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삭제 (1)
2.그냥 쓰는거 (14)
3.그냥.. 들어줄래.. 별 거 아닌 이야기 (2)
4.너무 외로운데 사람들이 너무 싫어 (4)
5.요리할 때마다 나는 연기 때문에 고민.. (5)
6.. (11)
7.나 갠봇인데 (5)
8.꼬여버린 연애사 (1)
9.친구랑 틀어졌어 (6)
10.내가 만만해 보이나봐 (14)
11.nhhhhhhhhhhhhh (5)
12.0 (2)
13.가족이란게 뭘까 (2)
14.외롭고 우울해 (5)
15.공복혈당 장애인데.. (3)
16.힘내라고 한마디만 해줘 제발 미칠거같아 (8)
17.많이 울어서 머리 아플 때 어떻게 해? (4)
18.0 (1)
19.학교 선생님 좋아해본 적 있는 사람 있어? (3)
20.안친한데 날 따라하는아이 (9)
1
◆eGq6phxPeGr
2019/09/22 23:10:05
ID : tuoHvikk2q3
0
그냥 갑자기 털어놓고 싶어서 쓰는거야.
우리 가족은 엄마, 아빠, 나, 동생이 있었어. 우리 가족은 되게 화목했어. 시간날때 다같이 놀러가기도하고 게임은 동생이랑 나랑 꼭 같이 했었어. 장난도 많이치고 되게 즐거웠어.
그러다 내가 유치원생일때 엄마가 병에 걸리셔서 입원 하셨어.
그때부터 아빠는 돈을 더 버시느라 집에 늦게 들어오셨고 할머니가 우릴 돌봐주셨어. 자주 병문안도 가면서 엄마 퇴원하면 세계여행하자고 약속하고 그랬지.
상태가 좋아지셨는지 한 1년 뒤쯤 퇴원하시더라. 그런데 엄마가 정말 다 나은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파보였어.
그래도 이젠 즐거운 일만 남았겠지 싶었을 때 엄마가 다시 입원하셨어.
이번엔 병문안을 자주 못갔어. 할머니만 가고 우린 안데려가서 섭섭했는데 오랜만에 병문안이라길래 너무 신났지. 오랜만에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들떴었어.
그리고 가니까 엄마가 우릴 못알아보더라.
못알아보는 정도가 아니었어. 몸은 힘이 풀려서 축 늘어져있고 눈은 흐릿해서 초점이 안맞았어. 입을 약간 벌린상태로 아무 미동이 없었지.
너무 무서웠어. 그러고보니 주변에 왠일인지 어른들도 많더라. 이 상황이 이상하고 무서워서 눈물이 났는데 엄마한테 노래를 불러달래.
기회다 싶어서 있는 힘껏 노래불렀어.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엄마 힘내세요~
펑펑 울면서 엄마 제발 일어나라고, 제발 우리좀 봐달라고, 하다못해 손가락이라도 까딱여 달라고 동생이란 손 꼭 잡고 빌면서 노래를 불렀지만 엄만 결국 아무 반응도 없었어.
2
◆eGq6phxPeGr
2019/09/22 23:30:13
ID : tuoHvikk2q3
0
이후 장례식을 치뤘어. 엄마가 퇴원했다는 말에 너무 신나서 따라갔는데 장례식장이더라.
죽음이란게 뭔지도 몰라서 자꾸 우리 엄마에게 잘가라고 하는게 너무 싫고 엄마를 다신 못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어.
장례식 이후론 그냥 평범하게 지냈던거같아. 엄마는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말에 안도하기도 했고 언젠간 엄마가 돌아오시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나봐.
그리고 친척들도 많이 챙겨줬었기 때문에 많이 나아졌던거같아. 하지만 이후에 친척집에 살게되면서 좀 안좋아졌지.
아빠는 돈을 버시느라 아예 따로 사시고 할머니가 우릴 돌봐주셨어. 근데 아빠는 그게 안좋다고 생각했나봐. 우릴 친척집으로 보냈어.
가기 싫어서 전날 울었지만 그냥 체념하고 갔어. 친척들은 우릴 사랑해주시고 돌봐주셨지만 솔직히 우리에겐 좋은 환경은 아니었어.
