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5/26 22:24:44 ID : Burgrumk1g4 0
내 인생에는 참 강렬한 일들이 많았다. 어디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다만 어릴 때부터 드문드문 기억에 남아있는 일들이 있는데, 이게 가끔 나한테 트라우마를 불러일으켜서 갑자기 급격하게 우울해지곤 한다. 지금처럼. 친구에게 풀어놓자니 우울까지 옮겨버릴까 봐 무섭고 암튼 그래서 스레딕에라도 하소연해보려고 왔다. 가장 어릴 때 기억은 언제부터였을까?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 거 같다. 가족끼리 외출을 하는데 내가 어쩐 이유에선지 투정을 부렸었다. 사이사이 일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어느새 난 방으로 끌려가서 주먹으로 맞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180센티가 넘어가는 성인 남성이. 또 한 초등학교 4학년쯤 되었을 땐데, 하루는 학교가 너무 가기 싫어서 버티고 있었다. 아빠가 쉬는 날이었다. 엄마랑 씨름하고 있는데 아빠가 부엌칼과 내 가방을 들고 왔다. 셋을 셌고, 그때까지도 난 학교 가겠단 말을 안 했다. 그랬더니 아빠가 부엌칼로 내 파란 가방을 찢어 버렸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을 난도질당한 내 가방은 다시 볼 일이 없었다. 그리고 학교를 또 가기 싫다고 한 날, 나는 아빠에게 뺨을 세 대나 맞아야 했다. 동생과 싸우면 대나무 회초리로 종아리가 파랗게 될 때까지 맞아야 했고 더운 여름에도 얼룩말이 된 종아리 탓에 긴 바지를 입었다. 또 파랗고 투명한 플라스틱 구두주걱이나 나무로 된 구두주걱으로 맞는 건 다반사였고 플라스틱 구두주걱의 마지막은 결국 날 혼내다 부러지고 말았다. 동생과 난 그게 너무 무서워서 종종 매를 숨기곤 했다. 부모님이 화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매 가져와였다. 어느 날에는 내가 가출을 했다. 어린 나이에 뭣도 모르고 통장이랑 보조배터리랑(요즘에 그거 말고, 여분 배터리 그거) , 핸드폰을 챙겨서 무작정 집을 나왔다가 밤이 되어서야 갈 곳을 잃어서 집에 돌아갔다. 엄마는 내가 과외를 다녀온 줄 알았다. 엄만 아직도 그날 내가 가출했던 걸 모른다. 그리고 사춘기가 찾아왔는데, 우울증이라는 친구까지 딸렸던 거다. 초등학생 때 공부를 꽤 잘하는 편에 속했던 나는 영재반 영재원에 들어갔고, 그 수준 좀 높다는 애들이랑 놀게 되었다. 그런데 우울증이 찾아오면서 집중력과 함께 모든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공부를 하려고 해도 손에 문제집이 안 잡히고 글이 안 읽혔다. 자기혐오와 함께 주위의 비난이 쏟아졌다. 공부하려고 핸드폰을 폴더로 바꿨더니, 그 수준 높아서 같이 놀았던 친구가 넌 그래도 소용없을거란다. 그날 이후로 그 친구 얼굴 볼 일은 없어졌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슬슬 진로를 잡아야 했는데 수의대가 꿈이었던 나는 내 형편없는 성적으로는 짭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내 왼쪽 팔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한 건 그때쯤이었다. 상처가 죄다 감염되어 물집이 잡히고 그게 또 터져 흘렀다. 여름이라 덥다는 이유로 팔토시를 했다. 뛰어내릴 용기는 없고 목은 맬 데가 없기에 정신과를 다니며 받아먹던 약을 한꺼번에 먹었다. 그걸 또 멍청한 나는 엄마한테 울면서 실토했고, 다음날 나는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3개월을 그곳에서 지내고 나왔다. 학교에서는 내 소문이 당연히 안 좋게 퍼져있었다. 난 수업을 다시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서 약을 다시 먹었다. 치사량엔 짭도 안 되는 양이었지만 학교를 빠지고 유서를 쓰고, 혹시 내가 살아나면 덜 아프게 해달라는 마음에 먹은 약의 종류와 양도 적었다. 그리고 기억을 잃었는데, 학교에 갔다고 한다. 거기서 친구들에게 헛소리를 했는지 보건선생님이 엄마한테 전화를 하고, 애들이 울면서 나왔댔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집에 왔는데 저녁때쯤 갑자기 발작이 왔다. 울고 헛소릴 하면서 정신과 있는 병원에 실려갔다. 중환자실에 3일인가 입원했었던 거 같다. 학교에 돌아와선 보건실에 앉아 뜨개질이나 하고 시간 되면 선생님들과 함께 점심식사하고 다시 뜨개질이나 하고.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했다. 다시 학교를 가야한단 공포에 난 고등학교 상담일날 예비담임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 우리 잘해보자. 그 말을 믿어선 안 됐다. 며칠 안 되어 난 학교에 당연히 적응할 수 없었고 담임에게 힘들다고 울며 말했다. 그랬더니 담임은 자퇴하라며 날 혼냈다. 또 한달간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이쯤부터 날아다니는 꿈을 꾸게 됐다. 나에겐 날개가 있고 하늘을 날다가 갑자기 뚝 떨어진다. 그리고 덜컥 일어나는데 창밖을 보면 아직 깜깜하고 우리집은 아주아주 높다. 