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y46koFfQk8j 2019/05/26 19:25:37 ID : VdSE3BcK3Wq 4
방금 낮잠 자다가 꾼 꿈인데.... 너무 인상깊어서 풀어보려고. 막 무섭거나 이상하거나 오컬트적인 꿈 아니고 리얼 그냥 재미있는 꿈이야. 달달 로멘스 소설에 직접 들어간 기분? 뭐 어쨌든, 기억나는 부분까지 천천히 풀어볼게. 재미로 봐줘.
2 ◆y46koFfQk8j 2019/05/26 19:29:16 ID : VdSE3BcK3Wq 0
나는 20대 여자야. 꿈에서 나는 무슨 파트너를 찾는 모임? 같은 곳에 나가 있었어. 거기가 어떤 곳이냐면 여자 남자 몇 명씩 모집해서 파트너를 맺어주고, 일상을 공유하게 해서 짝을 찾아주는 모임이야. 티비 프로그램에 요즘 이런 거 많이 하는 것 같던데 내가 그런 걸 잘 안 봐서 비슷할지는 모르겠다ㅠ 어쨌든 그 모임엔 남자 여럿, 여자 여럿이 있었어. 방송 촬영은 아니었고, 진짜 그냥 모임.
3 ◆y46koFfQk8j 2019/05/26 19:31:31 ID : VdSE3BcK3Wq 0
초반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여자 다섯 남자 다섯 긴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았던 것 같아. 다들 뭔가 개성있고 눈에 띄는 사람들이었어. 대부분 2-30대 였던 것 같고. 사실 내가 왜 그 모임에 나가 있었는지는 잘 몰라. 현실의 나는 애인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짝을 찾을 필요까지는 없거든. 어쨌든 꿈 속의 나는 그 안에 있었고, 제법 그 모임에 충실했어.
4 이름없음 2019/05/26 19:36:04 ID : pU7Btcty6o4 0
ㅂㄱㅇㅇ
5 이름없음 2019/05/26 19:44:57 ID : 59dzO9AoZbe 0
ㅂㄱㅇㅇ
6 ◆y46koFfQk8j 2019/05/26 19:49:41 ID : VdSE3BcK3Wq 0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여자 남자 한 명씩 파트너를 맺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 한 번 정해진 파트너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다른 사람들과 계속 교류는 이어가지만 파트너가 고정이라는 건 제법 큰 부분이었지. 파트너 선정은 개인의 의사 반, 적합한 매칭 반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각자에게 어떤 상대와 가장 잘 어울릴지 분석된 데이터가 주어져. 성격이나 가정환경, 직업, 수입, 취미 등 전반적인 것을 바탕으로 가장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내게 배정되는 거지. 하지만 이건 확정은 아냐. 그냥 추천 정도? 최종 선택은 오늘 만남을 통해 내가 직접 느낀 바로 결정할 수 있는거야.
7 ◆y46koFfQk8j 2019/05/26 19:54:56 ID : VdSE3BcK3Wq 0
나는 그때 남자 중에 한 명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었어. 염색 안 한 단정한 검은머리에 적당히 부드러운 인상이고, 막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말을 하는 걸 보면 엄청 다정하고, 웃는 게 예뻤어.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짓게 되는 그런? 내가 받은 추천에도 그 사람이 올라 있었고, 대화를 나누는 내내 계속 눈이 마주쳤어. 테이블 자리가 어떻게 됐었냐면 남자 1 2 3 4 5 ㅡㅡㅡㅡㅡㅡㅡ 여자 1 2 3 4 5 이렇게 앉았을 때 내가 여자 3번, 저 남자가 남자 5번이었어. 대각선에 앉았는데도 계속 눈이 마주치고 싱긋 웃어줘서, 뭔가 두근두근 했던 것 같아.
8 ◆y46koFfQk8j 2019/05/26 19:59:22 ID : VdSE3BcK3Wq 0
대강 자리가 정리되고, 다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에 드는 사람 쪽으로 다가갔어. 그 남자랑 나는 어느순간 눈을 마주치고 있었던 것 같아. 남자가 먼저 생긋 웃었어.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데, 정말 그 사람에게 딱 어울리게 은은한 풀냄새가 났어. 봄에게 선택받은 사람 같은 향이랄까, 보통 남자들은 향수를 뿌리면 쿨워터 많이 뿌리잖아. 엄청 시원하고 여름에 가깝고 뭔가... 담배 냄새랑 섞여서 좋지도 싫지도 않은 이상한 향. 일단 이 사람은 담배 냄새 안 나서 좋았고(현실적), 향수를 뿌렸다기 보다는 은은한 샴푸 냄새 같은 느낌??? 아 몰라 그냥 다 호감이었어. 이 때 까지는 빼박 이 남자랑 파트너 되고 잘 될 줄 알았지.
