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7/03 01:36:11 ID : tBvwmmmk9xT 0
오해할 수 있는데 죽을 정도로 따돌림 받은게 아니라 따돌림으로 생긴 우울, 조울증 때문에 자살기도한 이야기야. 때는 작년 3분기라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일어난지 얼마 안된 일이고 주제가 민감해서 애매하게 쓰거나 내용이 흐릿해진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이 부분은 적당히 넘어가주면 고마울 것 같아.
2 ◆vg5htjvwty7 2018/07/03 01:40:52 ID : tBvwmmmk9xT 0
인코는 이걸로 할께 ~ 때는 군 복무 중으로 나는 빛나는 이등병 찍찍이를 받고 자대에 들어가게 됐어. 보병이 아니였기 때문에 나는 본부중대에 들어가게 됐는데 거긴 신병이 거의 없었지. 거의 유일한 신병인 나는 상황이 상황이다보니까 선임과 간부들이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아. 평소에도 분위기에 많이 이끌리고 눈치를 많이 봤던 성격이었기 때문에 일주일만에 이 사람들이 나를 반기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3 ◆vg5htjvwty7 2018/07/03 01:45:19 ID : tBvwmmmk9xT 0
내가 맡은 병과는 꽤나 전문적인 일을 해야해서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도저히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었어. 군대에선 일을 가르칠 때 보통 신병 바로 위에 있는 막내가 가르치게 되는데 이걸 맏선임이라고 해. 하여튼 이 맏선임이 나랑 같은 이병이였고 사회에서 노는 물 좀 먹고 왔는지 하루 종일 놀면서 일을 전혀 가르쳐주지 않더라고.
4 ◆vg5htjvwty7 2018/07/03 01:49:00 ID : tBvwmmmk9xT 0
가르치니 않은 건 둘째치고 군대에선 신병이 일을 못하면 바로 위의 맏선임을 불러 갈구는데 내 맏선임은 이럴 때마다 '나는 분명히 가르쳐줬고 신병이 이해하지 못 했을 뿐이다'라 핀잔을 주는거야. 나는 벙쪄서 대들지도 못하고 내가 잘못했다고 했지. 내가 이해 못해서 그런거라고. 거의 2년을 봐야하는 사람들인데 벌써부터 망치고 싶지 않았거든
5 ◆vg5htjvwty7 2018/07/03 01:52:12 ID : tBvwmmmk9xT 0
맏선임이 잘 가르쳐주지 않은게 따돌림의 주된 이유는 아니야.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을꺼라 생각해. 담배를 피지 않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말이야. 어떤 방식으로 따돌림을 받았는지는 혹시 찾을 수 있어 자세하게 올리진 않을께. 간단히 손을 대진 않았고 인신공격을 주로 했어.
6 ◆vg5htjvwty7 2018/07/03 01:56:40 ID : tBvwmmmk9xT 0
하여튼 이런 따돌림 생활을 4-5개월 정도 했을까 일병을 달고 후임이 들어와도 따돌림을 받으니 정말 부끄럽더라. 이젠 더 나아가서 동기마저도 따돌리기 시작했어. 그래도 복무기간 많이 남았으니가 웃으면 해결할 수 있겠지라 생각하고 항상 웃으면서 다녔는데 어느날 입꼬리가 너무 무거워지는거야. 웃는게 힘들어져서 가짜로 웃진 못할 망정 정말 웃어야할 상황에서 웃질 못하겠더라.
7 ◆vg5htjvwty7 2018/07/03 02:00:43 ID : tBvwmmmk9xT 0
세상 모두 암울해 보였어. 군대라는 닫힌 사회에서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눈치보면서 밥먹고 쉴 생각을 하면서 잠을 자니까 점점 악화되는거야. 이걸 털어둘 곳은 알고 있을턴데 그 뒷감당이 두려워서 혼자 버티고 있던거지. 속이 썩어 문들어지는 느낌이 들더라. 이런 감정으로 일주일 버티다가 그 날이 온거야.
