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고민 좀 들어줘ㅠ 근데 이게 스토리가 좀 잇어서 썰?좀 풀고 고민이 나올듯해 (29)
2.아직 학생인데 연애고민 들어주세요... (4)
3.내 꿈이 시작도 전에 끝날 것 같다. (14)
4.친구가 필요해ㅠ (4)
5.체념상태로 돌입했다. (17)
6.친구가 워터파크 가자는데.. (2)
7.우리동생이 죽고싶다는데 (11)
8.. (10)
9.연애고민? 들어줄 사람 있어?? (3)
10.자살할건데 (26)
11.친구들이 정신병걸린거 같대 (8)
12.살수가없어 (4)
13.극암 전남친 어떡해야 하냐 (10)
14.살기 힘들어.. (4)
15.연애상담 (5)
16.친구가 나한테서 멀어지려는 것 같아 (1)
17.친구와 싸웠어..... (5)
18.십대가 정신과 혼자 갈 수 있어? (10)
19.아파트 놀이터 (2)
20.. (3)
안녕, 어딘가 하소연하고 싶어서 찾아다니다가 처음 알게되어서 글을 적어 봐.
혹시 적는 방법이 좀 다르다거나 이상해도 이해 해주면 좋겠어
고민상담이랑 여기 중 고민하다가 일단 여기에 올려..
우선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나에 대해서 조금 말할게.
나는 대학생이야. 곧 졸업반이고 나는 어릴때부터 소설가나 만화가 같은
창작물을 만드는 일을 동경했어.
나한테는 고등학교때 친구가 있었어.
얘는 정말 그림을 잘 그려. 어디서 배운 적 없는데도 진짜 잘 그렸지.
그 수준이 반에서 잘 그리는 애 한 두명 수준이 아니라 정말로 장난아니게 잘 그렸어.
나는 흔히 말하는 조용하고 눈에 안 띄는 타입이야.
그냥 조용히 자기 할 일 착실히하고 존재감없는 스타일.
저 친구는 흔히 말하는 무드 메이커. 반 애들 다 좋아하고 웃기고 그런 타입.
전혀 다른 타입의 둘이었고 나는 나랑 정반대 성향인 저 친구를 좀 좋아했었어.
그리고 오늘에서야 영화나 만화처럼 서로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하나가 되지는 못한다는 걸 알았지.
자꾸 길어지네 미안해. 이어쓸게.
고등학생때
나는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어.
다들 그러잖아? 그 시기쯤되면 내가 특출나게 잘하는 게 뭔지, 내가 뭘 해야할지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하는 때잖아.
그때였나, 학교에서 글짓기 대회같은 걸 하는데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
그때 그 친구(여기서부터는 이제 A라고 할게)가 나한테 자기랑 같이 손 잡고 만화가를 하자고 했어.
물론 그 애가 한 말은 농담이었어. 그게 딱 느껴지는 뉘앙스였고.
하지만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던 나는 진지했고 그 날 처음으로 밤새 콘티를 짰고 그걸 보여줬지.
지금보면 형편없는 수준이었지만 첫 콘티였고 걔는 내 진지함과 짜온 콘티를 보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지 우리는 같이 만화가를 목표로 하기로 했어.
하지만 말이 쉽지..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되지는 않았어.
서로 학업도 중요했고 먹고도 살아야했거든.
앵간한 금수저가 아닌 이상 알바도 해야하고 특히 1학년때는 해야할 일도 더 많았고
학교에 다니다보면 집도 떨어져 있어야 했지.
현실적인 이유지만, 물론 다 변명인 건 알아.
그렇게 우리는 약속하고 목표만 정하고 꽤 시간을 흘려보냈어.
그러다가 몇년 전 즈음 내가 먼저 연락을 했어.
그리고 A도 기다렸다는 듯 받아주었지.
가는 날이 장난이라고, 그 뒤에 무슨 트러블이 그렇게 많았는지 서로 좀 힘든 시기를 보냈어.
가족사에 관련된 일, 현실적인 문제가 필요 이상으로 우리를 힘들게 했지.
그 사이에도 A는 도구를 갖추고 프로그램을 배웠어.
그때까지만해도 난 정말 이 애가 의욕있고 열심히라고 생각했지. 조금 미안하기도 했고.