집안일 돕는거야 상관없었지만 컴퓨터는 못하고 스마트폰은 없어서 아무도 없을땐 그냥 멍하니 티비만보고, 씻는것도 눈치가 보여 잘 못씻고, 가족들 중 한명은 자꾸 우리에게 소리지르고, 전학간 초등학교에선 은따 당해서 친구도 없지, 하루에 말 한마디는 할까말까했어. 동생과는 이때부터 사이가 점점 틀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생활하다가 중학생때 아빠와 함께 살기시작했지.
3
◆eGq6phxPeGr
2019/09/22 23:50:11
ID : tuoHvikk2q3
0
아빠와 하하호호 잘 살았으면 좋았겠지만 중학교 3학년때까진 진짜 엄청 싸웠어. 특히 1학년때가 제일 심했던거같아.
거의 매일 싸우다보니 화를 잘 안내던 아빠도 제발 좀 그만하라고 소리칠 정도였어.
정말 사소한거 하나로도 화를 내고 마주치기만 하면 싸웠어. 내 생각엔 아마 우리 둘 다 우울증이었던거같아.
서로 너무 어려서 자기 감정만 바라보다보니 모든게 억울하고, 서운하고, 날세우고, 그렇게 계속 싸우다가 내가 중학교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점점 안싸웠던거 같아.
가끔 영상보다 재밌는거 있으면 보여주기도 하고, 내가 먼저 장난치기도하고, 나가기전에 옷 어떤지 봐주기도 하고
이대로 가면 우리 옛날처럼 잘 지낼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한 세달 전까지는.
갑자기 동생이 중환자실에 입원했어.
정말 갑자기 6월 어느날 새벽에 아빠가 자다말고 황급히 뛰쳐나가는거야. 너는 왜 동생한테 전화도 안해봤냐면서 화내다가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나갔는데
이게 무슨일이지? 불안감에 심장이 뛰고 진짜 너무 무서웠는데 한 이틀정도 동생은 안들어오고, 아빠는 아무 말도 안해주길래 어디 다쳐서 입원했나.괜찮아진건가? 싶었어.
그러다 아빠가 동생을 보러가쟤. 너무 놀라지 말래.
점점 불안해졌어. 병원 삼층으로 갔어. 맨 끝에 중환자실이 보였어. 그래도 저긴 아니겠지, 설마 설마 했는데 우린 중환자실로갔어.
이름을 쓰고, 손을 소독하고, 끝으로 들어가니까 누워있는 동생이 보였어.
왜?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대. 왜? 이유는 모르겠대. 그냥 쓰러졌대 언제 일어나는데? 모르겠대.
발견도 늦어서 동생은 30분 동안 심정지 상태였고 때문에 뇌의 90퍼센트가 죽었대.
뇌사상태래.
4
◆eGq6phxPeGr
2019/09/23 00:22:57
ID : tuoHvikk2q3
0
한달간 매일매일 보러갔어. 매일매일 주물러주고 기도하고 이름을 불러주고 일어나라고 너 일어나면 같이 노래방가자고 같이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보자고 매일 말했는데 사랑하는 내 동생 미안하다고 제발 일어나라고 매일 말했는데 아빠한테 부탁해서 했던 검사 다시 한번만 해달라고 했는데 결과는 같았어.
동생 장례식을 치뤘어. 약식으로 장례를 치뤄서 하루만에 모든게 끝났어.
난 솔직히 왜 약식으로 치뤘는지 모르겠어. 아직도 그것만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 미안해. 그깟 유교가 뭐라고 내 동생 가는길 이렇게 허술하게 보내야했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돼. 수목장에 공동목으로 둔것도 이해가 안돼. 가족목이 있는데 왜? 남은건 나랑 아빠뿐인데 아빠나 내가 죽으면 따로 묻으려는건가 싶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라.
동생이 죽은지 한달이 막 지났을 쯤 아빠가 갑자기 이사를갔어. 아빠 물건, 내 물건, 동생 물건 할거 없이 다 버리길래 동생물건이랑 옷 몇개 챙겨서 겨우 가져왔어.