9 이름없음 2019/05/26 20:07:09 ID : pU7Btcty6o4 0
ㅂㄱㅇㅇ
10 ◆y46koFfQk8j 2019/05/26 20:08:06 ID : VdSE3BcK3Wq 0
5번 남자가 내게 다가와서 말을 걸려고 하는데, 갑자기 내 맞음편에 앉아있던 남자가 의자를 드르륵 밀고 자리에서 일어났어. 나랑 마주보고 앉아 있었는데 왜 여태 눈에 띄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화려하게 생긴 사람이었어. 영화에서 남자주인공 등장할 때 클로즈업으로 진짜 멋있게 찍어주는 구도 있잖아. 일어나는 모습이 아래에서부터 위로 쫙 훑으면서 보이는데 진짜 시선이 확 가더라. 나는 위에서 아래로 다시 차근차근 시선을 옮겼어. 살짝 웨이브 진 백금발에 하얀피부, 반투명한 블루 계열의 눈동자, 길고 가는 속눈썹, 붉은 빛의 입술, 고딕풍의 뭔가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정장. 그냥 이 세계 사람이 아닌 것 같았어. 외국인인가? 싶었지. 아니 여태 마주보고 앉아 있을 때는 일부러 존재감을 감춘 것처럼 안 보이다가 갑자기 딱 일어서는데 그 엄청난 존재감이 확 느껴지는 거야. 모든 사람이 순간 그 남자를 쳐다봤어. 마치 먹이를 앞두고 몸을 감추던 짐승처럼, 계속 눈에 띄지 않다가 사냥에 나선 순간 그 흘러 넘치는 존재감이 나를 덮친 느낌. 나는 사냥감이 된 것 같은 기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어.
11 ◆y46koFfQk8j 2019/05/26 20:14:52 ID : VdSE3BcK3Wq 0
5번 남자는 3번 남자를 바라보며 찬찬히 상황을 지켜보는 듯했어. 지금 서 있는 구도가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3 4 ㅡㅡ 나 5 이런 느낌이었어. 4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풀겠지만, 여기서 내 시야에 4가 살짝 들어왔는데 약간 덥수룩한 머리에 왜소한 체격, 우물쭈물 거리는 모습이 상당히 자신감 없고 우유부단해 보이는 인상이었어. 본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렇게 어물쩡하게 날 바라보다가 나랑 눈이 마주친 거지. 나는 4에게서 시선을 돌려 5를 바라봤어. 5는 조금 굳어진 표정으로 3과 눈을 맞추고 있었는데, 일종의 기싸움이었던 것 같아. 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이 오가다가, 5가 내 시선을 느끼고 내게로 고개를 돌렸어. 애써 웃으면서 입을 열려고 하는데 내 머릿속엔 이 남자가 졌다는 느낌이 확 들더라고. 너무 내 스타일이고 추천이 떴을 정도면 정말 잘 맞을 텐데, 그리고 먼저 다가온 거 보면 나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고.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5는 내게 파트너를 맺자고 말하려고 했고, 그 순간 3이 책상 너머에서 내 팔을 잡아서 본인 쪽으로 확 잡아당겼어. 당연히 나는 기우뚱 넘어질뻔 하면서 책상을 부딪히듯 짚었지.
12 ◆y46koFfQk8j 2019/05/26 20:18:43 ID : VdSE3BcK3Wq 0
나는 상당히 강압적인 태도에 불쾌해 하면서 3을 바라봤어. 제법 세게 잡아당겼으니까, 책상에 잘못 박았으면 크게 다쳤을 거야. 5가 옆에서 매너있게 나를 일으켜주려고 했지만, 3이 내 손을 놔주지 않았어. 진짜 무슨 3살짜리 어린애도 아니고, 표현을 이따구로밖에 못하냐고. 내가 빼려고 해도 강하게 붙잡은 힘에 팔을 뺄 수도 없고, 나는 아프니까 그쪽으로 가서 얘기 할테니 놔달라고 한 뒤에야 벗어날 수 있었어. 결국 나는 5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테이블 건너편으로 넘어갔어.
13 이름없음 2019/05/26 20:19:09 ID : eMmGmnwoMlx 0
졸잼. 나도 이런 재밌는꿈 꾸고싶다. 착한남자1이랑 나쁜남자1 느낌이네 ㅋㅋ 보통 이럴 때 나쁜남자가 이기는데
14 ◆y46koFfQk8j 2019/05/26 20:22:04 ID : VdSE3BcK3Wq 0
3을 딱 마주보고 섰는데, 키차이가 엄청나더라. 5는 179정도 되는 키였는지 내가 낮은 굽을 신어서 167이었다 치고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난다는 느낌은 아니었거든. 그냥 딱 적당했어. 3은 한 185-6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나마 내가 굽을 신어서 그정도 차이였지 굽 안 신으면 진짜 크겠다 싶은... 외국인 느낌이 물씬 나게 비율도 좋고 얼굴도 작았어. 인상은 딱 귀공자라는 느낌이었지. 그렇다고 완전 외국인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정말 다른 세상 사람 같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아. 일단 의사소통은 한국어로 아주 잘 됐어.
15 이름없음 2019/05/26 20:26:25 ID : eMmGmnwoMlx 0
그럼 이 나쁜남자가 마왕이야?