떨어지는 감각이 생생해서 한번쯤 도전해봐도 무섭지 않을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알바도 해보고 하면서 50만원을 모았다. 개처럼 일해서 번 돈인데 39만원짜리 게임과 나머지 게임팩들을 사는 데 45만원을 썼다. 별로 아깝지 않았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 하면서 모은 돈이었다. 이리저리 까이고, 지각한 탓에 20만원가량을 덜 받게 되었지만 아무튼. 이렇게 살아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게에 지각하는 바람에 장사가 안 되어 사장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는데, 난 공포에 떨면서 알바를 그만둬 버렸다. 알바를 그만두는 핑계는 이제 학교를 다시 다녀보려 한다는 거였다. 난 반이 바뀌어 학교로 돌아왔고, 그래도 전보다는 아주 조금 낫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이쯤이 지금 상태. 그런데 다시 병이 도지고 있다. 학교를 더 다닐 수 있을까를 떠나서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하는데, 나중엔 뭘 해먹고 살지 난 잘하는 것도 없는데 그냥 알바하면서 살다가 힘들면 죽어버릴까 14일중에 반을 결석과 조퇴로 채웠다. 내일은 월요일이고 학교 가는 날이다. 30도인데 나만 아직 춘추복이다. 학교를 1달이나 빠진 탓에 나만 아직 하복을 안 산 거다. 또 팔의 흉터 때문에 하복 입기도 싫다. 그냥 학교 가기 싫다. 근데 학교 안 가면 모두가 나한테 뭐라고 하겠지.엄마아빠 할머니 이모 등등등. 학교 안 가고 싶다. 내일 폭염주의보 떠서 학교 휴교하면 좋겠다. 차라리 지구라도 멸망하자. 그냥 이 세상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 이야기가 갑자기 중구난방해졌는데 긴 글 읽어줘서 감사. 그리고 우울한 이야기 해서 미안.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2 이름없음 2019/05/26 22:30:51 ID : Burgrumk1g4 0
아 맞다 시간보고 크롬 껐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요즘엔 그래도 안 맞아 대신 아빠가 정해준 시간에 컴 안 끄거나 지각하면 그자리에서 폰이랑 컴 부수겠대. 이런식으로 협박 들어오니까 정신 나갈 듯.
3 이름없음 2019/05/26 22:31:12 ID : Laq6jiphyY5 0
힘내
레스 작성
고민상담 실시간
3레스왜 남들은 다 하는거 나는 못할까 83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3레스원데이 클래스 6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2레스한달 결석, 조퇴했는데 10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13레스너희들의 창의력이 필요해 98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4레스응원이나 위로 좀 해줘 자퇴얘기 엄마한테 했어 10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1
3레스그냥 음...좀 안좋은 고민이야 5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6레스방금 갑자기 다리에 붉은 점이 많이 생겻어 265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3레스학교생활이 불안정해 5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7 0
14레스. 69 Hit
고민상담 ◆ljvxyFa5Pcl 19.05.27 0
5레스그냥 나도 하소연 좀 하려고 5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26레스자살하기 왜 이리 힘들게 해 놓았을까 86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3레스아니 만만하고 순하게 생겼다고 함부로 대하냐;; 12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8레스입고싶은 옷을 못입어ㅠㅜ 6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4레스인간관계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57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2레스점점 변해가는 게 보인다 5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4레스갑자기 울고싶다 73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3레스» 한사람 인생이야기 6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21레스엄마의 반응 정상이야? 11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8레스나 지금 인생처음으로 가출이ㅣ란 거 해봤는데 좀 도와주라 178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
2레스친구 관계 고민 좀 들어줘 부탁이야.. 5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9.05.2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