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4/01 02:24:22 ID : NwE1dxxzU1z 0
상처는 상처대로 다 주고 멋대로 나 사랑하고 이런 거 진짜 지겨웠어 그냥 과거 돌아보기. 난 작았고 어렸고 여렸어. 모든 아이가 그렇듯이. 그 애가 머리뜯고 벽에 머리박고 칼로 지 몸에다 지랄하고 자기혐오하고 발작하고 몸에 벌레가 타올라서 온갖 구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 데에 내 잘못은 없어. 걔는 잘못한 거 없어. 분명 가정폭력은 적었지. 사랑도 받았어. 미술도 보내주고 피아노도 보내주고 한자도 보내주고 컴퓨터도 보내주고... 그래 근데 난 왜 컴퓨터 방과후 마치고 나서 인사하고 나오는 길에 쌤이 잘가라고 한 그 말에 왜 그렇게까지 펑펑울었는지 잘 모르겠어. 그걸 또 왜 그렇게 숨겼을까. 잘못한 거 없는데. 생각해보면 가정폭력이 있긴 했지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소리지르면서 화내고 쫓아낸다고 협박한다던가 뭐 그런 사소한 거. 새벽 3시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날 붙잡고 술 따르게 시키던 거. 잠들 때까지 다리를 안마하게 하던 거. 엄마가 만류해도 멋대로 내가 괜찮다고 하고 그걸 강요한 거. 착한 딸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둬서 그 안에서만 예쁨받을 수 있도록, 그걸 벗어나면 싸가지 없고 나쁜 년으로 만들어버리던 거. 매일 밤 술 마시고 둘이서 부부싸움하던 거. 물건 던지던 모습. 나한테 소리지르면서 화내던 거. 진심이 담긴 사과는 술 취했을 때 단 한 번 들어봤지. 어릴 적부터 화날 때면 내려다보면서 기본 4시간을 성질내던 것도. 사실 이 중 어느 것도 이상하거나 끔찍하다고 느껴지진 않아. 너무 익숙해졌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정말 털어놓기 힘들었어. 가장 가까웠던 친구 몇 명한테만 털어놓았을 때 충격받는 게 잘 이해가 안됐었는데... 싸가지 없는 년 독한 년 썅년 어쩌고 듣는 것도 애비가 화나면 당연한 건줄 알았고 울어도 경멸받는 게 당연한 건 줄 알았지 우는 소리 나면 달래주는 사람 하나 없이 오히려 더 욕 들어먹고 나중에 애비 혼자 기분 풀리면 또 기분 좆같아져도 거기 장단맞춰줘야하고 뭐..... 그런 거 있잖아 이건 내 세상인데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은 평생 살아온 내 세상이랑 다른 세상을 겪어온 거야ㅋㅋ 그런 게 없대 나는 이거 말하면 다들 그렇다고 하거나 그냥 좀 위로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 아니야 아니더라 나는 우리집이 경상도고 경상도 남자는 다 그런거고 우리 친척 집 언니들도 다 같은 마음이길래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10년 친구가 처음 알고 우리 아빠 욕하는데 그게 왜 나한테 위로로 느껴졌을까 싶었고 초딩 때 친구가 고생했다고 해주는데 눈물이 막 났어 좆같았던 게 내 멘탈 문제가 아니었고 정말 잘못된 건 우리 집인 걸... 집이 불편하고 부모가 불편한 게 내 잘못이 아닌 거. 지옥같이 느껴졌던 거 그거 내 잘못 아니더라 물론 엄마아빠 탓만은 아니겠지. 그래도 내 탓으로 생각하지 않을거야 내가 잘못했어도 그건 내 잘못 아냐 더이상 날 검열하면서 스스로 고통받기도 싫고 이미 질렸어 날 탓하는것 죽이고싶어하는것 내가 모든 피해의 중심이라는 것 이런 생각도 참 오래 함께했다. 난 고생이 많았어 뭐 편히 쉬고싶다고 자살하려는 건 아니지. 내 인생 평생 좆같았는데 좀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거잖아 그치? 참 나도 좆같은 인간이야 그래도 난 좆같다고 생각 안할래 마음껏 좆같게 여겨 나만은 내가 뭔 잘못을 한다고 해도 나만은 나를 아껴줘야한다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까~ 나 말고는 누구도 날 완전히 아낄 수 없다는 걸 좀 더 빨리 깨달았으면 좋았겠다 나는 부모가 진리인 줄 알았거든 신이 아닌데 그런 생각 할 필요 없는걸 요즘은 내가 좀 괜찮다고 생각해 음. 여전히 문제 많지만 아무튼 그래 또 같이 살기 싫다는 소리 들으면 상처받고 괴로울 테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러니까ㅋㅋ 그냥 예전엔 그랬던 거야. 그래도 내가 괜찮아졌다는 거랑은 별개로 평생 결혼하거나 애를 키운다는 건 나에겐 불가능한 일 같아. 나한테 아빠 모습이 보일 때마다 그걸 자각하게 돼. 이런 걸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기 쉽진 않았는데 막상 받아들이고 보니까 없애는 건 불가능하고 최대한 감추고 살아야겠다 싶더라고. 누굴 미워하면서 살아가고 싶진 않아... 18년을 고통받았는데 이젠 좀 찬란하게 살고 싶어졌어.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고 나한테만 집중하면서 나를 사랑하면서 자유롭게. 갑자기 예전에 친구한테 털어놓았던 거 보게 돼서 다시 한 번 짧디 짧은 인생 회상 좀 해봤어. 참 얼마 안 되는 시간인데 병원에도 박혀보고 자살시도도 해보고 많은 짓 했네. 내 유년은 우울증과 함께 ㅋㅋ 지금도 옅게 남아 있지만 많이 나아졌다! 꽤 대단한 사람 아냐? 상담 받아봤지만 부모한테 알려질까봐 제대로 털어논 적 없어 나 혼자 이겨낸 거야. 진짜로 오래 걸렸지만!! 한없이 우울한 사람일 때도 있었고 그런 내가 싫어서 늘 긍정적인 사람으로만 살아봤을 때도 있었고 뭐 시행착오 많았지만 나 그래도 이제야 내가 좀 보이거든!! 나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인 거! 사랑스러운 사람인 거!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야. 아니었으면 자살했을지도 몰라 ㅋㅋ 올해 고3이야. 어린놈이 고생한 척 어쩌구하는 소리 듣는 내뇌과대망상 시작되지만 사실 이런 소리 들은 적 한번도 없지~ 털어놓은 적도 얼마 안되지만...... 그냥 써봤어 어차피 하소연이니까... 본질은 지금 내가 뿌듯하다는 자랑이다!!!
2 이름없음 2020/04/01 02:31:29 ID : IMmJU3O62K3 0
수고했어 나두 얼른 낫구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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