아빠는 빨리 극복한것처럼 보여. 하지만 난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안나.
일상생활을 잘 살아가고 아무일도 없는것처럼 친구들이랑 낄낄대면서 웃다가도 정말 갑자기 문득, 저거 동생이 좋아했던건데. 저거 동생이 뭐라뭐라 말했었는데. 저거 동생이 같이 하자고했었는데. 이 생각들이 들어. 아직도 꿈에 동생이 나오는데, 네 물건은 다 여기있는데, 완성되지 못한 것들을 발견할때마다 매번 눈물이나.
이젠 놔줘야한대. 그래야 동생이 맘편히 떠날수있대.
나도 동생이 마음 편히 떠나길 바래. 다음 생엔 훨씬 좋은 사람들과 함께 넘치도록 사랑을 받았으면 해. 못 다 이룬 것들을 모두 이뤘으면 해.
하지만 내가 동생의 죽음을 아직도 못받아들이고 그리워 하고 울때마다 내가 이럴수록 동생은 못떠나나? 싶어.
내가 동생을 붙잡고있는건가 싶어. 난 네 인생에 충분이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내가 죽은 너의 발목마저 잡는건가 싶어.
난 아마 한참 그리워할거야. 한참 울거야. 아직도 내가 엄마를 그리워하듯이. 근데 내 이런 행동들이 엄마와 동생을 붙잡고 있을거란 생각이 들때마다 자괴감이 들어.
동생이 같이 놀러가자는 말들은 모두 거절해서 중학생이 된 이후 단 한번도 동생과 놀러간적이 없어.
동생의 모든 말엔 인상을 찌푸리고 단답하고, 걔가 나한테 관심을 갖을때마다 화를 내고, 난 걔한테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않고, 지금 생각해보면 걔는 맞는 말을했었고.
내 스스로의 상처만 보고 나만 아프다고 난리쳤던것들이 생각이나.
그게 너무 후회가 돼. 엄마가 죽은 이후 정말 후회할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 했는데, 당연한 미래는 없다는걸 알면서도 또 멍청하게 막대하고 후회하고
5
◆eGq6phxPeGr
2019/09/23 00:43:38
ID : tuoHvikk2q3
0
아무것도 하기싫어. 차라리 동생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왜 내가 살았는지 모르겠어. 동생은 놨던 공부를 다시 잡고 이제 다시 뭔갈 시작하려고했었어. 난 아무것도 하려는것도 없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쓰레기마냥 살고있었는데 왜 내가 아니라 동생이 죽었는지 모르겠어. 동생은 행복해야했어. 내가 정말 못해줘서 이제 조금씩이나마 행복해지려고했는데 왜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어. 모든게 그냥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 차라리 내가 소설속 인물이길 진심으로 바랬어. 다시 시간이 되돌려지고 후회없이 살라는 교훈을 얻어 동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내용으로. 매일 이게 다 꿈이길 바라면서 잠만자고 현실감각은 떨어지고 어느새 두달이 지났어. 난 동생이 떠난게 저번주같은데 벌써 두달이지났어. 모든것이 의미없고 가치도 없어졌어. 그 어떤것도 겪기싫고 느끼기싫어. 내가 바라는 것 이외의 그 무엇도 싫어. 머리가 폭발할듯 생각이 흐르다가도 갑자기 이렇게 생각하는 것 조차 힘들어지네. 아까까지만 해도 울렁이고 속이 불구덩이가 된거마냥 터질거같았는데 지금은 모든게 메마른 기분이야. 건조하고.난 아직도 적응이 안돼고 모든게 다 거짓말 같아.
그래도 언젠간 극복할 수 있겠지. 아무튼 읽어줘서 고마워. 내가 왜 갑자기 스레를 올렸는지 모르겠어. 평소엔 구경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왜 왔는지... 그래도 이렇게 막 쓰니까 마음이 가벼워진거같아. 이걸 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나네. 가끔씩 와서 레스 쓰고 할거같아. 다른 사람들도 그냥 여기다가 막 적었으면 좋겠어. 다들 오늘도 내일도 항상 좋은 하루 보내.