16 ◆y46koFfQk8j 2019/05/26 20:29:36 ID : VdSE3BcK3Wq 0
그 사람은 나를 보고 다짜고짜, "나와 파트너를 하지." 라고 말했어. 나는 진짜 얼탄 표정으로 "예?" 이랬는데 그 남자는 같은 말을 다시 반복했어. 뭔가 명령조에 회장님 말투라고 해야하나. 근데 그게 또 잘 어울려서 말을 잃었던 것 같아. 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5를 돌아봤는데, 5는 나랑 눈이 마주치고 애매하게 살짝 웃어보였어. 5도 알았겠지, 내가 5한테 관심이 있는 걸. 그런데 이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여자가 5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고, 5의 시선이 내게서 거두어졌어. 상당히 잘 맞겠다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컸지. 그런데 3이 다시 내 손을 잡아서 본인쪽으로 한발 오게 했어. 이번엔 상당히 부드럽게 이끌어서, 그냥 자연스럽게 그에게로 내 시선이 돌아갔어. 3이 나를 향해서 연하게 웃고 있는데, 그게 너무 예뻐서 그냥 괜찮겠다 싶었던 것 같아.
17 이름없음 2019/05/26 20:31:42 ID : VdSE3BcK3Wq 0
ㅋㅋㅋㅋ그치ㅋㅋ 근데 어리버리한 남자도 중간에 껴 있어 응응 맞아. 계속 얘기 풀면서 나올거야
18 ◆y46koFfQk8j 2019/05/26 20:40:04 ID : VdSE3BcK3Wq 0
결국 우리는 파트너 신청을 하게 되었어. 5랑 파트너가 되었으면 평범한 연애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뭔가 꼬였다는 느낌이 강했지. 스케일이 너무 커진 느낌? 5는 자기에게 말걸었던 그 여자와 파트너를 맺은 것 같았고, 4는 마지막까지 파트너를 찾지 못한 여자와 맺어진 것 같아. 어쨌든 첫 만남은 그렇게 일단락지었어. 3과 나는 연락처를 공유하고, 집으로 돌아갔어. 물론 3이 떠난 뒤에 5랑 연락처를 교환한 건 비밀이었지. 5랑 교환할 때 머뭇머뭇 다가온 4에게도 연락처를 주게 되었고. 예정된 다음 단체 만남은 1주일 뒤에 있었고, 그 사이에 만나고 싶은 사람과 개인적으로 보는 건 자유였어.
19 ◆y46koFfQk8j 2019/05/26 20:52:17 ID : VdSE3BcK3Wq 0
나는 그 후에 5랑 개인적으로 한 번 만나게 되었어. 5가 먼저 연락이 왔고, 대화도 상당히 스윗했던 것 같아. 만나서는 서로의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어. 변경이 되면 좋을 텐데, 아쉽다던가. 우리는 정말 잘 맞는 것 같다던가. 아니나 다를까, 5의 추천자에도 내가 떴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냥 추천에 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인상도 좋고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먼저 말을 걸었었대. 3이 어떻게 하든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할 말을 했다면 뺏기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고도 했어. 하지만 나는 이렇게 파트너 배정이 된 게 운명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3은 뭔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느껴졌달까, 5가 아닌 다른 남자였더라도 그의 앞에서는 꼬리내렸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어. 3은 포식자 같은 느낌이 강했거든. 어쨌든 우리는 서로 아쉬워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헤어졌어. 5랑 잘 되었다면 친구처럼 편한 연애가 가능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3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
20 이름없음 2019/05/26 20:53:39 ID : pU7Btcty6o4 0
ㅂㄱㅇㅇ
21 ◆y46koFfQk8j 2019/05/26 21:13:36 ID : VdSE3BcK3Wq 0
1주일 뒤에 우리는 다시 모임을 가졌어. 무슨 파티룸 같은 곳이었는데, 어두운 분위기의 비밀스러운 연회라는 컨셉이랄까. 현대적이기보다는 고전적인 느낌이 강했어. 나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5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 우리는 중간에 한 번 만나기도 했으니 제법 친분감이 쌓여서, 친하게 붙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어. 나는 당시에 3에게 조금 화가 나 있었던 것 같아. 그렇게 강압적으로 파트너를 맺었으면 잘 하기라도 하던지, 나한테 연락 한 통 없었거든. 5는 정말 하루종일 끊기지 않고 연락을 주고 받았고. 파트너를 잘못 선정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 3은 정시에 딱 맞춰서 들어왔어.
22 이름없음 2019/05/26 21:53:37 ID : wLgjeNtirtd 0
ㅂㄱㅇㅇ
23 이름없음 2019/05/26 23:39:41 ID : eMmGmnwoMlx 0
이거 재밌는데 내일 와? 기다릴게
24 이름없음 2019/05/27 16:56:59 ID : 1DzhzhupQlc 0
ㅂㄱㅇㅇ
25 이름없음 2019/05/31 13:11:43 ID : A6qrunu8jdB 0
언능와 기다리고있어!!!!!1
26 이름없음 2019/06/01 15:34:34 ID : wsnQleE2ty6 0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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