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8/08 22:12:19 ID : PeIMlwranDy 4
무엇때문인지 너를 보면 눈물이 나. 나한테 속고 있는 너에게 미안해서일까? 너를 속이고 있는 내가 한스럽기 때문일까?
2 이름없음 2018/08/08 22:12:28 ID : PeIMlwranDy 0
아무것도 아닌 나를 너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마냥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손을 잡아. 그런 너의 모습은 마치 아기같아. 어딘가 짖굿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깃털같이 가볍고 부드러워. 햇살을 듬뿍 담아 네가 나를 향해 마냥 행복한 듯 웃으면 난 스르르 무너지고 말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들로 어떻게든 성을 지어보려 하지만 난 몇번이고 몇번이고 무너져버려. 알게모르게 섞여버린 무수히 많은 나의 조각들 사이를 햇빛이 장난스럽게 파고들면 그제서야 모래알은 반짝이며 빛나는 거야.
3 이름없음 2018/08/08 22:12:39 ID : PeIMlwranDy 0
한마디로 내가 빛나는 이유는 네가 그 자체로 빛나고 있기 때문이야. 나 혼자서는 섞이고 무너지고 밟히며 이리저리 굴러다닐 뿐이야. 너는 나에게 너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한다고 고마워하지만 그렇게 만드는 건 내가 아니고 너 자신이야. 내가 아니였어도 너는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처럼 세상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겠지. 네가 사랑하는 것은 '나'라기보다는 '세상'이야.
4 이름없음 2018/08/08 22:13:27 ID : PeIMlwranDy 0
난 언제나 이런 나를 들킬까 노심초사해.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한 사람이 아냐. 껍데기는 이리 윤택이 날지 몰라도 안은 텅 비었어. 난 나약하고, 누구보다 이기적이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모르며 도전적이지 않아. 그래. 한마디로 나를 사랑하지 못해.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던데, 그래서 기쁨과 희망으로 채워야 할 사랑을 나는 밤을 새우며 눈물로 채워. 널 사랑하며 너무 힘들어.
5 이름없음 2018/08/08 22:14:32 ID : PeIMlwranDy 0
넌 내 뒤에 끝없는 꽃밭이 펼쳐진 줄 알지만 난 한 발자국만 뒤로 물러나면 저 심연으로 빠지고 말아. 나는 벼랑끝에 서있어. 벼랑 끝에 서있지 않은 척 하고 있어. 나를 이렇게 두려워하는 나를 네가 보면 함께 두려워질것같아서야. 위태로워 보이는 사람에게 네가 손을 내밀까? 내밀 수 있다고 해도 내밀게 하고싶지 않아. 넌 내가 온전히 나의 삶을 사며 종종 네 생각에 빠져 행복해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삶 위는 온통 네가 비추어지고 있고 종종 그런 너의 존재를 떠올릴 때면 가슴이 시려 미칠것같아. 널 사랑하지 않는 척 하고 있어. 네가 날 사랑하는 만큼 내가 널 사랑하냐고? 아니. 네가 날 사랑하는 것 이상, 이 세상, 이 우주, 뭐가 있을지 모르는 그 반대편의 모든 존재들, 아니. 사실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언어라는 표현의 방식으로는 형용할 수 없을만큼 널 사랑해. 사랑해. 내가 널 사랑하는 만큼 날 사랑했다면 난 그 무엇도 될 수 있었을거야.
6 이름없음 2018/08/09 15:29:13 ID : 5O4K47xSKZd 0
뭔가 코끝 찡하다
7 이름없음 2018/08/10 00:57:19 ID : SE3u07go7uq 0
글이 너무 아프다..
8 이름없음 2018/08/26 21:45:20 ID : eFg1u8p81ba 0
정말 8월 8일부터 날마다 본다 스크랩 해 두고 날마다 본다 평생 이 스레 있으면 좋겠다
9 이름없음 2018/08/26 21:52:32 ID : QoNAmK47xVh 0
짖굿..충격..
10 이름없음 2018/10/10 23:40:16 ID : WjcmlcpWjg2 0
갱신....왤케어딘가 아련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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