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7/20 16:24:45 ID : UZhglA6i7bz 1
아오 쓰고보니까 드릅게 오글거려서 진짜 죽을것 같다.. 유리멘탈이라 최대한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면 좋을것 같다~ 는 식으로 부드럽게 지적해주면 정말 고맙겠어. 나 무서운 글은 처음 써보거든. 솔직히 난 아이디어 생각나면 이건 대박이다 하면서 쫙 쓰는데 중간쯤 쓰고나면 이 또라이같고 근본없는 소재는 뭐지? 싶어져서 자신감이 급 하락하는 부류라.... 글 올리는것도 너무 쫄린다. 심지어 이게 첫 글이야 ㅠㅠㅠ 아무튼 아래부터가 그 글이고 제목은 안 정해뒀어. 항상 무서운 이야기는 내가 먼저네. 이젠 소재도 거의 동이 날 지경인데, 자꾸 이러면 나도 곤란해. 뭐 그래도 좋아. 마침 너희가 좋아할만한 이야기가 있으니. 이건 어젯밤에 겪은 따끈따끈한 이야기야. 얘기 자체가 하도 복잡한데다가, 그때 너무 무서웠어서 이야기가 좀 난잡해져도 그 정도는 얌전히 듣고 있어, 어차피 너희는 나한테 졸라서 듣는 입장이니까. 음.. 일단 대충 내 방 구조는 다들 알지? 곧 이사갈거라 짐을 미리 챙겨둬서, 침대 없이 대충 바닥에 요 깔고 베개랑 이불 덮고 잔다는것도 너희는 알테고. 그 날은 그냥 좀 귀찮아서 요도 안 깔고 그냥 베개에 이불만 달랑 가지고 자려고 하던 차였어. 평소처럼 핸드폰을 보다가 졸려서 폰을 끄고, 잠을 청하던 중이였지. 어느 순간, 다리에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어. 뭔가 얇고, 단단하고, 서늘한 손가락 같은것이 내 양 발을 각각 두 손가락으로 집고 아래쪽으로 끌어당기는 느낌. 그러니까, 아래쪽은 내 발 쪽이라는 의미의 아래가 아니라, 바닥 쪽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라는거야. 바닥으로 내 발을 잡아당기는데, 그 힘이 세지는 않지만, 어째선지 내 발이 그대로, 아무 힘 없이 그대로 느릿느릿 끌려가는거야. 아니, 빨려들어간다고 해야하나? 느낌이 너무 이상했어. 내 발과 종아리가, 마치 말랑하게 반죽된 점토처럼, 당기는대로 주욱 늘어나서 바닥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왜, 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 곤약 괴물같은거 있잖아. 사람 다리는 뼈가 있으니까 점토처럼 부드럽게 움직일수가 없는데, 무슨 전자렌지 돌려서 말랑해진 것 처럼 부드럽게, 흐르듯이 그렇게 바닥쪽으로 조금씩 들어갔어. 그렇게 내 하반신이 늘어나서 천천히 바닥으로 빨려들어가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질 않았다? 그 당시에는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거든. 어떤 손에 의해서 다리가 서서히 늘어나서 바닥으로 스믈스믈 들어가는걸 똑똑히 느끼면서도, 아무런 문제점도 느끼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어. 뭔가 이상함을 느낀건 내 양 발이 바닥을 완전히 뚫었을 때 부터였지. 내 방은 2층에 있거든. 그 밑에 주방이 있고, 식탁이 있고, 뭐 그렇지. 그러니까 내 발이 바닥을 뚫었다면, 1층의 주방 천장에서 달랑거리고 있어야 할거야. 하지만 아니었어. 내 발은, 아직도 그 얇고 단단하고 서늘한 손에 두 손가락으로 집혀있는채로, 방바닥을 뚫고서는, 그 아래에 있는 정체모를 끈적한 액체에 젖어 있었어. 아직도 그 소름끼치는 감각이 가시질 않아. 이상하리만치 따뜻한 그 끈적거리는 액체가 내 발을 살아있는듯이 감아 왔다고. 농도는 아마 목공풀이랑 비슷했을거야. 아무튼 그제서야 어느정도 정신이 들었고, 당장 몸을 일으켜 내 다리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몸은 움직이질 않았어. 하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알 수 있었지. 이건 진짜다. 진짜로 한 치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이 생생한 감각은 절대로 꿈일수가 없다. 눈물이 줄줄 흘러 나오는데, 울음은 목에 턱 걸려 나오질 않았어.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눈도 뜰 수 없었지. 