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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평소랑 다를 건 없었어. 사람도 어지간히 있었고 시간도 늦은시간은 아니였어. 6시정도였을걸 아마? 친구랑 걸어가다가 신호등을 건너야해서 초록불로 바뀌는 걸 기다리고 있었어
무의식적으로 뒤? 옆? 한 대각선 뒤쪽 정도를 봤는데 어떤 남자가 서있었어. 딱히 이상해보이진 않았고 무슨 셔츠에 넥타이 그런걸 입고있었어. 아 맞다 난 그게 그때 교복인 줄 알았어. 얼굴도 젊어보였고 그 시간대에 집 가는거면 학생이구나 싶었었거든
그 사람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라 하면 아마 넥타이였지. 셔츠위에 메고있던 넥타이 무늬가 신기했었거든 ㅋㅋㅋ 그때 난 그게 교복인줄 알았었고 처음보는 교복, 넥타이라 신기했던거겠지.
그렇게 쳐다보고 넥타이가 신기하다 생각하고 다시 신호를 기다렸어. 신호가 바뀌고 친구랑 얘기하고 걸어갔지. 아파트단지에 들어서고 1분만에 나랑 내 친구는 작별인사를 했다. 내 친구랑 나는 사는 아파트가 달랐고 가는 길이 달랐었거든.. 친구는 위쪽으로 올라갔고 난 안쪽으로 쭉 들어갔어.
안쪽으로 들어가서 우리 아파트 앞에 다다랐다. 그러다 어쩌다 또 대각선 뒤쪽을 보게 됐는데 그 아까 신호등 앞에서 봤던 넥타이 특이한 남자가 있었어. 내가 좀 무서운 걸 즐겨보는데도 겁도 많은 성격인데 그래서 좀 무서웠어. 겁이 많았으니까 걱정도 엄청했어. 혹시 날 따라온건 아닌가, 이러다 무슨일 생기면 어떡하지 이러면서 패닉이 왔어. 두근거리는 심장은 진정시키면서 그냥 우리 아파트 사는사람이겠지 했어. 혹시모르니까 다시 뒤돌아서 그냥 놀이터에서 5분정도 있다가 가야겠다했어
뒤돌아서 걷는 순간에 그 사람은 내게 말을 걸었어. 저기 혹시 너무 자기 스타일이신데 번호좀 주시면 안되냐고 하더라고.
그때 난 무서웠고 실제로 남친도 있었어서 남친이 있어서 안될것같다고 하고 가려고 했어. 근데 그 사람은 그럼 그냥 친한 오빠동생사이라도 되고싶다고 하며 폰을 내밀었어.
패닉이 왔어. 도망칠까 하는데 내가 운동신경도 안 좋고, 우리 아파트가 진짜 안쪽에 있어. 아파트 단지 제일 안쪽에 있어서 그 사람이 서있는 쪽 빼고는 도망칠만한 길도 마땅치가 않았어. 그래서 일단 번호를 줬어.
그 사람이 감사하다고 하면서 갔고, 난 그 자리에 주저 앉았어 그냥. 그 신호등에서 우리집까지 5분 조금 넘게 걸리는데 그 거리를 따라 온 사실도 너무 무서웠고, 이제 내가 사는 아파트를 안다는 사실도 무서웠어.
진짜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5분정도 멍때렸어. 진짜 정신 나갈뻔했어. 실제로 반정도 나갔었고. 그리고 집 들어갔어.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야, 그 사람한테 연락이 온거지. 아까 번호 땄던 사람이라면서 문자가 왔어. 원래였으면 바로 차단하겠지만 그 사람은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어디인지 알았고 그래서 혹여나 찾아올까 차단 못했었어.
그냥 네 네 이러고 답을 했는데 전화가 오더라고, 일단 전화를 받았고 얘기를했어. 그 사람은 학생이 아니라 대학에 다니는 20살이였어. 그 사람 말로는 내가 키가 너무 커서 고등학생 인줄 알았대. 어디가서 성숙해보인다는 말 많이 듣지 않냐고 말하더라.
