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요즘뭔가 이상해 (1)
2.너네는 몇년뒤에 무슨일을 하고 있을지 상상돼? (17)
3.20살 친누나랑 같이 사는데 (6)
4.특목고 일반고 어디가야 해?? (9)
5.하나만 물어볼게 (1)
6.여친이 나보다 엑소 세훈을 너무 좋아해 (10)
7.. (1)
8.궁금해요 (1)
9.인간관계 고민상담 해줄게! (7)
10.엄마가 유방암이래 (14)
11.나 엄마이름으로 로그인해서 성인인증했는데 (4)
12.일본어 vs 영어 (18)
13.가정사땜에힘들어 (14)
14.수시 준비생인데 답변좀 (1)
15.나 어떡해 (41)
16.우울증 이겨냈다~ (2)
17.내 가짜친구들? (3)
18.버텨줘서 고마워요, 수고 많았어요. (11)
19.학교 개학 (2)
20.입시 못해먹겠다 (1)
1
이름없음
2020/04/01 02:24:22
ID : NwE1dxxzU1z
0
상처는 상처대로 다 주고 멋대로 나 사랑하고 이런 거 진짜 지겨웠어
그냥 과거 돌아보기.
난 작았고 어렸고 여렸어. 모든 아이가 그렇듯이. 그 애가 머리뜯고 벽에 머리박고 칼로 지 몸에다 지랄하고 자기혐오하고 발작하고 몸에 벌레가 타올라서 온갖 구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 데에 내 잘못은 없어. 걔는 잘못한 거 없어. 분명 가정폭력은 적었지. 사랑도 받았어. 미술도 보내주고 피아노도 보내주고 한자도 보내주고 컴퓨터도 보내주고... 그래 근데 난 왜 컴퓨터 방과후 마치고 나서 인사하고 나오는 길에 쌤이 잘가라고 한 그 말에 왜 그렇게까지 펑펑울었는지 잘 모르겠어. 그걸 또 왜 그렇게 숨겼을까. 잘못한 거 없는데.
생각해보면 가정폭력이 있긴 했지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소리지르면서 화내고 쫓아낸다고 협박한다던가 뭐 그런 사소한 거. 새벽 3시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날 붙잡고 술 따르게 시키던 거. 잠들 때까지 다리를 안마하게 하던 거. 엄마가 만류해도 멋대로 내가 괜찮다고 하고 그걸 강요한 거. 착한 딸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둬서 그 안에서만 예쁨받을 수 있도록, 그걸 벗어나면 싸가지 없고 나쁜 년으로 만들어버리던 거. 매일 밤 술 마시고 둘이서 부부싸움하던 거. 물건 던지던 모습. 나한테 소리지르면서 화내던 거. 진심이 담긴 사과는 술 취했을 때 단 한 번 들어봤지. 어릴 적부터 화날 때면 내려다보면서 기본 4시간을 성질내던 것도. 사실 이 중 어느 것도 이상하거나 끔찍하다고 느껴지진 않아. 너무 익숙해졌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정말 털어놓기 힘들었어. 가장 가까웠던 친구 몇 명한테만 털어놓았을 때 충격받는 게 잘 이해가 안됐었는데... 싸가지 없는 년 독한 년 썅년 어쩌고 듣는 것도 애비가 화나면 당연한 건줄 알았고 울어도 경멸받는 게 당연한 건 줄 알았지 우는 소리 나면 달래주는 사람 하나 없이 오히려 더 욕 들어먹고 나중에 애비 혼자 기분 풀리면 또 기분 좆같아져도 거기 장단맞춰줘야하고 뭐..... 그런 거 있잖아 이건 내 세상인데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은 평생 살아온 내 세상이랑 다른 세상을 겪어온 거야ㅋㅋ 그런 게 없대 나는 이거 말하면 다들 그렇다고 하거나 그냥 좀 위로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 아니야 아니더라 나는 우리집이 경상도고 경상도 남자는 다 그런거고 우리 친척 집 언니들도 다 같은 마음이길래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10년 친구가 처음 알고 우리 아빠 욕하는데 그게 왜 나한테 위로로 느껴졌을까 싶었고 초딩 때 친구가 고생했다고 해주는데 눈물이 막 났어 좆같았던 게 내 멘탈 문제가 아니었고 정말 잘못된 건 우리 집인 걸... 집이 불편하고 부모가 불편한 게 내 잘못이 아닌 거. 지옥같이 느껴졌던 거 그거 내 잘못 아니더라
물론 엄마아빠 탓만은 아니겠지. 그래도 내 탓으로 생각하지 않을거야 내가 잘못했어도 그건 내 잘못 아냐 더이상 날 검열하면서 스스로 고통받기도 싫고 이미 질렸어
날 탓하는것 죽이고싶어하는것 내가 모든 피해의 중심이라는 것 이런 생각도 참 오래 함께했다. 난 고생이 많았어 뭐 편히 쉬고싶다고 자살하려는 건 아니지. 내 인생 평생 좆같았는데 좀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거잖아 그치?