조용한 방에서, 태어나서 울어본 것 중 가장 조용하게 울면서, 눈물이 볼을 타고 베개를 적시는것을, 발이 끈적한 액체에 범벅이 된 것을, 다리가 계속 조금씩 늘어나며 바닥으로 당겨지고 있는것을 소름끼칠 정도로 똑똑히 느끼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알 수 없는 무언가에게 살려달라고 빌었던가? 초등학교 이후로는 한 번도 진심으로 믿어본 적 없는 하느님을 향해 기도를 했던가? 역시 모르겠네. 웃기지만, 내 무릎까지 그 끈적한 액체에 담가졌을 때 즈음, 나는 잠깐 잠이 들었어. 왜인지는 나도 몰라. 꿈에서 내 시야는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이를 딱딱 부딪히면서 계속 떨고 있었어. 정말이지 엄청나게 추워서 바닥에 웅크려서 온몸을 한껏 말고는 계속 경련하듯 떨었지. 한참동안 추위에 떨다 이제 정말 죽는다, 싶었을때, 어떤 기계음 같은 목소리가 위쪽에서부터 말을 걸어왔어. 추워? 라고. 이걸 듣자마자 나는 너무 추워, 추워, 추워, 죽을것 같아, 이렇게 정신을 놓고 중얼거리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그 목소리는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 라고 하더니, 내 몸에 끈적하고 따뜻한 액체를 잔뜩 들이부었어. 목욕이라도 시키려는 것처럼, 정말 잔뜩. 그리고 내 몸이 그대로 녹아내리더라. 완전히 녹아서, 내 몸이 그 액체가 되었어. 따뜻하고 끈적한 그 액체가 되어서, 어떤 의식도 감각도 없이 흐르고 있던 중 꿈에서 깼어. 이야, 꿈에서 깨고 나니까 이거 진짜 돌아 버리겠는거야. 분명 이게 위험하단건 충분히 눈치 채고 있었지만, 꿈이 뭔가 사실일 것 같은거지. 저 끈적한 액체에 온몸이 잠기는 순간 나는 아주 개죽음을 맞이할거라고 내 본능이 소리쳤어. 벌써 내 하반신은 완전히 잠겨 있었고, 그 액체가 피부에 스며들기라도 하는것처럼 오묘한 감각이 나를 더 오싹하게 만들었어.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 생각만 드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죽음 외에는 말이 되는 답이 없더라. 이거 진짜 사람이 겪을 일이 아니야. 몸도 안 움직이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내 몸은 계속 꾸준히 스멀스멀하고 정체모를곳에 빨려들어 가고 있고, 정말 이성의 끈을 어떻게 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새 내 어깨즈음까지 바닥 아래로 들어가 버려서, 팔이랑 어깨, 목, 그리고 머리만 남았어. 이때는 공포를 넘어서 아예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라. 어떤 미친놈이 나를 이 지경에 몰아넣은건지, 그 빌어먹을 자식을 내가 찾기만 하면 아주 그냥 토막살인을 해 버릴테다, 하면서 이를 빠득빠득 갈고 있었어.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야. 그 때는 입도 턱도 움직이지 못했으니까. 아무튼 그 생각을 딱 하는 순간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 요즘 귀신 참 발전했어. 요샌 뭐 막 사람들 생각도 읽나봐. 귀신인진 모르겠지만 아마 귀신이었겠지. 아무튼간에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음… 그래, 마치 칠판 긁는 소리 같았어. 엄청 빠르게, 하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리듬감 있게 끼- 끽- 끼이- 하는데, 진짜 신기하게, 그게 웃는 소리처럼 들리더라? 나를 비웃는 것 처럼, 아니면 내가 처한 이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견딜 수 없다는 것처럼. 그렇게 계속 끼- 끼-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팔과 어깨, 목까지 빨려 들어가고 머리만 남았을때 사그라들었어. 머리만 덜렁 남았다는건 시간이 정말 얼마 없다는거지. 서럽게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간절히 내 몸이 움직이기를 바랐어. 