8 ◆vg5htjvwty7 2018/07/03 02:05:52 ID : tBvwmmmk9xT 0
그 때 무슨 정신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모기향 얹어두는 얇은 철로 자기 직전이나 불침번 때 손목은 깊게 목을 옅게 그어버렸어. 사람들 웃는 소리가 싫었고 사는게 사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까 뭔가 아픔을 느껴서 반복되는 삶을 깨버리자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고 관심 받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 죽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였고
9 ◆vg5htjvwty7 2018/07/03 02:06:21 ID : tBvwmmmk9xT 0
당연히 동기, 선임한테 들켜서 소문이 부대장까지 올라가버렸어. 생에 처음으로 향정신성 약도 복용했는대도 이런 일이 두어번 반복되니까 부대장이 '계속 이러면 군 병원에 입원하는게 너에게도 옆 사람에게도 좋을 것 같다' 라고 하길래 결국 군 보호병동에 입원하게 됐지
10 ◆vg5htjvwty7 2018/07/03 02:07:03 ID : tBvwmmmk9xT 0
솔직히 말해 입원 후 첫 일주일은 정말 좋았어. 6시 반에 일어나는건 똑같은데 일어나자마자 실내에서 도수체조 대충하고 애국가 제창하면 바로 침대에 들어갈 수 있었거든. 시간이 제한 됐었지만 TV도 볼 수 있었고 탁구대, 책, 운동기구도 있었어. 여기까진 마음 아픈 장병들 편히 쉬고 복귀하게 도와주는 곳이라 생각했었는데 좀 지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
11 ◆vg5htjvwty7 2018/07/03 02:07:22 ID : tBvwmmmk9xT 0
맨날 똑같은 천장만 보고 똑같은 소리를 계속 들으니까 미치겠는거야. 활동도 반복되니까 잠만 계속 잤어. 저녁에 3분 정도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 부모님도 걱정되셨는지 부대랑 상의해서 민간보호병동에 입원하기로 결정했지
12 ◆vg5htjvwty7 2018/07/03 02:08:00 ID : tBvwmmmk9xT 0
문제는 여기서 발생해. 나는 군의관의 우울, 조울, 적응장애 진료서를 상급부대에 제출해 자대에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 내가 복귀하는 순간 찔러서 피해를 본 동기와 선임에게서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이었겠지. 근데 내가 쓴 이 병가는 일주일에 한번 씩 뽑을 수 있는거래. 본인이 직접 가져가야 효력이 있다길래 눈 딱감고 종이 쪼가리만 들고 나오자라 생각하면서 동서울 터미널에 들어갔지.
13 ◆vg5htjvwty7 2018/07/03 02:08:28 ID : tBvwmmmk9xT 0
갑자기 간부한테 연락이 오는거야. '군의관의 진료서가 만료됐기 때문에 새 병가는 내줄 수 없고 부대에 복귀하거나 다시 군병원에 입원해야한다' 라고. 갑자기 말을 바꾸니까 환장해서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
14 ◆vg5htjvwty7 2018/07/03 02:08:52 ID : tBvwmmmk9xT 0
나는 대가리 맛가서 귀마저도 환청이 들리나 싶어 두번 정도 물어봤더니 상관 명령이라면서 어쩔 수 없다는거야. 헬프콜이라고 어려운 장병들 상담해주는 센터가 있는데 연락 해보니까 자기내들은 도와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눈 앞이 깜깜해지더라. 동서울 터미널 정문 바로 왼쪽에 있는 약국에서 타이레놀, 게보린 각각 5각씩 사서 화장실 문 잠구고 먹어버렸어.
15 ◆vg5htjvwty7 2018/07/03 02:09:22 ID : tBvwmmmk9xT 0
이 글 쓰는 와중에서도 얼굴이 뜨겁고 매스껍고 타는 냄새가 난다. 후유증인가봐.
16 ◆vg5htjvwty7 2018/07/03 02:09:38 ID : tBvwmmmk9xT 0
하여튼 이렇게 불안 떨면서 살 바에 죽어버리자란 생각으로 버스에 올라타고 부대로 향했어. 밥을 안 먹어서 그런건지 약효는 도착할 때까지 안 올라오더라. 터미널에 도착하고 간부 차에 올라타니까 코에서 타는 냄새가 올라오는거야. 이제 시작이네라고 생각했었어.
17 ◆vg5htjvwty7 2018/07/03 02:10:11 ID : tBvwmmmk9xT 0
그렇게 쭉 타고 병원에 들려서 담당 군의관 말을 들어보니까. 아니 아픈 장병을 왜 대려오냐고 육군규정 거들먹이면서 팩트로 조지는데 그 때 사람 팩트로 잡아서 울먹이게 만드는거 처음으로 봤다. '나는 써줄 진료서 없으니까 상관한테 똑바로 전해라'라고 하는데 정말 멋지더라. 그렇게 병원에서 나와 터미널에 내려주는데 그 때 진짜 좆됐다라 생각했지. 약효가 완전히 올라와버렸거든.