참 나도 좆같은 인간이야 그래도 난 좆같다고 생각 안할래 마음껏 좆같게 여겨 나만은 내가 뭔 잘못을 한다고 해도 나만은 나를 아껴줘야한다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까~
나 말고는 누구도 날 완전히 아낄 수 없다는 걸 좀 더 빨리 깨달았으면 좋았겠다 나는 부모가 진리인 줄 알았거든 신이 아닌데 그런 생각 할 필요 없는걸
요즘은 내가 좀 괜찮다고 생각해 음. 여전히 문제 많지만 아무튼 그래
또 같이 살기 싫다는 소리 들으면 상처받고 괴로울 테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러니까ㅋㅋ
그냥 예전엔 그랬던 거야. 그래도 내가 괜찮아졌다는 거랑은 별개로 평생 결혼하거나 애를 키운다는 건 나에겐 불가능한 일 같아. 나한테 아빠 모습이 보일 때마다 그걸 자각하게 돼. 이런 걸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기 쉽진 않았는데 막상 받아들이고 보니까 없애는 건 불가능하고 최대한 감추고 살아야겠다 싶더라고.
누굴 미워하면서 살아가고 싶진 않아... 18년을 고통받았는데 이젠 좀 찬란하게 살고 싶어졌어.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고 나한테만 집중하면서 나를 사랑하면서 자유롭게.
갑자기 예전에 친구한테 털어놓았던 거 보게 돼서 다시 한 번 짧디 짧은 인생 회상 좀 해봤어. 참 얼마 안 되는 시간인데 병원에도 박혀보고 자살시도도 해보고 많은 짓 했네. 내 유년은 우울증과 함께 ㅋㅋ 지금도 옅게 남아 있지만 많이 나아졌다! 꽤 대단한 사람 아냐? 상담 받아봤지만 부모한테 알려질까봐 제대로 털어논 적 없어 나 혼자 이겨낸 거야. 진짜로 오래 걸렸지만!!
한없이 우울한 사람일 때도 있었고 그런 내가 싫어서 늘 긍정적인 사람으로만 살아봤을 때도 있었고 뭐 시행착오 많았지만 나 그래도 이제야 내가 좀 보이거든!!
나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인 거! 사랑스러운 사람인 거!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야. 아니었으면 자살했을지도 몰라 ㅋㅋ
올해 고3이야. 어린놈이 고생한 척 어쩌구하는 소리 듣는 내뇌과대망상 시작되지만 사실 이런 소리 들은 적 한번도 없지~ 털어놓은 적도 얼마 안되지만......
그냥 써봤어 어차피 하소연이니까... 본질은 지금 내가 뿌듯하다는 자랑이다!!!
2
이름없음
2020/04/01 02:31:29
ID : IMmJU3O62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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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나두 얼른 낫구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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