일단 20살이 고등학생 같아보이는데 번호를 딴것도 소름끼쳤어. 근데 그것보다 난 그때 고등학생은 무슨 14살이였어. 그리고 내가 키가 큰 편도 아니였어. 그냥 아닌게 아니지. 엄청 작아. 150이 채 안되는 키였거든. 애들 중에 제일 작았어. 성숙해보인다는 말 한번도 못 들어봤어. 애들 다 나한테 애기같다 초등학생같다 난쟁이냐 이런 얘기만 들었었어.
그래서 난 그 사람한ㄷ테 저 중학생이라고 얘기를 했어. 그랬더니 그렇구나 하고 내일학교가 언제 끝나냐고 하더라고. 학원다니냐고도 해서 난 그때 학원 안다녔는데도 친구가 다니는 학원 가는 요일 생각해내서 말했어.
그랬더니 그사람은 목요일에 만나자고 얘기했어. 소름이 끼쳤지. 만날 생각을 한다는게 너무 소름끼쳤어. 그래서 난 그 사람한테 성인이 중학생한테 이러는 거 불편하다고, 보통 중학생인거 알면 연락 끊는게 정상적이지 않냐는 식으로 얘기했어. 그랬더니 그 사람은 그렇긴 하지.. 이러며 말을 흐렸고 그러다가 근데 왜 불편하냐고 그러더라고. 나는 성인이 중학생한테 이러는데 불편하지 않겠냐고, 그리고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였고 친하지도 않은데 만나자고 하는거 너무 좀 그렇다고 했어.
보통 사람은 그런 소리 들으면 알겠다고 하고 끝내잖아? 근데 그 사람은 아니였어. 만나봐야 친해지지 않겠냐는 같잖은 소리를 하더라고. 지금이였다면 실컷 욕하고 끊었겠지만 그때의 난 패닉와있고, 너무 무서워서 그저 그 통화를 빨리 끝내고싶은 생각 뿐이였어. 그래서 생각해보고 연락한다고하고 도망치듯 끊어버렸어. 진짜 호흡이 너무 가쁘고 무서웠어 그때 나.
그렇게 끊고 나는 당연히 연락 안했지. 솔직히 성인이 미성년자를 만나려고 그러는거 자체가 너무 역겨웠고, 중학생인걸 알았음에도 그러는게 더 역겨웠어.
그렇게 난 연락 안했고 그러다가 전화가 왔었어. 난 안받았고 그랬더니 카톡이 오더라. 왜 전화 안받냐고 왔어. 그리고 난 진짜 큰일났구나.싶었어. 카톡에 이름이 써있고 얼굴도 나와있잖아? 그럼 그 사람은 내 얼굴 이름 전화번호 다 아는게 돼버린거니까.
그래서 그 전화는 진짜 작정하고 받고 녹음했어. 지금은 내가 폰을 바꿔서 남아있지가 않아서 인증할 방법이 없네. 그렇게 난 녹음하고 전화를 이어나갔어. 그러더니 만나는거 생각해봤냐고 그러는거야
그 사람은 일단 알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전화는 끝이 났어. 말로 설명하니까 전화 시간이 별로 안길어보이는데 대충 5분내지 였을거야
이유를 다 구구절절 설명하기엔 그 사람이랑 얘기하는 내 시간도 아까웠고, 그 사람이 나에대한 정보 다 아는데 여기서 더 화를 돋궈도 좋을건 없겠다 싶어서 알빠 아니지 않냐는 식으로.보냈었다
아 그리고 중간에 설명 안한것도 있는데 그렇게 카톡하는 중간중간에 그 사람한테 뭐하냐고도 연락 왔었고 학교 어디 다니냐, 내일은 뭐하냐 같은 내 정보 캘려는? 뉘앙스의 질문도 있었어. 그리고 내가 카톡 이름을 성 빼고 이름만 설정했었는데 성이 뭐냐고도 했었고 !
참 충격이였어. 상대가 자기보다 훨씬 어린걸 알고, 미성년자인것도 아는데 그런 더러운 말 하는거 자체가 그때 내게 너무 트라우마가 되더라고
그리고 난 한동안 집가기도 무서워했었어. 집 갈때마다 앞 뒤 사람이 없는지 있는지 습관적으로 살폈고 공동현관 비밀번호 누를때 손 떨 정도였어
레스주들도 조심해 ! 혹시나 누가 따라오면 꼭 도망치고 이상한 사람이 번호 따가면 어머니나 아버지 번호 드리고 부모님께 말씀드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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