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 역할이 방관자래 (15)
2.집 주변 공사장이 신경쓰여. (29)
3.내가가위누른썰과장없이말해준다 (25)
4.오늘 가입했어 그냥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2)
5.난 도망쳤어 (6)
6.내 이야기 하고싶은데 들어줄 사람 있어? 미친것 같아. (69)
7.그거 어떻게해 (6)
8.나 이상한거 봤어... (4)
9.룸메이트 (11)
10.영적관련으로 궁금한게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봐 (1000)
11.가위 눌렸을 때 누가 자기를 더듬는 느낌 나는 경우 있냐? (21)
12.스트레스 만땅이었을 때 이야기 (17)
13.얘들아 어떡해 (3)
14.새로 산 쇼파에서 자꾸 사람이보여 (9)
15.미끄럼틀에 있던 무언가 (18)
16.우리 집 근처에 사이비 교회가 있어 (17)
17.귀신이 싫어하는거 (8)
18.꿈에서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15)
19.괴담판 스레주님들아 (2)
20.소름돋는썰 (2)
2
◆BBy2E1dDtim
2019/09/21 15:51:43
ID : zRwmrhwE1fO
0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이었던 거 같아.
날이 너무 더워서 거실 마룻바닥에 매트랑 이불을 깔고 가족이 다 모여 누웠어.
나도 엄마 옆에 누워서 잠을 자려고 했었지.
3
◆BBy2E1dDtim
2019/09/21 15:54:29
ID : zRwmrhwE1fO
0
근데 내가 베개에 머리를 댄 채로 고개를 젖혀서 뒤 쪽을 봤거든.
정수리를 베개에 닿도록 했다고 하면 어떤 느낌인지 알려나?
우리집에는 작은 미끄럼틀이 하나 있는데 그 미끄럼틀이 보였어. 매일 거기 있었고 동생들이랑 놀기 좋은 장난감이었지.
근데 뭔가 이상한 게 있는거야, 그 미끄럼틀에.
4
이름없음
2019/09/21 15:57:03
ID : fU2HCrzdO7h
0
ㅂㄱㅇㅇ
5
◆BBy2E1dDtim
2019/09/21 15:57:06
ID : zRwmrhwE1fO
0
완전 동그란 구형의, 그림자라기에는 너무 밝은 빛의 회색. 그리고 조금 입체감이 느껴지던 그것.
도대체가 저게 뭐지 싶고, 무서워서 옆에서 자고있던 엄마를 깨웠어.
엄마는 피곤하셨던 건지 어서 자라고 중얼거리시고 다시 주무셨어.
나는 무서운데도 정말 저게 뭔가 모르겠어서 너무 신경쓰이는 거야.
고개를 젖혀서 빤히 바라보다가, 무서워서 다시 엄마를 깨우고. 그러길 몇 번 반복했어.
6
이름없음
2019/09/21 15:57:56
ID : fU2HCrzdO7h
0
미끄럼틀 바로위에? 떠 있었어?
7
◆BBy2E1dDtim
2019/09/21 16:00:15
ID : zRwmrhwE1fO
0
무서워서 그냥 자야지... 잘거야 하면서도 너무 신경이 쓰이는거야.
고개를 젖혀 계속 그걸 바라보면서 저게 뭐지? 진짜 뭐야? 하고 생각했어.
무서운데 자꾸 눈길이 갔어.
어쩌면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은 형태여서 자꾸 보게 되었을지도 몰라.
8
◆BBy2E1dDtim
2019/09/21 16:00:58
ID : zRwmrhwE1fO
0
약간 떠 있던 거 같아. 미끄럼틀 중간에서 조금 아래 부근에 있었어.
9
◆BBy2E1dDtim
2019/09/21 16:04:31
ID : zRwmrhwE1fO
0
엄마를 불러도 그냥 자라고만 하고, 그림자라고 하고 그랬어.
우리 집에는 공이 있었으니까, 정말 그림잔가...? 했지.
근데 아무리 봐도 그건 그림자가 아니었어.
그림자가 어떻게 미끄럼틀의 가운데에 들어가 있겠어. 옆 면에도 비쳐야 정상이잖아. 근데 그렇지 않았어. 정말 미끄럼틀에 들어가 있었어. 앉아있는 것 마냥. 물론 몸 같은 건 없었지만...
