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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꽤 큰 종합병원에서 총무팀 직원 중 한명이였고, 약 6개월 동안 스토킹을 당했고, 지금은 휴직상태로 내년에 다시 복귀할 예정이야
그 날도 어김없이 나는 다른 팀에 업무를 전달하기 위해서 병원 로비를 지나 지하에 위치한 사무실을 향하고 있던 길이였다. 과장님께서 넘기신 결재 파일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교복을 입은 남자애가 자판기를 막 두드리며 한숨을 쉬고 있더라고?
자판기 관련 업무는 다른 팀에서 하는데 나는 우리 회사 사람들과도 원만한 관계였고 다른 팀 업무도 가끔 할 때가 있어서 괜한 오지랖으로 그 남학생에게 다가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냥 나는 때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탔어야 했어.
" 학생, 혹시 자판기가 또 돈을 먹었어요? "
그 자판기는 늘 돈을 먹어서 환자분들이나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서 불만 소재가 되었어. 그래서 자판개 업체 쪽에서 와서 수리를 했지만 가끔씩 돈을 또 먹는 경우가 생겼지 그래서 일부러 다른 자판기를 엘리베이터에서 더 가까운 위치 쪽으로 이동해서 고장난 자판기 보다 다른 자판기를 이용하도록 배치했는데 그 남학생이 고장난 자판기에서 끙끙거리길래 다가가 물었더니 남학생이 놀란 듯 나를 휙 쳐다보는거야
아직도 그 남학생의 얼굴이 생생하다. 볼에는 빨갛게 여드름이 많았고 쌍커풀이 진했어. 그 남학생은 나를 보더니 커피를 먹으려고 하는데 천원을 넣었더니 아무것도 안 눌러진다. 어떡하냐고 물었던 것 같다. 난한숨을 내뱉고 바지 주머니에 있던 천원을 주고 다른 자판기를 가르켰어 저 자판기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을 하고 마침 내가 가려던 팀 동기를 만나게 되었고 남학생에게 짧은 인사 후 동기와 함께 그 곳을 벗어났어
좀 바빴네 이제 슬슬 복귀할 예정이라 준비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이제야 글을 이어봐.
하루가 지났나? 그날 나는 야근이여서 한 8시 쯤? 잠도 깰 겸 로비에서 간호사 친구를 만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급하게 간호사한테 연락이 온거야. 응급실 간호사였거든? 그래서 내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고 로비에서 핸드폰 하면서 기다리는데 응급실 쪽에서 막 누가 소리를 지르는거다. 남자 목소리였는데 소름돋게 엄청 가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하도 소리를 지르길래 솔직히 궁금했다. 마침 수납처 쪽에서 내이름을 부르면서 야근이냐고 묻는 직원 때문에 응급실 쪽으로 향하는데 자연스럽게 소리 나는 쪽으로 봤거든? 근데 자판기 앞에서 본 남학생이 피를 철철 흘리며 소리 지르고 있는거다
이런 우연이 다 있나? 하고 응급실에서 소리 지르는 그 남자애를 보는데 그 애와 눈이 마주쳤고 눈이 마주친 순간 그애의 괴성은 멈췄어. 그리고는 내가 잘 못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웃고있었어. 머리는 피투성이인 상태로
엥? 하고 그냥 쳐다봤던 것 같아 뭐지?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눈을 피하고 직원이랑 이야기 하는데 계속 신경 쓰이는거야 그 애가
피투성이면 분명이 고통이 있을텐데 나와 눈 마주친 이후부터 응급실은 정말 조용했어. 직원이랑 대화하다가 힐끔 쳐다봤는데 그 애가 머리를 꼬매는 것 같은데 진짜 정말 내쪽을 빤히 바라보면서 치료를 받고 있더라 등골이 오싹하게 말이야
황급히 눈을 피하고 직원이랑 대화 후 그냥 사무실로 갔어. 괜히 오싹해서는 업무를 하다 한 아홉시 쯤? 퇴근하려고 나가는데 로비 쪽 수납하는 곳에 의자가 여러개 놓여져있잖아? 그쪽에 누가 혼자 앉아있길래 나는 그냥 입원한 환자인 줄 알고 지나치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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