내 몸의 어떤 부분이라도 움직이면 어떻게든 다시 바닥을 뚫고 올려놔서, 그 다음엔 어떻게든 엄마 아빠를 부르고, 뭐 그러면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것 같았지. 근데 내가 말 했지? 요즘 귀신 많이 발전해서 사람 생각도 읽는 것 같다고. 무슨 변덕을 부린건지 그 생각을 하자 마자 몸이 서서히 움직여지는거야. 처음엔 발가락이 움찔움찔 하더니, 손가락도 조금씩 이나마 컨트롤이 가능해 졌어. 이제 살았다! 싶었지. 안간힘을 써서 우선은 오른팔을 들어올리려 애썼어. 뼈가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잔뜩 흐물흐물 해져서는 해초 같은 느낌이 된 내 팔을 겨우 겨우 올렸는데, 올리긴 올렸는데, 위치는 올라 왔는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해? 하… 진짜 잘 들어. 이제부터가 정말 이해 불가한 현상의 시작이니까. 내 팔이 빨려들어갔을 때는, 내 팔이 내 몸보다 밑에 있다는게 느껴졌어. 보통 그건 그냥 다 알잖아. 학교에서 질문을 하려고 손을 들면 내 손이 몸보다 위에 있다는게 다 느껴지고, 침대 가장자리에 누워서 팔을 떨어뜨려 놓으면 팔이 내 몸보다 아래 있다는게 느껴지고. 내가 팔을 올렸을 때, 나는 내 오른팔이 내 머리와 완벽하게 같은 높이에 있다는걸 알 수 있었어. 그 전에는 잘은 몰라도 아마 머리 아래쪽의 어딘가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던 거겠지. 아무튼 내 팔은 상식적으로, 물론 그 상황에서 상식적인건 단 하나도 없었지만, 하여튼간에 방 바닥에 올라와 있어야 하잖아? 근데 아니였어. 그러니까, 머리랑 같은 높이에 있는데, 내 머리는 방에 있고 내 오른팔은 아직도 그 풀 같은 액체 속이였어. 나는 내가 착각한 줄 알고 기를 써서 팔을 더 높이 올렸지. 조금 뒤, 나는 내가 직각으로 팔을 뻗었다고 확신했어. 머리보다 한참 위에 있어야 마땅했지. 하지만 아직도 손은 그 액체 속인거야. 이 순간은 다시 되새겨봐도 정말 눈앞이 캄캄해져. 이 어이없는 상황을 홀로 마주했을 때의 그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 어느새 내 머리통이 길고 얇게 늘어나 코의 반쯤까지 바닥 아래로 들어가 버렸어. 가까스로 눈과 이마 부분만 공기와 접촉하고 있었지. 나는 겨우 눈을 떴어. 팔은 아직도 직각으로 올린 채로. 눈 뜨는게 팔 올리기보다 힘들더라. 그래도 눈을 뜨면 뭐라도 보일 것 같아 정말 젖먹던 힘까지 쥐어 짜서 겨우 왼쪽 눈을 조금 떴어. 절망적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 상실감이 나를 놀라운 속도로 집어 삼키고, 나는 귀신이고 뭐고 다 할테니까 제발 살려만 달라고 처절하게 마음속으로 울부짖었어. 그러자 꿈에 나왔던 그 기계음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어. 정말? 이라고 말이야. 나는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정말이고 자시고간에 바로 뒤진다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대답했어. 정말, 정말 정말이라고, 제발 살려만 달라고 말이야. 그 기계음은 전에 들었던 그 끼- 끼- 소리를 내며 웃더니, 네 대신 죽어줄 사람 셋 정도를 데리고 와 나에게 만찬을 제공한다면, 너 하나쯤은 기꺼이 살려줄 수 있다고 했어. 그 때 내게 다른 선택지가 뭐가 있었겠니? 응? 당연히 그러겠다고 했지. 너희여도 그랬을거야, 맞지? 너희는 딱 셋이고, 이제 너희도 이 상황을 다 이해했겠네. 저런, 마치 어젯밤의 나 처럼 손끝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빨려들어가는 모습 좀 봐. 나도 정말 미안해, 하지만 내가 죽을순 없잖아. 그렇지? 응, 응, 나도 알아. 분명 너희가 나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거라고? 그래, 말하지 않아도 알아. 너희는 날 절대 원망하지 않으리라 믿어, 사랑하는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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