10
◆BBy2E1dDtim
2019/09/21 16:06:44
ID : zRwmrhwE1fO
0
무엇보다 미끄럼틀의 바로 앞의 방에는 불도 켜져있지 않았었는데. 그림자일리가 없지.
계속 그러고 있다 보니 호기심이 커졌어.
저걸 건드려 볼까? 미끄럼틀로 내가 가서 보면 뭔지 알 수 있는 거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러기엔 무서워서 결국 포기했지.
뭔 줄 알고 만져보겠어, 그걸.
11
◆BBy2E1dDtim
2019/09/21 16:09:01
ID : zRwmrhwE1fO
0
그러고 계속 그걸 봤다 말았다 하면서, 신경쓰이는 채로 있다가 잠에 들었어.
딱히 악몽같은 건 꾸지 않았고, 잘 자고 일어났지.
미끄럼틀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래서 그냥 그대로 지냈지. 까먹은채로.
12
◆BBy2E1dDtim
2019/09/21 16:11:21
ID : zRwmrhwE1fO
0
그러고 나서 1주일 뒤에, 그 미끄럼틀에서 내 동생이 넘어졌어.
뭐 크게 다친 건 아니고.
근데 내 안일한 행동이 문제가 되었어.
엄마한테 동생이 어쩌다 넘어졌는지 설명한답시고 미끄럼틀에서 장난치다가 입고 있던 태권도복의 바짓자락을 밟고 삐끗한 거야.
넘어지려는 걸 본능적으로 막으려고 다른 발을 내딛었는데, 그 발도 미끄러졌어.
난 그대로 넘어졌지.
13
◆BBy2E1dDtim
2019/09/21 16:13:04
ID : zRwmrhwE1fO
0
너무 아파서 펑펑 울었어.
발목이 아팠어.
엄마가 삐었나보다 하고 내일 학교가야 하니까 자자고 했어.
(지금 생각해보니 방학이 아니라 주말이었던 거 같네.)
그래서 그냥 잤지. 그날은 내 방에서 엄마랑 잤어.
14
◆BBy2E1dDtim
2019/09/21 16:14:17
ID : zRwmrhwE1fO
0
다음 날 보니까, 발이 막 부었더라고. 못 걷겠는거야.
그래서 방 안에서 기어나와 밥을 먹었어.
엄마가 일어나보라고, 그냥 삔 거니까 한 번 서 보라고 했지.
그래서 발에 무게를 싣는 순간, 너무 아팠어. 정말. 눈물이 팍 터져나왔어.
15
◆BBy2E1dDtim
2019/09/21 16:16:26
ID : zRwmrhwE1fO
0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 하는 엄마에 말에 도저히 걸을 수 없어서 깽깽이로 가던 중이었지.
엄마거 그걸 보고는 아니다, 병원에 가자 해서 콜택시를 타고 병원을 갔어.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금이 갔다더라. 발등에.
미끄럼틀 중간에서 헛디뎌 떨어진 걸로 발등 뼈가 금이갔어.
의사선생님이 여기는 잘 안 다치는 곳인데 희한하다면서 반깁스를 하고 가라고 하셨지.
16
◆BBy2E1dDtim
2019/09/21 16:17:42
ID : zRwmrhwE1fO
0
뭐 그렇게 반깁스를 하고서 집에 왔고, 난 학교를 일주일 쉬어서 엄청 기뻤어.
내가 아프다는데도 삔 거라고 학교에 가라던 엄마가 좀 원망스럽게 느껴졌지만...
그 때는 그냥 그러고 넘어갔어.
17
◆BBy2E1dDtim
2019/09/21 16:19:09
ID : zRwmrhwE1fO
0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한 거야.
뭔가 묘했어.
지금 와서 생각하는 거라 과대해석일 수 있지만, 정말로 묘했어.
내가 넘어진 위치도, 그게 있던 위치도 같았던데다 좀 특이한 부분에 금이 간 것도.
18
◆BBy2E1dDtim
2019/09/21 16:21:46
ID : zRwmrhwE1fO
0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별 거 없고 허무한데다, 과대해석이 섞인 옛날 기억이라 재미있었을까 모르겠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난 그때 다친 발이 평소에도 맨날 아파. 그 뒤로도 그 쪽 발만 많이 다치기도 했고, 지금도 힘줄에 염증생겨서 짜증나...
아무튼, 읽어줬다면 고마워. 혹시 미끄럼틀의 사진이나 그런 거 궁금하면 레스 달아줘. 아직도 그 미끄럼틀이 집에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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