6
이름없음
2019/09/23 11:30:39
ID : 1ctteIK1DvD
0
힘내 나도 가족 잃으면 이만큼 슬플거같아.. 위로잘하고 마음 잘추스리기를..
7
이름없음
2019/09/23 12:26:42
ID : 2HyHBdTQq2L
0
잘 읽었어. 그리고 답답할 때 글 쓰는 거 좋은 것 같아. 그게 작은 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거든. 내 위로가 어설플 수도 있지만... 그래도 레주가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힘든 시간들 레주도 나름대로 열심히 견뎌내오고 있었던 거잖아. 그리고 그립고 눈물 나고 자꾸 생각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거야.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 레주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
8
이름없음
2019/09/23 12:57:10
ID : Mqkmk7hxU2I
0
레주야 정말로 가능하다면 지금 너랑 같이 있고 싶다 고생 많았어 자주 올게 레스 남겨줘 고마워 미안해 고마워
9
이름없음
2019/09/23 13:13:34
ID : beFg6i05U2F
0
ㅜㅜ
10
◆eGq6phxPeGr
2019/09/23 19:23:32
ID : tuoHvikk2q3
0
너무 고마워. 그냥 너무 답답해져서 적어본건데 생각치도 못한 위로의 말들 덕분에 힘나는거같아. 난 생각보다 잘 지내고있어. 이따금씩 생각나고 슬퍼하고 그러지만 그래도 친구들이랑 놀고 맛있는거 먹으면서 푹 쉬고있어. 정말 가끔씩 슬퍼질때마다 와서 레스 달아볼게. 맥락 없어도 이해해줘. 다들 정말 고마워.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라.
11
◆eGq6phxPeGr
2019/09/25 06:02:40
ID : tuoHvikk2q3
0
동생의 물건들이 아직 내 방에 있어. 이사오면서 동생책장에 있던건 모조리 쓸어왔는데 하루빨리 처분하는게 좋을거래. 그래서 버려야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동생 물건을 바라봤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난 아직도 네 죽음도 못받아들였는데 네가 입던 옷들, 그렸던 그림들, 썼던 물건들 다 처분해야한다는게 상상만해도 너무 슬퍼서 못하겠어서 계속 눈물이났어. 소리도 못내고 계속 울다가 마음을 다잡으려고하다가, 다시 울다가... 솔직히 동생 가방이랑 그림만큼은 못버리겠어. 노트 20장 정도인데 그정도는 갖고있어도 되지않을까 싶다가도 이것도 욕심인가 싶고... 모르겠다.
자려고 누워있는데 아빠가 열려있던 방 문을 살포시 닫아주더라. 문득 동생이 내가 자고있는걸 보고 문을 살포시 닫아주던게 생각나서 울컥했어. 아직도 이렇게 사소한거 하나하나에서 동생을 찾는데 아 모르겠다. 다 모르겠어. 그냥 하루 빨리 마음을 정리할 수 있길 바라고있어. 하루빨리 동생 물건을 처분하고, 동생을 편하게 해주고싶어. 근데 역시 그림이랑 가방은 못버리겠어.
혹시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 새벽부터 우울한 글이라 미안해. 힘든일 무사히 이겨내고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길 바라.
12
이름없음
2019/09/25 12:06:20
ID : 2HyHBdTQq2L
0
그림이랑 가방은 너무 무리해서 버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자연스럽게... 그리고 어쩌면, 시간이 흘러 받아들일 수 있을 때쯤에는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간직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뭐든지 무조건 다 버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내 말이 무례했다면 미안. 그래도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다. 남은 하루도 잘 보내! 어딘가에서 열심히 이겨내고 있을 레주를 응원할게
13
◆eGq6phxPeGr
2019/09/25 20:01:27
ID : tuoHvikk2q3
0
아냐 전혀 안무례했어. 오히려 고마운걸. 그래도 괜찮겠지? 아빠는 내가 동생 물건을 버리길 바라는거같았거든... 어쨌든 조언과 응원 너무 고마워. 마음이 좀 가벼워지네. 레스주도 남은 하루, 내일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 나도 열심히 힘 내볼게. 고마워.
