (여기에서도 느낀 거지만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라는 규칙이 매우 강력한것같다.)
32 이름없음 2018/04/08 03:04:21 ID : Ajii9zfaoJU 0
이것 까지가 건물의 규칙이고 그다음은 내가 알아낸 것! 1. 죽은 사람들간엔 스킨십이 가능하다! 2. 외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처럼 !!! (성별 변경은 불가능) 하지만 아까 말했던 등록증에는 자신의 고유모습이 담긴다. 그리고 이 능력을 악용하는 사람은 재판에 넘긴대! 3. 죽은 사람들도 산 사람들처럼 연애도 하고,결혼도 한다! (물론 임신은 불가능)
33 이름없음 2018/04/08 03:07:40 ID : Ajii9zfaoJU 0
4. 죽은 시점의 나이에서 나이를 먹지 않는다. 애기때 죽은 사람은 계속 애기 모습으로 살아가는거지. 5. 교통사고 등으로 외형이 끔찍한 모습으로 죽은 사람도 사후세계로 올때는 멀쩡하게 바뀐다!
34 이름없음 2018/04/08 03:09:16 ID : Ajii9zfaoJU 0
6. 배경이 산 사람들, 즉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랑 똑같아. 경계가 나뉘어져 있을 뿐이야. 산 사람들과 같은 길을 걷고, 산 사람들이 만들어낸 모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물론 '죽은 사람 전용'이 따로 비치되어 있는거지
35 이름없음 2018/04/08 03:11:31 ID : Ajii9zfaoJU 0
7. 사후세계에서 100년을 채우면 환생을 할 수 있어. 환생이 강제는 아니고 선택이야. 이 건물 꼭대기에 있는 '환승센터'에 등록증을 가져가면 돼. 환생할때의 조건은 마음대로 정할 수 없어. 말그대로 무작위로 어느 가정의 어느 신생아로 태어나는거지! 사후세계의 기억도 다 리셋된다고 하더라. 하지만 생전에 사형수였거나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환생이 불가. 평생 똑같은 일상에서 지내야해.
36 이름없음 2018/04/08 03:13:15 ID : Ajii9zfaoJU 0
끝! 내 딴엔 되게 신기하고 여운이 남는 그런 꿈이였는데 적어놓으니 별거 없어보이네 ㅋㅋㅋㅋ 재미없는 이야기에 레스 달아준 사람 모두모두 고마워! 이렇게라도 기록해놔서 오래오래 기억하고싶은 꿈이었거든. 나중에 이 소재로 소설을 쓸까 생각 중이고 ㅎㅎ 사후세계가 정말 궁금하다. 내가 꿨던 꿈이랑 똑같은지 아니면 상상도 못했던 그런 곳일지. 모두모두 좋은 밤 되길 바래!
37 이름없음 2018/04/08 08:45:01 ID : SJPfTQsnXuk 0
재밌다ㅋㅋ잘읽었어!
38 이름없음 2018/04/08 16:48:55 ID : y3WpglCi62L 0
혹시 거기가 사후세계라던가?
39 이름없음 2018/04/08 16:50:13 ID : PdDy5bxvcsp 0
재밌는 꿈이네 ㅎㅎ
40 이름없음 2018/04/08 17:30:19 ID : 4HB88jeHu1f 0
우와, 그러면 진짜로 사후세계가 있는 걸까? 이런 글을 보고 나면 멍 때리면서 생각에 빠지게 된다. 재미있게 잘 읽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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