결국 여차저차 우리가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게 된 건 고작 작년이었어.
결심한 시기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이 늦은 시작이었지.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이었어.
이 새끼의 지긋지긋한 성격을 체험하기 시작한 게 말이야.
나는 말하자면 스토리 작가야. 스토리를 짜는 게 내 일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니라 진짜 스토리 작가가 어디까지 입김을 넣는지는 잘 몰라.
나중에야 건너건너서 진짜 프로로 일하고 계신 분에게 이것저것 자문을 구하긴 했지만
그때는 정말 전혀 몰랐지.
캐릭터도 내가 짰고 대략적인 디자인도 내가 짰어 이름이나 설정 세계관
뭐, 이런 건 당연히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어.
솔직히 말하자면 A는 그림만 그렸지.
나는 늘상 내가 맘대로 하는 것처럼 불편히 느껴질까봐 많이 대화를 해봤는데
오히려 이런 게 더 편한 것 같더라고.
그래서 대체로 걔 의견은 수용하는 정도만으로 해두고
최대한 내가 섬세하게 하려고 노력했지
근데 점점 해달라는 게 많아지더라.
스토리가 중요하다, 스토리만 좋으면 뜬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우리가 둘다 초보니까 컷분배가 스토리 콘티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
컷분배를 잘해줄 것을 요구했지. 이건 당연한 요구사항이라고는 생각했어.
하지만 나중가니까 칸 그리기 귀찮다면서 칸을 그리라고 하고
말풍선 넣기 귀찮다고 말풍선도 내가 넣으라고 하더라.
난 여기까지도 납득했어.
내가 대사를 넣을 말풍선이니 내가 조절하는 게 더 편하고
칸도 말풍선따라 좀 변할 수 있으니 내가 그리는 게 편하겠지.
그런데 선이 어떻느니 자기 그림이랑 안 맞느니 불만이 존나게 많더라고.
어쩌다보니 우리한테 작업실이라고 할 만한 공동소유 공간이 생겼어.
엄밀히 말하자면 A의 권리가 좀 더 컸지.
그래서 A가 사적으로도 많이 사용해.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여기다가는 적지 않겠지만.
우리도 비록 아마추어지만 당연히 연재회의를 해. 그리는 사람이랑 스토리 만드는 사람이 다르니까.
근데 내가 늘 약속을 하루 전에도 확인을 다하고 물어둬도 당일이 되면 일있으니 언제 오라느니
뭐가 있어서 오늘은 안 된다느니 하면서 바로 그 당일에 파기해.
나는 준비 다 하고 나왔어도 물먹고 돌아가지.
그래서 몇 번이고 약속이나 다른 일이 있으면 그 전에 미리 좀 알려달라고 부탁을 해도
한 번도 들어주지를 않아.
언제는 한 번 지금처럼 쌓여서가 아니라 농담으로 그런 적이 있어
나만 바보처럼 맨날 물먹느냐고, 이 말만 들으면 짜증낸 거 같지만 그때 앞뒤 정황상 정말 농담이었어
그런 분위기였고.
그런데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더라고?
그날 처음으로 싸웠었어.
그렇게 트러블의 계속이니 작품이 진전이 있겠어?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이렇게 해달라고 해도 안 해줘
항상 자기 수준보다 높은데를 봐.
인터넷에서 인지도를 좀 모아보자고 하는 내 말에도 투덜대고
네가 잘 안 그려본 장르를 한 번 해보자는 내 말에도 칭얼대고
그렇다고 내가 해달라는 캐릭터 디자인 컨셉, 콘티작업 등이 딱딱 빨리 되는 것도 아냐.
그 사이 친구도 만나고 애인도 만나고 형들이랑 여행도 가고 일도 좀 하고
자기 작업할 것도 다 해야하고 사적인 교우관계 관리는 엄청나게 해대지.
그러다가 A랑 술을 마셨어.
정말 못해도 1년, 죽을 각오로 투자해보자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어.
나도 이대로 병신처럼 끝나긴 싫더라고.
그래서 학교를 휴학하기로 하고 정말 1년을 죽을 각오로 투자하기로 했어.
내가 지금까지 얘한테 보여준 게 없으니, 얘가 짜증만 내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
나는 닥치는대로 공모전에 나갔어. 한번에 3개에 출제할걸 동시 진행해서 컨디션이 무너진적도 있었지.