14
◆TVamlfWi8o3
2019/09/29 12:31:15
ID : tuoHvikk2q3
0
어렸을때 동생이랑 많이 친했어. 어딜 가든 항상 같이 갔고 어딜 놀러가든 항상 같이 놀러갔었어. 게임도 항상 같은 게임의 같은 서버, 결혼 시스템도 같이 했을정도로 엄청 친했어.
옆에서 꼭 함께 자고, 서로 발바닥 붙이고 브릿지 자세같은거 하면서 놀고, 누워서 무릎 위에 동생 태우고 오토바이라면서 붕붕거리고, 생일은 꼭 함께 보내고, 학교도 꼭 같은 곳을 갔는데.
무슨 일을 겪으면 항상 서로 속닥거리면서 얘기하고, 싫은 일엔 서로 눈마주치고 으~ 하고, 피씨방도 항상 옆자리, 학원도 항상 네 옆자리, 우린 언제나 서로의 옆자리에 있었는데
이젠 내 옆엔 아무도 없어.
이제 무슨 일을 겪더라도 모두 나 혼자 되새겨야하고, 조언을 해줄 사람도 받아줄 사람도없고, 매일 끊이지않던 노래소리도 없고, 이젠 침대가 넓어서 같이 잘 수 있는데 같이 잘 사람도 없고, 네가 좋아하던걸 이제 나 혼자만 보고 듣고, 눈을 뜨면 항상 앞에 보이던 네가 없고, 매번 너가 좋아했을텐데, 네가 이랬을텐데, 너라면 어땠을까 너라면 너라면 매일 너를 생각하고
정말 이 모든게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내가 처음부터 혼자였으면 좋았을텐데. 이젠 내 친구들 마저 죽을까봐 아빠마져 죽을까봐 할머니마저 죽을까봐 너무 무서워.
장례식따위 다신 가고싶지않았는데. 너와 마지막으로 얘길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무릎꿇고 너를 붙잡은채 미안하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내 동생 내가 많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빌텐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그떄 내가 전화를 했으면 좀 달라졌을까? 얘가 왜이렇게 늦지 하고 걱정만 하고 별일없겠지 하고 전화를 안했던게 너무 한심하고 후회되고.
차라리 자아같은게 없었으면 해. 분노도 못느끼고 슬픔도 못느끼고. 그랬으면 너한테 더 잘해줄수있었을텐데. 맨날 후회만하고.
사랑하는 내 동생. 다음 생엔 제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그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가 하고싶은걸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모든게 이상해. 우리가 바라던 모든것들이 네가 떠나고 나서야 이루어진다는게 너무 이상해. 아빠의 관심도, 새 컴퓨터도, 넓은 침대도, 평화로운 일상도 네가 없을때 이루어지는게 이상해.
나만 이런 특권을 누려도 될까? 분명히 너도 바랬던 건데, 오히려 네가 더 바랬던건데 왜 내가 이걸 누리고있는거지? 이러면 안되는데.
많이 보고싶어. 내 동생 많이 보고싶어. 네가 있었으면 좋겠어. 내 미래에 우린 함께 있었는데...
내가 뭘 잘못한걸까
네 몫까지 살아보려고했는데 그게 잘 안돼. 나는 너가 떠나고 나서도 여전히 쓰레기처럼 살고있어. 네가 떠났음에도 난 아무것도 바뀐게없어.
정말 왜 내가 아니라 네가 죽었을까. 정말 이상해. 이 상황도 이상하고 나도 이상해. 왜 눈물이 나는데도 아무 느낌이없지? 내 속이 잔잔한 바다마냥 고요한 느낌이야.
어렸을때는 우울감에 속이 비틀어지고 끈적하고 심장이 아프도록 뛰었는데, 분명 지금이 더 슬프고 우울해야할텐데 차분하고 오히려 평화롭게 느껴지는게 너무 이상해.
모르겠다. 그냥 다 모르겠다. 힘이 안들어가. 힘든거같아. 우울감도 뭣도 없는데 왜 몸엔 힘이 빠지는지 모르겠다.
만약 읽어준 사람들이 있다면 고마워. 이런 두서없고 맥락없는 글 보느라 고생 많았고 아픈일 없이, 힘든일 없이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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