18 ◆vg5htjvwty7 2018/07/03 02:10:30 ID : tBvwmmmk9xT 0
다시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고 바로 토했어. 토 했는데 흰색 지우개 찌꺼기 같이 길쭉한 놈만 나오더라. 뱉는데 정말 너무 쓰더라. 아마 약이 뭉친게 올라온거겠지.
19 ◆vg5htjvwty7 2018/07/03 02:10:57 ID : tBvwmmmk9xT 0
원래 입원했던 보호병동에 택시타고 가는데 못 참고 또 토해버렸다. 택시기사는 청소비로 15만원을 내라고 하는거야. 지금 속이 장난 아니고 눈 앞이 어두워져서 빨리 계좌로 돈 찍고 병원이 들어가서 샤워하고 누웠어. 누워서 눈을 감았는데 눈앞이 지글거린다고 해야하나? 날카로운 걸로 장판 긁는듯한 모습이 보이는거야 온 몸에서 난 식은 땀으로 이물 다 버리고. 코에선 타는 듯한 냄새가 계속 나고 내가 느껴 본 최악의 어지럼증도 오고 헛구역질 올라오고 몸이 죽어가는 걸 처음으로 느껴봤어.
20 ◆vg5htjvwty7 2018/07/03 02:11:34 ID : tBvwmmmk9xT 0
병실 간호사가 수액이라도 맞아보자라며 손등에 꽂고 복도에 앉혀두는데 눈물 터지더라. 진짜 너무 서러워서 펑펑 울고 또 울었어. 눈 앞에 40대 50대 아저씨부터 할아버지까지 나보다 엄청 오래 산 사람들이 있는데도 입에서 '아직 20년 밖에 안 살았는데 죽고 싶어요' 이 문장을 수십 번 질질 짜면서 외쳤다.
21 ◆vg5htjvwty7 2018/07/03 02:11:59 ID : tBvwmmmk9xT 0
보호병동에선 마법의 약으로 불리는 수액이 효과가 없으니까 간호사가 많이 아프다고 생각했는지 응급실 가겠느냐며 물어보길래 10초 생각하고 가겠다고 했어.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죽을려고 내 손으로 먹었으면서 살고 싶어서 응급실 자기 발로 가는게 너무 쑥스럽고 창피하고 민폐끼치는 것 같다.
22 ◆vg5htjvwty7 2018/07/03 02:12:16 ID : tBvwmmmk9xT 0
응급실 도착해서 먹은 약 말하니까 눕히고 정맥바늘 한가닥 꽂고 호스 여러개 붙이더라 그러더니 이상한 검은색 액체를 가져왔길래 뭐냐고 물어보니까 숯이래. 숯이 흡수를 잘해서 숯가루탄 액체를 마시면 위에 남아있는 약을 빨아들인다고 하더라. 엄청 큰 주사통으로 입에 10번 정도 쏴주더라. 그거 하는 와중에 남자 간호사가 와서 긴 호스에 윤활제를 바르는거야. 그리고 나는 그 날 방광세척을 경험하게 됐다.
23 ◆vg5htjvwty7 2018/07/03 02:12:44 ID : tBvwmmmk9xT 0
남자 간호사의 '조금 아플꺼에요'에 '어 별로 안아프'로 답하고 신음소리를 낸 내가 너무 부끄럽다ㅋㅋㅋㅋㅋ
24 ◆vg5htjvwty7 2018/07/03 02:13:17 ID : tBvwmmmk9xT 0
응급실에서 수액 여섯 팩 정도 맞고 중환자실에 올라갔어. 물론 호스는 그대로고 누워서 움직일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지. 중환자실에 재정신으로 있으니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도 모르겠고 사방에서 삑삑거리는 소리 때문에 미쳐버리는 두번째 고비가 찾아왔는데 일단 여기까지 쓰고 오늘 저녁에 마저 쓸께 너무 졸리다 ㅠㅠ
25 이름없음 2018/07/03 02:13:34 ID : o7BBAlDzfgq 0
아이고.....스레주 너무너무 고생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글 쓰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26 이름없음 2018/07/03 02:15:19 ID : tBvwmmmk9xT 0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지만 주변 친구나 가족들 덕분에 잘 버텨서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사회가 너무 아프고 무섭다는 경험도 해보고...
27 이름없음 2018/07/07 00:42:11 ID : gkk07fdO3Be 0
스레주 진짜 힘들었겠다...어쩜좋아....진짜 안아주고싶다ㅜㅜ...스레주를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고 살아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당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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