무언가 걔한테 보여주고 싶었어.
네가 발전한만큼 나도 발전했다고. 성격이나 다른 건 둘째치고 그림실력만큼은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거든.
내 개인적 기준으로 현역 웹툰작가인 프로들한테도 그렇게 밀린다고 생각은 안해.
그런데 그렇게 정신없이 몰두하다보니 웹툰에서 더 멀어졌단 생각 밖에 안 들더라고.
그래서 마음을 잡고 처음으로 웹툰 공모전에 도전하기로 했어.
지금까진 서로 안 맞았던 부분, 그런 변명 뒤에 숨지 않기로 정말 철저히 약속했지.
그런데 결국 내가 노력을 하든 뭘 하든 아무런 의미도 없더라.
여전히 요구하는 건 변함없고 칭얼대는 것도 그대로에 자기 놀거 할거 교우관계 관리는 그대로 하고
공모전 기간이 아슬아슬할때까지 완성을 못했다면서
나한테 근 한달만에 처음으로 보낸 메시지가
솔직히 이번엔 무리인 것 같다
였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라고 해?
솔직히 당혹스럽고 어이없었어. 화가 난다는 감각조차 없었지.
나는 그 와중에도 정말 작가가 되고 싶어서, A를 자극하지 않기로 했어.
내가 지금까지 A의 지랄맞음을 참은 건 그림실력이 없어서야.
내가 아무리 내용을 잘짜도 일본의 스토리킹처럼
스토리만 보는 부문은 잘 없으니까.
괜찮으니 미안해하지 말라고 다독이고 할 수 있는 한 해보자고 했어.
동의했고, 난 또 기다렸지.
그러던 중 날자가 연기됐단 걸 알게됐어. 우리에게는 다행히도 시간적 여유가 좀 생긴 셈이지.
난 그걸 알렸더니 갑자기 혼자 열이 뻗치더라고.
그러면서 왜 니 사정 알바 아니고 난 힘들었으니 빨리가서 그려라 라는 식으로 말하느냐
왜 무조건 내 탓 하느냐 내 잘못은 맞지만 열받지 않느냐
나는 빡세게 그리는데 너는 뒤에서 시켜놓고 아무것도 안하느냐
이런 말들이 날아오더라고.
난 스토리 작가야.
자기 변명을 하자면 스토리란건 어쩔때는 한시간만에 되던 것도
어쩔때는 한달을 줘도 안돼.
뭔가 창작해본 사람은 공감할 거라고 생각해.
그림을 무시하는 건 아냐. 한번도 그런적 없고, 그런적 없었으니까 얘를 이렇게 데리고 온거지.
나도 내 나름 고충이 있어. 개개인의 고충은 누가 더 크고 작으니로 비교할 게 아니라고 봐.
나는 다른 건 다 넘어가도 그 부분만큼은 서운함을 표했어.
하지만 그것 역시 대답은 '내 알바 아니다' 고,
내가 고쳐달라 한 부분들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로 일축하고
언제나 당당하고, 언제나 나만 멍청이고, 그런 관계가 계속 되더라.
그때 난 알았어.
안 맞는 사람끼린 어떻게해도 안돼.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자기 영역이 엄청 쎄다는 건 나도 들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심하더라고.
원펀맨의 무라타 유스케가 one한테 해달라는 것처럼 해달란 것도 아니고
데스노트의 오바타오바 콤비처럼 해보자는 것도 아니었어.
이건 그냥 날 호구병신으로만 하는 거잖아?
자긴 꿈과 목표라는 변명 뒤에서 한량짓이나 하고 있는 거 다 알고 있는데.
그냥 꿈이 있다, 목표가 있다는 변명을 하기 위해서 날 잡고 있는 게 아닐까도 싶더라.
뭐가 됐던 얘랑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오늘 끝내자고 말하려고 해.
다만 지금 그려둔건 제출은 할거야.
며칠 안남았는데 완성조차 안된 물건이지만.
언제나 내가 비위맞추고 내가 사과하고 내가 빌빌대는 병신같은 관계에
마침표를 찍어야겠지...
사실 여기다 글 올릴때까지만해도 고민했어.
그냥 좀 더 참을까하고.. 하지만 참는다고 달라지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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