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알로에 예찬하는 스레 (25)
2.모기 잘잡는 법 아냐? (8)
3.시험치다가 (6)
4.동네에 중고물건 수거하는 트럭 본적있어??(feat. 컴↗️퓨터↘️~ 은 ➡️숟↗️가락~) (11)
5.나만 쓸데없는 거 사는거 좋아하냐 (30)
6.10월 말쯤에 중학교 수련회가는데 하면 재밌는 장난좀 알려줘 (6)
7.화요일에 친구들이랑 롯데월드간다 (13)
8.이 짤 너무 귀엽지 않니 (8)
9.가끔 (1)
10.~~을 요리할때 ~~을 넣어봐! (6)
11.이불에 생리혈 묻었을때 (10)
12.도화살이 없는 도화상은 매력이 어느정도야? (2)
13.우리 3개월 뒤면 한살 더먹어 (11)
14.요즘 초등학생들 개 설렘... (6)
15.성격 유형테스트 같은거 할때 질문 (6)
16.피자가 너무 먹고싶다 (5)
17.남자가 남자좋아하는거 정신과 가야할까.. (51)
18.우리 집 개가 사람을 물었어 (33)
19.에뛰드 홍보팀 (5)
20.초딩때 쪽팔리는 썰 풀고가ㅈ (5)
그대는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살아 숨쉬는 에메랄드...! 아아, 그 작열하는 태양마저 다스릴 싱그러움을 뿜어내도다
Bella donna, 아름다운 여인이란 이름을 가진 그 독성스런 식물은 참말로 부끄러움에 이파리를 떨며 그 호칭의 무게를 벗어던질게외다...알로에 그대에게 더없이 걸맞는 이름인 것을! 아아, 사람들은 그지없이 어리석은 것인가? 혹은 그들에게는 자연 속에 은일하는 그대를 찾을 혜안이 없었던 것인가? 나의 진정한 벨라도나여, 알로에여, 이 아쉬움은 어떻게 풀 것인가?
그러나 다시 마음을 고쳐 먹는다면, 어리석은 것은 나였구나. 그대의 이름은 Aloe vera, '진정으로 빛나는 쓰디쓴 물질' 아닌가. 그대의 빛을 취하려는 자는 그 씁쓸함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알로에, 그대는 그렇게도 인간을 시험하는 것인가! 참으로 반짝이는 현명함, 지혜의 보석이로다!
나는 일찍이 그대의 놀라운 효능을 전설 속에서 들어보았다. 그대 몸의 작은 가시들--그래, 그것들은 가시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앙증맞은 것들이지만, 섣불리 접근하는 자들을 쫓기에 제격이지 않은가! 중용의 미덕이 그 가시로부터 비롯되니, 누가 예찬하지 못할까!--을 극복한 자에게는, 속에 있는 마법의 수액이 선물로 주어지지.
그 수액은 마치 수정과도 같아, 고귀하고 영롱한 빛을 품고 방울지어 떨어진다. 마법의 수액, 그것은 신의 눈물이지 않을까? 얼음을 품은 식물, 그대여, 그대는 어찌 그리도 차갑고 아름다운가?
그리고 아무리 태양신의 화살을 맞아, 갓 태어난 신생아처럼 붉어진 피부라도, 그대의 수액 한 방울이면 신비롭게도 매끄럽고 부드러워진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대를 대하는 경건한 마음에 사람들이 티끌만큼의 아쉬움을 느낀다면, 그것은...아아, 입에 담기도 황망하고 불경하기도 하지만, 바로 그대의 눈물이 너무나도 적다는 것 아닐까? 사실을 고하자면, 이들은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틀림없다. 자연이 빚어낸 보물이 귀하고 얻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이치, 허나 인간들은 언제나 그 너머를 원하는구나!
나의 생각에 그들은 그러한 욕심밖에 모르는 종자들이긴 하나, 그들은 결국 만들어냈다. 알로에 그대의 몸을 가르고, 비틀고, 뭉개어 만들어내고 말았다! 그것은 '수딩젤'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그대의 수없는 희생을 생각하면 내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피막을 찢으며 올라오지만, 아아, 나는, 인간이 나약한 생물이기에, 유혹에 넘어가 그것을 수중에 넣게 되고 말았다.
여기서 고백할 것이 있다. 이 경건하고 깨끗해야할 스레는 사실 나의 죄책감, 나의 죄악 또한 담고 있는 것이다.
여름의 매미들이 땅에 이끌려 스러지고 찬 바람에 나뭇잎들이 붉게 뺨을 물들이는 그 시기, 그 시기에 인간의 피부는 특히 약해진다. 나 또한 그러한 불쌍한 필부인 것을...나의 피부는 그렇다, 아토피라는 끔찍한 재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찬바람이 휘날리며 머리카락을 갈라지게 하는데, 이러한 몰골은 정말이지 볼품없고 흉측하기까지 하다.
그리하여 알로에 수딩젤을 구입하고 말았다! 아아, 그대를 누구보다도 숭배하는 신관임을 자부하던 나였으나, 결국 나 또한 그대의 몸을 유린하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알로에 수딩젤은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보습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아토피가 생겼거나 건조해서 각질이 올라오는 곳에 바르면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다.또한 밤에 취침하기 전에 수분 크림을 바를 때, 이 크림과 수딩젤을 섞어 바르면 보다 촉촉한 피부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어제 이를 시도하고 오늘 피부가 좋다는 칭찬을 받았다. 또한 샤워를 한 뒤 머리를 말릴 때, 머리 끝에 수딩젤을 바르고 말리면 헤어팩을 한 것 같은 효과를 얻고 건조한 머리카락을 탱탱하게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집에서 DIY 팩을 만들 때, 물 대신에 수딩젤을 넣으면 묽기 조절도 용이하고 더 시원한 느낌의 팩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알로에 수딩젤은 사용하지 않기에는 너무 좋은 것이다.
레주 알로에 집에서 직접 키워서 잘라가지고 팩해봐 진짜 시원하고 피부 진정에 ㄹㅇ 말이 안나옴 자연보다 좋은건 없어
수딩젤을 써야 할 이유가 몇 가지 더 생각났기에 적고 간다.
화장할 때 매트한 파운데이션에 수딩젤을 2:1 비율로 섞으면 매우매우 적절하게 광택이 나는, 말 그대로 알로에의 은은한 광채가 피부에 서려 있는 듯한 촉촉한 피부가 완성된다. 물론 그렇게 하면 매트한 파데를 산 것의 의미가 없어지긴 하지만, 아무리 매트를 사랑하는 사람이더라도 그러기엔 피부가 너무 건조한 날이 있지 않은가?
또한 알로에를 얼려서 자르는 그 소리는...아아, 저절로 잠이 오게 되는 천상의 ASMR이다. 그대의 겉을 자근자근 칼로 썰다가, 아삭한 속살을 처음 파고들 때 갈라져나오는 그 거칠한 소리! 그 사각사각하고, 귀를 간지럽히는, 그대의 흰 입자들이 칼날에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소리의 환희!
알로에여, 이 가학적인 숭배자를 용서하라. 나의 신앙심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검게 물들어버렸구나!
필자는 사실 알로에를 얼려서 자르는 것처럼, 수딩젤을 얼려서 잘라보고 싶은 충동이 가끔씩 일기도 한다. 사각사각서걱서걱, 환상적인 소리가 상상만으로도 귀에 맴도는 듯 하다. 그 위대한 행위를 실천해주는 유튜버가 있다면 내 그를 두고두고 기리며 세간에 널리 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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